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선생님 차를타고 현장으로 간다.
항상그렇듯 네비에 주소를 찍고 가는데,
간혹 네비를 이용해 간다해도 정확히 나오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신축 현장이 특히 그런다.
허허벌판에 건축물들을 세울때 주소가 등록되는데,
그부분이 아직 네비 주소정보에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을 경우등은
네비가 가르쳐준다 해도 엉뚱한곳 이라던지
검색결과가 안나올때가 있다.
“아이씨,
여기 근처라고 나오는데, 또 말썽이네.”
선생님은 연세에 비해 그렇게 기계치는 아니시다.
“주소가 이 근처 맞는거 같은데요?”
“너 핸드폰으로 해봐.
이게 가끔 이렇게 말썽 부릴때가 있어요.
나오란 곳은 안나오고 엉뚱한곳을 보내버리네”
“잠시만요.
…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이 부근으로 나오는데.”
“에이, 기달려봐 전화해봐야지.”
선생님은 포기하시고 인테리어 담당자에게 전화로 위치를 알아낸다.
옆에 건물들을 둘러다보는데,
주변에는 온통 새로짓는 건물들이고
그 건물등중 규모가 큰 골조건물이 있는데,
망으로 다 막아져 있고, 현수막으로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라고 걸려져있다.
당연한 말씀이시다.
안전을 소중히 생각해서 그러시는지.
망도 꼼꼼하게 쳐있는거 같고,
아시바(강관비계)가 아닌 시스템비계를 이용해
깔끔하고 안전하게 구축되어있으며,
혹시나 하는 낙상사고에 대비해
저렇게 초록생망으로 주변을 삥 둘러쌓아준다.
기초 안전교육받으러 갈때 비디오 보여주는데,
저 초록색망이 기준에 맞춰 설치해놓으면
엄청 튼튼해서 실수로 떨어진다 해도 전혀 다치거나 무너지거나 하지 않는다.
비디오상으로는 트램폴린 타는거 처럼 탱 하고 튀어오르던데,
한켠으로는 재밌을거 같은…
농담이므로 절대 장난 하려 하지말자.
뺑뺑 돌아 도착
“예,
거기서 모퉁이로 돌아서?
…
그래요? 안보이던데.
알았어요 다시 한번 돌아볼께요.”
이 동네 구조가 조그마하게 원형 구조의 부지에,
그 안에 이런저런 건축물들이 생긴구조다.
이미 알려준 주소대로 원형 한바퀴를 돌았는데도 안보였는데.
다시 돌아본다.
“어, 저기 옆에 무슨 컨테이너로 된 사무실 옆쪽에 보인다는
어! 저거네 저거.”
“아, 이 안쪽에 있으니 몰라봤네요.
자재도 앞에 있고 저기 맞네요.”
뺑뺑 돌다가 결국 찾았다.
오늘 현장은 새로지은 건물에 1층 술집이다.
각자의 사는방식
오늘 인테리어 업자분은 선생님이 거주하고 계신 동네에서
멀지 않은곳에 사신다고 한다.
그래서 종종 동네에서 마주치시는 모양이다.
“요즘은 타일 일 많아요?”
“뭐, 나야 있으면 하고 없으면 놀고 그러죠.”
역시 두분 다 바쁘셔서 그런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해도,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은이상
따로 만나서 얘기를 한다거나 식사등을 하거나 하는건 쉽지 않으신가 보다.
“요즘 그게 재미를 본다고 한데…”
이 현장의 인테리어 업자분은
인테리어 회사의 직원이 아닌 사장님 이시다.
사장님이라서 그러시는지 자신이 현재 운영하는 인테리어만이 아닌
요즘 유행하는 시장통의 화제거리등도 관심이 많으신가보다.
“그래요?
글쎄, 난 별로 관심없어.
타일이나 잘하면 돼지. 뭐 “
선생님은 여러가지 신경쓰고 싶지 않으신가보다. ㅎ
모든 중장년층이 돈벌이에 급급해 하지는 않는거 같다.
선생님은 기술자라 그러시는지
그냥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만 잘 배우고 쓰면
밥벌이가 되니 만족하시는 느낌이시다.
역시 각자 사는 방식이 다르다. ㅎ
주방벽 타일부터
레벨기의 레이저를 띄어놓으시고 수평을 본후,
어떻게 붙이실지 체크를 하신다.
“일단 본드통 까놓고
이거 표시한대로 하나, 둘…
9장 좀 잘라오고.”
선생님은 벽에 마킹등을 하시더니
바로 본드를 바르기 시작하셨다.
난 선생님이 주시는 타일등을 재단하며,
타일재단후 남은것등은 한곳에 따로 모아두어
함빠로 사용할수 있는 부분은 따로 두고,
못쓸것은 마대자루에 넣어버리고.
묻히지 좀 마라
“이제 다 잘랐으면 여기와서 본드좀 발러.”
“네”
선생님은 타일을 붙이시기 시작하시고,
나는 벽에 본드를 퍼놓고, 고데로 긁어대며 고데질을 한다.
“옆타일 본드 안묻게.”
“네”
바닥도 그렇지만,
벽도 마찬가지로 고데질 하다보면 자연스레 접착제등이
옆 타일에 묻게 된다.
“너 그렇게 묻히니까 일이 느는거야.
일할때 최대한 깔끔하게 해야 일이 줄지.
그거 묻히고 나면 또 닦아야 되고.
몇번 일하는거냐.”
“네.”
항상 듣는 말중에 하나다.
“일 만들지 말라.”
알면서도 하게 된다.
나도 기술자처럼 일정하고 균일하게
본드 고데질을 잘 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본드를 퍼놓고 고데로 쭉 밀어대다 보면
어느부분은 본드가 제대로 발라지지 않는부분이 생긴다.
그런 부분을 매울라고 다시한번 그쪽에 고데질을 하면
되려 본드가 덩어리 져서 또다시 본드를 고데로 긁어 내야 하고,
다시 그 덩어리를 긁다가 또 본드가 제대로 안발라지고,
그거 깔끔하게 고데질한다고 했다가
옆타일에 묻히고…
정말 쉽지 않다.
나에겐 익숙치 않은 본드 고데질
“야! 또 창틀에 잔뜩 묻혀놓냐.
이거 다 닦아내야 돼잖아.
아 참 정말!
가서 빈통에 물받아서 스폰지 로 닦어.”
“네.”
구석구석 골고루 본드 잘 발라 놓을라고
구석 부분을 고데질 하다보면,
자연스레 본드가 튀어나와 창틀이나 마감이 완료된 부분에 묻히게 된다.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깔끔하게 벽에다 본드를 고데질 한다는게
기술자들 보면 그냥 벽에 본드 푹푹 퍼 놓고,
고데로 쭉밀면 깔끔하게 잘 펴지더만…
“이젠 연장에다 다 묻혀 놓네.
이러면 장갑에 다 묻고 그 장갑으로 타일 만지면
타일에도 본드 묻잔냐.”
본드바리는 쉽지 않다.
고데질 하다보면 본드가 고데에 흘러넘쳐
자연스레 장갑에 묻게 된다.
장갑을 끼고 작업하면 자신의 손에 본드가 묻었는지 감각이 잘 안와,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본드가 묻어있는 장갑으로 연장들을 만지거나 해서,
온통 본드 범벅으로 만들어 버린다.
“닦어 얼른”
“네”
정말 일을 하는게 아니라 일을 만들어놓고 있는 나다.
후~ 이것도 무슨 방법이 있지 않을까.
뭔가의 해결책을 세워야만 한다.
그렇게 선생님은 타일을 붙이시고,
나는 본드를 이곳저곳 묻혀가며 일을 만들다가
주방 벽타일을 다 끝냈다.
“일단 여기 바닥에 있는 쓰레기들 싹다 치우고 정리좀 해.”
“여기 바닥은 어떻게 하시나요?”
“해야지.
하기전에 정리하고 바닥 좀 피고 타일 깔아야돼.
이거 이대로 못깔아.”
선생님은 바닥 미장작업을 한번 하고 깔아야 한다고 하셨다.
쓰다 남은 본드, 레벨기, 고데등 연장들은 홀쪽에다 두고,
타일및 박스 쓰레기등 싹다 정리 했다.
“이제 부터 여기 바닥 잡으시겠네요?”
“아니, 오늘은 벽만 할꺼야.
그래야 내일 파벽 메지 기술자 불러서 메지 넣을수 있지
파벽돌 부터 하자.”
“네”
파벽돌 작업
이 현장은 주방 한칸 (벽과 바닥),
그리고 홀벽에 파벽돌과 모노타일을 붙여야 한다.
내일 고데 메지(파벽돌 및 모노타일등 내장용 시멘트를 이용하지 않는 메지)기술자가 오니,
원할히 작업할수 있게 최대한 벽타일쪽 작업을 다 해놔야 한다.
파벽돌의 경우 벽면 맨 윗부분 부터 바닥끝까지 다 붙여야 하므로,
본드통을 밟고 올라간다거나 우마를 타고 할수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너 여기 작업할수 있게 옆에 PT 조립해서 이 앞에 세워놔.”
“네.”
분해된 PT 를 조립해 파벽돌 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붙일수 있게,
작업할곳 앞에 세워두었다.
“자, 여기 마킹한대로 대놓고
보자.
하나, 둘..
아니 그냥 좀 많이 잘라와봐.”
“그럼 한 20개쯤 잘라와 볼까요?”
“어, 일단 그정도 잘라와봐.
더 잘라야 할수 있으니까
커터기 고정시켜놓은 날개 풀지 말고.”
“네”
항상 그렇지만 파벽돌 할때는 반장(0.5) 원장(1) 이런 패턴으로 붙이게 된다.
이 패턴 너무 좋다.
이걸 뭐라고 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브릭패턴 – Brick pattern)
저번에 아마존 제펜에서 산 일본 타일 책 에서 봤던거 같은데,
이런 패턴이 한 6가지 있다고 한다.
무슨 서브웨이 패턴, 잉글랜드 패턴, 프랑스 패턴..
1 : 0.5 비율
1 : 1 : 0.5 비율
1 : 1 : 0.5: 0.5 비율
이런 식으로 은근 다양하게 붙일수 있다.
하지만 나는 1 : 0.5 이게 제일 무난하면서도 이쁘다.
타일 붙여있는 모양 보다도 메지가 이쁘게 나온다고 해야 할까?
지그재그로 마치 사다리 꼴마냥 그어저 있는 메지를 보면
참 이쁘기 짝이 없다.
작업종료
벽 기둥쪽 파벽돌을 다 붙이고,
옆에 모노타일 조금 붙이고 작업이 종료됐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어 너도 수고했다.
야 가기전에 시원한거 뭐 하나 마시고 가자.”
선생님도 더우셨는지,
주변에 카페에서 음료를 사주셨다.
망고맛 쉐이커? 이거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이 안난다.
(허허.. 2달전 일기내용은 기억이 나는데 이런 디테일한거는 기억을 못하네)
먹는데 시원하면서도 무지 달다.
망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거 되게 먹을만 하다.
저번에 타이완 여행갔을때
아이스몬스터 망고빙수 이후로 망고 음식이 맛있는건 이게 두번째.
간간히 사먹어야 겠다.
망고 맛있네 ㅎㅎ.
도구 구매
가다가 홈플러스가서 3구 멀티탭을 구매했다.
오늘도 파벽돌 작업할때 그라인더 커터기를 사용하는데,
파벽돌 작업 하시는분 들은 알겠지만
그라인더로 자를때 먼지가 엄청나게 난다.
그래서 청소기를 틀어 놓고 그라인더로 자르는데,
너무 오래 틀어놓으면 모터가 탈수 있어서
저렇게 멀티탭에 꽂아서 그라인더 돌릴때마다 스위치를 껏다 켯다 하며 쓴다.
지금 선생님 공구통에 있는거는
플러그가 잘 안들어가서 항상 애먹는다.
“아, 씨발! 진짜 존나 안들어가네.
어떤 미친 병신같은 회사가 이딴걸 만들어!”
진짜 청소기 쓸려고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을때마다 저렇게 쌍욕을 한다.
요녀석은 대상도 받고 으뜸상품 어쩌고 저쩌고도 있으니까,
플러그가 잘 들어가겠지.
제발…
혹시나해서 사자마자 화장실서 한번 꽂아봤는데
너무 스무스하게 잘 들어갔다.
청소기것도 잘 들어가겠지.
이제 이런 잡다한걸로 일할때 스트레스좀 안받았으면 좋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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