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강남은 다르군
오늘 현장은 방배동에 위치해 있는데,
현장에 도착해 주차를 하려고 보니,
주차장앞에 옷체통 이라는게 떡하니 서있다.
노란색에 이쁘장한 디자인으로
“필요없으면 나 줘요”
하는 느낌으로 서있다.
우리동네도 저런게 있는거 같긴한데 저렇게 이쁜모양이 아니다.
게다가 옷체통이 아니라,
옷 수거함? 뭐 이런 문구였는데.
혹시 이건 그거랑 다른건가?
여튼 강남 거리에 있으니 확실히 뭔가 느낌이 살아난다.
내가 노란색을 좋아해서 그런가 되게 이뻐보이네 ㅎㅎ.
여튼 집에 필요없는 옷있으면 굳이 버리려 하지말고
저런곳에다가 넣어두면
옷을 필요로 하는사람에게 갈것이니,
뜯어지거나 불필요한 옷 있으면 넣어두도록 해야지.
혹시 저긴 강남이니 저 통에 명품이…
내가 좋아하는 미용실현장
최근에 릴레이 노동을 해서 그런지 몸이 조금 피곤하다고 해야 할까
활력이 없는 느낌이다.
그래도 오늘은 오랫만에 미용실 현장이라 일할맛이 난다.
미용실 현장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환경이다.
미용실의 기본적인 구조는
홀 이 있고,
조금 크거나 한다면 화장실도 있다.
사실 이렇게 되면 타일시공에 들어가는 기술들을
다 체험 해볼수있는 환경이다
일단 홀에서 600각 바닥시공.
내 입장에서 여기서는 함빠를 연습하고 재단할수 있는 여건이 생긴다.
“야, 너 이런거에 헤매면 안돼.
이거 쉬운거야.
너 다른곳 가봐라 진짜 빡센곳 많아.”
선생님은 내가 미용실에서 함빠잴때,
특히 테이블 밑에 「ㅗ」 비스무리한 모양 잴때
시간 오래걸리거나 해맨다고 핀잔을 주시곤 한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함빠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도 안나고,
멍때리다 욕먹곤 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감을 잡고 쓱쓱 재단해온다.
이러면서 함빠의 감을 조금씩 익힌거 같다.
바닥 미장
나는 타일을 붙이는 기술자가 되기위해서
타일 붙이는 본연의 업무외
가장 우선순위인, 중요한 기술을 말하라고 하면 단연코 미장이라고 말한다.
타일을 붙이기 앞서 붙이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그 환경을 만드는것이 미장이다.
면을 평평하게 고르게 만들어놓아야 타일시공의 품질을 높일수 있기에,
어쩌면 타일 붙이는거 보다도 더 미장에 신경써야 할지도 모른다.
미용실에 오면 샴푸실이 있어,
항상 미장을 하게 된다.
물론 화장실이나 주방처럼
물이 빠져나가게 구배를 준다거나 하는 기술은 아니지만,
그래도 턱 높이에 맞춰 수평에 맞춰 고르게 미장하는것,
그것도 나에게 있어 좋은 기술 배움의 환경 중 하나다.
외장타일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간혹 미용실 내부에 파벽돌이나 모노타일등의 시공을 하는경우가 있다.
이럴땐 본드를 써서 벽타일을 붙여볼수있는 환경이 생긴다.
사실 선생님밑에서 일하면서 벽타일은 많이 하는편이 아니지만,
이런 기회라도 있어서 한두장씩 붙여볼수 있고,
본드 고데질도 해볼수있다.
붙여볼수 있는 여건
미용실은 적어도 이틀 이상의 시공기간이 주어진다.
대개 3일인데,
이렇게 시공기간이 하루이상인 조건이 나에겐 타일 붙여 볼수있는 기회다.
다들 퇴근한후,
혹은 다들 출근하기전 이시간을 통해 내가 혼자 남아 타일을 붙여보며,
이런저런 고민, 연습을 할수 있다.
비록 한장 붙이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지만,
이 시간으로 인해 분명 얻는게 있다고 생각한다.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
(나무 위키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위법시 삭제 하겟습니다.
출저 링크 : https://namu.wiki/w/%ED%98%BC%EB%8B%A4%20%EC%86%8C%EC%9D%B4%EC%B9%98%EB%A1%9C )
일의 결과는 실패의 연속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일중 99%는 실패였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 혼다의 창시자 혼다 소이치로 회장의 명언중 하나다.
“실패하는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
도전하지 않는것을 무서워 해라”
등 성공보다 실패하는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던 사람이다.
지금 부터 대략 10년즈음 일까?
중국유학생활을 거의 마무리 지어갈때쯤 중국어 자격증을 따고,
일본어 자격증을 따려 한참 공부했던 참에
일본 기출문제집에 혼다소이치로의 일화가 독해 문제로 출시되었다.
독해라는것이 다 그렇지만,
한 문단의 내용을 쭉 읽은후,
문제의 포인트를 찝어내는거인데,
나는 그 일화를 읽다가 너무 감동받아 머릿속이 하얘지며,
고개를 천장위로 올려 탄성을 자아냈다.
“우와.”
생애처음이였다.
어떠한 사람의 일화로
이렇게 머리가 띵해질정도로 감동받은적이 있었는지.
나는 내가 문제를 푸는지도 모르고
그냥 멍하니 천장위만 바라보고 있었다.
기술자에게 처음으로 반하다
혼다 소이치로의 자서전을 본사람은 느끼겠지만,
혼다 소이치로는 경영자보단 기술자라는 느낌이 더 든다.
기술자에게 있어서 실패가 이렇게 중요한거구나 …
실패를 한후 느끼고 얻는 공부.
실패가 있어야 경험이 되고,
경험이 쌓여야 기술자가 될수 있다.
혼다 회사내에는 가장실패를 많이 한사람에게는
상금을 주는 내부정책도 있다고 한다.
“사람은 앉거나 누워 있을 때에는 넘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하느라 일어서서 걷거나 뜀박질하기 시작하면 돌부리에 걸려 벌렁 자빠지기도 하고, 가로수에 머리를 부딪힐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령 머리에 혹이 나거나 무릎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앉았거나 누워서 뒹구는 녀석들보다 훨씬 낫다.
큰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실려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다음번에는 그런 실패를 저지르지 않고 달려야겠다는
뜻 있는 경험을 하게 되는 법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앉거나 드러누운 인간이,
상처를 입거나 혹이 난 인간을 보고 비웃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자들은 마지막에 가서
자신들이 비웃음을 사리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바보천치들이다.”
출처: http://xratingv2.tistory.com/entry/혼다-소이치로-本田宗一郞8211-망치를-든-대장장이-아들의-아름다운-인생-연착륙#recentTrackback [19禁]
나는 문제지를 접고,
당장 피시방으로 달려가 혼다 소이치로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그 사람의 일생을 알아보았다.
확고한 자신의 철학,
「나는 기술자」 라는 프라이드와 함께
글로서는 다 표현할수 없는정도의 멋진 인물이였다.
이때 처음으로 기술자에게 반했던거 같다.
한 기업의 고위층 간부의
멋진 검은 슈트를 입고 넥타이를 맨 신사스러운 매너의 품위있는 멋이 있다면,
기술자는
자신의 노력해 쌓아온 장인정신의 고집,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수 있는 실력.
나는 그때가 지나고 한참후에서야 기술자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혼다소이치로가 왜 실패를 두려워 하지말라고 하는지
알거 같다.
물론 지금 내가 지금 일하면서 하는 실패는 그와 다른 모습일지라도
나 역시 그 처럼 얻는게 있다.
‘여러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성장한다.’
이 마인드를 가지고 앞으로도 기술자로 가는길을 걸어야겠다.
급하게 선배님 호출
현장을 보시곤 안되시겠다고 생각하셨는지,
선생님께서 바로 선배님을 호출하셨다.
다행히도 선배님은 오늘 팀에 일이없어 쉬는날이라,
우리 일을 도와주러 바로 달려와 주셨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 왔냐?
내가 원장 붙일테니까,
넌 일단 저기 모퉁이 부터 해서 함빠 쭉 잘라봐봐.”
원장을 붙이고 있는 선생님,
그리고 함빠를 재는 선배님.
나는 압착을 개거나 물건을 나르는등
일하면서도 두분의 작업하는 모습을 옆에서 훌쩍훌쩍 보곤했다.
“사장님, 여기 함빠 다 잘라놨어요.”
“어, 그럼 그쪽 붙이면서 나와”
선배님은 압착시멘트를 바닥에 퍼놓으시고 고데질을 하시는데,
뭔가 되게 집중적으로 이쁘게(?) 고데질을 하신다.
정성스레 고데질을 마치시고,
타일을 들어 그 위로 살포시 쓱 올려놓으신후,
망치로 통통,
손바닥으로 이쪽 저쪽 만져보시면서 필요한 부분을 통통 치신다.
「여기 통통 저기 통통 」
이런느낌으로 ㅎㅎ.
선생님과는 정 반대의 느낌이다.
선생님은 큰 망치로다가 때려박는 느낌이신데,
선배님은 혹여나 타일 다칠까봐 염려하는 느낌 ㅎㅎ.
역시 사람마다 일하는 스타일은 다르다.
그리고 수평대를 놓고 옆에 타일과 수평이 맞나 확인하신다.
이렇게 확인후 다음장으로 넘어가신다.
나는 봐도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선배님은 타일을 되게 깨끗하게 붙이신다.
간혹 다른 기술자들 불러 같이 일해보지만,
간간히 타일에 시멘트 묻어있고 하는데,
선배님은 그런게 없는거 같다.
기술이 좋으셔서 그러신지,
타일에 안묻히고 잘 하시는거 같다.
앞으로도 종종 타일 하시는 모습을 잘봤다가 나도 따라 해야겠다.
미용실 하면 바닥미장은 기본
“너가 이쪽 방 바닥 잡아.”
“네”
미용실의 재미(?) 미장시간이 왔다.
미장은 선생님이 높이를 잡아주신만큼 몰탈을 양에 맞춰 바닥에 붓고,
수평에 맞춰 바닥을 잡는게 포인트다.
‘에이! 이 현장 샴푸실은 각진 구석들이 꾀나 있구만.’
나는 각진구석이 싫다.
미장할때도 저런곳에 몰탈 굳은거 덩어리 생겨서
긁어내기 짜증나고.
메지 넣을때는 더 짜증난다.
넣기도 힘들고 닦아내기는 더 힘들고.
그냥 똑바르게 사각형이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현장이 ㅎㅎ.
그럼 함빠도 잴 필요없이 일하기 수월해서 좋고.
나 너무 날로 먹을라고 하나? ㅎㅎ.
조적
“저기 문턱을 세워야 하니까.
밖에 벽돌 있는걸로 저기에 문턱 만들어.
두장씩 쌓아서 문턱 만들면 돼. 알았지”
“네”
사실 문턱을 만들어본적도 없고 벽돌로 뭐 해본적도 없는데,
시키셔서 살짝 당황했지만 일단 시키셔서 바로 해봤다.
“선생님 이렇게 하면 될까요?”
“야! 시멘트를 발라야지.
그걸 말로 해야하냐?
아이구, 답답해!”
「쌓아」라고 하셔서,
그냥 쌓기만 하다가 제대로 한소리 들었다. ㅎㅎ
근데 내가 생각해도 바보 같네,
저렇게 사진처럼 시멘트를 사이사이 다 발라줘야 하는게 당연한건데,
그냥 벽돌을 쌓기만 했으니 ㅎㅎ.
결국 시멘트 다 발라주고 미장을 계속 했다.
“선생님, 다 했습니다.
한번 봐주세요.”
“어, 됐어.
근데 저기 좀 올라온데 있네.
저런거 긁어 내고 시아게(마무리처리) 하고 나와.”
“네.”
다행히 별탈없이 미장이 된거 같다.
저기 구석부터 올라와있는부분을 긁어내고,
내려가있는 부분은 채워주면서 바닥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완료후,
미장때문에 벽에 묻은 몰탈이나 흙먼지등을 스폰지로 닦아주면
비로소 미장이 끝난다.
선배님의 도움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에 선배님이 내 그라인더를 개조 시켜주셨다.
스위치 위치가 그라인더 등쪽에 위치해서 불편했는데,
위치를 옮겨주셔서 그라인더 스위치 껏다 키기가 편해지고 수정해주시고,
타일붙이는거 관련해서 궁금했던 점이나 고민거리등을
선배님께서 해결해주셨다.
역시 오늘도 내게 큰 가르침을 주시는 선배님은
내게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되신다.
나도 나중에 언젠가는 선생님곁을 떠날텐데,
그러면 이렇게 지금 선배님처럼
선생님 조공분 만날 기회 있으면 이렇게 도움을 주거나
어드바이스 해주거나 해야지.
어서 그런날이 올수있도록 일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작업 종료
오늘은 홀바닥 타일은 거의 다 붙였다.
샴푸실 미장도 다 해놨고,
내일은 홀바닥에 함빠 몇개 와 샴푸실 바닥,
그리고 메지 작업 이렇게만 하면 끝날거 같다.
선배님께서 오늘 안오셨다면 꾀 시간이 걸릴작업이였을텐데,
여러모로 적지적소에 도움을 주셔서 별 탈없이 일이 쭉쭉진행된거 같다.
가는길에 선배님이 포카리도 사주셔서 참 감사했다.
내가 사드려야 하는입장인데,
다음번에는 내가 좋은거 맛있는거 대접해드려야지.
그러니 앞으로도 자주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들이 함부로 현장에 못들어오게
합판이랑 PT 아시바로 입구를 막아놓고 퇴근을 했다.
이정도면 문제없겠지 ㅎㅎ.
친구와 만남
친구가 잠실쪽에 살고 있어서,
일끝나고 친구도 볼겸 밥을 먹으러 갔다.
요즘 빡세게 일해서 흙먼지도 목에 많이껴,
친구가 고생한다고 삼겹살 사주고,
난 설빙가서 메론설빙 사줬다. ㅎㅎ
난 메론이 모형인줄 알았는데 진짜 메론이라 놀랐다. ㅎ
되게 맛있네.
설빙 진짜 장사 잘해.
그리고 친구녀석이
요즘 회사 다니면서 이것저것 스트레스가 많은 모양이다.
이 친구는 개발자시절에 회사에서 동료로 알게된 친구인데,
나랑 성격이 많이 다르다.
그런데도 또 통하는게 있어서,
내가 힘들때는 이녀석이 함께 해주고,
이녀석이 힘들때는 내가 옆에서 잔소리하고 ㅎㅎ.
“타일 할만해?”
“할만하지.
너도 개발 때려치고 딴거해.
그까짓거 해봤자 뭐하냐 ?
이제 좀더 나이먹고 그러면 나가라나가라 할텐데 ㅋㅋ.”
“ㅋㅋ.
나도 딴거 하고 싶은데 할게 없다.”
“뭐 ? 다른거 해보고 싶은건 없어?”
“없어.”
“그럼 그냥 다녀 새끼야 ㅎㅎ.”
지금 친구가 다니는 회사는
그렇게 일이 빡세거나 하지 않아서 다닐만 한거 같은데,
또 그건 그거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일이없을때는 눈치가 보인다거나.
일이 들어왔는데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처음해보는 일이라 모른다거나.
압박감등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득한거 같다.
후..
나도 지금 개발자였으면 저친구랑 별반 다를거 없겠지.
나는 행운아 구먼
새로운 일을 즐길수 있게 되서.
현재 내 일에 충실히,
항상 즐긴다는 마음을 잊지 말고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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