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면 안된다
오늘은 수원에 있는 로드샵 바닥 타일을 붙이러 간다.
평수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혹시나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강남반장님이랑 선배님도 부르셨다고 하셨다.
“사실 이거 뭐 기술자 한명 부르고,
시간 더 걸린다고 하면 너랑 나랑 야간하면서 작업하면 되는데.
뭐 그렇게까지 할거 있냐.
그렇게 둘이 죽자고 해서 큰돈 버는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많이 벌어서 뭐하냐.
그냥 나 일당에 밥먹을 돈 정도만 받으면 되는거지.”
선생님은 항상 그렇지만,
돈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신다.
그러시지만 핏치 못할 사정이 생겨 자금에 여유가 없는 상황을 맞이한다거나 하면,
어쩔수 없이 빡세게 일하시긴 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굳이 무리하면서 까지 하시지는 않는다.
이제 나도 예전 같지 않아
저번 31시간 무중단도 그렇고 최근에 늦게까지 일할때도 그렇고,
선생님은 야간하시면서 많이 힘들어보이셨다.
지난 31시간 무중단 노가다 포스트 보기 :
그렇게 힘들어하시면서도 끝내 마무리 지으시곤,
안도의 한숨을 쉬신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어, 그래 너도 수고 많이했다.
후~ 야, 이젠 진짜 예전같지 않다.
야간 못하겠어. 어우 힘들어.”
“네, 많이 힘들어 보이시는데 괜찮으세요?”
“아이고~
예전에는 밤도 새면서 죽자고 붙였는데,
이젠 진짜..”
체력이 바닥난 선생님은 페달을 밟으며 겨우겨우 운전하시며 달려가 신다.
사람은 그런거 같다.
어떤 일이라도, 특히 몸쓰는 일은 더욱더,
힘이 있다고 아직 할수 있다고 해서 일부러 무리까지 하면서 혹사하면 안된다.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 나이들고 나서 한방에 훅가는수가 있다.
나는 전에는 머리쓰면서 일을 하고, 현재는 몸을 쓰며 일을 하지만.
두개 다 체험해보니 둘다 마찬가지 인거 같다.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일정대로 맞추겠다고 밤새거나,
업데이트 작업 잘못되서, 밤새거나.
그렇게 생활하면서 바이오리듬은 깨지고,
일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능률 역시 떨어지고.
결국 포기하게 된다.
이 일하면서도 무리해서 일을 하다보니,
‘타일.. 지겹네..’
라는 생각도 종종 들곤 했다.
그래도 돈을 벌어야 하고,
일을 배워야 하려면 이런 무리는 피할수없는 길이기에 어쩔수 없이 하지만,
나중에 기술자가 되면 무리하면서 까지 일을 하지는 말아야지.
라고 나는 다짐하며 현재 일을 배우고 있다.
왜냐면 이제는 정말 일을 그만 두면 안되기때문에.
안불렀으면 큰일날뻔 했다
“강남반장님 안녕하세요.”
“어, 그래 오랫만이다.
잘있었냐? 하하”
되게 오랫만에 보는 강남반장님.
여전히 호탕한 웃음과 넉살은 변함 없으시다.
선생님과 반장님은 현장에 도착하고 인사한후,
바로 현장 파악을 한다.
“야, 이거, 나나메 졌네?”
“예, 형.
이거 함빠 자르는데 시간 걸리겠네.
그리고 이거 지금 매장 자체가 삼각형에
원장으로 빠질수있는게 없는거 같은데?”
“난 길거리 옷매장이라고 해서 별거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너희들 안불렀으면 큰일 날뻔했다.
역시 현장을 봐야 안다니까.”
“형, 그리고 저기 좁아지는 부분,
바닥 좀 꺼진거 같은데 봤어요?”
“어, 거기 바닥좀 잡고 해야 할거 같아.”
기술자 둘이서 이런저런 현장에 문제점등을 알아보며,
서로 논의 한다.
그리고 오야지인 선생님이
「이렇게 저렇게 할꺼야.」
라고 하면
기술자인 강남반장님은
「그럼 내가 여기서 부터 이렇게 치고 나갈께요.」
라고 하며 서로 일할부분을 공지하며 작업전
서로 충분한 상의를 한후 일을 시작한다.
“밥 먹고 시작하자.”
현장에 도착하기전 선배님이 근처에 아침밥 먹을수 있는 식당이 있나 둘러보셨는데,
없어서 편의점 도시락, 라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선생님이랑 일하면서 참 좋다고 생각하는점이
끼니를 절대 거르지 않는다.
“밥도 안먹고 어떻게 일해?
뱃속에 뭐가 들어가야 일을 하지”
근처에 식당이 없으면 편의점이라도 들려서 꼭 끼니를 챙기신다.
간혹 인터넷등을 통해 조공하시는분들 얘기들어보면,
굳이 아침 안드시고 하시는분들도 계시는거 같은데.
이런거 보면 난 참 운이 좋다.
솔로가 된 강남반장님
“강남반장님, 혼자 오셨어요?
조수분은 안오셨나요?”
“아 걔?
그만 뒀어.”
“네.”
전에 회사 생활할때 누군가 퇴사를 하면
“왜 관뒀어요?”
하며 자연스레 안부를 물어보지만,
이바닥 들어오면서 부터 누가 일을 그만두거나 결근을 하거나 지각을 하거나 하면,
굳이 묻지 않는다.
‘뭐 사정이 있겠지..’
하며 그냥 넘어간다.
다들 그렇겟지만 어떠한 일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그만두는 경우가 있는데,
가뜩이나 이 노가다판에는 그런 경우가 더 많아지고 크니,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대략 감이 온다.
일단 정리하자
다행히 자재는 미리 와있는 상태고,
현장에는 매장에 들어갈 가구들이 놓여져있다.
“일단 여기 있는거 싹다 치우고 정리좀 하고 시작하자.”
선생님의 지시가 내려지자 마자,
다들 일사분란하게 매장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밖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가나방을 달기 시작하시고, 나머지 3명은 매장청소를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가나방을 다시고나니
그 가나방을 기준으로 강남반장님이 타일을 붙이기 시작하셨다.
뒤이어 선생님께서는 바닥 꺼진곳을 잡기위해 꺼진곳에
시다지(타일 붙일수있게 몰탈이나 사모래로 면을 만드는부분)를 채울 작업을 준비하신다.
“저기가서 레미탈좀 여기 꺼진부분들에다가 펴놔라.”
선생님이 시다지를 잡을수있게 선배님과 나는 레미탈을 날랐다.
선생님이 레미탈을 피고 선배님과 나는 날르고 하면서
일단 꺼진바닥을 시다지로 다 채운후, 선배님에게 테두리 주변함빠를 자르라고 지시하시고,
나는 청소 및 압착을 개드리기로 한다.
“안되겠다.
메지 아줌마 불러야겠네.”
선생님은 아무래도 일진척도 늦는것이 염려되,
이른시간 메지 아줌마를 불르기로 했다.
역시 막상 현장와서 하시다보면
본인 생각과는 다르게 손이 많이가는경우가 있다.
강남반장님은 빈티지스타일
“그라인더 밖에서 자를수있게 셋팅좀 해놔.
나머지 타일까고 하는건 여기서 알아서들 할테니까.”
“네.”
“맞다,
저번에 급하게 퇴근하느라 연장도 재대로 못닦아서 더러워 진것들 좀 갈아놔라.”
“네.”
때마침 강남반장님도 본인 연장도 부탁한다고 하시길래,
받아서 같이 갈아들이기로 한다.
우리꺼는 안닦은지 얼마 안돼서 그나마 갈아내면 깔끔하게 갈리는 편인데,
강남반장님은 몇년 묵힌거 마냥 아무리 갈아도 뿌리속까지는 안갈아진다.
고데 면쪽은 물론이고 손잡이도 그냥 시멘트가 ㅎㅎ.
「잉이잉이잉」
써본분들은 알겠지만 저거 브러쉬가 돌아가면서 마모시키는 역할을 하는거라,
힘이 세다.
그리고 연장을 꽉 잡아야 되고,
놓치면 어디론가 훅 하고 날라가서 사람 맞으면 치명적일수 있다.
‘아, 드럽게 안떨어지네 진짜..’
강남반장님 연장을 갈아보는데 도저히 안떨어진다.
때마침 타일 자르러 오신 강남반장님이 그 모습을 보시곤,
“좀 안떨어질꺼야.
그래도 깨끗히좀 해줘 ㅎㅎ.”
“반장님, 이거 고데 하나에 한 8,9천원 하죠?
제가 드릴게요.
그냥 하나 사세요. ㅎ”
하며 지갑 꺼내려고 하니 강남반장님이 손사레 치신다.
“아니, 저걸로 깨끗히 갈아서 주면 돼.
뭘 또 새로사냐 ㅎㅎ.”
강남반장님의 요청에 못이겨 더 갈아보지만 답이 안나온다.
결국 한 10분가량 연장닦다가 포기 하고 드렸다.
“반장님, 더이상은 안갈아져요.”
강남반장님은 포기하시고 덜갈아진 연장을 받아서 쓰셧다.
항상 그렇지만,
작업이 끝나면 정말 특수한 환경이 아닌 이상,
반드시 연장을 깨끗히 하고 가자.
한번 더러워지면 답이 없다.
특히 이 타일쪽은.
강남반장님이 궁금했던 선배님
선배님은 내가 글을 올리면 항상 보시는거 같다.
그래서 블로그에 나오는 인물들을 궁금해 하시곤 하는거 같은데,
그중에 강남반장님이 누군지 제일궁금해 하신거 같았다.
“선배님, 저기 계신분이 강남 반장님이예요.”
“아 그렇구나.”
저번에 처음으로 같이 일할때,
어린 스타일 기공님을 보시곤
“저분이 강남반장님이야?”
라고 의아하게 물어보셨었는데,
오늘 드디어 보셨다. ㅎㅎ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이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 임금과 개인정보가 있다.
간혹 덧글등을 보면 임금부분이나 개인정보 관련되서 여쭤보시는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죄송하지만 그런 부분은 오픈하지 않는다.
왜냐면 임금부분같은 경우는 오해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회사도 마찬가지고 사내에서 급여부분을 오픈하는건 대부분 금지 되어있다.
물론 비밀리에 말하곤 하지만.
하지만 남의 급여를 알게 되면 여러가지로 안좋아지는 경우가 많기에
나는 절대 오픈하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정보.
이부분도 역시 민감한 부분이기에,
같이 일하는사람들에게 있어
블로그내에 별칭을 달아주고 그 별칭으로 소개나 글을 쓰거나 하고 있다.
물론 얼굴 가리는 부분도
개인정보에 들어가기에 당연히 가려놓고 있다.
어렸을때는 멋모르고 온라인에서 이런얘기 저런얘기 덧글도 달고 글도 올리곤 했지만,
세상도 바뀌고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도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마당에,
온라인상의 매너등은 최대한 지켜야 한다.
추가 자재 도착
시다지 채워넣어야 할곳이 한 두군데 정도 라 생각해,
레미탈이 많이 들어가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작업하다보니 군데 군데 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시다지를 더 채워 넣어야 하는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급하게 자재를 더 시켰고,
점심먹고나서 자재싣은 트럭이 도착했다.
“일단 이 앞쪽에 놔야 할거 같아요.”
운반해주신 사장님께 자재 확인후 영수증에 싸인해드리고,
일단 인도에 쌓아놓는다.
“선생님, 레미탈 온거 어떻게 할까요?”
“일단 여기 매장에는 들어오면 안되니까,
바깥에 이 앞 입구쪽에 놔.”
“네.”
그래서 들어오는 뒷문쪽 입구쪽에 2열로 해서 쭉 쌓아놓았다.
바닥타일 시공할때 추가자재를 들여오는 경우,
되도록 시공하는 매장안에 들어와서는 안됀다.
매장의 입구라던지 하는곳에 들여놓아야 쓰기도 편하고,
왠만해선 다시 옮길일도 없고.
추가 자재량을 알아내는것도 중요하지만,
그 자재를 어디다 놓아야 일할때 편한지도 잘 생각해야 한다.
저런걸 잘해야 진짜 기술자다
물을 받으러 매장안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안을 보니 벽 타일이 특이하게 붙여져있다.
천장에도 타일을 붙였는데,
여기저기 사방이 각진곳이다.
‘이거 붙이는데 시간 오래 걸리셨겠구나…’
이런걸 보면 자연스레 시공부분에 대한 고충을 고려하게 된다.
‘근데 왜 이렇게 어렵게 이곳저곳 붙였을까… ‘
하며 화장실을 나오고 일을 하고있는데,
2층 올라가는 계단이 이렇게 꺽여져 있다.
분명 저 계단쪽위치가 화장실 천장부분이랑 맞닿겠지..
‘이거 화장실한 사람도 그렇고 계단만든사람도 그렇고,
진짜 고생하셨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되게 잘만드신거 같아 멋져보였다.
사실 저런걸 잘해야 진짜 기술자인데…
나도 기술자가되면 저렇게 잘 붙일수있을까…
계단타일의 경우,
아애 계단타일만 하시는분들이 따로 계시던데,
역시 계단 만드는건 쉽지 않다.
작업 종료
결국 오늘도 바쁘고 작업을 하면서 겨우 퇴근시간에 맞춰 작업이 끝났다.
메지 아줌마는 늦게 부름받아 오셔서,
힘든 내색하나 없이 타일박스 까놓으시고 마지막에 메지까지 넣고 계신다.
혹시나 타일이 모자르지 않나 싶었는데,
타일이 적지 않고 몇장의 여유가 남을 정도로 딱 알맞게 시켜 일하는우리도 그렇고,
자재 시킨 인테리어 담당자분에게도 그렇고 딱 좋았다.
정신없이 일하느라 쓰레기가 산더미로 어질러져있다.
어차피 철거하시는분들 따로 불러서 치우시겠지만,
그래도 앞으론 일하면서 차곡차곡 정리 해놓면서 일하는습관을 들여야지.
인테리어 담당자분이 요청해서 만들어놓은 부분이다.
평평한 바닥에 툭튀어 나온게 마치 아이폰 카툭튀? 그런거 같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잘된거 같다.
달콤하고 시원한 퇴근길
“덥다.
야, 뭣좀 마시면서 가자.”
“네”
가는길에 카페에 들려 선생님드실 커피랑 내가 먹을 음료 하나를 들고
차에 올라탄다.
이렇게 달콤하고 시원하게 보조석에 다리 펴고 퇴근하는길.
정말 보람이 절로 난다.
오늘 선배님이 하시는 함빠 부분도 많은 공부가 됬고,
다음 현장에는 한번 따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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