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근길은 힘들어
“오늘은 붙이는건 몇개 없는데,
지방까지 가야돼서 그게 힘들어.”
오늘 현장은 서울혹은 서울 부근쪽 지방이 아닌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춘천이다.
선생님을 따라서 일하다보면
간혹 서울과 좀 거리가 있는 지방을 내려가곤 하는데,
이때마다 느끼는게 정말 일하는게 쉽지 않다는거다.
물론 어디가나 쉬운현장은 없겠지만,
지방을 내려가면 일단 출퇴근 자체가 힘들다.
출근의 경우는 평소보다도 빠른시간에 집합해야 한다.
보통 약속장소에서 6시나 그 후쯤 만나곤하는데,
지방의 경우는 대개 5시나 그 후다.
첫차를 타고 나온다 해도 그시간에 맞추는건 조금 서둘러야 한다.
이럴땐 자차가 좋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래도 굳이 할수있다면 카풀하는게 좋지.
게다가 일끝나고 퇴근도 문제가 된다.
노가다 표준퇴근 5시로 기준을 잡는다 해도,
어영쩌정 한 20분 까먹고, 그 시간쯤 올라오기시작하면 고속도로도 한참 막힐때쯤이라 집에 도착하면 9시가 넘곤한다.
이렇게 되버리면 출퇴근시간이 근무시간 못지않게 되버리는거다.
내가 전에 다니던 회사는 천호동 근처에 있는 곳이라
집에서 회사까지 대략 1시간 반정도.
그때도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는데,
그때는 지하철안에서 1시간 정도를 넘게 보내니까,
지하철을 타면 바로 책을꺼내 읽는재미가 쏠쏠하곤 햇었는데,
노가다를 하고나서는 그런 재미가 없어졌다는것에 다소 유감이다.
지하철을 타려면 최소 5시반부터 라고 생각해야하는데,
그 시간은 이미 지각이기 때문에 지하철은 꿈도 못꾸고,
대신 첫차가 빠른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전에 지하철에서 책읽는 낭만을 즐겼다면,
이제는 버스 맨뒷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재미로 출퇴근길을 즐기고있다.
전에 지하철안에 광고판에 어떤 시민이 올린 출근길에 사연을 본적이 있는데,지하철에서 출퇴근하는 독서시간이 가장 소중했다고 했던 사연이 기억난다.
독서는 그만큼 중요하고,
살아가는데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양식이다.
지금 이글을 보는 지하철 타는 직장인중에
출퇴근시간을 무의미하게 이어폰 꼽고 노래만 듣고 있다면
독서하는 습관을 가져보길 권한다.
출퇴근 일주일이면 왠만한 책한권은 읽을꺼라 생각된다.
책 한권이 당신에게 주는 지식과 정보는 엄청나다.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책 얘기 나온김에 추천해주고픈 책이 있어 잠깐 소개올려본다.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라는 책이 있는데 이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사실 나도 어디선가 추천을 해줘서 읽게되었는데,
지금 써보니 글내용이 기억이 안난다.
다만 글내용들이 그냥 소소하고
엄청난 일이 생겼는데 그것을 이러쿵저러쿵해서 해결하고 뭐 그런 내용이 아니라,
평소에 있는 일들에 대한 감사함?
그런것을 느끼게 되는 부담없는 내용이다.
살고있는 주변에 도서관이나 대형서점들을 들릴계기가 있다면
한번 찾아서 잠시 읽어보는것도 좋을거같다.
춘천 아디다스 매장
오늘 작업할 매장은 춘천에 새로 생길 아디다스 매장이다.
멀리서 보는데 회색에 뭔가 어두 침침한 분위기가 아디다스의 느낌이다.
매장을 들어가보니 공사하가 한창 진행중이였다.
도장공등이 여기저기 벽에 칠을 하기 바빳고,
철거 하고 남은 폐기물도 아직 조금은 남아있었다.
역시 모든 인테리어가 다 그렇겠지만,
공기(공사기간)을 짧게 준다.
그래서 공사를 담당하는 인테리어 업체들은 이런저런 사정 가리지 않고,
일단 되도록이면 같이 시공이 가능한 부분이라면 같은 날에 일을 시켜 공사를 빨리 끝내도록 하곤 한다.
우리나라 빨리빨리 문화는 뭐 ㅎ.
“사장님 오셨어요?”
“아, 예.
근데 뭐 지금 다른팀 작업하고 있는데.”
“아 지금 일정이 바쁘다보니까 죄송하게 됐어요.
일단 제가 여기 도면가져 온거 보시면,
지금 저쪽 반장님들 칠하시는곳 그쪽에 하나 들어가고,
그리고 저쪽에도 있고,
입구쪽에도 여기 도면에 되있는거처럼 일자로 쭉”
선생님은 도면을 쭉 훑어보신다.
“네, 알겠어요.
근데 지금 이팀저팀 같이 있어서 입구쪽했다가는 밟을까봐 그렇고…”
“아, 저기 도장팀 벽작업 곧 끝날꺼예요.
죄송해요 사장님.”
“네 알았어요.
너는 일단 연장 우리꺼 꺼내고,
저기 창고 안에 바닥부터 좀 채워야겠다.”
“네 알겠습니다.”
“커터기 꺼내지마. 그건 쓸일없어.
그라인더만 꺼내.”
“네”
몇장 안불일꺼라 그런지 커터기도 필요없는가 보다.
바닥 채우기
“일단 레미탈부터 개.”
“네”
항상 그렇듯 압착통을 한번 털고 레미탈을 압착한통 가득 갠다.
그리고 선생님이 계신쪽으로 끌고 간다.
“여기다 좀 퍼봐.”
“네”
평소에 타일깔듯 푸는 고데로 퍼드리면
선생님께서는 고데질을 하신다.
그리고 맨들맨들 하게 손봐주신다.
난 그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저런식으로 하는구나’ 하고 멀뚱멀뚱 쳐다본다.
“뭐해?
옆에서 쳐다보지만 말고
너 우리 저번에 아디다스 매장에서도 했었잖아.
뒤쪽에 창고있어.
저번처럼 똑같이 채우면 돼.”
“네.”
지난 아디다스 매장 포스트 보기 :
압착통을 뒷창고로 끌고가보니,
저번에 처럼 바닥에 CD 를 파려고 구멍을 낸건지 비슷한 흔적이 있다.
‘아디다스는 원래 이런건가…
저번에도 이런구조더만 똑같네.’
하며 아무렇지 않게 뚫려져있는 길을
레미탈을 부어 쓱쓱 반듯하게 문대만 준다.
이건 기술이 필요한것도 아니고 그냥 채워주기만 하는거라 간단하다.
그렇게 창고 이곳저곳 구멍난곳을 레미탈로 매워주고 나왔다.
점자블럭
“너 저기가서 스뎅(재료분리대) 가져와봐.”
“네”
선생님은 줄자로 문쪽의 넓이를 재시더니 나에게 스뎅 잘라오라고 시키셨다.
“내가 마크한대로 스뎅잘라와.
반듯하게 잘라와야 된다.
실수하면 안돼.
이거 딱 쓸만큼 밖에 없어.”
항상 난 그라인더로 타일자르는거 보다 스뎅 자르는게 더 어렵다.
직선으로 똑바로 잘라야 하는데,
이게 내가 원하는 정도로 이쁘게 잘라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번엔 어느정도 이쁘게 잘 잘라져 나온거 같다.
“선생님, 여기요.”
“어.
너 저기 테이블위에 점자 블럭있는거 가지고와봐.”
난 점자 블록이 뭔가 했더니,
길거리 바닥에 흔히 보는 블록이였다.
이것도 타일하는사람이 붙이는거구나.
통통 치시면서 타일붙일때랑 똑같이 한다.
사진에는 메지 조금 벌어져있는데 나중에 다시 고쳤다.
“압착통 가지고 이리와.
이쪽도 해야돼.”
그리고 아까 도장공이 일했던 쪽에도 점자블럭을 붙였다.
도면의 위치대로 정확히
“이제 입구쪽 깔아야 하는데…
일단 이쪽 쓰레기부터 싹 쓸어담아.
그리고 힌지 있는쪽 기준으로 옆에 바닥좀 채워야 하니까,
레미탈좀 가져와서 붓고.”
입구쪽에도 점자블럭을 깔아야 하는데
이쪽은 지금 했던거처럼 3장만 까는게 아니라,
입구 문앞 길게 일자로 쭉 깔아야해 잘 보고 도면의 위치대로 붙여야 한다.
“됐다.
메지 넣어야 하니까 메지 고데 가지고 오고,
넌 연장 닦아서 챙겨.
메지 내가 넣을테니까”
난 점자블럭에 메지가들어간걸 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메지를 넣으시나 했더니 남은 레미탈로 메지를 넣으셨다.
작업 종료
메지까지 다 넣고 작업이 종료 되었다.
작업할 분량이 얼마 안돼 금방 끝나 어떻게 보면
별 감흥없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으로 점자블럭 작업했다는것에 큰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나같은 일반인에게는 점자블럭이 별볼일 없을줄 몰라도,
앞이 안보이시는 분들에게 이 블록이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생각해보면,
난 적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선생님이 작업하신거보고 나도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잘 해봐야지.
부디 오늘 작업한 부분이 불편하신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이게 진짜 닭갈비야
“춘천 왔으면 춘천껄 먹어야지.
닭갈비 먹으러 가자.
너 닭갈비 먹어본적 있냐?”
“닭갈비야 뭐 ㅎㅎ.
그거 안먹어본사람 있을까요? ㅎㅎ”
“아니 동네에서 파는 짝퉁말고,
진짜”
“진짜 닭갈비요?”
“내가 저번에 와이프랑 갔는데,
오늘 거기가자.
잠깐 거기가 어디였더라…”
선생님은 네비를 찍어보셔도 안돼서
나보고 검색해서 찾아보라고 시켜 결국 진짜 닭갈비집을 찾아갔다.
가보니 숯불닭갈비 와 철판닭갈비 두군데로 나눠서 취급하고 있었다.
“가게는 하나인데 종류대로 파네요?”
“아이 그럼,
야 너가 먹은건 닭갈비가 아니라니까 짝퉁이라고.
이게 진짜 닭갈비야.
오늘 한번 먹어봐 ㅎㅎ.”
정말 닭의 갈비구나
난 진짜 닭갈비 라고 하셔서 뭔가 했는데,
숯불에 진짜 닭의 갈비부분을 내서 파는거였다.
“봐라.
이게 닭갈비지 안그러냐?”
“진짜 닭의 갈비.
말그래도 닭갈비네요.”
근데 닭에서 이렇게 고기가 나오나?
내가 보기엔 식용본드 써서 갈비뼈랑 살 붙인거 같다 ㅎㅎ.
확실히 맛은 우리가 흔히 닭갈비라고 부르는
철판 닭갈비보단 훨씬 맛있다.
“이 숯맛이 죽이는거야.
어? 알냐?
숯에서 구워야 나오는 맛이 있는거라고.”
“네.
확실히 숯에서 구우면 고기맛이 다른거 같긴하더라고요.”
“이거 와이프도 먹게 구워 가지고 가야돼.”
선생님은 포장용기를 따로 달라고 해서,
아애 이 숯불에 구워서 포장해가셨다.
그리고 집에 할머니 드리라고 2인분 포장해주셔서 나한테 주셨다.
그렇게 안해주셔도 되는데, 할머니도 분명 감사해 하실거다.
그리고 냉면도 시켜 같이 먹고 집으로 귀가.
오늘은 일하러 온게 아니라 닭갈비 먹으러 춘천온거 같아,
뭔가 소풍온 느낌이다 ㅎㅎ.
글 내용도 일보다 닭갈비 내용이 더 많은듯.
여튼 오늘은 보람있는 일도 하고
새로운 맛도 알아내고 여러모로 뜻깊은 날이다.
ㅁㅁ
•7년 이전
점자블록이 짜증나는게 너무 잘 깨져요 ㅋㅋ
몇 번이나 되붙였던지
blog-admin
•7년 이전
ㅎㅎ.
저는 붙여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제가 붙이게 될 기회가 오면 조심스레 두들겨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