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좋아하는 파리바게트
오늘도 새벽 일찍 일어나 선생님을 뵈러 집합장소로 간다.
항상 가던길에 보이는 파리바게트가
새벽에도 네온빛을 이쁘게 발산하고 있다.
나와 동생이 항상 맛있는것을 알아내서 외식을 하러가거나,
포장해와서 집으로 가지고 오다 버릇하니,
같이 먹던 할머니 입맛은 고급이 되었다.
“나는 그집것이 맛있어.
딴집거는 맛이없어.”
할머니는 빵하면 파리바게트것만 먹는다.
다른빵집 빵을 사가지고 오면,
왜 맛없는걸 사왔냐고 짜증내면서 한조각 집어먹고는 만다.
망할놈의 할망 그냥 먹지를 말던가 할것이지.
동생과 내가 너무 할망 입을 고급으로 맞춰놔서 이런 우스꽝스러운 사정이 생기곤 한다.
맹신하는것은 옳지 않다
사실 이렇게 할머니를 뭐라고 하면서도,
나 역시 파리바게트를 좋아하고 맛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냥 넘어간다.
그리고 파리바게트를 신용하기에,
파리바게트에서 나오는 신메뉴나 어떠한 먹거리도 아무걱정없이 먹곤한다.
설빙을보고 자극받았는지
최근에는 파리바게트에서 설빙을 따라한 빙수를 판매하는거 같아 사먹어봤다.
“빙수 얼마예요?”
” 7천원 입니다.”
뭐 요즘 다들 저정도 하지 않나 싶어서,
할머니랑 같이 먹게 두개 포장해와서 집에 들고 왔다.
“할망, 빙수사왔어. 먹어.”
포장을 뜯고 보는데,
진짜 기겁하기 일보 직전이였다.
양은 별로고,
맛은 말할것도 없다.
할머니가 한두숟가락 떠드시며 묻는다.
“이거 얼마 줬어?”
“그냥 먹어.”
믿는도끼에 발등찍힌다고하는게 이런건지.
비싸고 양이적으면 맛이라도 있던가,
그게 아니면 싸게 팔던가 아님 특별한 재료라도 뿌리던가 하지.
꼭 이렇게 맹신하다가 한번씩 뒤통수를 맞곤한다.
이건 단순히 브랜드만이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여태까지 해온게 있는데, 저 친구가 그럴리가 없어.”
“지금은 이렇지만 곧 나아지겠지.
내가 지금 이렇게 되는걸 보고, 나중에는 애썻다고 조금이라도 챙겨주시겠지.”
나는 예전에 이런기대를 종종 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후에는 꼭 실망이 뒤따르게 된다는걸 알게된지 좀 오래됐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매사에 내가 하는 일을
조금 비관적으로 비꼬는 경우가 있다.
“내가 전에 저사람한테 잘해줬으니까,
이번에 내가 조금 실수하거나 그래도 좀 봐주겠지.”
이런 생각은 안한다.
한번 실수하면 여태까지 했던거 다 무너지는거다.
라는 생각으로 인간관계를 임해왔던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한번 신뢰했던 무언가에 실망하는일이 생기면,
그만큼 열받는것도 없다.
고작 팥빙수지만,
이 팥빙수하나로 내가 생각해온, 믿어온 파리바게트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서비스는 다 같은거 같다.
한번의 실수 혹은 안이함이 클라이언트들에게는 크나큰 오점으로 받아들여질수 있다.
혼다이즘
(나무 위키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위법시 삭제 하겟습니다.
출저 링크 : https://namu.wiki/w/%ED%98%BC%EB%8B%A4%20%EC%86%8C%EC%9D%B4%EC%B9%98%EB%A1%9C )
나는 일전 포스트에 혼다소이치로 에 대해 글을 쓴적이 있다.
내가 문제지에 출제된 문제로
혼다의 창업자 혼다소이치로라는 사람에게 반했다고 말했는데,
그 독해 문제의 내용을 소개한다.
혼다가 만든 부품가운데 하나에 문제가 발견되었다.
혼다소이치로는 어떻게 고쳐야 하나 이렇게 해야 하나 하며 계속 의견을 냈다.
그러자 그걸 듣던 직원이
“그렇게 하면 생산비용이 너무 올라갑니다.
어차피 1만개에 하나꼴, 고작 0.01%의 고장률에 지나지 않으니, 그냥 넘어가시죠.”
라고 하자마자 혼다 소이치로는 버럭 화를 내며
이 바보같은 녀석아!
그럼 재수없게 그 하나를 산 고객은 혼다제품은 다 이런 제품이라 생각하게 되잖아!어디서 터무니 없는 머리를 굴릴려고 하는거야!
(내용이 기억이 가물가물해
http://m.bobaedream.co.kr/board/bbs_view/national/641381 의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 )
파리바게트는 좀 본받았으면 좋겠다.
한번도 파리바게트 제품을 먹어보지 않은 고객이
만약 저 빙수를 먹었으면 어땠을까?
600각 벽타일 시공은 힘들어
오늘 현장은 고양시에 있는 어느한 쇼핑센터다.
항상 그렇지만 백화점이든 쇼핑몰이든
이런곳에 리모델링 공사가 들어가면 이렇게 합판 같은걸로 점포자체를 완전히 둘러쌓아놓고,
소음이나 악취, 먼지발생등을 최소화 시킨다.
들어와보니 항상 그렇듯 도장까지 마감이 되어있는 상태고,
자재도 이미 다 들어와 있어,
시공만 하면 되는 상태다.
‘폴리싱 600각 타일을 벽에 붙여야 하는구나.’
사실 벽 작업할때는 벽타일(도기)이 좋은거 같다.
무엇보다도 비교적 작은사이즈에 가벼우니까, 들고 날르고 붙이고 하기 편하지.
그리고 떠발이도 할수있고.
하지만 클라이언트들은 벽규모가 클때 더욱더 이런 큰타일을 좋아하는거 같다.
매장들이나 주택에도 종종 보지만 요즘은 바닥에나 쓰는 폴리싱이나 포쉐린타일을 벽에 붙이는게 흔하다.
아무래도 타일도 큼직큼직한것이 유행을 타니,
크고 화려한 디자인의 타일들이 끌리겠지.
하지만 그만큼 무겁고 커서 붙일때 더 힘이든다고 하니.
역시 이쁜만큼 쉽지 않다.
자재를 보니 오랫만에 아덱스가 보인다.
전에 목조주택일하러 갔을대 봤던게 마지막이였던거 같은데,
여기서 또 보니 반갑다.
하긴 이렇게 큼직큼직하고 무거운걸 벽에 붙이려면
저렇게 좋은 접착제가 있어야 좋겠지.
근데 옆에 레미탈이 쌓여있다.
“선생님, 오늘 바닥 붙이시나요?”
“아니. 타일은 안붙이고 미장만 해달래.
샴푸실 있잖아?
그거 해주면 돼.”
“아, 네.”
항상 바닥타일을 붙이시는데,
단순히 미장만 해주신다고 하니 뭔가 좀 어색했다.
기준 잡을때는 호흡을 맞추면서
나는 타일을 까서 오늘 붙일 벽쪽 근처에 놔두어 단도리를 하기 시작했고,
선생님은 항상 하시던대로 작업을 어떻게 할지 레벨기를 보시며,
줄자로 이곳저곳 재보시며 체크를 하신다.
항상 타일 붙이시기전 측정작업에 있어서 신중하시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신중하시는 모습이다.
“잠깐 이리와서 이것좀 잡아봐.”
“네.”
선생님께서는 줄자를 들고 계셨고,
나는 줄자 끄트머리를 벽끝에 딱붙힌 상태로 있는다.
“선생님, 됐어요.”
“어, 기달려.
.
여기, 됐고.
다음 그 밑에 체크해둔곳 있지?
그쪽에 대봐.”
“네.”
이렇게 타일 기준이 될곳을 줄자로 재보시며,
이곳저곳 신중하게 체크를 마저 하신다.
“다 됐고,
저기 먹줄 가지고와.”
“네.”
그리고 이어지는 먹줄작업.
“거기 찍어놓은곳.”
“이 위요?”
“어, 그래 거기.”
“네 됐어요.”
「툭」
항상 이렇게 기준잡을때는 둘이서 호흡을 맞추며 정확하게 선을 잡아놓는다.
“자 이제 됐고.
본드좀 까서 줘봐”
“네.”
그리고 본격적으로 타일을 붙이기 시작한다.
“가서 이것 좀 잘라와.”
“네.”
본드를 바르고 붙이고 하다가.
함빠부분이 나오면 이렇게 체크 해주시고,
난 자르고.
항상 하던 작업이고,
익숙하지만, 늘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물 마시다 죽는수가 있다
오늘도 일하다보니 어김없이 땀이 줄줄 흐른다.
갈증나는 목을 해소하려,
주변을 둘러보니 물병이 있다.
“후~ 한잔하고 다시 일해보세~”
이마에 땀을 훔쳐내고 콧노래를 부르며 물병을 들어 뚜껑을 따는데,
문뜩 떠올르는 선생님의 경고.
현장에 있는 물마실때 조심해야돼.
재수없으면 물 잘못 마셔서 죽는수가 있어.
혹시나 해서 봤는데 물같아 보인다.
아주조금 물을 한두방을 정도 혓바닥에 대보고 맛을 보니 물이 맞다.
‘후~ 마셔야지.’
전에 어떤 현장에서,
생수병이 있길래 뚜껑따고 마시려고 했는데,
물병 무게도 그렇고 느낌이 이상해서
자세히보니 조그마한 기포가 있고, 흐느적 거리는게 물이 아니고 본드였다.
“아 씨발!
여기다 본드 쳐붓고 지랄이야!”
다행히 이거 알고 그냥 안마시고 말았지만,
현장일을 얼마 해보지 않은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간혹 미장하는사람들중에
이런 패트병에 물대신 약품같은걸 집어넣는사람들이 종종있는데,
진짜 위험하다.
목마르다고 생각없이 뚜껑따고 바로 들이키다가
즉사 하는수가 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실제로 잘못마신사람을 본적있다고 하셨다.
자주 말하지만,
현장에는 위험요소가 항상 도사리고 있기때문에,
주변의 어떠한 물건에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안전화 신고 마스크끼고 장갑낀다고 안전한게 아니다.
주의하길 바란다.
작업복장이 내겐 최고의 패션
“자재 왔다니까 가지고 와라.”
“네, 선생님.”
한참 일하다가 자재가 왔다고 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자재를 받으러 가는길에 셀카 한장 찍었다.
검은색 얇은 반팔티에 한쪽 팔에는 본드묻은 자국.
요즘 길거리에도 흔히볼수있는 노가다 칠부바지.
악세사리로는
이쁜디자인의 디월트 공구벨트에
거기에 포인트를 준 디월트 공구파우치.
그 파우치 안에 디월트의 특유의 색조합인 검정, 노랑에 맞춰
OLFA 커터칼에 타지마 헤라.
그리고 검은 상의 색에 맞춰 검은 디월트 무릎보호대.
그리고 무난한 단화 스타일의 안전화.
‘뭐야? 나 완전 멋있잖아? ㅎㅎ’
하며 내 옷차림을 보고 만족하며 자뻑한다.
외출복으로 해도 된다고 생각할정도로 내겐 어울린다.
작업복장이 내겐 최고의 패션이다.
저번에 가로수길 작업할때도 이 패션으로 길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지 ㅎㅎ.
그 멋쟁이들 앞에서 전혀 기죽거나 하지않고,
고개빳빳하게 들고 터벅터벅 걸어갔던 내모습. ㅎㅎ
난 내가 자랑스럽다.
자세히 보니 장갑이 좀 그렇네.
장갑도 이쁜걸로 다시 맞춰야지.
이렇게 멋진 복장을 하고 고작 자재라곤 요렇게만 들고 온다.ㅎㅎ
뭐 그래도 아덱스라는 고급자재를 쓰는걸로 위안을 삼아야지.
이런 방법이 있었네
구루마를 끌고 오는데,
특이한 타일 배치가 내시선을 끌었다.
바닥 레벨때문에 그런지 저렇게 여러갈래로 찢어서 붙인거 같은데,
뭔가 되게 멋지다.
물론 왼쪽 부분까지 메지가 딱맞았으면 기가 막히는건데,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이쁘다.
흐음.
역시 고수들은 많다.
아님 나만 이게 이뻐보이는건가? ㅎ
간만에 잡아보는 미장
“이쪽은 이제 거의다 되가니까.
기달려봐. 내가 샴푸실에 바닥 잡을거 체크해줄테니까
그거에 맞춰 바닥 잡아.”
“네.”
벽타일이 거의다 끝날때쯤 선생님께서는 샴푸실에 들어가셔서 레벨기로 수평을 본후,
바닥채울 기준선을 잡아 주셨다.
‘역시 이번에도 깊구나.’
기준을 보니 시다지를 채워할 깊이가 꾀 있다.
뭐 샴푸실할때마다 항상 그렇긴하지만.
일단 바닥에 있는 불필요한 쓰레기는 치워놓고,
옆에 있는 레미탈을 들어날라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항상 하던대로 기준을 보며 레미탈을 붓고 평평하게 잡은후,
조루로 물을 뿌려 굳힌다.
이렇게 한번 잡은후,
다시한번 들어가서 시아게로 싹 이쁘게 한번씩 쭉쭉 훑어주며
안쪽부터 들어가는 입구로 해서 마무리를 짓고 나온다.
“선생님, 다했어요.”
선생님이 벽타일 메지 넣으시다가 오셔서,
내가 한곳을 확인하신다.
“어, 괜찮게 된거 ..
야! 저쪽 구석에 좀 튀어나온거 긁어내면서 다시 나와.”
“네, 선생님.”
“그리고 벽에 묻히지말고,
이게 뭐냐!?
사방에 그냥 레미탈 묻혀놓고.
시아게 하면서 스폰지로 한번씩 깨끗하게 딱고.
어! 알았지?
일 잘해줘도 소용없어,
저렇게 더럽혀놓고 그냥나오면.
잘해주고도 욕먹는다고.
뭐하러 욕먹을짓을 하냐.”
“네.”
결국 다시 한번 시아게를 하고,
벽에 묻은 레미탈 다 닦아내면서 나왔다.
작업종료
오늘 가장 작업이 컸던 벽타일작업이다.
타일도 흰색에 메지까지 흰색이라 사진상으로는 타일이 붙어있는지 확인도 잘 안될정도네. ㅎㅎ
그냥 석고 붙여놓은거 같은데.
이렇게 옆에서보니까 타일이 분간이 간다. ㅎㅎ.
옆에 칸막이도 디자인입혀놓으면 분명 타일이랑 색이 달라,
타일 붙였다는 티가 확나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용실하면 꼭 나오는,
구멍 매우는곳까지 매워 반듯하게 만들어드리고
모든 작업이 종료되었다.
어찌됐던 난 덥다
“저녁먹고 가자.
나 화장실 갔다 갈테니까 비빔밥 시켜놔.”
“네”
가게앞 비빔밥 모형이 참 이쁘게도 생겼다.
여기, 비빔밥 하나랑 물냉면 곱빼기요.
그래도 난 더우니 냉면 ㅎㅎ.
이렇게 시원하게 냉면으로 체온을 떨궈본다.
그렇게 음식도 시원하게 먹고,
오는길 날씨도 선선한게 오늘 일하면서 올라간 내 체온을 적당량으로 기분좋게 맞춰준다.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는데,
후줄근한게 아까 작업복장이 훨씬 멋진거 같다.
그냥 작업복 차림으로 집에 갈껄 그랬나. ㅎㅎ
여튼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만족한 하루를 보낸거 같아 가는길이 기쁘다.
머루머루
•2년 이전
글 잘 쓰시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blog-admin
•2년 이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