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업무는 함빠자르기
어제부터 시작한 복도 타일 붙이기 작업.
현장반장님이 잘 도와주신 덕분에
넓은 복도의 가운데 원장이 들어가는 부분은 어제 어느정도 꾀 붙인상태라
오전에 선생님 남은 원장 붙이는곳 압착 개고 퍼나르는걸 하였다.
그리고 점심 밥먹을때쯤 되어서 슬슬 원장을 마무리 치는 정도까지 다가갔다.
“밥먹고 나서 여기 남은 부분은 내가 붙이면 되니까,
넌 옆에 함빠 자르는곳 재서 잘라다가 놔.”
“네, 선생님.”
운의 한계
평소대로 커터기를 두고 함빠를 재서 잘라본다.
“쓰~으윽”
하며 커터기날이 지나가는 소리와 함께 쪼개려고
순간 손잡이에 힘을 주고 눌러찍으니
“뚝” 소리를 내며 제대로 잘리지 않는다.
끝부분이 살짝 깨지면서 쪼개지는거다.
‘어? 왜 이러지..’
순간 뇌리속에 새하얘지며 멍때렸다.
일단 난 태연스럽게.. 아니 퉁명하게
“하하.. 아~ 돌겠다.. 커터기도 제대로 안잘리고 하하.”
하며 콧바람끼며 애써웃으며 큰소리로 호들갑 떤다.
“야 임마, 똑바로 잘라야지. “
“네, 죄송합니다.
다시하겠습니다. ”
마치
^^;
이런 얼굴로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표시를 한다.
노력을 해야한다고
‘뭐야, 짜증나게 시리. 이렇게 놓고, 자!’
일부러 짜증을 내며 다시한번 커터기에 타일을 올려놓고 잘라본다.
“쓰윽”
하는 소리와 함께 마찬가지로 끝부분이 덜 잘린다.
‘!’
머리속이 하얘졌다.
‘왜 지…’
‘왜 이러는거지…’
순간 내 시야는 잘못 잘려진 타일 쪼가리만 보인채 나머지는 보이지 않았다.
‘커터기가 고장난거 아닐까. 아니, 고장 나있어야 한다.’
라고 생각하며 커터기 날을 살펴봐도 아무문제 없다.
그 후 한장 더 똑같이 대보고 해봐도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잘리지 않는다.
“선생님, 커터기가 이상한건지 계속 이렇게 잘라지는데…”
“니가 제대로 못잘라서 이러는거 아니야!
야! 그러니까 평소에 연습을좀 했어야지.”
“네..”
“너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하려고 하냐?
노력해야 한다고. 노력”
“..네”
선생님은 때마침 잘라야 할 타일을 들고 오시더니 커터기로 타일을 자르셨다.
“봐! 뭐가 안잘리냐? 잘만 되구만.”
“네..”
“자를때 잘 잘라야 된다고 봐봐.”
선생님께서는 내가 재단해야할 타일을 손수 잘르시면서 시범을 보이셨다.
“이거 갖다 놔.”
“네”
이대로는 안돼
선생님 시범대로 하니 잘잘렸다.
하지만 100% 다 깔끔하게 잘리지 않고 몇번은 실패하기도 했다.
난 너스레 웃음을 치며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선생님, 안되겠어요.
이대로는 안돼요. 저 오늘 남아서 연습 좀 해야겠습니다.
먼저 숙소 들어가셔야 할거 같아요.”
“뭘 남아, 그냥 쉬는 점심시간이나 그때 좀 해보면 될거 가지고.”
“아니예요. 오늘 보니까
아… 이건 사태가 심각해요.
이대로 가면 정말 큰일이예요.
저 오늘 제가 만족하는 수준이 나올때까지 연습 좀 해야겠습니다.”
“됐어.
그냥 담에 해.”
그렇게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일하다가 퇴근시간이 다왔다.
연습 시작
“진짜 안가냐?”
“네, 여기 남은걸로 연습좀 하려고요.”
“참 나, 야 뭐 그게 어렵냐?”
선생님은 재차 한번 커터기 사용법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너 내가 아까 틈틈히 봤는데,
너 왜 그렇게 자르냐?!
봐, 너 자르는거랑 나하는거랑.
딱 대고 쓰윽 그을때… “
선생님은 일하시다가도
내가 커터기로 어떻게 자르는지 계속 신경쓰시면서 보셨던 모양이다.
“봤지?
이렇게 하면 돼.
그리고 커터기는 별거없어.
1cm 만 할줄 알면 돼.”
“네.”
일단 못쓰게된 타일 쪼가리들을 모아 연습했다.
확실히 선생님이 교정해주신대로 잘라보니까 잘못자르는일이 없었다.
됐다! 1cm
일반 자르기는 원하는대로 에러율 없이 잘라서 바로 1cm 커팅에 도전해봤다.
짧게 잘라야 돼서 그런지
넓게 자를때와는 다르게 손잡이에 살짝 힘주고
부러 뜨리려고 해도 부러지지가 않는다.
“으아앗!”
“아악 합!”
나름 기합을 주고 뿌러뜨려보면 깔끔하게 못잘리거나
아애 반쪽이 쪼개지거나 하는일이 일수였다.
이렇게 한참을 연습하다,
뚝 짜르는데 깔끔하게 커팅이 됐다.
“!”
‘어? 운빨인가?’
다시한번 재차확인할겸 똑같이 잘라보니까 이번에도 깔끔하게 잘렸다.
“OK, 감 잡았어! 하하.”
그후 10개를 더 해봤는데 다 문제없이 쓱쓱 1cm 로 잘랐다.
“야, 언제가냐?
아직 멀었냐?”
때 마침 기쁨에 젖어있을때 선생님께서 가자고 보채셨다.
“네 네, 갑니다. 선생님”
작업종료
오늘은 결국 함빠를 다 붙이지는 못하고
퇴근하게 되었다.
오늘 작업한것을 보고
‘만약 내가 커터기 자르는데 문제없이 쓱쓱 잘랐다면 아마도 좀더 진척률이 높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지만,
오늘 내가 커터기를 잘못다루는것 덕분에
되려 더 값진 큰 수확이 있었기에 아쉬움보단 기쁨이 더컷다.
대리석은 이렇게
퇴근하는길에 문지방에 우리 평탄클립에 쓰는 비슷한걸 꽂아 놓은게 있어서 봤다.
타일이 아니라 문지방에 잘라놓은 함빠 대리석인데,
대리석은 역시 무게가 달라서 그런지 쿠사비도 나무로 쓰고 큼직큼직하다.
타일이였으면 조금한 단무지색 쿠사비였을텐데..
대리석은 만약 커팅을 해야 할경우 어떤식으로 커팅할까 궁금하다.
요 몇일전 계단을 대리석으로 깔았을때,
우리는 일반 4인치 디스크 그라인더 써서 신경쓰면서 잘랐는데,
대리석 기술자는 아마 다른 그라인더를 쓰겠지… 적어도 5인치?
근데 그거 되게 무겁던데…
그 무게와 크기로 자유자재 자를수 있을까…
언제 대리석 기술자와도 한번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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