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하기전에 안에 물건 정리부터
공사 시작하기전 인테리어회사 직원분들이
매장안에 있던 의류를 밖에 빼놓거나,
벽걸이에 걸린 많은 옷들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비닐로 보양작업 할때까지
나와 선생님은 바로 앞 벤치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청소기가 되게 귀엽다.’
크기도 작고, 디자인도 이쁘다.
동양매직에서 나온거 같은데,
동양매직에서 청소기도 만드는줄은 이거보고 처음알았다.
그런데 이 매장은 면적이 꾀 큰데,
이 작은걸로 커버가 되나…
여튼 없는거 보단 낫겠지.
그러고 보면 집진기도 그라인더와 연동되는것들이 있다고 하는데,
한번 검색해봐야지.
벌써 부터 졸립기 시작하군
“바닥쪽은 다 치운거 같으니 들어가서 봐볼까.”
“네, 선생님”
오전에 썻던 방진마스크는 버리고,
새로운 마스크를 꺼내 다시 쓴다.
마스크를 딱 끼니 뭔가 숨쉬기가 약간 힘들어지면서 피곤해진다.
아.. 아직 12시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스티커로 표시
“뭐야, 이 스티커?”
“사장님, 그 스티커 붙인곳을 다시 붙여주시면 되요.
여기 가게 사장님이 다시 붙여달라고
직접 확인해보고 스티커로 표시한거예요.”
“그래요?”
메지가 빠진걸 보시더니, 뜬금없이 타일을 두드려 보신다.
“야, 이거 두드려 봐라”
https://youtu.be/ncxfVBSMEvA
두드리니 “통통” 하며 속이 빈소리를 낸다.
“압착이 안깔려 있어서 그래.
소리나는 부분 속이 빈거야.
만약 여자가 힐 같은거 신고
거기밟다 재수없으면 깨지고 그러는거야.”
“깨지는것도 문젠데, 그보다도 다칠수도 있겠네요..”
제대로 못바르면 이렇게 된다고
“너 내가 바르는거 잘 발라야 한다고 항상 말하지?
봐라, 너 제대로 못바르면 이렇게 된다고”
실제로 잘 바르지 못하면 이런결과가 나온다는거에 다소 충격적이였다.
여기 옷가게 사장님도 비싼돈 주고 시공했을텐데,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저 쪽것도 그러네.
이거 노미로 안까고,
우리 유리드는걸로도 떼낼수 있겠다.
차에 가서 가져와.”
“그거 때봐.”
“네 선생님. 으읍!”
바닥을 보신 선생님은 그저 헛웃음만 지으실뿐이다.
나도 모르게 덩달아 나도 헛웃음을 지었다.
“봤지?
잘발라야 돼.
저렇게 비지 않도록 붙인후에도 옆에 시멘트 안채워진곳
담아 채워넣고.
알았어?”
“네, 선생님”
이래서 선생님이 유독히 시멘트 바르는부분을 강조하시는거 같다.
선생님앞에서 시멘트 바르다가 욕먹는 포스트 보기:
얘기가 다르잖아?
보양작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스티커 붙인 타일갯수를 세보니 40개가 가까웠다.
“과장님, 이거 얘기가 다르잖아?
20장이라고 말해놓고 이렇게나 많으면 어떻게 해?”
“사장님, 저희도 그렇게 듣고 왔는데
가게 사장님이 직접 확인해보실때 맘에 안드는것에다가 더 표시를 해놨나봐요.”
“아, 진짜…”
선생님은 함마드릴로 압착시멘트를 깨시고,
나는 선생님이 깨신 타일과 시멘트등을 쓸어담아 자루에 넣었다.
이건 아닌거 같아
이렇게 몇시간을 했을까..
선생님과 나 서로 땀 뻘뻘흘리며 일하고 있는도중,
힘에 부친 선생님이 인테리어 과장님께 가서
“아 씨발 나 이거 못하겠어,
아니 내가 타일 붙이러 온거지,
함마드릴로 깨부스러 온것도 아니고,
못해못해.
이거 철거하는 사람 불러서 깨놓던가 해.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거 같아.”
“죄송해요, 사장님.
근데 저희가 지금 당장 사람을 부를수가 없잔아요.
지금 새벽 3시가 넘은시간인데.
지금 어떻게 부르겠어요.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선생님은 손사레를 치며 안하시겠다고 하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나는 물론 인테리어 과장님도 아무말 없이
그저 애태우는 바닥만 바라보고 있을뿐이다.
다시 일어서다
“사장님,
여기까지만 해주시면
이 밑에 있는 타일은 제가 깨 부술께요.
여기까지만 해주시고 붙여주세요.”
선생님은 한숨을 푹 쉬시더니
“알았어,
그럼 내가 거기까진 할테니까 나머진 과장님이 해요.”
결국 다시 일어서서 작업을 재개 하셨다.
그리고 다 깬후 타일을 붙이기 시작하셨다.
이걸 어쩐다냐
작업이 다 끝나고 짐을 챙겨 떠나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전화를 받으신다.
나는 신경끈채 짐을 챙겨 서둘러 떠날채비를 했다.
작업을 마치고 연장통 들고 오시는 선생님께서
미안하신 얼굴로 내게 말씀하신다.
“아, 이걸 어쩐다냐.
내가 뭔가에 홀렸나?
분명히 토요일이라고 들었는데,
오늘이네..”
“?”
“지금 바로 현장 가야겠다. 짐 다 실었지?”
지친몸을 이끌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사실 아까 벤치에서 15분쯤 쪽잠 잤는데,
전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이럴줄 알았으면 체력보충좀 하거나 운동좀 열심히 할걸..
힘들다.
약빨고 시작한다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약국을 찾았다.
때마침 약국문이 열고 있는 찰나에 들어가 피로회복제를 샀다.
“선생님, 이거 드세요.”
“뭐냐 이거?”
“피로 회복제요.
이게 제일 약빨이 쎄다고 약사가 그러더라고요.
몇일전이 스승의 날이였잖아요.
선물입니다 ㅎ.”
“스승의날 선물이 이거냐? ㅎ”
한방에 원샷하고 “크~” 소리를 내며
병을 쳐다보니 카페인이라고 써있다.
‘씨발, 그래 오늘 한번 약 빨고 뒤져보자.’
힘드시면 내일하셔도 되는데..
현장에 도착하니
인테리어 담당자분과 금속공께서 같이 업무관련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던 중이셨다.
“타일사장님 안녕하세요.
사장님, 뭐예요?
제가 분명히 그날 오늘 수요일 이라고 말씀드렸는데 ㅎ.”
“아니,
아~ 진짜 내가 뭔가에 홀리기라도 했었나봐.
내가 왜 토요일이라고 들었던거지?
생각해보니까 토요일에 잡힌게 아무것도 없어.
대체 왜 토요일이라고 생각했던걸까..”
“ㅎㅎ
저도 이번주 토요일에 어떤작업자 분들도 부르적 없어요.”
“아우, 그나저나 힘들어죽겠네.
난 오늘 여기 있는줄도 모르고,
어제 낮에 한대가리 뛰고,
바로 밤에 밤새 땜빵 뛰었어.
그리고 끝나자마자 쉬지 않고 또 여기 바로 온거야.
죽겠어 죽겠어.”
“얼굴 보니 되게 힘드신거 같은데..
아직 여기 일정 넉넉하니까,
내일 오셔서 해도 되고요.”
“….
내일은 다른 일정 또 있거든.”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평수도 작은편이고 그렇게 애먹는 작업도 없으실 거예요.”
“나도 도면 보긴 했는데…
음…”
선생님은 살짝 고민하시더니
“그럼 오늘은 머리감는방 바닥만 레미탈로 잡고 가야겠다.
차에서 우리 바닥만 잡을수 있게 연장좀 꺼내봐.”
“네, 선생님”
아싸! 오늘 레미탈 좀만 들어날라서 부으면 끝나겠구나.
열심히 사시네요
연장을 챙기고 엘레베이터를 타는데,
마침 옆에 자재 날르는 다소 어려보이는 인부가 있어서 말을 걸어봤다.
“그 팔에 찬 쿨토시 괜찮나요?”
“아, 이거요? 이거 되게 좋아요.
차면 시원하고 살 타지도 않고요.”
“오늘 데모도 하러 왔나요?”
“아, 오늘 이 타일 자재만 날르면 끝이라고 하더라고요.”
“밖에 보니까 타일 별로 없던데,
게다가 구루마도 있으니까 굳이 크게 힘들것도 없을거 같은데.”
“네, 오늘 좀 편하게 일할거 같아요.”
“이거 끝나고 한대가리 더 하러 가요?”
“아뇨, 일끝나면 바로 공부하러 가려고요.”
“아, 대학생이신가 보구나.”
“네, 저 실은 간호학과 거든요.”
“간호학과요?
그거 되게 괜찮아 보이던데,
남자 간호사 지원하는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수요는 많은데..”
“네, 그래서 열심히 한번 해보려고요.”
“되게 열심히 사시네요. 잘 되실거예요.”
엘레베이터안에서 짧지만 많은 대화를 나눈 느낌이다.
군대 전역후 복학해서 집에 손안벌릴라고 낮에는 이렇게 일하고,
끝나면 공부하러가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좋아보였다.
지금 포스트를 쓰면서 되게 후회 되는게,
저 피로회복제 하나 사줄껄 그랬다.
아무리 빨리 끝난다 해도 들고 날르다 보면 많이 피곤해서
공부할때 집중력 떨어질텐데…
저렇게 훌륭한 친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더 열심히 살아야 되는데..」 라는 생각에 숙연해진다.
이왕 온거 확실하게 일은 하고 가야지
“여기에 레미탈좀 깔아 놓고, 부어놔.”
“네, 선생님”
피로 회복제 탓인가,
곧 끝날꺼라는 기대에 부풀어서 인지 졸립지 않고 할만하다.
평수도 2평 정도 되는 수준이라 금방 끝날거 같다.
레벨기로 바닥 수평보시는 선생님께
“다 부었습니다, 선생님.
조루로 물 퍼와서 부어놓겠습니다.”
“어, 그리고 자대 어디다 놨냐?
가져오고”
“네, 선생님.
자대자대 어딨냐~”
하며 혼자 흥얼 거리며
나름 즐겁게 자대를 찾아 선생님께 전달해 드렸다.
선생님이 자대를 써서 바닥을 다 잡아 놓으셧다.
그리고 시간을 보시더니,
“…
이거 옆에 벽 타일 붙이고 가자.
첫날에 최대한 물량 팍 죽이고 가야
그 다음날이 편한거야.”
연장전 돌입
“저기 파벽돌이랑 본드 가져오고”
결국 벽까지 마무리 짓기로 햇다.
“가져 왔으면 내가 벽에다가 먹줄 튕겼으니까.
국자로 본드 벽에 다 퍼놔.”
“네, 선생님”
국자로 본드를 한가득 퍼 “퍽퍽” 소리나게 벽에 퍼놓는다.
“고대로 피고, 다 피면 돌 한 5,6 박스 갖고 와서 뜯어놓고.”
“네, 선생님”
이렇게 고데로 본드 피는데,
이때부터 피로가 한번에 몰려왔다.
사진 보면 알겠지만 눈이 죽어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가.. ㅎ
31시간 무중단 노가다 종료
결국 파벽돌 까지 다 붙이고 나서야
오늘 작업이 종료 되었다.
“자, 이제 가자.
어차피 모레 또 올꺼니까..
이 연장들은 그냥 여기다 내비둬도 되겠다.
가자 가자 얼른,
아우 피곤해 죽겠다.”
이젠 정말 작업종료구나.
혹시나 또 누가 전화해서 당장 일하러 오라고 하진 않겠지..
아~ 행복하다.
귀가길도 식후경
“점심은 먹고 가자”
선생님께서 시장하셨는지,
그냥 점심도 안먹이고 집에 보내는게 미안해서 셨는지
밥먹고 가자고 하셨다.
아까 파벽돌 붙이느라
점심도 안먹고 쉬지 않고 쭉 일했다.
하긴 그땐 점심 생각도 없었고,
오로지 일끝내는거에만 집중했으니까 ㅎ.
가는길에 콩요리 전문점에서 콩국수 먹었는데,
되게 맛있다.
다들 그렇겠지만 피곤할때는 맛을 잘 못느끼는데,
이건 확 느낌이 올정도로 내 스타일이다.
비록 어제 오늘 정말 덥고 빡세게 일했지만,
시원하고 담백한 이 콩국수 처럼
31시간 무중단 노가다도 기억에 뚜렷히 남는 멋진 추억이 될것이다.
성윤혁
•7년 이전
개인적으로 여쭤볼게있습니다만
댓글말고는 방도가 없군요
혹시 가능한 연락방법있습니까?
blog-admin
•7년 이전
bong8nim@gmail.com
이메일로 주시면 될거 같습니다.
진시기
•7년 이전
잘 보고 있습니다
웃어요!! 힘들어도 웃는 모습 보여줘요!!
blog-admin
•7년 이전
네 힘들어도 웃어보려고 노력하고 잇습니다.
근데 저날은 도저히 웃음이 안나더라고요 ㅎ
만년준비생
•7년 이전
와….56일간을 4시간동안 쉬지않고 쭉 읽었네요…
왜 56일째에서 끊어졌죠?
지금 궁금해서 손떨린단 말이예요. 빨리 근황 올려줘요. ㅎㅎ
근데 타일 선생님 얼굴 궁금함.
blog-admin
•7년 이전
요즘 바빠서 올릴시간이 없네요.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