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짜 마지막
어제부로 끝날줄 알았던 미용실작업,
오늘 화장실 공사를 하기 위해 다시한번 찾았다.
남녀화장실 이렇게 두칸 하는거라 나와 선생님 둘만 일하러 왔다.
아침밥먹고 현장을 가보려고 하니,
밑에서 자재 배달차가 와있다.
추가로 온 자재
평수가 작아서 그런지
300각 타일 몇박스와 압착 시멘트 몇포대 뿐이다.
선생님은 자재 확인후 사인 해주시고
바로 현장으로 들어가셨고,
난 구루마로 저기있는 자재를 올렸다.
평수가 작아서 자재들도 적고,
오늘은 자재 날르는데 땀도 안난다. ㅎㅎ
화장실 해체작업
이미 화장실은 몇번 작업해본 경험이 있어,
작업전에 뭐부터 해야 하는지 대충 감이 온다.
대변기와 세면대 받침선반 등을 뜯어내,
해당 부분에도 타일을 붙일수 있게 뜯어 내야 한다.
일단 선생님께서는 대변기를 뜯어내셨다.
대변기와 바닥을 접착시켜주는 압착시멘트를 노리와 망치를 이용해 깬후,
그대로 들어내면 간단하게 대변기를 빼낼수 있다.
그리고 악취가 심하게 날수있기에
저렇게 물내려가는 구멍쪽을 마대자루로 구겨 쑤셔넣어 냄새가 안나게 막는다.
그리고 입구쪽에 문턱 높이때문인지 몰라도
문턱부분만 원래 타일을 부셨다.
바닥이 너무 높으면 문을 닫을수 없게 되니까 그런듯하다.
이렇게 부셔놓으면 이 위에다가 그대로 압착을 발라 작업을 할거기에
깨끗히 청소를 해야 한다.
화장실은 기술자가 필요해
화장실 내부는 좁아서 나까지 들어가 일을 거들수가 없다.
“타일 좀 더 갖고와라”
“압착 더 갖고 와”
“이거 좀 잘라오고”
선생님이 내부작업을 할때 난 밖에서 고개 내밀고 대기하고 있다가,
선생님이 지시하면 그때서야 일을 거든다.
이렇게 작업하니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힘들고,
나는 나대로 일하는거 같지도 않고,
선생님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잘 볼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래서 화장실 할때는 기술자가 필요한거야.
데모도는 화장실 작업할때 있어봣자 별일을 못해.
평수는 작고 작업하는거 대부분이 자르고 붙이는거고 하는거라서,
기술자가 붙는게 더 빨리 끝나지. “
오늘은 다행히 작은 화장실 두칸만 하는거라,
선생님 혼자서 다 할수 있었지만,
화장실 평수가 좀더 넓었더라면 쉽지 않았을거다.
난이도 높은 그라인더 작업
오늘 그라인더 작업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소변기는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타일을 붙이기에 소변기의 모양 그대로 그라인더로 잘라내서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함빠로 재시는 선생님도 한번에 깔끔하게 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나도 몇번을 반복해서 잘라야 했다.
“이건 내비둬, 내가 해야 겠다.”
선생님도 만만치 않으셨는지, 본인께서 직접 자르신다고 하실정도다.
작업하다가 이가 나가거나 타일이 부러지는 경우가 십상이라
선생님도 다소 예민해지신거 같다.
부러진 그라인더 날
선생님이 시키셔서 또 타일을 자르러 갔는데,
그라인더 옆에 부러진 날이 있었다.
쓰다가 다닳아서 이렇게 됐을거다.
지금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별감흥이 없는데,
처음에 이거 봣을때 정말 썸뜩했다.
“선생님, 그라인더 날 부러저있더라고요.”
“어. 나 자르고 있는데 갑자기 날이 탁! 날라가더라.
그거 다 돼서 날이 날라간거야.”
“되게 무섭네요.
저거 돌아가다가 부러지면서 튕긴거일텐데..”
“그래서 내가 그라인더에 가더를 씌운거야.
생각해봐. 너 만약 저거 가더없이 저렇게 날 날라갔다고 생각해봐.
어떻게 되겠어?
재수없어서 머리꽂힐수도 있는거야!”
“네…
그래서 저도 선생님이 항상 강조 하신대로
그라인더에 가더 꼭씌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간혹 다른 현장에서 그라인더 빌려써보면
가더 없이 쓰시는분들이 태반이던데,
전 절대 가더없이 그라인더 쓰고 싶지 않아요.”
나는 항상 작업할때 안전이 제일먼저라고 생각하며 작업한다.
어떤것이든 마찬가지다.
내 몸에도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하는것은 물론이고,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위험성이 있는 도구에는
반드시 안전 보호장비를 추가 장착하여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 같이 하다 보면 어떤사람들은 있잖아.
그라인더에 씌어져있는 가더 빼버리고 쓰더라고.
아니, 지꺼도 아니면서 왜 함부로 가더 빼놓고 난리야.
그리고,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거야. 그 양반들은”
“네, 가더쓰면 답답하다고 빼시는분들 계시더라고요.
저는 저번에 평택에서도 그렇지만
눈에 파편이 튀어서 너무 위험하던데.
저도 그라인더 사면 선생님처럼 꼭 가더 씌울겁니다.”
지금 이 포스팅을 보시는 현장 작업하시는분들 혹은 그라인더를 자주 사용하시는분들이 계시다면 꼭 가더를 착용하시고 작업하셨으면 좋겠다.
정말 위험하다.
피자 파티
“피자 드시고 하세요.”
인테리어 담당자 분께서 피자를 사오셔서 현장작업자들 전원 피자를 먹었다.
이마트 피자(?) 인거 같은데 사이즈가 엄청커서 한조각 먹으니 배가 불렀다.
“타일은 다 끝났어요?”
“네.
일단 다 붙였고 선생님이 지금 메지넣는 도중이라,
곧 끝나실거 같습니다.”
인테리어 담당자분은 작업진행을 체크하시고,
다른 작업관계자분들과 잡담을 주고 받거나 하셨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란 없다
항상 그렇지만 작업하는 사람도 힘들고 고되지만,
그걸 관리하는 담당자 역시 힘든거 같다.
오늘 작업진행상황 체크해야 하고,
클라이언트와 직접 대면해서 상담해주고,
클레임 들어오면 신경써야 하고,
그리고 도면보면서 내키지 않는 부분은 자신도 같이 작업하는데 도와주거나 하고..
역시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란 없다.
시멘트로 떼우기
“문앞에 스뎅 안쓰고,
그냥 시멘트로 채워넣어서 마무리 해야겠다.
가서 타일사이에 시멘트 꾹꾹 채워넣어놔.”
원래 입구부분에 스뎅으로 붙여서 작업해놧는데,
높이때문에 떼고 시멘트로 마무리 지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스뎅 반쯤 떨어진것과 메지 붙어있던거 떼내고,
헤라를 이용해 타일 사이에 시멘트를 꽉 채워 넣은후,
반듯하게 다시 헤라로 긁어냈다.
“선생님, 다 해놨습니다.”
“야 이씨, 이렇게 하고 끝이냐.
으이구 메지로 마무리를 지어야지.
됐어, 내가할테니까.
연장 챙겨”
한 소리는 들었지만 드디어 작업종료를 선언하셨다.
이렇게 해서 5일간의 미용실 타일 작업이 완료 되었다.
인테리어 완성
다 끝나고 난후 한번 쭉 둘러봣는데, 되게 멋지다.
이제는 전기 시설이랑 샤워기등 미용실에 들어갈 도구만 넣으면 정말 오픈해도 될거 같다.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우리 빼고는 아직도 작업하시는분들은 일에 열중이셨다.
이분들이 곧 마무리 까지 다 해주시면 정말 근사한 작품이 나오겠지.
이런 프로들과 함께 일할수 있고,
이렇게 근사한 인테리어 작업에 나도 낄수 있어서 행복하다.
멋진 커피와 함께
이렇게 멋진 작품이 완성되고,
집에 가는길에 목이 타서 편의점 들어갔는데,
디자인이 이쁜 캔커피 신상이 나왔길래 사봤다.
디자인이 꼭 작업한 미용실과 어울린다.
역시 앞으로는 어떤분야든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될것이다.
이렇게 고객에 눈에 딱 들어와야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시작해 구매까지 이루어질수 있는것이기 때문이다.
보람차게 끝낸 미용실 작업,
내일은 빵집옆에 미용실 가게 작업하러 간다.
내일 일끝나고 빵 많이 사가지고 올 생각하니 벌써 설레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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