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를 보았다
이른 아침 오늘도 일 시작전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
일하는사람들 다 마실수있게 커피 탈 준비를 한다.
선생님 부터해서 팀장님, 반장님 다 커피 가져다 드리고,
운치 좋은 환경을 한껏 즐기려 창문을 보고 드넓은 푸른 강을 보려고 했는데,
일하는 현장 바로밑 풀 나무옆에 노루한마리가 멍하니 서 있다.
“오! 노루다!”
비록 멀리서긴 하지만 보니까 신기했다.
‘지금 이럴때가 아니지. 사진. 사진!’
분명 나무 옆에 노루가 떡하니 있었는데,
사진을 찍어보니 안보인다.
분명히 있었는데,
지금 블로그 쓰면서 사진 확대 해보니 동그라미 부분이 노루인가 싶다.
찍을때 움직여서 나무 뒤쪽으로 숨었나보다.
‘에이~ 이노무 쉐끼.
야생동물이라고 또 비싸게 구는구먼.
내 블로그 보는분들에게 좋은 구경 시켜주려고 했더니만.’
사진을 보고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노가다 하면서도 이렇게 재미난 풍경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동물원에서 입장료내고 봐야될 동물을 땀흘려 일하다가 우연히 볼수도 있다.
여튼 이렇게 시골 혹은 산골짜기 근처인 현장에서 일하면
이런 혜택도 볼수 있다는걸 자랑하고 싶었다. ㅎㅎ
팀장님과 반장님이 메지 작업
커피를 나눠드리면서 자연스레 1층 홀을 들리게 되었는데,
어제 우리가 퇴근한후에
팀장님과 반장님이 남아서 메지작업을 하셨다고 한다.
메지 결과를 보니
역시 일잘하시는 팀장님과 반장님답게 잘하신거 같았다.
근데 타일에 메지 시멘트가 좀 덜 닦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세미랑 스폰지가 물에 담겨져있는거 보니
이따가 다시 청소 하시지 않을까 싶다.
가나방 작업
어제 문 입구쪽부터 가나방을 달으셨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다녀야 하니까 오른쪽 한쪽만 쭉붙이셨다.
(왼쪽 타일 안붙인쪽으로 사람들이 다니게끔 유도)
그래서 오늘은 왼쪽 입구쪽 마저 붙이고,
나머지 가나방 이어서 달으시기로 했다.
“사장님 문쪽 타일 붙이실때
문 닫혀 질수 있도록 수평 맞춰주시면서 붙이라고 하세요.”
“네, 팀장님.”
문이 힘을 주어 열고 닫는 구조가 아니라,
밀어서 열고 닫는구조라 수평에 더 민감하신거 같다.
게다가 전체 수평봤을때 문 출입구쪽 바닥 높이가 꾀 타이트 해서,
타일높이에 문이 걸릴까봐 걱정되셨나 보다.
“선생님, 팀장님이 문쪽 붙이실때 여닫는데 문제 안되게
수평 잘 봐달라고 하셨어요.”
“어, 알았어.”
선생님은 수평대를 대시면서 별 문제 없이 수평맞춰 붙이셨다.
그리고 어제에 이어 못붙인 가나방을 달기 시작하셨다.
거실에도
방에도
“자 이제 다 됐고,
어디쪽 부터 해야하나….
저 쪽방 부터 하자.”
나는 선생님이 붙일곳을 정하자마자
이 방에 들어갈 타일을 라인마다 몇장씩 들어갈지 예측한 후
벽에다가 일정량 세워놓는다.
그리고 하던대로 압착을 바닥에 붓고 고데질 하고,
클립을 타일밑 압착시멘트쪽에다가 꽂으면
선생님은 붙이시고,
다 붙였다 싶으면 웻지(노랑색)를 클립구멍에 맞춰 끼운후 뺀찌로 쪼인다.
어제 하면서도 느꼈지만 평탄클립을 사용해 작업하는 경우,
저 몇번의 행동에 은근이 시간이 소요된다.
타일 한장을 붙이면 4개의 클립을 끼우게 되는데,
평소에 평탄클립을 사용하는편이 아니라서,
타일 붙이는 작업중에 종종 클립을 깜빡하고 못끼우는 경우가 생긴다.
“아, 맞다!
이거 끼워야지.”
선생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깜빡하고 놓치는경우가 있어,
시간이 더디는것도 그렇지만 은근 다시낄라면 힘들고 성가시다.
이건 습관이 되어야만 하나…
이것도 빨리빨리 끼우면서 작업하는 방법이 다 있을텐데…
흐음…
이것 역시 해결해야할 이슈중 하나다.
분통 좋구만
이번현장에서 유독 먹통이 아닌 분통을 자주쓰게 된다.
사실 나는 분통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저번에 선배님이 미용실 현장와서 같이 일하실때 분통쓰시는거 보고,
이것도 유용하게 쓰인다는걸 알았다.
선생님이 사용하시는 먹통의 경우는 수동으로,
먹줄을 튕긴후 손으로 직접 감아야 하는데,
이것 자동이라 튕긴후 손잡이쪽(엄지손가락 부분)을 놓으면
실이 자동으로 말려들어온다.
“이거 쓰다보니 괜찮네.”
“네, 그러게요.
먹통에 비해서 번지는것도 없고, 색도 눈에 띄고, 관리도 편하고,
좋을거 같아요.”
“근데 내가 전에 먹통을 이것처럼 자동으로 감기는걸 사서 쓴적이 있었어.
그때 깜빡하고 손잡이 부분을 놓아서
먹줄 끝에 바늘부분이 내 얼굴향해서 날라온적 있어서
식겁하고 그다음부터 아애 안썻거든.
이거 쓸때 항상 조심해야돼.”
“네.
이건 그나마 바늘이 없어서,
그렇게 깜빡하더라도 크게 다치지는 않겠네요.
근데 진짜 먹통은… 와”
써본사람들은 알겠지만 자동의 경우 손잡이 놓기만하면
엄청나게 빨리 훅~ 하며 말려서 자칫 다칠수있게 된다.
현장에 쓰이는 어떠한 도구도
편리한 부분이 있으면 그에 따른 위험이 있을수 있기 마련이기에,
사용시 충분히 숙지하고 사용해야 한다.
아덱스 곰방
계속 붙이다보니 어느새 접착제가 몇포 남지 않았다.
“선생님, 압착 다 떨어져가는데 가져오겠습니다.”
“어”
이놈의 아덱스는 아무리 고급이라도 그렇지
가격은 되게 비싸면서 한 포대에 15kg 밖에 안들어있다.
(보통 우리나라 압착시멘트 포대당 25kg임)
그러다 보니 많이 올려다 놔둬 금방금방 없어진다.
‘후 ~ 그래도 고급자재니 어쩔수 없지.’
하며 1층 자재 있는곳으로 가 아덱스 두포를 어깨에 매고
2층으로 가져다 올린다.
내가 자재 옮기는 모습을 보신 반장님께서 오시더니
“자재 떨어졌어요?
내가 옮겨줄께요. 가서 일 보세요.”
하시면서 아덱스 3포를 뒤에 엎고 올라가셨다.
.
.
.
.
.
“무리하면 안되는거 아니야?”
“아닙니다. 팀장님 괜찮아요.”
“에이~ 그래~.
젊었을때 힘쓰는거지 뭐. ㅎㅎ”
뭔가 3포 드는것도 농땡이 피는느낌 들어서,
“팀장님, 여기 어깨에 좀 올려주시겠어요?”
“어떻게?”
“2포씩 양쪽에..”
결국 2포에서 3포 갔다가 4포로 바뀌었다.
4포 드는것도 찍고 싶었는데 손을 쓸수 없어 못 찍었음.
목조주택은 멋지지만 그만큼 어려워
한참 일하다가 참시간에 자연스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반장님은 왜 목조주택일을 하게 되셨나요?”
“회사 다니면서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지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회사나와서 이렇게 일하게 됐어요.”
내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다..
어떤 느낌일까..
나는 타일일을 하면서 내가 일한부분이 타일시공의 일부분이 되어
결과물로 나올때 기쁜데
집은 얼마나 기쁠까.
“근데 목조주택이라는게 정말 꼼꼼히 잘 지어야 돼요.
보통 일반적으로 흔히 형틀목수들 세우고 집짓는거에 비해
훨씬 더 꼼꼼하게요.”
“그렇군요.”
아무래도 일반 건물처럼 철근으로 뼈대를 만드는구조가 아니라
통나무로 뼈대를 만드는 구조다 보니
버티는것도 그렇고
‘일반적인 건물보다는 많이 약하겠지.’
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에 목조주택이라고 지어놓은것들 보면
엉터리들이 많아요.”
“그렇군요.”
“그런 건물들은 오래 못가죠.”
사실 이건 목조주택만이 아니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것들 다 그러지 않나 싶긴하다.
정말로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집주인이 아닌 이상,
일단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노동마인드.
형틀이든 아시바든 설비든 타일이든
내장목수든 대리석이든 샷시든 유리든 전기든.
어느현장이든 가보면 꼭
“XX 를 이따구로 해놓고!
아! 진짜 미치겠네!”
이런소리 들리게 마련이다.
“타일은 일 많죠?”
“지금은 일 많은때라고 하시더라고요.”
“우리는 비오면 아애 일을 못해요.
그래서 목조주택하는사람중에
1년에 300일 일하면 되게 일 많이 했다라고들 해요.”
“정말 만만치 않네요 일하시는것도.
저희는 비가 온다하더라도 거의 내장쪽 일하니까 사실 별 상관없거든요.
전에 인력소 다닐때 형틀하시는분들 보니까
날씨 영향 많이 받으시는거 같더라고요.
골조는 어쩔수없는가 봐요.”
자신이 짓는다는 뿌듯함
그러면서 이런저런 일에 대한 이야기등 잡담을 주고 받았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일을 많이 못한다」
「되게 꼼꼼히 잘지어야 한다」 등 걱정거리 섞인 말씀만 하셔서
목조주택은 별로 구나 라고 싶었는데.
반장님께서 폰으로 직접 작업한 목조주택 완성작품을 보여주셨다.
멋진 주택의 모습에 놀라 감탄하고 있는데,
시공기간도 상당히 짧은편이라 더 놀라웠다.
그 얼마 안되는 기간에 멋진 주택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게 그저 신기했다.
그리고 투입인력도 몇명 없고,
지금 포스트쓰는 이시점이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3명인가 2명이서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집 내부까지 몇달만에 다 완성시킨거다.
‘이래서 목조주택 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돈도 많이 벌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목조주택 역시 안전사고가 도사린다
나는 최근에 개인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팀장님에게 부탁드릴겸 여쭤봤다.
“혹시 밖에 쓰다 남으신 오비키(통나무)좀 써도 될까요?”
“써요. 근데 왜? 뭐 만들게?”
“아, 네. 제가 인터넷에서 본게 있는데
오비키 좀 자르고 못질해서 만들면 될거 같아서요.”
반장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저 톱쓸때 조심하셔야돼요.
목수중에 저 톱쓰다가 다치는사람들이 많거든요.
돌아가는 날내리고 나무를 쭈욱 날쪽으로 밀어서 잘르는데,
그때 마침 누가 불러
「어, 왜?」
라고 하며 한눈 팔고 반응하다 그냥 손을…
보통 이러면서 다쳐요.
그리고 원래 전에 같이 일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저 톱쓰다가 다쳤거든요.
진짜, 공구는 편하지만 조심해야돼요.”
반장님의 말씀에 한순간에 톱 쓰고싶다는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외에 톱 말고도,
뼈대 잡을때도 낙상위험이 있다는것도 그렇고.
역시 노가다판에서는 어떤 종목이든 항상 안전사고가 뒤따르게 되어있다.
작업 종료
오늘은 정신없이 일 끝나고 빠져 나오느라 마감된 사진을 못찍었다.
그래도 방과 거실등 함빠 빼고 어느정도 붙이고 나왔다.
나오기전 타일 옆에 압착 긁어내려고 하는데,
꾀 큰 벌이 누워(?)있다.
죽었나 하면서 살짝 건드려봤는데,
이제 곧 죽을때가 된건지 겨우겨우 발을 움직인다.
모양도 그렇고 색깔도 그렇고 되게 이쁘게 생긴 벌인데…
안타깝다.
혹시나 누가 모르고 밟을지 몰라서
베란다 바닥 쪽에 살포시 놓아두었다.
그렇게 벌까지 잘 고이모셔두고 현장을 나오는데,
팀장님은 화장실 변기를 한참 붙이시는 중이셨다.
팀장님이 이것저것 만능으로 잘하시는걸 아니까
‘역시 팀장님은 화장실 변기쯤이야 가볍게 붙이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아직까지 선생님 따라 다니면서 변기한번 나 혼자 붙여본적 없는데..
내일 와서 팀장님 해놓으신거 봐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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