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수있다는 기쁨
즐겁게 시작하는 하루.
요 몇일간 계속 느끼는거지만
이게 얼마만에 등교길인지 모르겠다.
비록 정규 교육시설에서 배우는건 아니지만,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선생님밑에서 1:1 로 배울수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영광스러운 기회다.
사람은 배운만큼 느끼고 안다
이란의 길거리를 가다보면 벽화등을 간간히 보게 되는데,
이런 전통적인 느낌의 벽화등이 보이곤한다.
전형적인 중동문화의 터번과 복장, 그리고 장신구들.
우리나라는 아랍음식점 이나
아랍관련된 매장이나 가야 볼만한 문양과 그림들인데 여기서는 종종 볼수있다.
이란 오기전에 이란의 역사들이나 문화등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왔다면,
저런 벽화의 뜻이 무엇인줄 알았을텐데.
「역시 사람은 배운만큼 알고 느끼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배울수있는 기회는 흔치않다는것.
시간과 기회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인지하고, 수업을 들으러 가던길을 마저 간다.
모자이크 아트에서의 나뭇잎과 꽃 커팅
“이것까지 재단할수 있다면,
더이상 모자이크 아트에 있어서 못하는 재단은 없는거야.”
현재 교육재료로 삼고있는
원본그림에서 재단하기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꽃과 나뭇잎이다.
직선모양이 아닌 원형모양.
나뭇잎의 재단모양, 꽃부분의 원형모양등을 보니,
정말 이부분등을 다 마스터하면 더이상 어려운 재단은 없어보인다.
항상 그랬듯 선생님께서 예시를 보여주고,
나도 따라하는데 역시 쉽게 되지 않는다.
그건 속임수야
꽃잎같이 각진 모서리가 없이 동그랗게 커팅을 해야 하는데,
좀처럼 잘라봐도 쉽게 되지 않는다.
“…선생님,
이런 경우는 그라인더를 써서 작업하면 더 빠르고 정교하게 할수있지 않나요? ”
수차례 커팅에 실패로 살짝 포기상태에 임하려고 하는 내게,
선생님은 단호하게 딱 잘라말했다.
“그건 속임수야.”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멀뚱한 표정을 지으니,
선생님은 바로 번역기를 돌려 내게 보여주었다.
「이것은 예술이며, 도구를 사용하여 작업하는것이 아닙니다.」
나는 다소 놀랐다.
물론 SNS 를 통해본 외국인들의
모자이크 아트 작업중인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면,
주변에 그라인더가 보인다거나, 그라인더로 커팅하는것을 본적이 없다.
오로지 타일 니퍼 혹은 모자이크 타일용 커터만을 사용하여 작업한다.
아무리 잘게 조각 조각 내어 자른다고 하지만,
저 두개로만 사용해 작업한다니….
그저 놀라울뿐이다.
그후 선생님께서 연습으로 잘라와보라고 하셔서,
꽃모양 대로 자른것을 보여드렸다.
가운데에 동그라미,
그리고 꽃잎의 모양따라 재단을 해보는데,
생각대로 쉽지는 않았지만, 또 안되는것만은 아니었다.
급하지 않고 천천히 자르는것에 집중하다 보니,
꽃모양을 완성했다.
그리고 나뭇잎.
이건 뭔가 내가 일반적인 타일작업할때랑 느낌이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나름 각진 모양등을 끼워 맞추는 느낌이라,
꽃보다는 수월할거 같았는데,
이것 역시 커팅할때 깔끔하게 잘라내는 부분에서 애를 먹었다.
타일들에 펜자국을 보면 얼마나 삽질 했는지 감이 올거다.
그렇다고 마감이 잘나온것도 아니고…
보여드리면서도 다소 소침해져있는 나를보며
선생님은 이정도면 괜찮은 편이라고 격려해주었다.
“선생님, 이거 하면서,
커팅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는게 가장 힘들었어요.
타일자르면서 옆에 항상 살이 붙어있어서 이거때문에 타일간격이 벌어지고…”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거야.
디테일한 커팅에는 많은 연습이 필요해”
사실 이 부분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타일 작업역시 마찬가지다.
그라인더나 대형타일 커터기를 사용하면서도 이쁘게 재단하는데는,
그 도구로 많은 연습을해야 원하는 치수에 정확하게 재단을 할수있게 된다.
멀리서 보면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추한지 알게된다
“너 그거 알고있어?”
커팅에 집중하고 있는 내게 선생님은 뜬금없이 말을 꺼냈다.
“커팅할때 이쁘게 안자르고, 그냥 붙이게 되면,
나중에 알게되.
멀리서 보면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게되면 얼마나 추한지.”
이 말의 뜻,
그리고 왜 이말을 하시는지 나는 이미 알고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실제로 가까이서보면 얼마나 추한지,
속임수를 사용하여
작업된 결과물들이 이 바닥에 얼마나 많은지 셀수도 없다.
모자이크 아트 뿐만이 아니라,
일반 타일작업에서도 말이다.
SNS 나 인터넷 카페등에 올라오는 마감된
작업결과물등을 보면 예쁘게 잘 나오곤 하지만,
사실 실제로 보면 아닌경우도 많다.
그래서 간혹 어떤 소비자의 경우 불만을 토로하거나 재시공을 요구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기에 작업할때 항상 더 예민하게 보고,
마감된것을 보고 후회하거나 마음에 안드는 부분을 수정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멀리서 보면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추한지 알게된다.
처음 타일을 배울때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도 종종 말씀하셨지..
정말 니 마음에 드냐?
나는 내가 여태까지 한 작업중에 정말 내 마음에 든 결과물은 몇개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점점 쌓이면서 전에 비해 좋아지고 있지만,
그로 인해 내 눈도 높아지고,
이것도 욕심이라고 해야 하나…
끝이 없는거 같다.
그라데이션(색채) 연습
꽃과 나뭇잎의 교육이 끝난후,
마지막으로 그라데이션(색채) 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화분의 그림을 토대로 그라데이션을 보며 연습하는거였는데,
아무래도 준비된 타일이 저렇게 풍부하게 표현할수없기에,
그라데이션의 개념과 어떻게 표현하면 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사실 나도 항상 모자이크 아트를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것이 그라데이션인데,
되도록이면 원본느낌을 낼수있을만한 타일들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며 많이 아쉬웠다.
“여기서 부터 여기까지 하늘색으로,
이렇게 잘라서 붙여.”
선생님은 색이 들어가는 구역들을 나눠주고,
어떤색으로 표현할지 선생님이 코칭한대로 색과 조각을 나누어서 잘라 붙인다.
‘여기서… 명암이 이렇게 들어가니까…’
처음 접해보는 그라데이션이라
어떤색이 비슷하게 맞춰 들어가면서 붙여야 할지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게다가 아직 커팅도 익숙하지 않은데,
선생님이 그려주신대로 조각조각 잘라야 하는게 여간쉽지 않다.
가뜩이나 타일 작업도 큰 타일위주로 작업하는데(주로1200 각),
그와는 정반대로 정말 최소한의 최소한으로 커팅해서 작업한다는게..
정말 말그대로 이건 이거대로 어렵고, 그건 그거대로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그라데이션 보다 커팅이 훨씬 어렵고,
손도 많이간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내수준으로 봤을때는…
너는 재능을 갖고있어
“선생님, 저는 그라데이션 보다는 커팅이 더 여려운거 같아요.”
“하하.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거야.
넌 재능이있어.
꾸준히 해봐. 너는 금방 늘거야.
그래서 너가 한국에서 모자이크 아트 교육하고 그러면 돼.”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선생님, 한국에서는 아직 모자이크 아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없어요.
그리고, 나는 누군가를 가르킬 능력도 없고, 그럴 그릇도 안되요.”
라고 쓴웃음과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그랬기에.. 어쩌면 내가 지금 이렇게 된거일지도 몰라요..」
모자이크 아트 교육 종료
그라데이션 기초를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클래스를 끝이났다.
장기간의 정규 수업이나 별도의 학위를 받는 거창한 클래스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항상 SNS 에서 보고 감탄만 했던 작품을 실제로 보고,
선생님에게 직접 배울수있었고.
이로 인해 내가 알지못한 새로운 지식,
완전히 다른나라의 문화까지 알게되어 즐거웠다.
선생님께서도 나와함께했던 경험을 인스타그램으로 간단하게 올려주셔서
보았는데,
혹시나 내가 이슬람문화에 대해 무지해서 실례한건없었나 했는데,
다행히 그런거 없이 좋은 인상을 남긴거 같아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SNS 등을 통해 안부등을 묻고 지낸다.
“돌아가서 모자이크 아트 연습하다가, 모르는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모자이크 아트 하면서
혹시나 막히는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라며 내게 든든한 힘이 되주셨다.
모자이크 아트, 언젠가는
한국에 귀국한후,
예전부터 생각했던 모자이크 아트 구상이 떠올라,
연습을 해보려고 끄적여 보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바쁘다는 핑계가 따라오고..
일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10시쯤에 완전 녹초가 되어….
어찌됐던 저찌됐던 선생님께 배웠던 내용대로 조금씩이라도 해볼생각이다.
포스팅을 하는 이순간에도
「내가 너무 손을 놓고있구나… 」
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긴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모자이크 아트에 푹 빠져서 정신없이 작업할수있는
그런 환경과 집중력이 생기기를 바라며,
모자이크 아트 배웠던 내용후기를 마친다.
About Mosaic atoosh
Mosaic Atoosh 님은 이란의 여성이며,
모자이크 아트 작품을 만들며,
갤러리및 자신의 인스타그램등에 결과물등을 개재하고있으며,
모자이크 아트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Mosaic Atoosh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
https://www.instagram.com/mosaic.atoosh/
passenger
•5개월 이전
멋진 글입니다. 기술직, 기능공에 대해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과정에서 타일공에 관해서는 블로거님 글 많이 읽고 있습니다.
저는 문화 예술 분야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예술을 금전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생각을 해보자면 모자이크 아트라는 분야는 수요는 적을 수 있으나 굉장히 고부가가치 영역인 것 같네요. 언젠가 블로거님이 만든 작품들을 사람들이 보고, 누군가는 그 것에 관심을 갖고 수업을 열어 전파까지 하는 날이 오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타일공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blog-admin
•5개월 이전
감사합니다.
문화 예술은 금전적으로 보기에는 정말 어렵고 맞지 않은 분야라는 것은 확실한거 같습니다.
저는 이 교육을을 예술 및 문화보다는 이전부터 배워보고 싶어서 갔는데,
많은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남긴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관심있는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겟습니다.
123123
•4개월 이전
다름이 아니라 봉팔님 사진 도용해서 사용하고 있는사람 봐서 댓글남깁니다 .
2017년 에 올리신 노가다 일기에 올리신 사진 무단 도용 하고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humpback_whale100/223237350255
네이버 블로그인데 흑동고래라고 하는 사람인데 링크 찝찝하시면 블로그 게시글 이름 남겨놓겠습니다.
충격적인 500만원으로 1억을 만들수 있었던 투자법 (곧 삭제 예정)
[출처] 충격적인 500만원으로 1억을 만들수 있었던 투자법 (곧 삭제 예정)|작성자 흑동고래
blog-admin
•3개월 이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Left hand
•4개월 이전
안녕하세요 봉팔 님 몇 년 동안 글 잘 읽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모자이크 아트라는 새로운 걸 배우는 봉팔 님을 보면 참 성실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봉팔 님 블로그를 찾게 된 계기는 IT 쪽 검색을 하다가 들어왔었는데,
어쩌다 보니, 봉팔 님이 퇴사를 하고 노가다를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타일공이 되기 위해서 겪은 수많은 일들을 봤습니다.
봉팔 님이 적으셨던 글들을 보면서 가장 와닿았던 건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더 잘할 수는 없었는지, 내가 이것이 왜 안되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었는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은 일을 이렇게 까지 해야만 한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에 있어서 그러한 태도를 유지하는 게 참 힘든 걸아는데,
봉팔 님은 여전히 그 태도를 유지하시는 걸 보면서 저도 힘을 내게 됩니다.
봉팔 님의 노가다 첫 글이 2017년이네요 ㅎㅎ
아마 제가 본 첫 글이 it회사에서 퇴사하고 노가다 하는 경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는 글이었는데
당시 히키코모리처럼 지내던 저에게 이상하리만큼 기억에 남았습니다.
방에서 나올 수 있게 된 소중한 이유 중 하나가 봉팔 님의 에세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하다는 댓글 남기려고
처음으로 적어봅니다.
학생일 때부터 글을 보았고 직장을 다니다 퇴사하고
저도 새로운 업종으로 가기 위한 연습들을 하고 있습니다.
살다가 힘들거나 불안해지는 일들이 생기면 구글에 ‘봉팔 노가다’를 검색해서 봉팔 님 블로그로 돌아오곤 합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작업하고 글을 작성하시는 봉팔 님을 보면서 다시 성실할 수 있는 힘을 받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시든 응원하겠습니다!
blog-admin
•3개월 이전
최근에 이런저런 상황에 치이고 바쁘고 하다보니
글을 못적고 있는데,
이러한 근황 및 감사의 말씀을 듣고 볼때마다
말할수없는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left hand 님께서도 여러고민끝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거 같습니다.
저 역시 언젠가는 도전을 다시 하게 될것인데,
그 도전에 준비할수있는 무언가를 항상 마련해둬야한다라는 마음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다시 깨워주셔서 감사하고,
요즘같은 무더위 조심하시고,
또 근황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