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남아서 해봐도 될까요?
“사장님, 저 오늘 붙이신거 남은 부분 제가 해봐도 될까요?”
“뭐? 남아서 하겠다고? “
“네.”
“하하, 할수 있겠어?”
“네, 할수 있습니다.”
어차피 타일에 메지간격도 잡을수있게
타일의 네면에 메지틈이나오도록 구성되어있는 타일이다.
메지간격도 알아서 벌어질테니
딱히 어려운거 없기도 하고,
여태까지 일하면서 본드바리 안해본것도 아니니 나름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래 해봐.
근데 너 형들 되게 꼼꼼한거 알지?
잘해야 돼.
너한테 빨리 붙이라고 안해.
대신 다시 손이 안가도록 잘 붙여야 돼.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이 팀은 보통 사장님 (이하 왕사장님으로 호칭) 과 형님들 두분이서 일하곤 하는데,
어쩔때는 왕사장님이 안나오시곤 하지만,
만약 왕사장님이 계시면 난 왕사장님 옆에 붙어서 같이 일하곤 한다.
옆에서 단도리하고 압착도 개고 함빠도 자르고 하다가,
붙이라고 하시면 붙이고 그런다.
덕분에 붙이는감도 늘게 되고,
붙이는 방법이나 주의사항도 알게 되고,
정말 여러모로 크게 경험을 쌓게 된다.
그리고 이번현장은 보름정도는 할거라고 말씀하셔서,
환경을 봐서「남아서 붙여도 되겠다. 」라는 판단이 들면,
퇴근 시간만 되면 주저 않고 남아서 붙여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사장님, 이따가 붙여보겠습니다.”
“오늘도 남게?”
“네, 이런 기회 있을때 붙여볼려고요.”
“그래 알았어.
잠깐만 여기부분은 너가 하기 어려우니까,
이부분은 내가 할께,
자, 여기서부터 붙이고 나가.”
감사하게도 왕사장님은 내가 붙일수있게,
최대한 지원해주셨다.
그리고 그렇게 지원받으며 나온 결과물.
정말 뿌듯하다.
물론 내가 100% 혼자 다한건 아니지만,
70% 이상은 내가 했다.
처음 벽 도매치는부분은 내가 해봤는데,
도매친 경험도 거의 없고, 너무 속도도 안나고 해서,
사장님께서 저 많은 도매를 다 쳐주셨다.
덕분에 이쁘게 코너부분이 마감되었다.
다음번에 기회가 오면 도매치는것도 내가 해봐야지.
붙였다고 끝이 아니다
붙인후 그냥 넘어가는게 아니라,
형님들의 확인후 넘어가게 된다.
“잠깐 이리와봐봐.”
“네.”
“지금 여기서 쭉 맞춰나가다 여기에서 부터 메지 치고 나가잖아.
지금 이렇게 밑에 있어서 보기가 확인이 어려운데,
이렇게 시선을 밑에 쪽에 두고 보면 보이지?”
“네.”
“이렇게 되면 안되.
메지 맞춰야지.
이타일부터 메지 벌어졌네.
여기서 부터 이 두줄 떼고 다시 메지 맞춰서 붙여놔.”
“네, 형님.”
작업할때 좀 더 디테일하게 했어야 했는데,
놓쳤다.
앞으로는 좀더 신경써야겠다고 주의하며 형님의 어드바이스를 새겨 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신나는 클립파티
항상 그렇지만 집합시간보다 좀 더 빨리 도착해,
작업 준비를 하곤한다.
예를들어 이렇게 작업이 끝난 곳이 있다면,
우선 메지를 넣을수있도록 작업을 준비하곤 한다.
왜냐면 혹여나 메지작업을 바로 시키실수있기 때문인데,
메지작업시 가장 중요하면서 오래걸리는 작업이라고 생각되는게,
메지골 청소 및 타일 청소다.
이번현장은 평탄클립을 사용하여 시공하였기에,
일단 클립제거가 우선이다.
그래서 오늘은 현장오자마자 평탄클립 제거부터 시작했다.
가벼운 고무망치들고 신나게 클립파티를 열었다.
틈나면 붙이는거다
“넌 나랑 일해야 기술이 늘어.”
“네. 사장님.”
“그렇지 않냐?
너 형들이랑 일하면 타일 얼마나 붙여보겠어?
내가 요즘 몸이 안좋은 바람에 너가 이렇게 붙이지.
그렇지? ㅎㅎ”
“네.”
“그래, 거기서부터 붙여.”
“너 오늘도 남아서 할꺼냐?”
“네.”
“그래 알았어.
그럼 여기 남은건 너가 이따가 남아서 해.
자 윗층 주방가자.
연장 들고 와.”
“네 사장님.”
왕사장님은 감사하게 내가 해둘수있는곳을 남겨두시고 가신다.
그리고 작업시간이 끝나면 내가 남아서 붙인다.
홍반장님의 가르침
‘오케, 84.
84로 하나, 둘..’
줄자로 함빠자리를 측정한후,
커터기의 조기대를 잡아두고 똑같이 자른다.
그리고 붙이려고 하는데.
두장이 메지틈이 조금 벌어졌다.
‘… 에이.. 보자.
옆에 놈을 살짝…’
옆에 타일을 살짝 붙여서 메지간격을 맞추려고 했는데,
문뜩 홍반장님이 생각났다.
흔들어서 붙이면 안돼!
메지 간격이 정확히 나와야지!옆에가 1.2면 여기도 1.2
1.5면 여기도 1.5.
흔들어서 맞추면 안돼!
‘맞아.
이런식으로 편법으로 대충 때우려면 안돼지.
누가 눈치주는것도 없고.
하나하나 재서 다시 붙이자.’
결국 메지틈이 벌어졌던 두장은 다시 재서 다시 붙였다.
「편법으로 붙이거나 하지말자.
시간이 걸려도 정확하게 내 마음에 들도록」
앞으로 이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시공해야 겠다고
또 다시 다짐하게 되었다.
고급시공에 코너비드는 있을수 없다
이 팀에 조공으로 일해보면서
여태껏 단 한번도 벽타일할때 코너비드를 댄적이 없다.
무조건 도매(졸리컷팅)를 쳐 외관에 타일이 아닌 다른 어떤 자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타일이여야만 한다
이런 느낌이다.
“형님, 제가 도매쳐 보겠습니다.”
“할수 있겠어?”
“네. 해보겠습니다.”
전에 선생님 현장에서 한번인가 두번 정도 도매쳐본 경험이 있어서,
일단 해봤다.
오랫만해서 그런거보다 별로 해본경험이 없으니,
시간도 오래걸리고, 결과물도 엉망이다.
아니지, 봐봐.
도매치느라 정신없는 내뒤에 어느샌가 형님께서 지켜보고 계셨다.
“너 지금 도매 칠때 이렇게 대고 하잖아?
이러면 흔들려.
그래서 지금 도매 친부분이 울퉁불퉁 한거야.”
“네.”
“그리고 이 도매치는게 타일끼리 맞붙는거잖아?
서로 이쁘게 달라붙게 잘 잘라내야돼.”
“네.”
“일단 도매칠때 확인해야 할께
날린부분이 전체적으로 똑같은 사이즈로 나와야 돼.
한쪽은 두껍고 한쪽은 얇고 이러면 안되는거야.
무조건 똑같아야 돼.
지금 너 한거 봐봐.
이렇게 보면 이쪽 가운데부분이랑, 저 끝에부분이 좀 두꺼워.”
“네.”
그외에도 형님이 이런저런 지적사항과 조언을 해주셨다.
“빨리 안해도 되니까,
천천히 해봐.”
“네. 형님.”
결국 오래시간 걸려서 갖다 드렸는데,
형님이 다시 손보셨다.
특훈이 필요해
“시간됐으니까 이제 정리하고 연장 닦어.”
“네.”
그렇게 5시가 되자,
형님들 연장을 싹다 닦고, 정리까지 다 했다.
“자, 다 끝났지?
이제 가자.”
“아뇨.
형님 저는 좀 만 더 있다 가겠습니다.”
“왜? 뭐 할거 있어?”
“아까 도매치는거 연습을 좀 해보려고요.
저기 타일 못쓰는거 오늘 연습해보려고 따로 남겨놨거든요.”
“그래.
그럼 해봐.”
본격적으로 연습하려고,
마스크 끼고,
방음이어폰 끼고.
그렇게 자세를 잡고 연습하는데 쉽지 않다.
이렇게 신나게 연습을 하고 나니,
내 얼굴을 이렇게… ㅎㅎ
그라인더 질하면서 이렇게 된적은 처음이구만.
뭐 비록 먼지로 뒤덥힌거지만,
난 이런 내모습도 멋있다.
난 역시 일할때 모습이 제일 잘 생긴거 같애.
틈나면 연습
“압착 개줘야 할거 같애.”
“네, 형님.”
“형님, 여기 압착 이요.”
“어 땡큐.”
이 팀은 고급시공위주로 작업하기에,
물량을 빨리치거나 하지않고 섬세하게 이것저것 다 고려하여 꼼꼼하게 작업하신다.
하루에 화장실 몇칸을 치네 어쨋네 하는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난 스페인산 이태리산 타일은 종종 봤어도,
독일산 타일은 처음봄. ㅎㅎ
독일산 타일이라…
독일은 기계쪽이 유명한거지..
타일은.. 잘 모르겠다.
여튼 이런 고급 일들만 하시는 형님들이다.
그래서 이 현장을 오면
데모도가 서둘러서 급히 해야할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압착도 개드리고 타일도 어느정도 다 까드리고 해서 딱히 할게 없어서,
주저 않고 나는 도매치기 연습에 집중했다.
“자, 연장 닦고 정리 하자.”
“네 형님.”
또 다시 연장을 닦고,
다시 도매 연습할 준비를 한다.
“뭐야? 오늘도 하게?”
“네,
이제 조금 감이 온거 같아서요.”
“야, 쓰러지는거 아니냐?”
“괜찮아요.”
“그럼 이왕하는 김에 내일 저쪽 창문쪽에 도매 쳐야 할거 미리 따놔봐.
가로로 한쪽면만 3장 따고,
세로로 양쪽 2장 따면 되겠다.”
“네, 형님.”
“내일 해도 되니까
무리하면서 늦게 남지말고.”
“네, 형님.”
1차 연습때는 자세가 불편해서 쉽게 피로해지고 몸이 힘들어서,
오늘은 아애 우마위에 놓고 연습하기로 했다.
ㅎㅎ 근데 왜 한쪽눈 부분만 저렇게 먼지가 껴있냐?
팬더 스타일이구만 ㅎㅎ.
여튼 내 자신이 멋잇어 보여 셀카 한장.
늦게 남아서 하지 마요
「이잉~ 끼기이~ 끼이끼이」
「툭」
한참 자르고 갈다 어느정도 된거 같아서 그라인더 스위치를 끄고,
타일을 확인해본다.
‘아.. 그래도 여기가 좀 튀어나온거 같은데..’
오늘도 남으시는거예요?
항상 작업시간이 넘으면 찾아오시는 건물주분께서 내가 작업하시는걸 보고,
물어보신다.
“네.
잠깐 해야 할일이 있어서요.”
“근데 이거 늦게 까지 하면 안될거 같아요.
옆집이나 주변에 소음난다고 뭐라하니까.
알았죠?”
“아, 네.”
클레임들어온다는 말씀에 「아차」 싶었다.
지금 현장이 일반 아파트나 빌라안의 리모델링이 아닌
별도로 지어지는 신축 건물이라,
창문닫고 하면 소음이 옆집까지 신경쓰일정도라고 생각되지 않아
마음놓고 그라인더 질했는데,
듣고나니 되게 미안해졌다.
“바로 끄겠습니다.”
“네, 미안해요.
아무래도 주변사람들이 불편해 하는거라서..”
“아닙니다. 제가 죄송하죠.
지금 바로 정리 할게요.”
결국 도매연습은 여기까지밖에는 할수없었다.
앞을 보니 어느샌가 샷시문이 먼지로 가득했다.
‘먼지 엄청 나구만…
닦아놓고 가야지.
아 잠깐.’
닦기 전에 왠지 모르게 어릴적 생각나.
창에 bong8nim 을 쓰고 셀카를 한장 찍고 나왔다.
감사합니다
우선 이렇게 기회를 주신
왕사장님과 형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작업 결과물에 대한 지적 및 아낌없는 조언은
저에게 더할나위없는 지식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가르쳐주신대로 더 갈고 닦아 만족할 결과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분들에게
앞으로도 지금 현장에서 좀더 해야 할거 같은데,
최근에 이렇게 일찍 시작해서,
늦게집에오고 해서 포스팅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민방위도 빵구냈음.
(지금 2차 빵구…)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매치기 연습하시는걸 보시고,
연습할수있게 도와주시겠다고 하시는 기술자님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표현하는 바입니다.
혹시나 현장에서 뵙게되면 인사드리겠습니다.
참고
기술자가 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작업일지도
당신에게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기술자가 쓴 작업일지 보기 :
아레테
•6년 이전
새롭게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blog-admin
•6년 이전
제 블로그가 아레테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거 같아 기쁩니다.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바이며,
종종 근황 알려주세요 ^^
김기태
•6년 이전
열심히 아직도 하고계신모습 너무보기 좋아요, 세상에.. 별별사람다있지만..
화이팅하세용..
저도 소방일 시작한지 이제 5달 됬내요 ㅎㅎ..
blog-admin
•6년 이전
소방일도 보통일이 아닌거 같습니다.
보통 신축현장에서들 일하시는거 같은데,
간간히 소방일 하시는분들 보곤 합니다.
신축에서 일하는분들 다들 그렇지만,
고생많이 하죠.
특히 요즘같이 쌀쌀할때는 더요.
추운데 고생하시고,
종종 안부 전해주세요 ^^
pkh
•6년 이전
와 퇴근하고 보네요 저는 바닥타일 시공 합니다
사진보니까 나이대가 비슷한듯 싶네요
같은직종이라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화이팅 하세요^^
blog-admin
•6년 이전
바닥타일만 하시면 무릎많이 아프시겠네요.
이미 적응되셔서 별 감각이 없으실수도 잇겟네요.
무릎보호대 꼭 차시고 하시는거 잊지마시고, 무릎에 필요한 스트레칭 잊지말고 안전작업 하시길 바랍니다.
종종 들려서 안부도 전해주세요^^
js
•6년 이전
왜 그라인더를 오른손으로써요?
먼지 다 몸으로 튈텐데????
blog-admin
•6년 이전
첫째는 안전을 위해,
둘째는 정확성을 위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