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집이 최고다
어제, 아니 어제가 아니라 오늘 몇시간 전이였구나.
부평역에서 새벽까지 일하고,
잠시 찜질방에서 아니, 이것도 사우나구나
여튼 씻고 잠시 눈을 붙였다.
한 두시간쯤.
그나마 다행히 현장 근처에 사우나가 있기에 조금이나마 더 눈을 붙일수있었지,
없었더라면 더 빨리 일어났어야 할지도 모르지.
근데 저번에 백령도 가서 확실히 느낀거지만,
집이 아닌 다른곳에서 숙박하게 되면 정말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글쎄 환경이 불편한걸 떠나서 마음이 불편하다.
외박으로 7시간 잔거보다,
집에서 2시간 자는게 훨씬 낳은느낌이다.
내집에서만 느낄수있는 그 행복함.
어렸을때는 그저 혼자살고 싶다. 나가 살고 싶다 그러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나이를 먹고나서 되려 가족이랑 같이 있는게 즐겁다.
현장이 외지인 분들도 아마 동감하겠지.
여튼 집에 최고다.
노가다가 보약이다
“야, 옆에 김밥집 있더라 거기가서 시켜놔.
난 만두라면.”
항상 그렇지만 어떤 환경 어떤 상황이더라도,
아침, 점심, 저녁은 꼭 거르지 않고 시간에 맞춰 드시는 선생님.
잠을 얼마 못자서 입맛이 없을수도 있는데,
선생님은 그런거 없다.
그런 선생님과 같이 생활하면서 몸에 익었는지,
나도 현장 도착할때쯤이면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웃기는건 쉬는날에도 이렇다는거다.
쉬는날이면 알람이 없어도
새벽 5시가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그리고 일어나
‘뭐 할거있나…’
하며 자동적으로 컴퓨터를 키고 youtube 네 뭐네 보다가
한 6시쯤 되면 배가 고파서 라면을 끓여먹거나 간단하게 밥상차려 먹는다.
전에 회사다닐때 쉬는날이면 빨라도 낮 10시까지는 잣었는데,
벌써 노가다 한지 반년이 지난 지금.
나는 상당히 성실해진거 같다. ㅎㅎ
살도 빠지고, 몸도 건강해진거 같고.
노가다가 보약이구만 그래 ㅎㅎ.
안전작업은 일하는 습관, 자세부터 시작된다
밥을 먹고나서,
연장을 내리고 운반하는데,
가는길에 작업관련 포스터가 있다.
요통 예방은 허리를 곧게펴는 바른자세가 기본입니다
라고 써있고,
이쁜 여성모델이 올바른 자세로 중량을 드는 사진이다.
‘맞아. 이렇게 들어야돼.’
사실 나는 요즘 무릎도 무릎이지만,
허리에도 통증이 오기시작했다.
전에는 무릎이 너무 아파서 무릎무릎 거렸는데,
이젠 어느정도 무릎통증에 익숙해져서인지 무릎통증은 좀 더디고,
허리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레미탈, 타일박스 등 아무래도 중량이 나가는것을
들고 왔다갔다 운반해야 되고 하는일이니,
중량드는데 힘이들어가는 부분은 통증이 생길수밖에 없다.
‘좀 자세히 봐야겠네.’
하며 운반요령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중량 들어올리는 요령
여러분들도 잘 보시길 바라며 참고하길 바랍니다.
1. 무게중심을 확인한다.
2. 중량물을 몸 가까이 잡고 허리를 곧게 편다.
3. 다리힘을 이용해 들어올린다.
이렇게 따라하면 된다.
…
.
근데 왜 난 자세보다 얼굴만 보이지.
하하.
난 외롭다.
몰탈 천국
장비를 들고와 현장에 들어오자마자,
제일먼저 눈에 띈건 당연 몰탈들이였다.
항상 그렇지만 백화점 바닥타일시공의 경우,
9할은 바닥잡고 타일붙인다고 보면 된다.
여김없이 오늘도 그렇게 바닥을 채워넣고 작업하게 되었는데,
몰탈의 양이 생각한거보다도 많다.
‘되게 많네..’
라고 생각될쯤보니,
매장 홀쪽만이 아닌 주방도 작업해야 하기에 이렇게 많은거다.
가뜩이나 큰매장도 아닌데 몰탈이 저리 많으니 비좁아 죽겠다.
“일단 여기 바닥좀 쓸고 정리좀 해.”
“네 선생님.”
선생님의 정리지시가 있어 빗자루 잡고 쓸면서도,
‘이거 자재때문에 공간도 비좁고, 참.. 답답하구먼’
하며 좁은 공간에 다소 답답함을 느낀다.
그간 선생님은 레벨기를 켜 바닥의 전체적인 수평을 보고
바닥 작업부터 시작하셨다.
그리고 항상 작업하던대로 나와 키큰 준기공분둘이서
몰탈을 바닥에 뜯어 부으면,
선생님께서 몰탈을 여기저기 펼치시며 균형있게 수평을 맞춰
바닥을 잡으면서 내려온다.
선생님이 하는 시다지작업을 처음보는 키큰준기공분은 선생님이 작업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어깨너머 배워보려 하셨다.
나는 사실 다른 기술자들의 시다지 작업을 본적이 딱히 없어,
키큰준기공께 물어보았다.
“반장님, 시다지작업을 한다해도 어차피 고데질은 하게 되고,
그 위에 타일이 붙여질텐데.
이렇게 여러모로 신경써서 바닥 잡을 필요있나요?
어느정도 높이만 맞춰놓고,
타일붙일때 고데질로 손보면 되는거 아닌가요?”
“아니요 안그래요.
이게 바닥잡을때 수평맞춰서 잘만 잡아놓으면 붙일때 편해요.
시다지 잘못잡아놓고 타일붙일라고 하면 수평안맞아서
울퉁불퉁해지고 그래서 힘들어요.”
사실 바닥잡는게 중요하긴한데,
간혹 작업하거나 아니면 선생님 하시는걸 보면,
「저렇게까지 하시는거보다
일단 저 정도만 잡아놓고 타일붙일때 좀 더 신경써서 고데질하는게 힘도 덜들고,
시간도 더 절약되는거 같은데..」
하는생각이 든다.
잘 모르겠다.
다른분들은 시다지작업할때 얼마나 걸리고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는지 제대로 보지를 못했으니,
비교할수가 없는데,
여튼 선생님이 저렇게 하시는데는 이유가 있으시겠지.
선생님의 실수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걸려 바닥시다지 작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타일붙이는 작업을 진행하려,
먼저 선생님께서 전체적인 매장의 가네를 보시며 이곳저곳 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하셨다.
매장이 한구석이 삼각구조에 붙이는 타일이 마루타일이라
좀더 유심히 이곳저곳 따져봐야할 필요가 있다.
나는 압착을 개서드리고,
선생님은 바닥에 마킹을 해놓으시고 기준을 잡아 가나방을 달기 시작하셨다.
항상 그렇듯 마루타일을 붙일때는 어김없이 서브웨이 패턴이다.
“내가 여기 이렇게 붙였으니까,
그 밑에쪽 부터 붙이고 나가. “
“네 사장님.
저도 압착 한통만 주세요.”
“네 반장님.”
키큰 준기공분은 압착한통 받은후,
선생님을 따라 이어 붙이기 시작하셨다.
선생님과 키큰 준기공분이 타일을 붙여나가는동안,
나는 타일 박스를 까, 두분이서 거침없이 붙일수있게 단도리를 하고 있었다.
“어! 잠깐!”
선생님의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다들 하던작업 중지하고 선생님을 보게 되었다.
“?”
“뭐야 이거..
어! 이상하다?”
“?”
키큰 준기공분과 나는 무슨일인가 선생님 작업하는쪽을 갔는데,
선생님이 머리 쥐어감싸며 짜증을 내셨다.
“아 씨, 잘못쟀나?
왜 안맞지?”
무슨 상황인가 봤더니,
입구쪽에 타일을 붙이려 하는데, 원장이 들어갈 사이즈가 나오지를 않았다.
“이상하다.
내가 분명 다 자질하고 가나방단거였는데….”
그 순간을 목격한 나와 키큰 준기공분은 멍때리기 시작했다.
“아~ 옘병, 다 때.
아 진짜 짜증나네..”
결국 여태까지 붙여놓은 타일을 다 때기 시작했다.
이미 붙여놓은 분량이 꾀 되는터라 키큰 준기공분과 나는 다소 허탈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게 다 붙일때쯤 안거보단 낫고,
대형타일이였으면 때내느라 개 고생했을텐데,
마루타일이라 가벼워 수월했다.
떼네면서도 키큰준기공분은 이런작업할때 잘못하면 이런 불상사를 맞이하게 될수있다고,
본인도 느낀거 같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주로 매장바닥타일을 거의 맡아하시는편인데,
이런 선생님도 이렇게 실수를 하는법이다.
나도 일하면서 타일붙이는것이 아닌 기본적인 밑일이더라도,
다시 생각해보고 좀 더 잘 판단해서 일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줄자 끝에 저기 대고 잡아봐.”
결국 처음부터 거리측정, 가네 등
다 다시 보고 다시 가나방을 달아 붙이기 시작했다.
타일이 휘었다
비록 계산이 잘못되,
다시 붙이기 시작하지만,
바닥을 잘 잡아놓은터라 간단히 고데질하고 붙이면 돼,
금방금방 진행되어갔다.
“타일을~ 웃쌰~♪”
타일을 집어 나르는데,
깔끔한 타일 원장 하나가 테이블 위에 있기에,
건내드리려고 했는데 타일이 휘어있다.
이건 완전 불량수준인데,
되게 놀랬다.
보통 타일이 휘었다고 하면 배가 불러있거나 하는수준이라,
크게 눈에 띄지 않고 붙였을때 알아차리는 수준인데,
이건 확 휘어있다.
다들 타일이
「휘었네, 휘었네.」
라고들 하는데 이 타일을 보고
진짜 타일이 휠수도 있구나
라고 처음으로 느꼈다.
“왜 그래요?”
인테리어 담당자분 께서 내가 타일한장 들고 유심히 쳐다보는걸 보고
혹시나 무슨일있나 내게 묻는다.
“아니요.
타일이 이렇게 휠수도 있네요?
처음봐요…
진짜 타일이 휘는구나..”
인테리어 담당자분은 대소롭지 않게 그냥 넘어가신다.
이래서 다른 기술자들 하는걸 봐야 한다
“이제 저기서 부터 메지 좀 넣어봐.”
“네 사장님.”
선생님께서는 키큰 준기공분께 메지를 넣어보라고 주문하셨다.
사실 기술자들중에는 메지하라고 하면 안한다고 하는 기술자도 있다고들 하는데,
키큰준기공분은 아무렇지않게 당연하다는듯 메지를 준비를 했다.
깨끗한 본드통에 메지시멘트를 몇 포대넣고
고무장갑끼고 주물럭주물럭 하시면서 이곳저곳 구석구석 손으로 시멘트를 갠다.
그리고 다 갠후 바로 메지고데를 꺼꾸로 잡고 긴손으로 메지를 넣기 시작하는데,
위의 영상처럼 항상 우리가 하던방식과는 다른스타일로 메지를 넣으셔서 좀 놀랐다.
근데 아무래도 팔이기니까,
내가 한걸음 옮겨서 작업해야 할거를,
긴팔로 쭉 뻣어서 한번에 작업한다.
키큰 준기공분은 선생님의 시다지작업을 보고 배우고,
나는 키큰 준기공분의 메지작업을 보고 배웠다.
처음 보는 방식에 신기하면서도 이쁘게 구석구석 잘 들어가는게,
그저 멍하니 처다만 보게 된다.
“야, 뭐해?
저기 부터 닦아야지.”
“네, 선생님.”
선생님 말씀에 얼떨결에 물통을 들고 스폰지 들고 메지를 닦아내는데,
구석구석 빠짐없이 잘 들어가있는거 보고,
‘나도 연습해서 저렇게 해봐야지.’
하며 슬금슬금 키큰준기공분의 메지하는 모습을 어깨너머 훔쳐보곤 했다.
이래서
다른기술자들 하는걸 봐야 한다
라고 들 하는거 같다.
작업 종료
결국 메지작업까지 다 끝내고 오늘 작업을 종료했다.
“내일 다른현장 들려야 하니까,
연장 챙겨서 내려.”
아직 주방작업이랑 카운터쪽 벽타일 작업등이 남아있어 또와야하지만,
내일은 다른 현장 가야돼,
필수적인 장비는 챙겨서 내려가기로 했다.
“선생님, 그냥 여기현장 이어서 쭉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번거롭게 연장 또 들었다 날랐다 안하고.”
굳이 번거롭게 연장들었다 내렸다 하는것도 그렇고 연이어서 하는게 좋은거 같다 말씀드리니,
내일은 주방쪽 방수작업이 있을거 같다고 하셨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일을 해서 그런지,
뭔가 얼굴이 헬쑥해진거 같다.
그렇기에 몸보신할겸
비싼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며 퇴근길을 나선다.
시원한게 좋구만~
이렇게 오늘도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 하며,
새로운 기술을 알게된 좋은 날이라며 기억에 고스란히 남는 하루라 생각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Mr. Heo
•7년 이전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저는 이제 시작한지 15일째 되어가는데 일한 횟수로는 7일밖에 안되네요. 일이 너무 없어서 힘드네요.. 다른 사부님을 알아봐야 하는걸까요? 아니면 기다리고 있을지 고민됩니다..
blog-admin
•7년 이전
원래 일없을때는 일없고, 있을때는 죽자 살자고 하는게 이쪽인거 같습니다.
저도 몇일전까지 4일연속으로 놀았습니다. ㅎㅎ
그러지 마시고 쉴때는 인력소가서 다른 현장 체험도 해보시는것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