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야지는 힘들어
엊그제 전주에서 힘차게 야간까지 하고 하루 쉬고,
다시 일하러 선생님과의 약속장소로 향하는길.
항상 지나다니는 유진상가 부근의 신축아파트 현장의 골조모습이
이제 슬슬 다끝나는거 같다.
외장 도장작업도 다 끝난거 같고…
아직 시스템비계쪽이 설치되어있는걸 보니 하부쪽에 외장공사가 덜된거 같다.
브랜드 아파트니 저부분을 멋진 대리석으로 마감하겠지.
그리고 지금 이 초록색 카페트로 깔린 부분도 아스팔트 작업 다 해서 이쁘게 마무리짓겠고.
기대되는구만, 내가 맨처음 이길왔을때는 한참 골조공사중이였는데.
역시 큰건물일수록 멋져보이고 눈에 띄기 마련이다.
오야지는 피곤해
6시가 넘은 시각.
나는 항상 그렇듯 집합시간보다 먼저 도착한후 기다리는 편이다.
보통 늦어도 집합시간보다 15분 정도는 먼저 도착해 대기하고,
집합시간이 딱 되어도 일단은 5분에서 10분쯤은 잠자코 기다린다.
6:13분.
아직 안보이시는 선생님이 궁금해 전화를 걸어본다.
「삐삐빅 띠 뚜루루루~ 뚜루루루~」
“아! 미안하다. 아우 씨 못일어 낫네.
지금 바로 갈께.”
“네, 오세요. 선생님”
선생님은 성실하신편이시다.
항상 현장에 일찍도착해 사전조사를 하곤 하시는데,
글쎄, 어제 약주를 좀 하시고 주무셨는지 피곤하셨나 보다.
그리고 전화 건지 5분만에 바로 오셨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우야, 미안하다.
아씨 왜 못일어났지.”
“ㅎㅎ. 어제 되게 피곤하셨나 봐요”
그래도 바로 일어나셔서 오셨으니 다행이다.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잡담하다보면 사람들 태도에 대해서 말들을 하곤 하는데,
간혹 기술자들중에 밤에 술마시고 그 다음날 연락두절 되고
일 안나오는사람들이 더럿 있다고들 한다.
나는 절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것 제 1항이 저것이다.
무단결근.
본인의 실력이 출중하든 뭐든 상관없다.
무단결근은 그사람과의 약속을 어기는것이다.
나는 약속시간의 지킴도 중요하게 생각하는사람이지만 그 윗단계인 접선의 단계는 더욱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피치못할 사정이 생겼다면 그만한 이유를 그사람에게 말해,
대처할 여유를 상대에게 주어야 당연한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뒷일생각않고 될대로 되라는 식의
무단결근은 정말 해서는 안되는일이다.
아무리 노가다판이 어쩌고저쩌고 해도 저건 그런 문제가 아니라 사람 인성의 됨됨이라고 생각된다.
정말이지 노가다판에 연락없이 무단결근 하는사람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오야지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
“아 염병. 여기는 조금만 시간지나면 꼭 이지랄이야.
꽉 막혀서 에휴. 죽겠네 아주 그냥.”
“이른 아침시간인데 이렇게 밀리네요.”
“원래 교통상황이 그래.
그래서 내가 항상 현장도착시간을 빨리 잡아 놓는거야.
새벽에 나오는시간 30분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어?
고작 그 몇십분 차이로 아침출근길 다 까먹는거야.
여기서 이렇게 운전하다 힘 빼봐라.
현장가서 뭔 일을 하냐?”
“그러게요.”
“승질나네 아우!”
「띠리리리」
“어! 도착했냐?
.
강남반장은?”
오늘 현장에 선배님과 강남반장님이 와주시기로 하셨는데,
선배님한테 걸려온 전화인가보다.
“거기 밥먹을곳 없어?
.
어.
그럼 너네 지금 현장에서 대기 하고 있냐?
.
야이씨!
야 니네들 현장에 도착햇으면 오야지 있든 없든 알아서 일 하고 있어야지.
오야지없다고 거기서 노냐?!
꼭 시켜야 하냐?! 아우 진짜!
청소를 하든 가나방을 달고 있든 뭘 해야할거 아니야?!”
선생님은 가뜩이나 차밀려서 짜증나셨는데,
현장상황 듣고 더 짜증을 내신다.
“알았어 끊어!”
“다들 도착하셨대요?”
“어.
아니, 이것들이 오야지없다고 일을 안해!
미용실 처음하는거면 이해가 가지.
한두번 하는것도 아닌것들이!”
오징어 드시죠
“흐아암~”
어제 하루 쉬어서 그런가 차가 밀려서 그런가 피곤함이 몰려온다.
보조석에서 잠들지 않게 오징어나 먹어야지.
“선생님 오징어 드릴까요?”
“어 줘봐.”
선생님과 나. 둘다 따분한 도로위에서 오징어 뜯으며 위로 하고 있다.
“야, 너 그거 다먹으면 너가 오징어 사놔. ㅎ”
“네, 마트가서 사올께요.”
“야, 그거 마트에서 파는 그런 싸구려 오징어 아니야.
우리 마누라가 속초가서 내 생각해서 사온 맛있는 오징어야.”
“아, 어쩐지 되게 맛있다 생각했어요.
이런 비닐팩에 보관된건데도
맛이 변함없이 촉촉하고 말랑말랑한게 역시 비싼건 다르네요.”
어쩐지 오징어가 되게 맛있다 했다.
참고로 뒷자석에 오징어 비닐팩 큰걸로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내가 진작에 혼자 다 먹었다.ㅎㅎ
나 원래 마른오징어 좋아하는사람이 아닌데,
모르겠다.
차안에 있으면 심심해서 그런지.
껌은 안땡기는데 오징어는 계속 먹게 된다.
오징어 만만세 ㅎㅎㅎ.
나도 내차사면 차에다 오징어 두고 심심할때마다 이렇게 씹으면서 운전해야지.
벌써 한대가리를 해먹냐
현장에 도착해 서둘리 작업을 시작한다.
전화로 한소리 하셔서 그런지 현장은 이미 청소가 되어있고,
자재들도 어느정도 단도리가 다 되어있었다.
“연장 바닥에 놓지말고,
일단 테이블에 올려놔.
그리고 불좀 달자.
이거 뭐 어두워서 보이긴 하냐?”
항상 그렇지만 미용실현장에 우리가 투일될쯤이면,
아직 전기공사가 되지 않은상태라서, 조명이 없다.
그래서 현장오면 작업등다는게 작업중에 하나다. ㅎㅎ
「쨍그랑」
“어! 뭐야 이거?
깨졌네?”
선배님이 줄줄이 등을 달을려고 하다 손에서 미끄러졌나보다.
그래서 전구 다마의 캡(?) 이 빠졌다.
그 상황을 보신 선생님이 냉큼 달려와 다마의 상태를 확인하신다.
“어이구! 씨발!
야! 벌써 한대가리를 해먹냐?!
아우씨”
“왜요? 이거 비싼거라 안깨진다 그러셨잖아요? ㅋㅋ”
“아우 이씨.”
우쒸우쒸 하시는 선생님옆에서 선배님과 나는 키득키득 웃느라 정신없었다. ㅎㅎ
나는 저 줄줄이등 쓸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정말 너무 불편하다.
되게 무겁고 선 정리할때도 힘들고,
그냥 몇개만 갖고 다니시면 될거 같은데… 후
앞으로는 선배님이 간혹 저렇게 LED 박살내주셧으면 좋겠다.ㅎㅎ
솔직히 전구 캡 빠졌을때「아싸!」하고 즐거웠다.
선배님은 선생님 옆에서 가나방다시는거 도와주시고,
강남반장님은 본인이 데려오신 조수를 데리고 샴푸실 미장을 하기 시작하셨다.
“너는 여기 압착통좀 몇개 개주고,
내가 저기 큰샴푸실에 바닥 기준잡아줄테니까
가서 바닥 잡아.”
“네, 선생님.”
오랫만에 다시 한번 미장하는구만.
이번에도 잘해봐야지.
일단 선생님이 쓰시던 압착통에 있는거 본드통에 담아,
압착 비워놓고 다시 바로 개드리고,
강남반장님도 미장하시고 나오면 쓰실거 한통,
그리고 선배님꺼 한통.
세통을 신나게 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바닥 미장에 나선다.
“반장님,
레미탈 여기 샴푸실에 쪽에 차례대로 놔주심되요.”
용역반장님에게 레미탈날라달라고 요청하고,
선생님이 기준선 잡아주신대로 레미탈을 부어대면서 슥슥 고르게 펴 나간다.
날이 풀렸는데도,
레미탈의 열기에 내 체온때문에 사막에 온거 같다.
‘아우 더워.
잠깐 화장실좀 갓다 와야지.’
소변도 볼겸 화장실에 들려 얼굴도 한번 씻어본다.
땀이 범벅에 여기저기 손에 묻을 레미탈 씻어내고,
아주 가관이다 ㅎㅎ.
선배님의 장난
“으으 아이고.”
허리를 피고 무릎을 펼때마다 항상 나오는 신음소리.
“후~”
오늘은 덥고 먼지까지 많이 나니 큰 한숨소리도 같이 나온다.
선배님이 내가 미장하고 있는게 잘되가고 있나,
확인차 밖에서 고개를 쭉 내밀고 내가 작업하시는걸 살펴보신다.
“네, 선배님?”
“아니야.
음.. 이렇게 하고 있구만.”
“네. 선배님
아직 밟으시면 안됩니다.”
고개를 빼꼼 내밀며 보시던 선배님이 장난으로 작업햇던 입구부분을 크게 한번 밟는다.
“에잇!”
“으아악! 안돼!”
그리곤 조용히 다시 작업하시러 돌아가신다.
씁슬하구먼 ㅎㅎ.
시아게(仕上げ: 마무리 작업) 할때 저부분 다시 메꿔야지.
어차피 한번 저렇게 크게 밟힌거 신경안쓰고 밟으면서
시아게할때 채워주고 긁어내면 되니까,
부담없이 조루로 물뿌리며 지나가며 작업했다.
속도 붙은 강남반장님
바닥 잡고 나오니,
선배님과 강남반장님, 선생님, 세분다 따로 구역을 맡아서 붙이고 계셨다.
선생님이 붙이신 가나방을 기준으로 수평대를 확인해가며 쭉쭉 붙여나가셨다.
오늘 조수분이 옆에 계셔서 그런가?
뭔가 다른때보다 속도가 빠르신거 같다.
처음에 강남반장님 뵈었을때..
생각해보면 그때도 미용실 현장이였다.
강남반장님과 첫 만남 포스트 보기 :
그때는 별로 많이 못붙이신거 같은데,
이제는 선생님과도 몇번 해보고 그러시더니,
매장바닥 붙이는 감각을 익히셨나보다.
미용실 함빠는 귀찮아
“너 여기 함빠 들어갈거 잘라놔.”
“네. 선생님”
항상 느끼는거지만 미용실 함빠는 참 성가시다.
테이블구조도 약간 이상해가지고 쭈그리고 눕고 해서
재단해야만 하는것들이 태반이다.
「ㄷ」자 에서 꼬다리가 하나 더 붙은 격의 모양인데,
일단 모서리 부분들의 길이를 재놓고,
옆에와서 요렇게 보면서 또 쓱쓱 재보고,
보다 싶이 또 귀찮게 직각이 안되고 저렇게 비스듬한 각도(검은색면 쪽)의 함빠가 또 성가시게 한다.
“에이구 또 귀찮게 시리 저런게..
보자~”
오케 타일에 마킹 다했고, 조심히 그라인더로 잘라낸다.
원래 구조상 가는쪽에 조각이 있는데,
그 조각까지 같이넣으려고 해도 할수가 없으니,
최대한 함빠가 잘 되어있게 그 부분만 따로 잘라 붙인다.
“오우 굿~”
선배님이 이거 함빠한거 보시고는 잘하셨다고 하셨다.
나는 좀 더 이쁘게 잘 하고 싶은데…
역시 아직 더 한참 해봐야 한다.
작업 종료
어느덧 작업시간이 종료 되어,
연장을 챙기고 현장을 떠나게 되었다.
항상 그렇지만 미용실은 하루안에 끝내는게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재단해야 할것이 많고,
게다가 샴푸실 바닥을 항상 만들어줘야 하기에 그 작업하는데 걸리는시간이 꾀 있다.
오늘은 일단 홀의 원장을 다 끝내놓았고,
홀함빠와 별도의 두군데 방이있는데 그부분만 작업하면 이 현장은 끝날거 같다.
강남반장이 많이 늘었어
마무리 하고 집에 가는길.
항상 그렇지만 이때가 가장좋다.
“음…
강남반장이 많이 늘었어.”
“어떤걸 보고 그러세요?”
“이제는 제법 빨리빨리 붙이네.
처음에 왔을때 몇장 못붙였었는데..”
“그때 강남반장님이 자신은 매장을 해본적이 없다고 하셨었으니까,
경험이 부족해서 그때는 적응을 못하셧던거 같아요.
근데 이제는 선생님이랑도 자주 해보고 매장쪽 계속 하다 보니,
적응하신거 아닐까요?”
“그러게.
여튼 일이 많이 늘었어.”
처음에 선생님이 강남반장님의 작업하시는걸 보고
본인과 스타일이 달라 그닥 좋은평은 아니셨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맘에 들어하시는거 같다.
최근에는 되려 나보다 강남반장이 더 잘해.
라고 하시는경우도 종종 있으시고.
역시 일을 하다보면 자신이 부족한부분은 남들이 잘하고,
남이 못하는 부분은 자신이 잘하거나 하는경우가 있다.
나도 아마,
다른조공과 있다보면 어느부분은 더 뛰어난 점이 있겠지.
하며 오늘 하루도 기분좋게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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