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집이 최고다
요 몇일간 홍성에서 일하면서 기상시간은 6시다.
오늘 집에서 기상한 시간은 어김없이 3시 반.
일반적 상황이라면 당연히 6시까지 자는게 훨씬 편하고 좋지만,
그래도 집이 편하다.
짧게 자더라도 내 방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게
어떤것보다도 편안하고 행복하다.
게다가 우리가족은 화목해서
다른가족들이 곧잘 부러워 하기도 한다.
참고로 내 동생 회사에서는
우리 할머니가 인기스타라고 한다.
“할머니 언제 한번 모시고 오세요.”
“사진으로 보니까 너무 귀여우시던데,
실제로 보고 싶어요.”
내 동생이 SNS 에 올린 사진들에 할머니만이 아닌 내 사진도 꾀 있는데,
할머니만 인기 있는게 샘 나기도 하다. ㅎㅎ
뭐 어찌 됐던
그만큼 우리 가족은 서로 즐겁게 살아가고
남도 부러워 할정도니
내가 이런 사람들과 떨어져있으면 얼마나 외로워 할지
아마 가늠이 가실거 같다.
그만큼 난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난 이 환경이 계속 되길 바라고.
비록 오늘 또 다시 일끝나고 홍성으로 내려가서 생활하지만
하루 본게 어디냐 ㅎㅎ
작업 시작
물을 받으러 화장실을 찾아보니,
딱히 호스로 연결할수 없는 구조의 수도꼭지다.
뭐 어차피 오늘 평수도 작은 곳이니 물도 많이 안쓸테고,
통으로 담아다 몇번 대야에 담으면 되니까
이정도로 짜증내면 노가다 하는사람이 아니지 ㅎㅎ
일단 청소부터
“일단 정리부터 해라.
어우, 이거 뭐 정신이 다 없네.”
선생님은 항상 그러시지만 작업할때,
이것저것 어질러놓은 혹은 정리가 안된 현장이 있다면
반드시 정리부터 하신다.
“작업할때 깨끗히 해놓고 시작하는거야.”
작업전에도 그렇지만 깨끗히 해야 하는건 작업후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여기시는게 밝기 다.
현장이 어두우면 꼭 전등을 다신다.
“야 이거 뭐 보여야 하지,
가서 전등좀 가져와 달아.”
오늘 현장을 다행히 1층에 위치한 소규모 매장이라 크게 어둡지 않아,
등까지는 안달아도 될거 같다.
장비 셋팅
매장이 좁으니 밖에서 장비 셋팅을 했다.
혹시나 바닥에 시멘트가 묻을까봐 갑빠를 바닥에 깔고,
그라인더로 작업하다가 바닥에 흡집이 생길까
내부공사할때 쓰고 남은 석고보드를 두겹으로 깔고
그 위에 쓰고 남은 타일 박스를 올려 기본적인 작업준비를 한다.
작업할때 항상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내가 했던곳, 하는곳이 아니라고 현장을 어지럽히거나 막 사용해서는 절대 안된다.
되려 내가 시공하는 쪽이 아니니까 더 각별히 주의를 요해야 하는거다.
만약 저 길바닥에서 단순히 타일 박스나 한장 올려놓고 그라인더 작업한다고 하면,
100% 바닥이 그라인더 날에 파일거다.
그러면 저 도로 포장한 부분 변상해줘야 한다.
작업하는 타일위에다가 실수로 그라인더질 하면 욕한번 먹고,
다시 떼고 붙이는 수고 정도로 끝나지만,
내가 담당하는 부분이 아닌곳에 하자를 내버리면
원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다 물어줘야 하니까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압착 개라”
“네, 선생님.”
화장실에서 떠온 큰 대야에 물을 퍼담아 압착통에 비율 맞춰 한가득 압착을 갠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압착은 하얀색 갤때가 제일 좋다.
그냥 좋다.
회색은 뭔가 느낌이 진흙 같기도 하고 그냥 좀 그래.. ㅎㅎ
저게 기술이야
선생님은 하시던거 멈추시더니 잠시 바깥에 나오셨다.
“저게 기술이야.
잘 봐둬. 고난이도 기술이니까.”
보니까 여러조각의 큰 대리석을 동그랗게 모아서
사람들 앉을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거 같았다.
그 작업하는 모습인데,
인부 세분이서 끈을 묶고 포크레인 기사님한테
신호를 보내 위치를 이동시키는 중이셨다.
역시 대리석은 무겁다.
타일이라면 새거 박스채로 옮기는거 아닌 이상
포크레인이나 장비차가 와서 이동시키는일 없는데. ㅎㅎ
타일일이 힘들다 빡세다고들 하는데,
진짜 대리석 하는분들 앞에서는 조용히 합시다.
내가 이렇게 남일 처럼 말할수 있는 이유는
한번은 해봤기에 이렇게 말할수 있는거다 ㅎㅎ.
지난 대리석 시공 포스트 보기 :
점심 먹으러 가자
“읏샤”
“통통”
나는 선생님 압착 개드리고, 타일 날르고.
선생님은 타일 붙이시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쿠사비통 어디갔냐?”
“잠시만요…
네, 여깄습니다.”
수평대를 보시면서 확인하시고 쿠사비를 꽂고..
난 그 모습을 뒤에서 보면서 어떻게 망치질을 하시는지,
수평대를 보시고 어떤식으로 다시 수평을 잡으시는지 집중하며 쳐다본다.
「띠리리~~~」
이렇게 일하다 점심시간 알림음이 울린다.
“오우! 벌써 밥시간이네.
점심 먹으러 가자.”
“네, 선생님”
“인테리어 과장님은?”
“네.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요즘 왜 이렇게 바빠요?
“사장님 요즘 왜 이렇게 바빠요?”
“에이, 뭘 바빠.
한동안 일없겠구나 싶어서 어떻게 하나 했는데,
때마침 신축현장 들어가서 한창하고 있었지.
근데 전화와서 해달라니까 부랴부랴 짐 챙겨서 올라온거지.
여기서 해달라고 하면 해줘야지 ㅎㅎ.”
선생님은 타일 일을 직접 맡아서 시공하면서
여러 거래처와 인연을 만드셨다.
물론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그 인연들이 다 좋게 이어진것만은 아니지만,
그중 몇분과는 단순 거래처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여기 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해야돼.”
그중 오늘 시공하는 업체는 선생님에게 있어서 0순위의 거래처다.
“여긴 내가 쉴때도 전화해서 제발좀 해달라고 떼쓰고 기다려준 그런 곳이야.”
“정말 선생님에게 있어 단순히 거래하는 그런 정도가 아니겠네요.”
“그럼”
홍성에서 일하고 있는 도중에도
다른 지인분이 일 도와달라고 전화도 왔었는데 거절 하셨었다.
하지만 여기일은 진작에 잡혀있기도 했었고,
거래처와의 신용 아니,
그것을 넘어선 의리 혹은 도리라고
선생님께서는 굳건히 마음을 가지고 계시다.
선생님께 배워야 할것은 너무나도 많다
내가 볼때 선생님은 거래처 사람 에게 있어서
어떻게 보면은 다소 괴짜 같은분 이실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 만큼은 정말 내일처럼 열심히 해주시는 스타일 이라,
한번 마음이 통하면 다들 믿고 일거리 생기시면 먼저 연락을 해주신다.
나도 나중에 기술자가 되어 일을 맡게 되어하면,
선생님과 지금 거래처 처럼 저런 유대관계를 맺을수 있는 거래처..
아니 파트너가 있을수 있을까..
저정도의 관계라면 단순 실력 및 성실함 만이 아닌
클라이언트에게 감동을 주어야
저렇게 굳건히 십몇년동안 변함없이 꾸준히 믿고 거래를 할수 있을텐데..
역시 선생님께 배워할것은 너무나도 많다.
메지 작업
“다 붙였으니까 이제 메지 넣자.
가서 메지 좀 개오고,
닦을수 있게 물이랑 스폰지 가지고 오고.”
“네”
함빠까지 다 넣어 붙이시고 메지 작업에 들어갔다.
메지 갠거를 선생님께 드리면,
선생님께서 일단 메지를 넣으시고,
난 본드통을 찾아 메지 시공 후작업을 할수있게
물을 담아 스폰지를 가지고 들어간다.
선생님께서 먼저 한줄 메지를 넣으시면
그때부터 나도 스폰지로 닦아 내기 시작한다.
항상 그렇지만 내가 한줄 닦으면
선생님께서 두줄 혹은 그 이상 메지를 넣고 계신다.
원래 닦는게 더 오래걸리는건 아는데,
내가 메지 넣을때는 선생님이 금방 쫒아 오시던데….
역시 닦는것도 기술인거 같다.
작업 종료
메지를 다 닦고 드디어 작업이 종료 되었다.
“너 밖에 있는 새 타일이랑 자재들 안으로,
저기 구석에다가 놔.”
“네, 선생님”
“그리고 빗자루 어딧냐?
여기 좀 쓸어야 겠다.
아, 저거 다 옮기면 연장 닦아놓고,
닦으면 차에 싣고.”
“네”
선생님께서는 바깥에 작업했던 부분 을 청소하시고 난 짐정리등을 다하고
현장을 떠났다.
바로 홍성으로
“더운데 커피 한잔 마시자.”
근처에 이디야커피가 있어서 사왔다.
새로나온 니트로 커피라고 하는데,
상당히 쓰다.
그래도 이게 요즘 이디야 커피에서 인기상품이라고 하니
쭈욱쭈욱 들이켜 본다.
흐음….
글쎄.. 앞으로는 안먹을거 같다. ㅎㅎ
쓴거는 그렇다 치는데, 내 입맛에는 약간 안맞는거 같다.
선생님 처럼 걍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을껄..
괜히 겉멋만 들어서 니트로 먹었네 ㅎㅎ
낙지 잡으러 가자
선생님은 기운도 좋으시다.
일끝나고 홍성까지 운전하고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힘이 넘치시는지
근처 해수욕장에 가서 낙지 잡으러 가자고 하셔서 따라왔다.
사실 검색해보고 물어도봤는데,
이 근처 바닷가에는 낙지가 안나온다고 한다.
그걸 아시면서도 선생님은 오셨다.
난 다리가 아파서 조금 따라가다가 그냥 근처에서 놀았다.
경계태세
둘러보니 비교적 게 큰녀석이 있어서 호미로 등껍질을 살짝 건드려 보니,
그 옆에 있는 놈도 따라서 경계태세를 갖춘다.
집게 발로 차캉! 차캉! 하면서
‘이녀석 오기만 해봐라!’
하는 식으로 집게발을 벌쩍 들고 경계태새를 갖춘다.
“이 새끼들이 그냥.!”
호미로 집게발에 갖다대니 바로 물어버린다.
“어쭈!”
들어올리니까 잡고 올라오네 ㅎㅎ.
“뭐하냐~ 빨리와!”
“네 갑니다.”
일끝난 뒤에도 선생님 따라 다니기 바쁘다. ㅎㅎ
결국 수확은 없었지만 멋진 배경화면급 사진한장을 건졌다. ㅎㅎ
이게 어디인가.
바쁘게 살고 힘들어도 이렇게 근사한 풍경 한번 보면 싹 가시는데
이런 멋진 석양처럼 내 미래도 멋졌으면 좋겠다.
행인1
•7년 이전
봉팔님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한사람입니다.
회사생활을 정년까지 채울 자신이 없고, 프리로 이어나갈 커리어도 아니라 다른 길에 항상 관심갖고 찾아보고있었습니다. 우연히 봉팔님 블로그를 보고 저보다 한발앞서 계신 그곳은 어떠신지 여쭤보고싶는게 많습니다. 글들을 읽다보니 배울점도 많으시고 응원하게됩니다. ㅎㅎ근래 블로깅은 당분간 휴점이신지 요즘포스트가 없어 근황이 궁금하네요. 항상 응원합니다
blog-admin
•7년 이전
제가 일기가 많이 밀려잇는 상태입니다.
지금도 물론 타일하고 잇고요
사실 저도 행인1님 같은 상황에 처해있어 불안과 스트레스를 달고 살앗엇습니다.
하지만 전 운좋게도 내가 가야할길을 찾앗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힘들다고 고생이다고들 하지만
저에게 잇어서 즐겁고 보람차기에 매일 매일이 행복합니다.
행인1님도 고민이 많으실텐데
많이 생각해보시고 좋은 앞날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박주호
•7년 이전
젋은 나이에 쉽지 않은길을 택하셔서 부럽고 존경스럽기 까지 합니다.
게다가 일기까지 꼼꼼하게 쓰시는걸 보니 빨리 기술자가 되실것 같네요
저도 회사다니다가 그만두고 장사하다가 타일 기술이 힘이 들지만 돈도되고
몸이 허락하는한 오래 할 수 있다고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걸 배운다는건 쉽지 않겠지만 알아보니 점점더
타일의 세계는 복잡하더군요. 일단 제가 댓글을 남기는건 여쭤볼게 있어서요
타일도 내부와 외부가 있는것 같던데 내부를 택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아니면 외부도 같이 하시는건가요? 제가 블로그를 띄엄띄엄봐서
외부하시는분 블로그도 봤는데 라미남타일 하시는분들 일당도 어마어마하시던데요
그냥 궁금한건 많고 물어보고 싶은것도 많은데 두서없이 글 남겨봅니다. ^^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blog-admin
•7년 이전
딱히 내부 인테리어를 선택한것이 아니라,
선생님 밑에서 일하는데 주로 내부쪽 타일을 시공합니다.
간간히 외부도 시공하긴 합니다.
대형타일이나 파벽돌 위주긴 합니다만.
곧 타일혹은 인테리어현장에서 뵐수 있을지도 모를까란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 장사하는게 쉽지 않다고 하던데,
박주호님도 여러가지 생각후에 현장일을 생각하고 계신거 같습니다.
충분히 잘생각해보시고, 타일만이 아닌 여러분야가 있으니,
많이 고민해보시고 본인이 좋아하는 쪽을 택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