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실패는 없다
저번에 사서 욕먹은 서큘레이터에 실망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다시 사야겠다 다짐하며,
주저없이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50CM 업소및 산업, 공업용
이라고 써있지 ㅎㅎ.
지금 이 사진으로는 잘 모르시겠지만 박스가 엄청크다.
요놈하나면 적어도 그거 왜 삿냐?
라는 핀잔은 안들을거라 확신하며 방안에 한번 틀어봤는데,
소리가 엄청 크다.
그대신 바람은 확실하게 쎄네 ㅎㅎ.
오케! 이거면 이제 쓰러지는일은 없을거야.
대형 공사구만
항상가는 출근길에 도로한복판에 대형 트럭이 떡하니 서있다.
실어있는 물건은 타일용 백색 압착시멘트가 한가득
한칸에 두파레트라고만 쳐도 14파레트구만.
그럼 한파레트에 50포 엿나?
그럼 최소 700포네…
옆에 신축 아파트단지에 쓰이는거겟지.
어마어마 하게 들어가는구먼.
저게 가구마다 들어가는게 아니라,
아마도 아파트 상가안에 쓰이는거 같은데,
그럼 아파트 가구안에 들어가는건 얼마나 들어간다는 얘기야..
어이쿠…
주택에서 일해야돼
타일 기술자라고 하면
타일시공에 관련된 모든공법을 다 마스터해야
타일 기술자라고 할수있다고들 한다.
지금 나는 선생님 밑에서 일하고 있지만,
선생님의 경우 보통 상가를 위주로 일하고 계신다.
백화점이나 로드샵, 미용실, 병원등 이 주 고객층이고,
가정집은 그다지 없다.
“힘들어도 주택쪽 가서 일을 해야 돼.
한 1년 고생하면 기술자 되서 나오지.”
“주택쪽 하시는분들이 힘들게 일하나 보군요.”
“힘든것도 그렇고,
일단 주택은 이것저것 다 해볼수 있다고.
화장실도 하고, 방바닥도 하고, 아트월도 하고.
때로는 떠발이도 해보고.
이런저런거 할수있는 기회가 많으니까 기술자되기가 쉽지.
너도 지금 나랑같이 상가위주로 일을 하지만,
주택가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돼.
내가 하는 방법이랑 주택쪽에서 하는방법은 또 달러.”
사실 나는 선생님곁에 있으면서 주로 봐왔던건 매장바닥쪽이다.
물론 파벽돌이나 모노타일도 그렇고 화장실이나 주방쪽도 있긴하지만,
매장 바닥에 비해 별로 경험이 없었다.
떠발이는 딱 한번 있었고.
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중에 나와같은 조공분들이 종종
“좋은 스승님을 두셨네요.”
“최고의 사부님 밑에서 일하시네요.”
라고들 부러워 하신다.
맞다.
나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스승밑에서 일하고 있다.
근데 사람욕심이라는게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선생님이
‘주택일을 위주로하시는분 이셨으면 더 좋았겠구나 ‘
라는 생각이 종종들때가 있다.
항상 출퇴근시간 차안에서 1시간 혹은 그 이상을 보내기에,
선생님과 이런저런 잡담등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는데.
최근에 선생님께 어느정도 선생님께 배웠다고 생각하면
선생님곁을 떠나 어떻게 할건지 넌지시 말씀드린적이 있었다.
어떤분들은 한사람밑에서 계속일하다
기술자되는게 좋다고 말씀하시는분도 계시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쪽이다.
기술자마다 다르다
기술자마다 스타일이 있는거 처럼,
작업방식, 타일붙이는 요령등은 다 자신만의 색이 있다.
선생님과 간혹같이 일하게 되는 포천오야지분이라던지,
강남반장님 그리고 현장에서 보게되는 다른쪽 팀의 기술자들.
다 제각각 일하는 모습들이 다르다.
‘와~ 저걸 저런식으로 처리하시네.’
고데질서 부터,
타일 붙이는 요령까지 선생님에게서 볼수없는 부분들이 상당하다.
타일 붙이는 기회가 있으면
종종 다른사람들이 하는 방법으로 해보곤 하는데,
물론 되게 어설프지만 해보면서 깨닫는게 있다.
‘아…. 그사람이 이거 때문에 이렇게 하는거구나..’
이렇게 한번두번 깨달으면서 한사람 한테만 배우는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선생님밑에서 있을때
선생님이 하시는 방법이나 요령등을 많이 배워
선생님 스타일의 감을 익힌후 다른분 밑에서 일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PALAZZO 땜빵
오늘은 저번에 일하다가 잠시 중단된 수원쪽의 카페 현장에 다시 왔다.
둘러보니 내부의 틀이나 전기등은 어느정도 다 마감된 상태고,
아케이드 복도등 이나 지하철 역사내 시실도
거의 다 마감이 된 상태였다.
오늘 주로할 작업은 모자이크 타일 메지와 땜빵작업이다.
입구 들어서자마자 가장먼저 반긴건 깨져 있는 바닥이였다.
전기 배선작업 때문에 할수없이 타일을 깨고 작업하신 모양이다.
뭐 어차피 이것때문만에 현장온것은 아니니,
이것도 작업해야할 일부분중 하나.
벽타일쪽은 어떤가 보니
전기가 나오는 부분들은 다 이렇게 타일이 까져있다.
뭐 그래봤자 벽타일 몇장이랑 바닥 두세장 정도가 다 구만..
「이정도면 나도 하겠다. 」
라고 혼자 우쭐되면서 작업해야 할부분이 어딘지 체크한다.
그리고 오늘 작업해야 할 모자이크타일쪽은
상처가 나지 않도록 기본적인 보양이 되어있는 모습이다.
“넌 일단 함마드릴로 여기 CD 나온곳 부터해서 주변에 있는것들 까놔.”
“네”
일단 함마드릴로 까대기
항상 그렇듯 깔아놓은 600각 타일을 다시 붙여야 할때는
함마드릴 쓰는게 속편하다.
한장 두장정도는 망치와 노미들고 까도 상관없지만,
그이상은 시간도 오래걸리고 힘도 들기에 이런작업은 장비의 혜택을 본다.
“자 연결 다 했고,
까대기를 ~ 해보자~ ”
하며 혼자 콧소리내며 흥얼흥얼 거려본다.
“너 까면서 옆에 타일 상처 안나게 해야돼!”
“네.”
ㅎㅎ 사실 나는 함마드릴로 까면서 옆타일 상처준적 딱한번 있었다.
나는 함마드릴로 작업할때
타일 끝부분(메지라인쪽)은 괜히 함마드릴로 까대기했다가
옆타일 망가질까봐 건드리지 않고 그 부분만 노미랑 망치로 작업하는데,
선생님께서는 그냥 하시다 옆타일 몇번 깨뜨린적이 있으셔서,
내가 함마드릴 작업할때마다 말버릇처럼 조심히 하라고 주의를 주신다 ㅎㅎ.
내가 함마드릴로 타일깔때
선생님은 전에 벽 작업하신부분을 다시보며
데코(타일간의 편차)가 있는지 확인하시며 땜빵할 부분부터 작업하셨다.
함마드릴로 타일을 다 까고 바닥에 있는 타일이나
시멘트 잔재까지 싹싹 깨끗히 쓸어담았다.
“선생님 다 깟습니다.”
“어.
야, 그거 옆에 있는것도 까야돼.
거기도 CD 들어가”
“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옆에 CD 관 파져있는 타일도 다시 까대기 했다.
그리고 다 깐후에는 본드통에 압착한통 개서
배선나올곳만 재단한후 붙이고 메지넣고 마무리.
이렇게 바닥 땜빵은 끝났다.
모자이크 타일 메지는 빡세다
“너 이제 메지 좀 개와.”
벽, 바닥 타일 다 붙이고,
본격적으로 모자이크 타일 메지 작업을 하게 되었다.
“모자이크 메지 넣는게 아주 지랄이야.
이건 붙일때도 메지골에 본드안나오게 잘 닦아줘야 하기도 하고,
메지 넣을때도 메지가 금방말라서
메지 넣고 좀 만 내비두면 타일에 붙어서 때내기도 쉽지 않고.”
딱봐도 모자이크타일은 메지 넣기 쉬워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작업한 모자이크 타일은
가뜩이나 사이즈가 작은편이라 더 메지넣을 부분도 많다.
“봐봐.
넣을때도 이렇게 메지 시멘트 한움큼 쥐고 쓱쓱 .”
본격적으로 선생님이 메지 넣으시는걸 보는데,
메지 아줌마들이 하는거 처럼 메지를 넣으신다.
타일보다도 메지 들어가는부분이 많을정도라 그런지,
손에 한움큼 쥐고있었던 메지도 금방금방 떨어진다.
“봤지?
이제 너도 저기가서 장갑끼고 넣어봐.”
고무장갑을 끼고 나도 선생님처럼 쓱쓱 메지를 넣으면서
고데로 긁어내기 시작했다.
아직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넣다가 메지 시멘트 바닥에 흘리고 난장판이 되었다.
게다가 구석구석 타일 함빠부분쪽 꼼꼼히 메지를 다 넣어줘야 하는데,
이부분이 정말 손이 많이 간다.
“됐다, 그냥 내비 둬라.
너 저기가서 내가 넣은거 닦어.”
내가 메지 넣는걸 보시더니
선생님은 터무니없다는 뉘앙스로 스폰지로 메지 닦으라고 하셨다.
“네.”
근데 메지는 넣는거보다 닦는게 더 어려운데.. ㅎㅎ.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이 하신부분을 닦으면서 나오는데,
닦는게 역시 더 힘들다.
닦아도 깨끗해 지지 않고.
결국 이것도 하다가 한소리 듣고
거의 메지가 다 넣을때쯤에서
연장챙기라는 명령에 하던일 멈추고 연장닦았다.
숨은 그림찾기 정답 공개
저번 포스트에서 벽타일중 중복되어있는게 있다고 말햇는데,
찾은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당연없겠지만)
인테리어 담당자분이 열심히 찾아내셔서 테이프로 저렇게 마킹을 해주셨다.
“이야, 저걸다 찾아내내..”
선생님은 감탄하시면서 웃으셧다.
근데 인테리어담당자분이 굳이 타일 안바꿔도 될거 같다고 하셔서,
그냥 작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봉이 달리고 그러는거보니
저기에 가구나 뭔가 장치가 설치되 안보이게 될거 같다.
전기 작업하시는분들과 같이 일했는데,
내 선풍기가 확실히 시원해서 인지,
앞에서 작업하시면서 더위를 쫓는 모습이다. ㅎㅎ.
역시 이번에 산건 확실한 놈이야.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작업 종료
벽, 바닥 타일 땜빵 그리고 모자이크 타일 메지까지 완료한후
작업이 종료되었다.
연장을 다 싣는 도중에 인테리어 담당자분이 오시더니,
“사장님 우리 문쪽에 있는 바닥타일 구멍좀 내주세요.
문 잠글때 구멍에 쇠 들어가서 고정시켜놓는거 있잖아요”
“에이~ 이건 돈 따로 받아야 하는데. ㅋ”
“아~ 왜 그러세요 ㅋ
빨리요. 하는김에 하나 해주세요.”
선생님은 괜히 농담하시면서 인테리어 담당자분을 놀리며,
구멍 부분을 확인하셨다.
“여기 이부분? 맞지?”
“예. 거기 구멍내주시면 돼요 사장님.”
“너 가져가서 우리 구멍파는거 작은거 가지고와.”
“네.”
연장 다싣다가 저거때문에 차에 한번 다녀왔다. ㅎㅎ.
그리고 구멍을 파고나서야 모든 작업이 종료 되었다.
전기가 안들어오면 이렇게 힘들어집니다.
작업하고 나가는데,
윗층에 가구들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에스컬레이터는 설치되어있는데
전기 작업이 안되서 저렇게 짊어지고 곰방하고 계신다.
에휴…
전기가 없으면 이렇게 삶이 힘들어지는구나..
우리는 혜택을 받아가며 살아간다는점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
전기, 물, 기름..
되게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없으면 삶이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아껴서 쓰는버릇을 들이자.
땜빵 하나 더
오늘은 땜빵이 하나 더있다.
저번에 지옥의 신세계를 가기전 개인 가정집 화장실 해준쪽에
모르고 수도관쪽 구멍을 안내줘서 구멍 내주러 간다.
지난 지옥의 신세계 가기전 작업했던 가정집 포스트 보기 :
“아.. 그거 타일 여분이 없을텐데…
실수 하지 않고 한번에 깔끔하게 잘따야 하는데..”
선생님도 베테랑이지만 이런절박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니,
걱정이 크신가 보다.
참고로 타일없으면 타일값이 문제가 아니라 배송비도 덤으로 나오니,
참으로 골치아프게 된다.
화장실이 좁아서 나는 연장만 챙겨드리고
선생님만 혼자 작업하러 들어가셨다.
「이잉~~~ 끼~이이잉」
구멍뚫는 소리.
그리고 잠시후 선생님이 웃으시면서 나오신다.
“휴~ 다행이다. 집에가자. ㅎㅎ”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이쁘게 잘 따져있다.
역시 선생님은 그라인더질을 잘하셔. ㅎㅎ
이건 아니다 싶다
“미안해요.
내가 그때 완벽히 체크하고 다 작업하고 갔어야 햇는데”
“아녜요 사장님, 잘 손봐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있잖아. 이거 왜 이렇게 했어?”
선생님은 아니나다를까 작업한 화장실을 전체적으로 보고 꼬집어 내셨다.
천장쪽을 보니 도배지에 저렇게 대충 페인트 발라놓고 마감한거다.
“누가 작업한거야. 직접 한거야?”
“아니요, 도장하는사람 불러다 했어요.”
“아니! 아우.. 진짜”
선생님은 보는 당신이 짜증이나는지 안타까워하며
집 주인분에게 이런저런 어드바이스를 해주셨다.
그리고 질문하시는 집주인분에게
이런저런 조언과 답변등을 해주시고 현장을 나와 차에 올라타셨다.
“선생님, 아까 그 천장 좀 심하네요.
아니면 벽지를 어느정도 때고나서 저렇게 칠해주던지 하지.”
“날일하러 오는애들중에 저런애들 태반이야.
맡아서 하는거 아니라고 자기할거하고 시간되면 끝났다 하고 가고..
에휴.
날일이 되려 더 힘든거라는걸 모르네.”
선생님은 날일이 되려 더 힘들다고 종종 말씀하시는데,
저런걸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하루 업무 종료
이제 완전히 하루업무가 종료되고 집으로 가는길.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해 비싸고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우동 + 치킨 가라아게 덮밥셋트를 선물한다.
역시 우동은 맛있어 ㅎㅎ.
우동까지 먹고 차에서 내릴때 빈 본드통 하나를 가져왔는데,
그놈을 지고 다리를 올려 두다리 쭉펴 버스를 기다린다.
무릎이 시원해지는거 같구먼 ㅎㅎ.
그나저나 저 다리에 상처는 또 언제 났데…
휴 멀쩡한 날이없구만 ㅎㅎ.
그래도 이게 훗날 기술자가 되는데에 있어
어떤 훈장이 될거라 나름 뿌듯해 하며 상처를 보며 멍청하게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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