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아줘서 고마워요. 땡큐
선생님은 백반을 좋아하신다.
“주변에 백반집 있으면 거기가고,
없으면 그냥 아무데나 가까운데 가”
백반은 선생님께 있어서 0순위 밥집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백반이 맛있는건가?
「음식 뭐 시켜야 할지」 고민 하시는게 짜증나서 그러신거 일수도 있을거 같다.
오늘도 어김없이 백반집에서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오늘은 사정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
아싸!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설렁탕 먹었다.
비싸긴 하지만 이런거 먹어줘야 속이 든든하고 힘도 나지.
난 알아서 나오는 백반보다,
한끼 식사 제대로 즐길수 있는 메뉴음식이 좋다.
뉴스에서 보니까
사람들이 제일많이 찾아먹는 식당메뉴가 백반이라고 한다.
난 이해못해.
이 얼마나 멋진 풍경인가
멀리서 작업하는 현장의 사진을 찍어보았다.
푸른 하늘밑 초록색으로 뒤덮인 산 그 아래 딱하니 보이는 집.
직장인들이 바라는 바로 그 집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완성되지 않은 집이라 볼품없지만,
외관작업이 마무리되면
정말 근사한 한폭의 그림이 완성 될거 같다.
‘나도 이런집에서 살았으면 좋겟다.’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막상 살다보면 주변에 슈퍼도 없고,
문화 생활 즐기기도 어렵고,
교통편도 없을것이다.
그럼에도 「살고싶다 살고싶다.」 라고 계속 생각하는건 역시
「사람많은 도시를 떠나, 조용히 자연의 환경을 누리며 살고 싶다」 라는 욕심때문이겠지.
“욕심을 버리고 살자.” 라고 해도
사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고, 알게 모르게 생기는거 같다.
방수가 최우선
“에휴~ 저 형님,
저거 내가 프라이머까지 싹 다 다시 발랐는데,
거기다 또 다시 바르시네.”
연 이틀 방수작업 때문에 고생하신 선생님의 작업에 반장님이 또 다시 한번 꼼꼼하게 프라이머를 바르신다.
“여기 지금 방수작업 해놨으니까 되도록이면 이쪽 오지마.
만에 하나라도 올려면 여기 나무 쪼가리 대 놨으니까 여기 밟고 지나가던지.”
실은 엊그제 2층 화장실 방수작업 하고 나서
테스트 해본다고 물을 채웠는데,
채운지 얼마 안되서 밑에 층에서 물이 새서,
사장님과 반장님, 선생님 다 방수쪽에 신경이 예민해져있는 상태였다.
작업자 회의
“뭐야 시트 재단 다 하고,
거기에 PVC 주변 싹다 프라이머 다 꼼꼼하게 발랐는데 왜 새는거야.”
“형님 왜 새요?”
“글쎄 이상하다..”
선생님과 사장님이 방수문제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시는 도중,
이번 현장의 오야지인 반장님도 못내 신경이 쓰이셔서,
하시던 작업 중단하시고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셨다.
“왜 물이 세?”
“예, 새네요.
아 미치겠네. 왜 새지?”
“저쪽 PVC 쪽 다 잘 바른거야?”
“네, 다 발랏죠.”
“근데 왜 새?”
“… 참 미치겠네.”
오야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야
이렇게 물이새는 원인도 모른채 반장님과 선생님이 얘기를 나누시던 도중,
물이 새는곳에서 한참 바라보고 있던 사장님이 오시더니
“아, 형님 미안해요.
어제 내가 작업하다가 이 벽쪽 부분에 타카 박았거든.”
“아 뭐야, 방수할곳인데 그런걸 하면 어떻게 해.
에이.. 그거때문에 새는거구만”
“미안해요 형님.
이거 다시 잡을께요.”
확실한 원인을 알아냈고, 해결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오야지인 반장님은 이런 사유를 알고있지만서도,
작업책임은 본인에게 있어서 그런지,
알면서도 굳이 다시한번 본인이 꼼꼼하게 신경 쓰시는거다.
물론 평소에 반장님이랑 같이 일할때도
타일 재단이나 단차가 날경우,
꼼꼼하게 타일을 다시 들어내고 붙이셨지만,
오늘 같이 이렇게 본인이 다시 전체적으로 재 작업을 하는 경우는 처음봤다.
역시 오야지 하는건 쉽지 않고,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라는것을 다시한번 깨닫는 순간이였다.
오야지 관련 포스팅 보기 :
목조주택은 조심해야 돼
“일단 밖에 있는 몰탈로 베란다에 바닥 만들꺼니까.
으음.. 보자…
저 정도면 20포, 25포 될라나.
일단 20포 정도 가지고 와봐.”
“네, 반장님”
바깥에 있는 몰탈을 20포를 3층까지 웃샤웃샤하며 들어나르고,
2층에서 방수작업 다시 하시는 반장님께
“반장님, 20포 일단 다 날라 놨습니다.”
“그래? 그럼 바닥에 붙일 타일을 놔야 하는데..
일단 2층에 있는 바닥타일하고,
바깥에 있는 바닥타일 3층으로 올려놔봐.”
“네, 반장님”
“쉬엄쉬엄해.
그러다 자네 무릎나가.”
“네, 물 한잔 마시고 다시 올리겠습니다.”
벌컥벌컥 패트병의 물을 들으켜 목을 적셔주고,
넓게 펼처진 강과 옆에 떨어진 황토주택(?)을 보며 눈호강을 했다.
백화점이나 미용실에 일할때의 휴식과는 차원이 다른 휴식이다.
맑은 풍경을 보니
짐나르는 일도 운동으로 느껴질 정도다. ㅎㅎ
재 정리
“야 이사람아, 이렇게 놓으면 큰일나요.
목조주택이 무슨힘이 있다고!
이 무거운 시멘트 한줄로 쫙 쏴놓으면 무너져.”
“네, 반장님”
“이거 4포씩 해서 각각 따로 따로 놔.
이거 들어봐, 저기 구석쪽에 다가 놔 일단.”
사람도 다니고 해서 괜찮을줄 알았는데,
역시 목조라서 지탱하는 힘이 약하다.
그래서 힘들게 쌓아놓은 몰탈과 타일을 다시 배치해 놓았다.
이쁘다. 헥사곤 바닥 타일
방수 작업 다시 다 하신 반장님께서
그 후엔 헥사곤 타일로 바닥시공을 하셨다.
비록 한평 남짓한 크기지만 되게 이쁘다.
벌집모양의 헥사곤타일.
출입하는 문앞 이니까,
저기에 신발자국이 염려되 회색으로 하신거겠지.
그래도 되게 이쁘다.
메지 색도 비둘기 색으로 해서 잘 어울린다.
바닥도 깔끔하게 잘 깔려져있고,
헥사곤 바닥 타일과 색도 통일시켜서 더 멋지다.
이 집이 완성되면 조명아래 이 타일이 보일텐데,
그럼 정말 끝내줄거 같다.
메지도 뭔가 더 절도있게 반듯하게 된거 같아,
보는 내가 뭔가 뿌듯해 진다. ㅎㅎ
작업 종료
사장님께서 타일 깔기전에 미리 작업해야 할 것이 있다고,
당분간 타일작업은 스톱하셨다.
선생님은
“아! 이럴줄 알았으면,
어제 그냥 집에 안올라가고 하루 더 뻐기고,
오늘 올라갈껄.
아, 아까운 기름값.”
하시며 짜증을 내셨다.
반장님도 별로 내키지 않으신 모양인지,
이 상황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표정이시다.
뭐 나야, 집에 가는게 더 좋아서
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 했지만,
속으론 철없이 좋기만 했다. ㅎㅎ
서울 오면 맛있는거 먹어야지
오늘 날씨도 덥고 힘들게 일해서 그런지
단것이랑 기름진게 무척 땡겼다.
그래서 싸고 괜찮은 미스 사이공 가서
볶음 국수 곱빼기에 새우완자튀김을 시켜 먹었다.
볶음국수야 간간히 먹는거라 딱히 감흥이 없는데,
처음먹어보는 이 새우완자튀김이 되게 바삭하고 맛있다.
물론 양이 적어서 문제긴 하지만..
할망의 서비스
냉장고에 있는 맥주 한캔을 꺼내 먹다 남은 과자와 한잔하고 있는데,
할머니가 다과상을 가져다 주셨다.
“오늘 더웠지? 을매나 더웠을꼬”
“더워도 할수 있나? 먹고 살라면 해야지. ”
오늘도 날 걱정하는 할망.
날씨가 슬슬 더워져서 그런지 더 걱정하시는거 같다.
더위에 상당히 힘들어 하는 나인데..
이런 나도 내가 걱정되는데, 할머니는 오죽할까..
영양재 잘 챙겨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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