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롯데마트에서 작업
어제 저녁밥까지 근사하게 먹고,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했다.
역시 회사는 집과 가까우면 좋다.
현장과 얼마 멀지 않은거리에 있는 숙소를 잡았기에, 차타고 5분정도면 도착한다.
매번 출근길이 이렇게 가까웠으면 좋겠지만, 한 현장에 쭉상주해 있지 않고, 이곳저곳 옮겨다니기에 불가능하다.
대형매장은 작업하기에도 편리해
저번 작업현장은 다소 오래된 주택상가여서, 엘레베이터도 없었지만,
여긴 롯데마트라 시설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었다.
직원용 샤워실도 따로 있고, 심지어 화물용 엘레베이터도 있다.ㅎㅎ
구루마로 짐 올리고, 엘레비이터에 끌어놓기만 하니까 정말 편하다.
매번 작업 현장이 이런 시설이였으면 좋겟다.
다른 매장은 이미 작업 한창이다.
보통 백화점이나 아울렛과 마찬가지로 한층에 여러점포가 있어, 각각 점포마다 맡은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다른매장은 진작 와서 작업에 한창 이였다.
우리가 작업한 매장은 속옷매장이였는데, 도착하니 페인트팀이 마무리 할 쯤이였다.
작업하는 매장의 크기가 넓은편이 아니라서, 혹시나 페인트 팀과 같이 일하게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 했는데, 다행히도 우리가 작업하기전에 끝내주셔서 좋았다.
우리도 시작해야지
“짐 다놨으니까, 압착부터 개놔”
타일 붙일위치에 시멘트들이 놓여져있어, 일단 시멘트 부터 싹다 옮겼는데, 다행히도 40키로 짜리가 없어서 오늘은 손목에 무리가 덜 갔다.
그후 재료의 양을 조절해 압착 시멘트를 개고, 선생님은 실 달으시면서 거리잡으시고 사전 작업을 진행하셨다.
아~ 이거 바닥 상태가 영 안좋구만
“아~ 이거 바닥 상태가 영 안좋구만”
선생님께서 사전조사 하시면서, 씁쓸하게 말씀하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봐도 바닥이 울퉁불퉁 하고, 붙이기 쉽지 않을꺼같다는 예감이 들 정도였다.
“다 개놨으면, 여기다가 거기 있는 타일까서 여기다가 쌓아놓고”
“네, 선생님”
“아니다, 일단 바닥부터 청소하고”
“네, 선생님”
그렇게 바닥 쓸면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대형매장 내에서는 관리철저
다른매장쪽 작업자들이 시멘트작업을 하는지 그라인더로 뭘 했는지, 꾀 먼지가 날렸던 모양이다.
그러니 시설매니저 쯤 되보이는사람이 오더니
“먼지 날리지마세요”
하면서 바로 주의를 준다.
“우리는 청소기 키면서 하니까 상관없어 계속 해.”
선생님은 이런부분때문에 항상 청소기를 가지고 작업하신다.
그라인더 작업할때는 무조건 청소기를 키고 그라인더에서 나오는 흙먼지등을 빨아들이게 한다.
비록 청소기 스위치 껏다 키고 하는게 귀찮기는 하지만, 흙먼지 덜먹고 일하는거 생각하면 이정도는 충분히 감수한다.
여기다가 방진마스크까지 끼니까, 분명 폐 손상되는일은 적을거라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오늘은 바닥만 작업
타일옮기는데 왜 600×600 만 있나 했더니만, 오늘은 벽에 붙이는거 없이 바닥만 작업하게 되었다.
내가 압착 퍼서 바닥에 내어드리면, 선생님이 고데로 쭉쭉 펴서 바르신다.
그리고 골고루 발라져있을때쯤 타일을 가져 다 드리고, 선생님은 받아서 타일을 붙이신다.
참고로 원형 구멍나있는 타일, 빨간화살표 있는게 내가 처음으로 원형그라인더 잡고 뚫은 작품이다.
작업도중에는 사진을 찍을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안타깝게 못찍었지만, 진짜 이악물고
“죽어!”
하면서 식은땀 흘리면서 뚫었다. ㅎㅎ
되게 안뚫린다.
시멘트 바르는게 쉽지 않네.
“너가 고데 들고, 시멘트 쭉쭉 펴봐. 너도 해봐야 늘지”
선생님 옆에서 퍼놓은 압착시멘트를 고데 들고, 시멘트를 펴봤는데, 생각 처럼 쉽지 않았다.
“아니지, 옆에 타일을 봐봐. 이렇게 얇게 하면 높이가 달라지잖아. 더 퍼다 부어.”
“아니지 아니지, 이거봐봐. 지금 더 높잖아.”
어설프게 선생님들 하시는거 보고, 흉내내봤는데 역시 괜히 기술자 라는 호칭이 붙은게 아니다.
그냥 고데 날나온 부분으로 쭉쭉 긁어대면서 피는줄 알았는데, 막상 펴보니 고데로 펴주는것도 쉽지않고, 높이까지 봐야 되니 만만치 않았다.
회식자리 술잔보듯
“타일”
‘아 맞다. 타일 드려야지.’
그러면서 선생님 타일 붙일때 됐나 신경써야 되니, 정신이 없었다.
마치 회사 회식자리에서 높은분들과 겸상한 느낌이다.
회식자리 술잔보듯 한켠으로는 먹으면서, 얘기 들으면서, 상사분들 술잔이 비었나 주시하는 듯한 이 기분.
항상 선생님이 뭘하실지, 무엇을 찾고 계시는지 미리 알아내서 찾아드리고, 지원해드려야 하는것.
이게 조공의 역할이다.
메지 작업
오늘은 선생님과 나, 단둘이서 작업을 하기에 메지 아주머니가 오시지 않았다.
그러므로 둘이서 메지작업도 다 해야 한다.
“내가 한거 봤지, 너가 메지 한번 넣어봐.”
하시면서 내게 고대를 넘기셨다.
바닥에 있는 메지재료를 고데로 틈사이에 밀어 넣으면서 고대로 쭉쭉 펴준다.
그렇게 선대로 다 넣으면, 고데로 선의 끝에서 끝까지 겉의 찌꺼기들을 훑어낸다.
내가 하는걸 보시더니
“야 안되겠다. 이러다 한참걸리겠다. 너가 닦아라. 내가 메지 넣을께.”
그러시면서 메지 넣은곳 을 딱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더니, 내게 수세미와 스폰지를 넘기셨다.
닦는거 하난 잘하네
수세미에 충분히 물을 적신후, 원을 그리며 닦아 낸다.
그리고 스펀지에 물을 흡수시킨후 꾹 짜내고, 앞면으로 한번 훑고, 뒷면으로 한번 훑고.
이렇게 반복해서 작업하는데, 허리 무지 아프고, 속도도 안났다.
“닦는거 하난 잘하네”
내가 4줄쯤 다 닦을때 되서야 선생님께서 칭찬해주셨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잘한다고 인정받은거 같다. 비록 타일과 관련없는 작업일지도 모르지만, 기분은 좋았다.
이런 소소한 거부터 인정을 받아서, 점점 더 타일공으로서 인정받을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가슴뿌듯 해졌다.
그런데 허리가 너무 땡긴다. ㅎㅎ
인정 받다가 내 허리 나가게 생겼다. ㅎㅎㅎ
허리 조심해요
이곳 매장 인테리어 관리하시는 매니저님과 식사를 같이 했는데, 식사후 둘이 잡담을 했다.
“허리 조심해요. 건장해보여서 크게 걱정은 안되는데, 그래도 이일하면 허리 안좋아지는게 다반수니까 관리 하셔야 돼요.”
“네, 저도 선생님보면 허리 많이 안좋으신거 같더라고요.
저도 고작 몇일 일했는데, 어우~ 죽겠습니다. ㅎㅎ”
“그래도 「사」 자 들어가는 직업 아니고서는 기술이 최고예요.
의사, 판사, 검사…
이런거 말고는 나이먹어서도 계속 밥벌어 먹을수 있고, 잘하시는거 예요.”
“네, 저도 그생각에 다른일 하다가 이쪽으로 넘어왔습니다. 잘 해보려고요.”
현장에서 같이 일하시는 분들 보시고 충고 하셨을거다.
나는 지금 타일 한지는 일주일이 아직 덜되었다.
전에 자재정리할때는 한 3일쯤 되니까, 근육통이 없어지던데, 허리는 다른거 같다.
쭈그리거나 허리를 굽힐때는 계속 땡긴다.
지금 젊을때도 이런데, 나이 먹어서는 어떨까…
사실 걱정도 된다.
그 후 커피 얻어마시고, 이런저런 얘기 하다 다시 작업을 진행했다.
청주의 밤하늘은 파랗다
작업끝나고 집으로 가는길, 역시 퇴근길은 아름답다.
청주는 유난히 더 별이 밝게 잘 보이는거 같다. 건물들도 별로 없고 한적한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든다.
‘이런곳에서 살면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트럭에 올라탄다.
수고한 나에게 상을
선생님이 어느정도까지 바래다 주시고, 버스타고 집에 가기전 파리바게트가서 도너츠를 사서, 버스안에서 우걱우걱 훔쳐먹었다.
팥이 반밖에 안들어가긴 했지만 맛있네. ㅎㅎ
역시 매일 느끼는 거지만 힘쓰거나 고된일 하면 단것을 먹어야 한다.
한입 먹으면 미소가 절로 나오게된다.
딸기 쥬스는 별로네
내친김에 쥬시가서 딸기주스도 큰걸로 사먹었는데, 맛이 없다.
생과일 쥬스라고는 하는데 설탕을 아애 안넣으니, 단맛이 하나도 없다.
딸기의 단맛을 다 빼고 먹는느낌이다.
밍밍함 그자체 ㅎㅎ
딸기주스는 실패지만, 그래도 청주의 맑은 공기와 기분좋은 야경을 봤기에, 오늘도 난 행복하게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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