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 아줌마가 필요해
“후~ 안돼면 어쩔라나 싶었는데 다행이네,
오늘 메지 아줌마가 온댄다.
너는 압착 개면서 함빠 잘라.
그러면 스타일 기공이 작은공간 다 붙이고 나서,
그거 붙일테니까.”
“네”
오늘은 다행히 메지 아줌마가 오신다고 한다.
오늘 오시는 아줌마는 거의 우리식구와 마찬가지다.
항상 타일 시공하러 갈때
나와 선생님 이 두사람은 꼭같이 있고,
그 다음 들어가는 멤버가 메지 아줌마다.
일도 잘하시지만 은근 재밌는 분이셔서 ,
현장 분위기를 살려주곤 하신다.
그리고 단순히 메지만이 아닌,
데모도 역할도 충분히 해주신다.
“사장님, 나 저번에 다른 사장님 현장가서 함빠 잘라볼라고 했는데,
이야~ 그거 재는거 어렵데요?
그냥 타일 대놓고 재고 그러길래 나도 보고 할라고 하니까,
안돼 ㅎㅎㅎ.”
“아, 이 아줌마가 진짜.
그게 다 기술이지 ㅎㅎ.
그거 몇번봤다고 바로 하면 기술인가 “
함빠 자르시는건 무리일지 몰라도,
옆에서 압착 퍼주고 커터기로 재단 하는건 물론,
그라인더로 사용하시면서 데모도 하신다.
“왠만한 용역부르는거보다 우리 아줌마 부르는게 훨씬 나.
몇만원 더 준다고 해서 우리 아줌마가 못하냐?
왠만한 데모도보다 훨씬 낫지.
게다가 메지 기술자잖아.”
맞는 말씀이시다.
선생님은 메지일이 아닌 데모도 가 필요해도 메지 아줌마를 부르신다.
이 일하신지 꾀 되셔서,
일머리를 알기에 내 생각엔
왠만한 준기술자 만큼 작업효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도착하니 메지 아줌마가 시간에 맞춰 도착하셨다.
“사장님,
나 수원까지 지하철 타고 오느라 혼낫네.”
서울 끝부분에 거주하시는걸로 알고 있는데,
새벽 되게 일찍 일어나셔서 준비하셨을텐데 정말 고생이시다.
“그래도 잘왔네.
일단 밥먹으러 가자고.”
모자이크 타일은 메지가 고생
“모자이크 타일이예요?”
“예, 이거 아줌마 고생할까봐 내가 저쪽 구석쪽은 어제 좀 해놨어.”
“근데 지금 바닥 깔라면 한참 멀엇겠구만”
“어, 그래서 일단 아줌마가 내 데모도 해주고,
상황봐서 어떻게 할지 하자고.”
모자이크 타일 보면 알겠지만,
이 타일은 타일의 면적보다 메지의 면적이 더 커보일정도로,
메지 양이 어마어마 하다.
그 말인 즉,
메지를 잘 닦아내야 한다는 말이다.
저번에 메지 오야지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메지는 넣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닦는게 중요한거다.
그런데 이런 타일에 메지작업을 한다는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지난 메지 오야지의 포스트 보기 :
우리가 항상 시공하다 싶이하는
600각타일 메지의 몇배의 노동이 더 들어갈거다.
모르겠다..
아무리 우리 아줌마가 잘한다 해도,
이 정도 분량의 모자이크 타일이면 꾀 오래 걸릴거 같은데…
바닥에만 집중
“일단 압착 부터 개라”
“네.”
당연하지만 오자마자 하는일은 압착통 털어내고 압착을 개는거다.
일단 선생님꺼 한통 개서 바로 갖다 드리고,
그 옆에 본드통을 꺼내 스타일기공님께 갖다 드린다.
그리고 다시 잽싸게 와서
스타일기공님이 쓰실 압착 한통을 마저 개놓는다.
이렇게 두통 개니 벌써 땀이.. 허허
어제부로 벽타일은 다 끝났으니,
오늘은 오로지 바닥 600각 타일만 붙인다.
“너는 일단 창가쪽 원장 들어가는쪽 있지?
그쪽 쭉 붙여나가.
그 사이에 얘가 함빠 잘라다 놓을테니까,
끝나면 함빠 붙이고.”
“네”
“아줌마, 아줌마는 내 옆에서 압착 좀 퍼.”
“예”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됐다.
스타일기공님은 창가쪽부터해서 원장을 붙이기 시작하시고,
나는 어제 붙여놓은 입구쪽 부터 함빠를 잘라넣기 시작했다.
아줌마는 오늘 나 대신 선생님 데모도를 하게 되었다.
“내 국자(푸는 고데) 안갖고 왔어요?”
“여기있어요.
잠시만요.. 어제 본드바리하다가…”
메지아줌마는 여자라 내가 쓰는 국자를 못쓰신다.
선생님은 바닥을 위주로 하시는편이라,
작은 갈갈이(압착고데)나 작은 망치, 작은 국자등은 안갖고 다니신다.
무조건 큰거,
한방에 해결할수 있는 이런걸 선호하신다. ㅎㅎ
그래서 메지아줌마가 간혹 데모도 하실때는
무조건 본드퍼내는 작은 국자로 하신다.
메지 아줌마의 능력
“아저씨, 타일 까서 이쪽 좀 날라줘요.”
“예”
메지 아줌마가 현장을 보면서
모자르거나 해야 할일이 있는 부분을 지적해주신다.
메지 아줌마라고 단순 메지만 하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잡일이나 데모도도 하시기에,
타일 시공에 관련된 일에 대한흐름은 훤히 꾀뚫고 계신다.
“사장님, 여기 한줄 깔고 이쪽으로 가는거죠?”
“예”
“알았어요.
아저씨 타일 날를때 일단 저쪽에 다 먼저 나줘요.
여기 지금 붙이는거 끝나면 저쪽을 먼저 붙일꺼거든요.”
“예”
“벽에 다 기대서 놔주시면 돼요.”
내가 함빠재고 자르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메지 아줌마가 용역반장님께 지시를 해주시니 일이 풀리는거 같다.
역시 우리 메지아줌마의 능력은 대단하다.
준 오야지급? ㅎㅎ
그렇게 한켠으로는 함빠를 재고,
또 한켠으로는 메지아줌마의 능력에 감탄하고 있는데
“여기 압착 다 떨어졌어요!”
나에게 지시가 떨어졌다. ㅎㅎ
알겠습니다.
바로 개오겠습니다. 준오야지 ㅎㅎ.
현장 교육
“어디 업체에서 나오셨어요?”
“XXX 입니다.”
“어떤 공사시죠?”
“타일 하러 왔습니다.”
“그럼 이따가 2시에 이 바로 옆방에서 교육있으니까,
현장담당자분께도 말씀하셔서 한분도 빠짐없이
다 참석하실수 있게 해달라고 하세요.”
“네.”
이 건물 현장 관리자가 와서 현장교육들으라고 전했다.
“선생님, 이따 밥먹고 교육들으러 오라는데요.”
“아이씨”
선생님은 귀찮고 싫지만 어쩔수 없다 생각해서 그냥 포기하신거 같다.
밥을 먹고 와서 아직 교육 시작하기 10분전 남짓 미리 도착해서,
맨 뒷쪽에 다리 뻗고 기다리고 있는데,
관리자가 스피커로 트로트 노래틀고 있다. ㅎㅎ
그래 이런 노래가 나와야 노가다지.
랩 나오고 걸그룹 노래나오고 하는건 좀 아니긴 해 ㅎㅎ.
참교육
시간이 되니, 삼삼오오 현장에 일하는 사람들 다 모이기 시작했다.
“안전모 쓰라고 하던데 써야 되나요?
아 귀찮네.”
“써야지 뭐.”
메지 아줌마는 감사하게도 내 안전모까지 챙겨와주셨다.
선생님은 아애 들어오시기전부터 안전모 쓰고 오시고 ㅎㅎ.
“자 다들 모이셨죠?
오신분들 이 앞에 테이블위에 참석체크하는부분에 사인들하시고…”
그러더니 현장 책임자쯤 되는사람이랑 관계자 몇명이
앞에서 주의사항을 말하고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CCTV에 찍은 영상을 캡쳐해놓은 사진을
A4용지로 프린트해놓거 들더니.
“자 이거 보시면 여기에서 이런식으로 작업하시는분,
이거 어느 업체입니까?
나오세요. 앞으로”
다들 두리번거리더니,
마지못해 시공한 사람이 앞으로 나갔다.
“여기서 이렇게 작업하면 위험하지 않나요?”
“…”
“이렇게 하면 안되는거죠?”
“아.. 네. 뭐…”
“근데 왜 이렇게 해요?
위험하다는거 몰라요?”
“아… 뭐… 어쩔수..”
“앞으로 절대 이러면 안됩니다.”
시공업자는 쩔쩔매며 질문앞에 쭈뼛쭈볏 하기만 했다.
현장 작업관리자는 매섭게 질문하며 몰아세우는데,
이게 참교육이구나 싶었다. ㅎㅎ
“자, 그리고 여러분 보세요.
지금 우리는 지하철 역사에서 작업하는 중입니다.
여기가 넓고 외관 다 됐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특히 아직도 외부쪽 일하시는분들 계시는데,
열차다니는 선로 쪽에 배선들 이거 상당한 고압이라서 근처 5m이내만 가도 감전사고 나요.
그만큼 외부작업은 신경쓰셔야 돼요.
그리고 내부에서 일하시는분들도 마찬가지로
혹시나 밖에 무심코 뭔가 던진다거나
밖에 창가나 이런거 통해서 물건 내리고 올리고 하는것도 주의하시고…”
역시 열차가 다닐라면 엄청난 전기량이 필요시 하는구나.
이 건물 지을때 골조하셨던 분들 되게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래서 내장일이 좋다.
혹시 이 포스트 보는 지하철 역사내 작업하시는 분들 계시면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본업으로 돌아가다
교육듣고 다시 열심히 일하고 나니
슬슬 바닥작업의 3분의 2정도가 진척되었다.
“저기 구석은 제가 넣을께요.
여기쪽 함빠 다 붙였으니까.
아까 제가 방쪽에 원장 다 붙였거든요.
그쪽 함빠 재주세요.”
“네.”
은근 기둥이나 샷시로 만든 벽들이 많아,
함빠 재는데 번거로운 부분이 꾀 있었다.
역시 평수로 작업 소요기간을 재는건 전혀 맞지않는 계산법이다.
선생님도 원장바닥 다 치시고,
함빠 부분을 어느정도 재놓으시기 시작했다.
“아줌마, 이제 바닥 메지 넣어”
“네.”
메지아줌마는 국자를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메지 넣을준비를 하시기 시작했다.
난 왜 이거 사왔어
“너 가서, 마실거좀 사와.
밑에 커피 파는곳 있더만 거기꺼 사와.”
순간 어제 퇴근길에 현장근처에 쥬시를 본 기억이 났다.
“쥬스 마셔도 되나요?”
“맘대로 해.”
“네”
여기 위치가 좀 불편한게,
수원 성균관대 역이 언덕길에 있다.
그래서 주차장이나 참거리 사올라고 나갔다오면
가파른 언덕을 하나 넘어가는 수준이다.
뭐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수박쥬스 마실수 있으니 ㅎㅎ
“커~피~”
전기하는사람들 천장에 뚷고 「오~자~」하는
이상한 신호음 느낌으로 불러댔다.
“커~피~”
선생님, 스타일기공님, 메지아줌마는 아이스커피
나와 용역반장님은 수박쥬스 큰거 이렇게 먹었다.
“근데 여기 커피값 얼마냐?”
“글쎄요. 이거 큰거가 1800원인가? 했을거예요.”
“그래? 근데 많이 나왔네?”
“아~ 쥬스 큰거가 3800원씩 이거든요.”
제일 데모도들은 비싼거먹고 기술자들은 싼거 드리는 센스 ~ ㅎㅎ
“뭐야?!
나 커피예요?
왜 나 커피야?!
나도 저거 좋아하는데!”
“제꺼 드세요.
제가 커피마실께요.”
“아니예요 됐어요.
이왕사온거 어쩔수없지.”
“아이고~알았어 알았어.
아줌마 다음번에 내가 사줄게.”
“예.
사줘요 다음번에 ㅎㅎ
아이고, 이거 마셔야지 그냥 ㅎㅎ”
지금 포스팅하면서 느낀거지만
사실 쥬스를 마시고 싶은거 보다,
데모도 한게 빡세서 투정한번 부리신거 아닐까 생각든다.
작업종료
그렇게 음료들을 마시고 일을 마무리 졌다.
안타깝지만 모자이크 타일 메지는 따로 다음번에 넣기로했다.
아직 오픈할시간이 좀 남았나 보다.
메지 아줌마는 오늘 시작부터 데모도로 빡쎄게 일하시고,
오후에는 메지 때문에 제일 늦게 일을 마치셨다.
우리 장비가 이정도입니다
메지 아줌마가 메지 마무리를 하실때쯤 우린 장비를 싣기시작했다.
참고로 우리는 시공한번 하면 저정도 장비가 나온다. ㅎㅎ
“뭐 빼먹은거 없지?”
“잠시만요 선생님,
다시 한번 보고오겠습니다.”
혹시나 잊은거 없나 다시 현장을 가본다.
“우마 깜빡 할뻔 했네요.”
“맞다, 우마 없었네.
오우 큰일날뻔했다 야.”
이래서 항상 되돌아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장비를 다 싣고 가려고 보는데,
대리석이 와있다.
으아 저거 날를라면 힘좀 써야겠구만 누군가. ㅎㅎ
그래도 곰방이 아니니 어딘가.
옆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는데,
인도에 저 대리석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저 하얀돌 저거는 어떻게 운반하는지 모르겠다.
무게가 엄청날텐데..
진짜 저거 까는사람이나 데모도 하는 사람은 개고생할꺼다.
저거 하나 들을라면 최소 두명이 끙끙거리겠지.
마지막으로 펜스를 닫아 놓고 이 현장을 떠난다.
후~ 이 현장에서는 선배님이랑도 일해보고 정말 좋았구만.
모자이크 타일 메지 마무리 못지은게 아쉽지만,
다음번에 또 기회가 오겠지.
김홍순
•7년 이전
일하시면서도 꾸준히 포스팅하시는게 힘들기도 하실텐데 대단하셔요…
덕분에 간간이 와서 포스팅 재밌게 보고가요.
파이팅입니다!
blog-admin
•7년 이전
쉽지 않아서 인지,
포스팅을 자주 못하게 되네요. ㅎㅎ
그래도 간간히 와주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러오시는 김홍순님과 같은 분들이 계셔서 틈날때마다 쓰고 있습니다.
좋은말씀 응원 항상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정찬민
•7년 이전
봉8님 포스팅 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아 자주 들어옵니다. 처음글부터 계속 보다가 저도 주변 인테리어 목수 친구들도 있어서 타일공이나 인테리어 목수일을 하고싶은데 친구들 따라 같이 일하고싶진 않습니다. 봉팔님 처럼 사수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인력사무소 다녀야할까요?
blog-admin
•7년 이전
저같은 경우는 네이버 카페 인기통이나 밴드를 찾아서 구직했습니다만,
일거리 알아볼때는 직접 인테리어 가게등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기도 했습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찬민
•7년 이전
정말 감사합니다~^^
Mikey
•6년 이전
젊은분이 마음가짐이 너무 멋있어서 계속 읽게 되네요.수고하시고 안전!건강!꼭챙기세요.-멀리서 타일 좀 오래한 아저씨가
blog-admin
•6년 이전
제 추측이 맞다면 호주에서 일하시는분이신거 같습니다.
저는 아직 Mikey 님처럼 타지가서 활동하실정도의 마음가짐은 못됩니다.
저역시 Mikey 님처럼 외국에서 일할 용기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전에 갈 여력도 되어야 겠지만요 ^^
종종 들러서 안부 전해주세요.
안전 작업하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