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똥싸며 만들어낸 결과물
이른 새벽 불도 안지핀현장에 도착해 어제 작업했던 지하에서 자재 올리기 및 정리한 결과물이 보인다.
별거 아니게 보일수도 있지만, 앞에 합판, 파이프,오비키 올리느라 진짜 피똥샀다.
4명이 달라붙어서 작업하는데, 정말 팀플레이가 만들어낸 멋진 작품이다. ㅎ
뒤에도 쭉 있음
여기만이 아닌 옆에 코너 골목쪽에도 쭉 쌓여있다.
비록 단순히 건물올릴때 쓰이는 자재일뿐, 이걸로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렇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뿌듯해진다.
날씨도 춥고, 온몸이 쑤셔 일하기 싫지만, 이런 자그마한 만족감에 이쪽 업계 사람들이 일을 계속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더욱 더 실감나는 3D체험
반장님이 부르시더니,
“저기 발판위로 올라가서, 다루끼(목재) 줄테니까 받아서 올려.”
라고 하시는데 진짜 올게 왔다고 생각됐다.
고소공포증때문에 높은곳만 올라가면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데, 으…
실제로 발판위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났다.
철골 위에 세워진 발판에서 다루끼 받아서 위층에 올려주는데,
아.. 그 몇분이 왜이렇게 길고 무서운지…
나같이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공감할거라 생각된다.
여태까지는 2D(Difficult, Dirty) 였는데, 오늘 Dangerous 까지 더해서, 제대로 된 3D가 되었다.
살았다! 물이다!
몰랐는데, 현장내 컨테이너 사무실에 정수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간식으로 나온 음료수 잽싸게 마시고, 그 캔에 5번 가득 채워 찬물을 마셨다.
여태까지 일하면서 갈증때문에, 힘들어 혼났는데, 생명과도 같은 냉수가 눈앞에 있으니, 입이 절로 귀어 걸쳐진다.
시원한 물이 식도를 넘어가는데, 목에 끼어있던 흙먼지가 싹다 내려가는 느낌이다.
역시 물은 세상에서 제일소중하다.
(아애 보냉되는 대형물통을 하나사서, 가까이 두고 마실까…)
노가다 시작한 이래, 퇴근후 처음으로 외식을 해본다.
여태까지 돈아까워 집에가서 밥먹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달달한 음식이 땡겨. 수유역 근처에 있는 베트남쌀국수집에서, 볶음쌀국수 곱빼기를 시켜 먹었다.
4900원.
예전같으면 고민할거리도 없이, 바로 먹으러 갔지만, 오늘 이걸먹을까 한 10분쯤은 고민했던거 같다.
돈은 쉽게 벌면 쉽게 쓰고, 어렵게 벌면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거 같다.
노가다로 인해 내 소비 패턴과 돈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거 같다.
뭐.. 이러면서도 사고 싶은거 있으면 질르러 갈지도 모르지만,
일단 아직까지는 절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내 자신도 놀래고 있다.ㅎㅎ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