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구 들어오니까
“오늘은 메지아줌마 왔으니까 아줌마가 메지 다 넣을꺼고,
방에 바닥 조금 남은거 한후에
화장실 하면 금방끝날꺼야.
오늘 가구 들어오니까 잽싸게 끝내야 돼. “
오늘은 가구가 들어오는 날이다.
어제 점심먹고 나서 조금 지나 전기팀이 오더니..
역시 다른팀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다른 작업팀도 너나 할껏없이 막 들어오기 시작한다.
항상 그렇지만 가구들어오면
왠만한 작업은 다 끝나있어야 한다.
작업 순서
항상 그렇지만 가게 리모델링 공사보면
공정순서가 정해져있다.
제일 먼저 내장목수팀이 들어와
가게에 필요한 테이블이나 벽, 문 등 나무소재로 되어있는 것들을
수치를 재놓고 재단 후 가져와 설치한다.
그러면 페인트팀이 들어와 가게에 있는 모든 부분에 색깔을 입혀준다.
그 후 우리팀이 들어와 작업을 시작한다.
이때 최소한의 가게의 구조는 다 잡혀져있는 상태라,
바닥을 어떻게 재서 가네를 잡을지,
어디에 바닥을 채워줘야할 부분이 있으면
레미탈등을 사용해 시다지(바닥평탄작업)를 잡을지,
주방과 화장실등이 있다면
변기나 바닥 구배를 잡아
물이 잘 빠지게 가늠해놓는등 여러가지 공정을 한다.
이렇게 한참 작업하고 한 70%쯤 작업이 진행될쯤이면
전기팀이나 간판팀이 와서 서로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내장목수팀이
다시 와서 더 필요한 부분을 구축해놓거나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구가 들어온다.
사실 가구는 타일팀뿐만이 아니라 모든팀의 적인거 같다.
가구들어온다고 할때 좋다고 한사람 한명도 못봤음 ㅎ
오늘 한대가리 더 뛰러 가야돼
“아, 그리고 오늘 여기빨리 끝내고 한대가리 더 뛰러 가야돼.
여기 끝내면 잠깐 우리집 들렸다가
바로 다른현장 갈꺼야.”
“그럼 새벽에 시작하는건가요?”
“새벽은 아니고 밤에 시작해서 새벽에 끝날꺼야.
땜빵이야.
한 20장쯤 깔아달라는데,
금방이지 뭐.”
사실 야근을 하거나
밤에 시작해 새벽에 끝내는 경우는
그다지 피곤하지 않다.
IT 업종에서 일하는사람들은
대개 야근이나 밤샘에 익숙해져 있기에,
하루 밤새는거야 그렇게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노가다는 정말 피곤하고 쉽지 않다.
저번에도 한번 이렇게 밤샌적 있었는데,
많이 힘들었다.
아니 힘들었다기 보다 지친다.
노가다에서 기본치수는 mm 이야
나는 화장실에 들어갈
바닥타일과 벽타일을 쌓아놓고,
선생님과 강남반장님이
화장실에 들어가셔서 이것저것 작업관련 얘기하시면서
분주하게 작업하시고 계신다.
“타일 줘봐라”
“네 선생님.”
“어 거기다가 놓고,
이제부터 나랑 얘(강남반장) 둘이서 타일 재주면서 붙일거니까,
커터기 앞에다 갖고 와서 잘라.”
“네 선생님.”
홀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자르기는 번거러우니,
홀에 있는 커터기를 화장실 문앞에 옮겨 놓는다.
선생님께서 싸인펜으로 마크한 타일을 주시며
“일단 이거 하나 잘라서 줘봐”
“네 선생님.”
“(자른걸 벽에 대보시고) 어, 맞다.
그거 대놓고…
음.. 보자…
14장 잘라줘.”
“네 선생님.”
자르는 도중 강남반장님께서
“74 하나만 잘라줘.”
“네?”
“7.4센치.
노가다에서 기본치수는 mm 이야.”
그랬구나..
근데 선생님은 항상 센치로 말씀하셨던거 같은데,
역시 기술자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1mm 짧게, 2mm 더
“81 하나”
“네, 반장님”
“(자른걸 벽에 대보시고) 이거 다시 잘라주는데 이거보다 1mm 작게.”
“네, 반장님”
커터기의 레이저를 보며
조심스레 아주 살짝 움직여 맞춰 자른다.
“여기 있습니다.”
“어. 그리고,
그거보다 2mm 작게 2장. “
얼굴에선 땀 삐질삐질 흐르기 시작하고,
커터기의 고정시키는 날개를 응시하며,
찔끔찔끔 움직여놓는다.
“빨리. 빨리”
으…
1mm, 2mm 맞춰 줄이는게 이렇게 빡세구나.
작업종료
화장실 작업 보조하느라
결과물 사진찍을 여유도 없이 바삐 움직였다.
특히 이렇게 mm 를 디테일하게 요구받아 작업하느라,
정신적으로 힘들었던거 같다.
“연장 챙겼으면 나가자”
이렇게 해서 삼성동 미용실 작업은 완료 되고,
선생님댁에 잠시 들렸다가 땜방하러 간다.
오늘까지 4일 작업하고 빠져나오는길.
퇴근시간이 아닌데도 차들이 많고 막힌다.
역시 강남은 다르구먼.
이 현장을 계기로 강남반장님을 처음뵙고
여러가지 조언과 기술등을 배우고 보았다.
「타일은 마감쪽이라 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는 말씀 새겨듣고,
앞으로는 타일을 다룰때
여러가지로 더 디테일하게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로 강남반장님을 보는 마지막날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강남을 떠난다.
야간 작업 시작
야간작업을 할 현장은
파주 아울렛에 위치한 옷 매장이다.
파주 아울렛은 몇번 와본적 있는데,
롯데가 만든곳이며 건축디자인도 그렇고 시설도 상당히 좋았던걸로 기억해,
물받는데 큰 어려움없을거라 생각하며 짐을 꺼내고,
제일먼저 물부터 받는다.
이래서 대기업이 좋지
지하 주차장에 남자 화장실을 가보니 물받는곳이 있었다.
가져온 굵은 호스가 다행이 구찌에 맞아
손댈 필요없이 물을 받을수 있게 되었다.
‘오케이, 처음부터 공짜구먼’
룰루랄라 하며 물을 트니
물도 세차게 나와 물받는 시간도 오래 안걸릴거 같다.
‘그래. 이래서 대기업이 좋지.’
나며 나도 모르게 대기업을 좋아하게 된다.
「깨끗이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문구에
‘별말씀을요.
훌륭한 시설때문에 편하게 일하게 됩니다. ^^ ‘
라고 속으로 주절거려본다.
시작이 좋아
물도 편하게 받고 시작이 좋다.
오다가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는데,
시작부터 일이 잘풀리니 잠도 깨고,
피로가 싹 가신다.
그래, 이정도는 해줘야지 밤새일할건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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