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끝에 문자가 오다
토요일날 전화를 걸고, 일하러 오라는 확답을 얻은후 주소를 받기로 했는데,
이틀을 기다려도 안왔다.
지난 포스팅 보기 :
‘그냥 다른사람 뽑았나..’
아쉽지만 무능한 내자신을 탓하고 포기한채로 빡세게 일하고 있는 도중, 기공님께서 문자를 주셨다.
일할땐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볼수있는 상황이 아니라, 한참 나중에서야 기쁜마음으로 답장을 드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학원도 안다녔고, 타일에 “타” 짜도 모르는 나를 조공으로 써주신다고 하니 정말 기뻤다.
일단 3일치 밖에 일이 없어서 쭉 이어서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백문이 불여일견(百闻不如一见) 이라고 했다.
백날 빡세네 뭐네 해도 한번 경험 하는게 최고다.
이번에야 말로 시멘트가 얼마나 무거운지, 타일이 얼마나 무거운지, 무릎, 허리가 왜 나가는지 조금을 알수 있을거 같아, 오래된 미스테리를 풀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다.ㅎㅎ
가슴 뿌듯한 응원으로 하루를 멋지게 시작하다
새벽4시 10분, 마치 소풍가는 전날 어린아이 처럼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에 알람이 울리기전에 벌써 깨버렸다.
알람 꺼둘라고 핸드폰을 보니 알림이 왔다.
정말 가슴 뿌듯해졌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런 덧글을 보게 되다니. 정말 눈물 까지 날지경이다.
정말 별볼일 없는 포스팅…
그냥 진솔하게 내가 경험한, 느낀, 속마음을 그대로 적어내렸을뿐인데, 몇몇분은 이것을 보고 공감하는 바가 있었나보다.
당장이라도 답변을 적어드리고 싶었지만, 출근준비 때문에 방금 전에 답글 남겼다.
이 포스트를 통해 재차 말씀드리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잘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시니까 너무 좋다.
현장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래걸려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셨다.
GS25 아메리카노는 처음인데 꾀 맛이 괜찮다.
실제 맛보다, 기분좋은 상태에서 마셔서 기분 상 더 맛있게 느껴졌을것이다.
첫차를 타보는건 정말 오랫만이다.
술마시고 막차를 타본적은 많지만, 첫차를 타는건 정말 오랫만인거 같다.
다행히도 현장이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거리라, 5시 45분 쯤에 탓는데도, 여유 있게 도착했다.
20분쯤 먼저 현장에 도착했는데,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주변에 둘러봐도 이른새벽 문연곳은 없었다.
게다가 오늘은 3.1절 공휴일…. 암울하다..
화장실 가려고 파출소 들르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파출소에 가서 화장실 좀 썻다.
파출소 내부에서 사진찍으면 뭔가 오해받고 위험해질거 같아서, 그냥 볼일만 보고 나왔다.
그런데 비데도 있고 상당히 좋았다.
앞으로 종종 화장실 가고 싶을때 파출소 가야겠다.
그러다 약속시간이 다 되갈때즘 1.5톤 트럭이 천천히 나를 향해오고 있었다.
‘이분이구나.’
기공님도 나를 알아보셨는지, 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주차장으로 차를 이동시켰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옷을 야외 주차장에서 갈아 입었다.
난 ‘선생님’ 이라는 호칭으로 기공님을 따랐다.
첫 작업은 청소
“내가 이쪽에서 작업을 할거니까, 청소좀 해”
“네.”
사실 최근 자재정리 하러가면 청소는 빠짐없이 했었다. 그래서 나름 자신있었는데, 확실히 골조작업현장의 청소와, 내부인테리어 현장의 청소는 개념이 다르다.
정말 깔끔해야 했다.
난 다 했다고 생각해서, 다 했다고 말씀드리면,
“여기 더럽네”
하시면서 조그마한 모래들도 다 확인하신다.
결벽증 환자도 오케이 할껄?
다시 쓸고 찍은사진이다.
사진을 바닥에 대놓고 찍을껄 그랬다.
진짜 깔끔했다.
최소한 이 정도는 돼어야 바닥 미장을 할수 있는거 같다.
뭔가 배웠다.
청소를 하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한참동안 먼지나게 청소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갑자기
“일단 하던거 멈추고 잠깐 이리와바.”
그러시더니 압착시멘트 개는 법을 알려주셨다.
비율을 설명해주시고, 믹서기로 돌리시더니,
“이번엔 너가 한번 해봐.”
라고 하시며, 내게도 기회를 주셨다.
사람들 얘기들어보면 처음에는 죽자고 곰방만 한다던데, 이런것도 가르켜 주시고, 기회도 주시고 정말 감사했다.
생각 처럼 안되네
양손을 손잡이에 잡고, 믹서기를 통 주변쪽으로 천천히 삥돌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잘 안됐다. 하다가 믹서기 머리가 올라와서 조금씩 튀고…
“자 봐봐, 이거를 이렇게 할때…”
하시면서 다시 한번 시범을 보여주셨다.
인력소와는 다르게 정말 교육을 받는 느낌이다. 이런거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선생님께 인정받고 싶다.
곰방 시작
관계자 분이 오시더니, 선생님께 시멘트랑 압착시멘트, 백시멘트 등을 다른곳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타일이 들어갈 방에 알맞게 몇포대 씩 그리고 나머지는 바깥에다가 다 옮기라고 하셨다.
나와 오늘 조공으로 같이 일하게되신 형님과 둘이서 날르기 시작했다.
형님은 나와 나이차도 있으며, 몸집이 외소하신편이셨다.
내가 압착시멘트와 백시멘트를 한번에 두개씩 날르시는거 보고
“오. 힘 좋으시네요.”
“아니예요, 열심히 해야죠.”
씨익 웃으며 주저 없이 날랐다.
시멘트 이거 장난 아니네?
처음에는 형님과 같이 옮기다가, 형님은 도중에 다른 작업 하시게 되어, 내가 다 옮겼다.
자재정리 할때의 느낌과 완전히 달랐다. 이건 무게 자체가 무겁다.
두손으로 대각선 형태로 쥐고 허리반동을 쳐서, 어깨위로 올리는데, 이 어깨위로 올리는게 되게 빡세다.
특히 맨밑에 깔린 시멘트를 올려칠때는 오우…
이거 곰방 잘하시는분 한테 배웠으면 좋겠다. ㅎㅎ
진짜 끝판왕을 찾았다. 문짝!
일 시작 한지 얼마안돼서, 선생님이
“지금 밖에 문짝 왔으니까, 같이 들고 올라와.”
라고 하셔서, 나가서 봤더니 일반 오피스텔이나 빌라등에 쓰이는 대문이였다.
근데 몰랐다.. 이렇게 무거운줄…
이 문을 파시는 업체사장님 같으신데, 연세가 좀 있으셨다.
둘이서 1층에서 2층 계단으로 이거들고 올라왔는데, 손잡을 때도 마땅치 않고, 애먹었다.
그리고 무게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ㅎㅎㅎ
이거 제조공장에서 일하시는분들 진짜 힘세실거 같다.
타일 놓다가 손가락 찧다
타일 날르는 도중, 타일을 내려놓다가 그만 손가락이 찧었다.
찧었을때는 좀 쓰라렸고, 일하느라 집중해서 잘 몰랐는데, 땀딱으려고 장갑 벗는데, 손톱에 피가 났었던 모양이다.
안전화가 있는것 처럼 안전글로브가 있었으면 좋겠다. ㅎ
참 신기한게 상처를 보기전에는 안아픈데, 보고난후에는 꼭 아프고 쓰라리다.
역시 인체의 신경구조는 되게 웃기다.
급히 갈증 해결할땐 화장실 물!
힘들게 시멘트 몇십포대 날르다 보니, 갈증이 심하게 나기 시작했다.
처음 일하러 온날에 물사러 편의점 다녀온다고 하기도 그렇고,
자리를 오래비우기 싫었다.
“잠깐 화장실좀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화장실에서 얼굴 씻고, 입헹구고, 바로 벌컥벌컥 들이켜마셨다.
허허.. 맛집, 맛나는 음식만 찾아다니고 먹으며
SNS에 사진 올리는 내가, 화장실물 마시다니… ㅎㅎ
막상 마시다 보니 크게 걸리는것도 없고, 아리수 인정 ㅎㅎ
확실히 시멘트만지니 더러워 지는구나
물마시고 사진을 찍어봤는데,
구렛나루쪽에 시멘트들이 묻어 회색빛갈이 났다.
그리고 바지도 뭔가 더 하얘보이고,
검은색 티는 여기저기 하얗게 시멘트자국이 얼룩졌다.
‘이래서 인력소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가 시멘트 싫어한다고 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이고, 내 허리야
점심 먹고 나서 청소만 했는데,
타일 접착후 헤라로 겉에 테두리 라인 맞춰서 압착시멘트 찌거기 긁어내고, 타일 사이에 메지 작업하기 위해 헤라로 긁어 내고, 그리고 주변 청소를 했다.
쭈구려 앉아서, 계속 작업하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
그러다가 허리 피면서 일어나보면 개운해지면서 허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고. 이러니 허리가 나간다는걸 납득이 갈수 있었다.
무릎도 아프네
게다가 쭈그리는 상태이다 보니, 당연히 무릎도 아파오게 된다.
청소를 2시간쯤 했을까?
이제는 허리와 무릎을 동반한 통증이 오기 시작하는데,
ㅎㅎㅎ.. 케토톱 광고 생각났다.
그래도 무사히 타일 조공 업무를 마쳤다.
쉬지 않고 일하다보니, 시간은 금방갔다.
“자~ 옷 갈아 입고 가자.”
선생님이 퇴근알림을 하시고, 나는 평소대로 두건을 벗고 옷갈아 입는데, 같이 일하신 형님이
“어! 여기 머리감는곳 있어요?”
라고 진지 하게 물어보셨다. ㅎ
“아.. 저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서, 일하다보면 어느샌가 머리가 땀으로 젖거든요, 그래서 다들 놀려요 ‘너 혼자 사우나 왔냐고’ 하하.”
형님은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듯한 눈길로 미소지었다.
직접 해보니까 힘들긴 힘들다
소문과 후기로만 듣던 빡센 타일조공 경험을 직접해보니, 확실히 체감되는부분이 있었다.
‘허리가 아프네, 무릎이 아프네’ 하는 말들 분명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곧 죽을듯 아프진 않은거 같다.
(물론 상당히 애려오고 아프긴 하지만..)
내일과 모레도 파이팅 할수 있게, 블로깅도 적당히 쓰고 자야지.
(이러면서 꾀 많이 쓴거 같은데…)
이민준
•7년 이전
저도 타일조공일을 알아보던중에 포스팅 보았습니다
힘내세요~^^
blog-admin
•7년 이전
요즘도 조공일구하기 쉽지 않은거 같은데 좋은 결과가 잇으셧으면 좋겟읍니다.
기다리다 보면 기회가 오더라고요.^^
화이팅
타일빈
•7년 이전
님의 노력에 화이팅입니다. ^^
blog-admin
•7년 이전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겟습니다.
타일빈님도 파이팅입니다^^
멋집니다
•7년 이전
안녕하세요, 타일을 배우고 싶어서 글 을 찾다가 이렇게 찾게 되었습니다.
궁금한게 몇가지가 있는데 물어봐도 될련지요..
저도 타일을 배우고 싶으나 아무래도 잡부 먼저 해보고 나서 타일을 배워야 할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점은 작성자님처럼 타일’조공’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어떻게 구했던건지 알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작성자님이랑 가까운곳에 사는것 같아서 이렇게 문의드립니다.
+ 글은 아직 다 읽은건 아니나 잘 읽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제 첫시작을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글이 잘 써져 있어서 덕분에 배우고 있습니다 😀
blog-admin
•7년 이전
네이버 카페 인기통이나 밴드를 통해 조공자리를 구할수 있씁니다.
물론 자주있는건 아니기에 여유를 갖고 구하시는게 좋을거라 생각됩니다,.
타일브로
•6년 이전
안녕하세요
저도 타일을 시작하고자 검색중에 블로그를 보게되어 계속 잘 보고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혹시 조공으로 처음 일하실때 일당 여쭤봐도 될까요?
blog-admin
•6년 이전
죄송합니다.
개인정보 및 급여 부분은 오픈하지 않습니다.
park
•6년 이전
멋있으시네요 ㅎㅎ
블로그 운영도 전문가 수준으로 잘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도 놀러오세요^^
이윤하
•5년 이전
열심히 멋있게 사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많이 보고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