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타야돼
어제 청주에서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서울 흑석동에 있는 미용실 리모델링 작업을 하게 되었다.
전에는 창동이라 집과 무척가까워 여유있게 첫차를 탈수 있었는데, 이번엔
버스 타고 가다가 지하철로 갈아타 꾀 가야되기에, 전에 인력소 나갔던 알람시간을 다시 켜놓고 새벽 일찍 집을 나왔다.
아이고, 내 무릎..
수유역에서 지하철을 탈까하다가, 혹시나 사람들이 많아 앉아서 못가는경우를 생각해서, 되도록이면 버스에서라도 오래 앉아 가자 는 마음에 성신여대입구까지 버스로 왔다.
망할놈의 에스컬레이터, 너무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작동하지 않았다.
지금 내 무릎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데… 움직여라 제발.
입술깨물며 몇십칸 되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내려갔다.
4호선은 역시 사람이 많다.
역시 4호선은 사람이 많다. 첫차인데도 출퇴근시간 만큼 사람이 붐빈다.
‘여유있게 탈수있게 했겠지.. ‘
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라고 느껴질 정도다.
역시 도심속 사람들은 매우바쁘게 사는구나..
중앙대가 여기 있는거 였구나
도착하고 먼가 멋저보여서 찎어봤다.
여기는 강남 넘어가기전에 있는 동네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중앙대학교가 여기 있었다.
보통 대학교 근처에는 맛집들이 많으니까, 작업하는동안 아침,점심 식사는 맛있는거 먹을수 있을거 같아 행복하다.
일기예보에 꽃샘추위가 시작한다고 그러던데, 아니나 다를까 되게 추웠다.
그래서 가방안에 작업복 외투하나 더 껴입었다.
열악한 환경
장소는 작은 3층짜리 건물에 2층에 위치한 미용실이다.
엘레베이터는 당연히 없고, 계단도 좁은 편이라 건장한 남자 한사람이 올라가는 정도의 폭이다.
장비 올리는데도 조금 애먹었다.
너무 좁다
좁은 계단에 물건올리는것도 그렇지만, 문제는 물건을 놓기도 애매하다.
일반 동네 미용실 정도의 크기라, 시멘트에 기본적으로 작업할때 쓰는 도구들을 놓다보니 사람이 왔다갔다 하는데 쉽지 않았다.
이거 곰방 하신 분은 진짜 빡셋겠구나 싶었다.
벽 부수다
기본적인 장비 다 올리고 나니 선생님께서.
“이쪽 벽에 있는 타일 다 깨 부셔야 돼. 깨끗하게”
“네, 선생님”
드라이버와 망치 들고 신나게 깨부셨다.
타일을 조심해서 다루기만 하다가, 부숴보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밌었다. ㅎㅎ
하지만, 타일이 뚝 떨어지면서 깨지니 발조심해야 한다.
물론 나는 항상 안전화 신기에 큰 문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골조현장이든 내부 인테리어 현장이든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용역을 만나다
일하고 있는도중, 선생님이 용역이 올거라고 하셨다.
그후 얼마 있지 않아, 인력소에서 오신 용역아저씨가 도착하셨다.
아저씨 오자마자 옷을 갈아 입으시곤, 나와 같이 바닥 미장 하기위해, 레미콘을 옮겼다.
부평에서 본거 같은데?
레미콘 다 옮기고, 한숨돌리고 있는 참에, 용역 아저씨가 날 쭉 보시더니
“부평에서 본거 같은데? 아니예요?”
“사람 잘못보신거 같은데요.”
인력소 사람들은 알거나 같이일해 본사람을 보면, 반가워하는거 같다.
아니.. 혼자 일하는게 외로워서 그런건가..
말하고나서 인력소 형님들과 아저씨들 생각이 나서 많이 그리웠다.
선생님 일없을때는 인력소 나가봐야겠다.
만감이 교차하다
“아저씨, 이리와서 여기 있는거 저쪽으로 물건 싹다 옮겨요.”
“아저씨, 지금 자재 더 왔다고 하거든요, 그거 이쪽에다가 두세요.”
“아저씨, 여기다 시멘트 5박스만 놔주세요.”
내가 인력소나갔을때 이렇게 일했었다.
일하다가도 반장님이 지시하면, 하던거 멈추고 반장님 따라가서 다른일 하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 불러서 일시키고…
같이 일하고 있는 용역아저씨를 보니 이전 내 모습을 보는거 같아 만감이 교차했다.
하루 일당 주고, 일시키려고 부르는게 용역이다.
뭔가 모르게, 나는 다시 용역, 잡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모르겠다… 무언가 안타까우면서 복잡한 감정이 든다.
압착 시멘트 만큼은 이제 자신이 있다
이젠 믹서기로 좀 돌리고 나면,
‘시멘트를 좀 더 넣어야 겠구나, 물을 더 넣어야 겠구나.’
정도 짐작하고는 내가 조절해서 다시 갠다.
뭐 그래도 선생님이
“질다.”
라고 말씀하셔서, 다시 개긴 하지만, 압착 시멘트 만큼은 이제 자신이 있다.
별거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둘씩 내껄로 만들어 가는게 참 즐겁다.
이런 맛으로 커피 마시는거 같다
점심 먹고 커피 타 마시는것도 이제 당연하게 되었다.
오늘은 메지 아주머니 할일이 없으셔서, 내가 탔다.
커피한잔씩 마시면서 점심 소화시키고 수다떨면, 재밋게도 아팠던 허리와 무릎 통증이 없어진다.
이런 맛으로 커피 마시는거 같다.
수다 떨면서 딸얘기, 아들얘기, 일하면서 힘들었던 얘기, 정치인 욕하기 서로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시간을 보내는 이 티타임.
사무직에서 느끼는 티타임과는 또 다르다.
이번 현장은 3일정도 할거 같은데,
내일부터는 메지아주머니도 오시고 좀더 작업이 진행이 빨라질거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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