바빠진 새벽 출근길
오늘도 여김없이 이른 새벽 3시 반에 기상해,
씻고 여유있게 출근을 한다.
이제 정말 여름인가 보다.
이 사진 찍을때가 아직 선생님 차에 오르기 전이니까,
6시 전쯤일때인데 벌써 이렇게 밝다.
한달 전쯤만 해도 지금 시간이면 아직 어두컴컴한 새벽이였을텐데,
바쁘게 일하고 하루하루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환경이 하나둘씩 변해가고 있다.
시원했던 출근길은 어느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당기게 하는
다소 후덥지근한 날씨가 되고,
어두운 거리 등들이 밝혀 줬던 로맨틱한 출근길은
어느새 새와 매미가 합창하여 울리는 울음소리에
자연적인 출근길로 변했다.
누군가는 최선을 다해 일하는것
길을 걷다보니 아침부터 렉카에 끌려가는 택시가 한대 보였었다.
밤시간에 야간운행하시는 택시기사님이 사고를 내셔서 그런건지,
아님 주간운행 하시는 택시기사님이 하루 업무를 시작하시려다가
사고가 나신건지 안타까웠다.
택시의 업무의 특성상 하루에 한손님이라도 더 받기위해,
길가에 손님이 택시를 찾으면,
어떤상황에서도 비상깜빡이 키고 인도쪽으로 들이댄다.
“아 씨발 진짜!”
평소에 운전을 하거나 길거리를 걷거나 하다가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욕을 지껄이거나 마음속으로 짜증을 심하게 내곤 하는데
지금 포스트를 쓰다보니
‘저분들도 돈벌려고 열심히 일하시는거인데…’
라는 생각이 들며 내가 너무 매정하게 군거 아닌지 씁쓸해진다.
앞으로는
「나 말고 다른사람들도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하는구나 」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벤치마크
“너 쓰는거 보고 나도 사왔다. 하하”
“ㅎㅎ.
선생님도 역시 파우치가 얼마나 유용하신지 실감하셨군요.”
“내가 어제 공구집 가가지고 못주머니 달라고 하니까 이거 건내주더라고,
목수들이 이게 좋다고 많이들 쓴데.
2만원이라고 하길래 하나샀지.”
“싸내요.”
선생님이 사신 파우치(못주머니)를 보고 만져보고 했다.
“근데 이거 너무 크고 좀 무거울거 같은데..”
“글쎄 일단 한번 써봐야지.
자 한번 차볼까.”
선생님은 새로찬 못주머니에 가벼운 칼 정도만 넣고 일을 시작하셨다.
“에이 씨, 못쓰겠다.
안해 이거!”
선생님은 파우치 착용한지 5분도 안돼서 빼 버리셨다.
“하하.
선생님 2만원이나 주셔서 사신건데 조금만 더 차보세요.
아깝잖아요.”
“아깝고 뭐고,
아우 불편해서 안되겠다. 역시 ㅎㅎ.”
“그러지 말고 선생님 딱 1주일만 참고 차보세요.
그럼 익숙해지실거예요.”
“야, 노가다 하면서 쭉 맨몸으로 일했는데,
이게 익숙해지겠냐?
됐다. 너 쓸라면 써.”
“ㅎㅎ”
물건을 살때는 신중히
난 몇년전부터
소모품이 아닌 지속적으로 쓰게 되는 물품등을 구입할때는
많이 신중히 생각하며 고민하다 구매를 한다.
남들이 쓰는거 보고 「괜찮네.」 혹은 「오~ 저거 신기하네」 등
호기심이나 부러움에 나도 모르게 이성을 잃고
구매를 하게 되거나 했는데,
이것도 잠깐이지 쓰다보면 금방 흥미를 잃거나
익숙치 않아서 방구석에 처박혀있는것들이 다반수였다.
이번에 선생님도 이런경우셨겠지만
남들이 쓸때는 잘 써보이고 괜찮아 보여도
막상 내가 쓰면 다를수 있다.
익숙치 않은 환경이나 걸리적거리는 부분등을 고려해,
장비 하나 비교적 작은 금액의 공구파우치라도
신중히 생각해봐야 하고,
사더라도 혹여나 비슷한 다른 제품등이 있는지 확인후
잘 선택해서 구입해야 한다.
작은금액이라도 이런 실수가 잦으면 내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합계가 무시 못하는 수준이 될거다.
실패에 가까운 사례중 하나
무선 그라인더 라는 말에 혹해서
신중하지 못하고 급하게 지른 물건중하나다.
이건 실패까지는 아닌데,
기대에 비해 실용성이 만족한 수준이 못돼서 이 녀석을 볼때마다 아쉽다.
이거 제품 광고나 홍보등에
「타일용」이라고 써있길래
흔히 작업하는 600각 타일도 충분히 잘 잘리겠지 싶었는데,
아무래도 기기가 작고 전력량이 딸려 쉽지 않다.
(특히 단단하고 두꺼운타일에는 쥐약..)
그래도 작은 구멍 따거나 디테일하게 자를때 간간히 쓰고 있어서
위안을 삼고 있다.
그래도 일반 전기코드 꽂아쓰는 4인치 디스크 그라인더가 5만원인데,
이녀석을 20만원 주고 샀으니….
4배의 가치… 아니 2배이상이라도 그 값어치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후.. 다음엔 좀더 신중해야지.
나에겐 쉽지 않은 함빠
“여기 바깥쪽부터 함빠 잘라놔.”
“네, 선생님.”
어제 원장은 대부분 붙이고
오늘은 역시 함빠부분을 재단하는게 주된 일이다.
이제 어느정도 함빠부분을 재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져서,
자를때 메지부분 간격도 이전보다는 일정하게 잘 잡아지는거 같고,
타일간 이어지는 부분도 차이 없이 고르게 잘 잘라놓는거 같다.
처음에 함빠 자르라고 할때
뭐가 뭔지 모르고 어려워서 화장실로 도망갔던 그때를 기억하면,
나도 정말 많이 늘었구나 생각된다.
함빠 첫시도 관련 지난 포스트 보기:
만약 지금 선생님이 이글을 보시면 어이없어 하시면서
“야, 너 지금 나랑 일한지 얼마나 됐는데, 그 정도도 못하면 안돼지!”
라고 핀잔을 주실게 뻔하다. ㅎㅎ
그래도 최근에 선생님께서
“너, 그래도 이제 함빠 자르는건 어느정도 늘은거 같다.”
라고 칭찬을 해주셨는데,
기술적인 부분을 칭찬받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내가 원하는 함빠수준에는 아직 한참 못미치기에
저렇게 칭찬해주시는 말씀이
되려 위로로 들리는 마음도 있을정도 였다.
완벽해지고 싶어
난 타일시공에서 메지를 가장 우선시 보는 경향이 있다.
시공완료후
메지선이 1mm의 오차도 없이
가지런히 쭉 펼쳐져 있을때 그렇게 멋질수가 없다.
어떤 부분이든 함빠든 원장이든
타일 옆에 붙어있는 1.8mm 굵기의
눈에 띄면서 선명하고 잘 빠진 메지선을 보면
마치 해외 유명 멋진 모델을 보는듯할정도로 홀리게 된다. ㅎㅎ
이정도면 내가 변태로 보일라나.. ㅎㅎ
여튼 이런 느낌을 받기위해 난 좀 더 함빠를 잘 넣고 싶다.
그래서 함빠를 재는 다양한 방법을 더 알고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
모든 타일의 메지간격이 조금이라도 다르지 않고
고르게 나올수 있도록 완벽해지고 싶다.
정말 메지라인 만큼은 완벽해지고 싶다.
아직 잘 하지도 못하면서
“테이블쪽 함빠 잘라놔라. 붙이게”
“네, 선생님.
저 테이블 안쪽 말씀이시죠?”
“어 거기랑,
그 위에 바깥쪽 기둥 서있는거 부분도 같이 해놔.”
“네”
테이블 함빠를 넣을때마다 느끼는데,
미용실 함빠넣는건 정말 쉽지 않는거 같다.
함빠 모양도 쉽지 않겠지만
더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건
함빠 넣기위해 재려고 하는 자세잡기가 쉽지 않다.
일반 모퉁이 함빠부분은
그냥 쭈그려서 재고 타일 자르면 되는데( 진짜 딱 위 사진의 자세임 ),
테이블 특히 저 화살표 부분은
포복자세로 엎드린후 싸인펜들고 엉금엉금 기어가며 마킹한다.
( 윗 사진 자세에 손에 펜하나 쥐고 있다고 보면 됨 )
그래서 테이블 함빠 다 재고 나오면 자연스레
“아이고 아이고 내무릎 내허리~~”
하며 곡소리 내기 일수다. ㅎㅎ
자르다 저 「ㅜ」 모양에서 좀처럼 어떻게 재야 할지 감이 안왔다.
“뭐해?”
“아니… 이거 어떻게 재야 할지 감이…”
“아이씨 야!
그거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
참 정말~”
“…”
“나와봐”
“네.”
“뭐 그리 어렵게 생각하냐?
야,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너 함빠 어려운곳가면 얼마나 어려운줄 아냐?
이런걸로 시간 끌면 안돼.
봐, 여기서 딱 잡고 딱 찍고,
그럼 여기서 이게 나오니까…”
항상 느끼는거지만
나에게 어려운 함빠란 선생님께는 단순한 그림놀이다.
난 그저 선생님이 하시는거 보며
어떻게 각을 잡나 요리저리 둘러본다.
“잘라와.”
“네.”
잘라와 붙여보니 딱 맞았다.
난 언제쯤 유연하게 선생님처럼 간단하게 함빠를 자를수 있을까..
함빠부분 어떻게 더 잘잴수 있을지 많이 연구해봐야겠다.
묻히지 좀 마라
함빠를 다 자르고 약간 시간이 있길래,
내가 잘라놓은 함빠를 붙여봤다.
압착을 적당히 줬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건 내생각일뿐 망치로 이쪽을 때리면 반대쪽이 튀어나오고,
또 반대쪽을 때려버리면 어느한쪽이 죽어버리고..
‘아우씨’
하며 타일 드러내고 고데로 다시 압착을 퍼내고 살짝 고데질을 한후,
다시 쳐본다.
“야 묻히지좀 마라!
그거 한장 붙이는데 사방에 다 묻히고 다니네.
왜 일을 만드냐?!
아 참 정말.”
“아 네.”
“이거 묻히면 다 일이야.
이거 다 딱아내야 한다고!
이런거에서 다 (품)까지는거야.”
항상 그렇지만 타일을
한번 드러내면 장갑에는 온통 압착타일이 묻어,
자연스레 고데 손잡이, 타일등에 압착시멘트 범벅이 되버린다.
선생님은 요령이 있으셔서 그런지
타일 드러내셔도 장갑에 압착묻히지도 않으셔서
다른곳에 묻히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를 하시던데…
신기하다.
이런거에도 노하우가 있나보다.
메지 준비
“이제 다 붙였으니까 청소하고 가자.
내일 메지 아줌마랑 파벽돌 메지 넣을 기술자들 불렀으니까
그사람들 일할수있게 정리해줘야지.”
오늘 마무리 작업은 홀 청소및 메지골 청소였다.
타일 붙이면서 메지골에 삐져나온 시멘트 덩어리들이
굳기전에 파내면서 청소한다.
굳어버리면 헤라로 긁어내고 싶어도 못긁어내기에
완전히 굳어버리기 전에
타일을 다 붙이고 다시한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메지골을 깔끔히 청소한다.
작업종료
압착 개면서 쏟았던 시멘트들
그리고 메지골 청소하면서나온 잔재들을
쓱쓱 쓸어내며 오늘 하루 업무를 마감했다.
바닥 타일도 다 붙였고,
내일은 첫날 다 붙이지 못했던 파벽돌
내부에 조금 남아있는거만 붙이면 작업이 종료되서,
아마도 일찍 끝날거 같다.
첫날 파벽돌 작업 관련 포스트 보기:
오늘도 역시 Fresh 한 내몸을 위해
어제 먹었던 베트남 식당 월남쌈이 괜찮아서
오늘도 역시 들렸다. ㅎ
어제는 월남쌈 하나만 시켰지만
오늘은 좀 즐겨보려
월남쌈 두세트에 쌀국수 하나 시켜서 먹어보았다.
오이, 당근, 고기, 파프리카, 게맛살 등
몇가지 재료에 쌓인 쌈을 보니 맛보다 보는 맛이 있는거 같다.
간간히 보면 유명한 쉐프들의 요리는
맛보다 보는것을 더 중요시 하는거 같던데,
이 월남쌈만 보더라도 시각에서 주는
요리의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
먹는것에도 디자인을 입혀야 사람들에게 호감을 살수 있다.
내가 하는 일 타일시공 역시
메지선을 잘 살려야
타일 본연의 디자인 멋이 한껏 더 뽐나겠지.
일단 다른것보다 메지에 대해 연구하고 알아봐야 겠다.
paul
•7년 이전
안녕하세요. 타일 일에 대해 알아보다가 방문하게 되었고 글들을 보다 비슷한 점이 보여 이렇게 글까지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개발자로 일하다 어느덧 서른중반에 가까워졌네요. 지금은 양주에 살지만 도봉구에서 20년 넘게 살아왔습니다. 7월부터 쉬면서 여러생각 끝에 타일 일을 배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앞으로도 블로그를 통해 응원하겠습니다. 날이 많이 더운데 힘내세요!
blog-admin
•7년 이전
저와 비슷한 상황이시군요.
개발 그만두시고 이쪽일 하려고 하시는데,
어떤 느낌일지 조금은 감이 옵니다.
새로운 도전에 응원하는 바이며,
언젠가 한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