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 간다
오늘 작업 할곳은 포천 아울렛에 있는 옷매장이다.
평소에 간간히 들리는곳이라 이쪽에서 작업한다고 들었을때 되게 반가웠다.
우리집에서 차타고가면 되게 가까운 거리인데,
집합장소인 연신내역에서 가려고 하니,
적어도 한시간 반정도는 먼저 일어나서 연신내까지 가서 다시 포천으로 이동하는게 아쉽지만 일하러 가는것이니 그래도 즐겁다.
(지도에서 비교해보니 그렇게까지 차이는 안나네.. 난 훨씬 차이날줄 알았는데)
날일하러 가는거야
“오늘은 날일하러 가는거야.”
선생님이랑 같이 일하면서 항상 선생님이 오야지역할 이였는데,
오늘은 날일이라 선생님도 기술자일뿐 오야지가 따로 있다.
“오야지가 따로 있고, 오늘 나는 거들어주는거야.
그리고 오늘 볼 오야지는 젊어.”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평소때보다 더 잘해야 될거같다는 부담감이 벌써부터 느꼈다.
내가 제대로 못하면 선생님이 나때문에 욕먹을거 같아 걱정이다.
날씨도 꼭 걱정되는 내 마음과 같이 먹구름이 낀게 마치 비가 올거 같다.
불안불안하다.
현장도착
도착하니 한분이 현장앞에서 미리 대기 하고 계셨다.
내 나이 또래인거 같기도 하고, 기술자가 아닌 인테리어 현장 매니저 이신거 같다.
역시 인테리어 현장 매니저는 항상 기술자들 보다도 먼저 나와서 대기 한다.
정말 고생이 많으시다.
오야지들 대화
현장앞에서 대기 하고 얼마 안있어 오야지가 오셨다.
그리고 바로 그 근처 휴게소로 밥먹으러 가면서 선생님과 오야지분과 차안에서 안부를 물으며 대화를 했다.
“전에 일했던 그 조수분은 어쩌고 다른분이 오셨네요?”
“어, 걔는 다른데 보냈어. 지금 다른데서 일해”
“아, 그래요. 저 친구는 젊어 보이네요.”
그렇게 서로 안부를 주고받다가 오야지가
“전에 걔 있잔아요. 키 큰 제 조수. 걔도 지금 같이 일한지 7개월정도 됐어요.”
“7개월이면 어느정도 하는거야?”
“뭐.. 함빠 자르고 벽좀 붙이고 그러는거죠.
이제 좀 있다가 다른사람한테 보낼라고요.
떠발이를 배워야 하는데 나한테서는 못배우고 그거 잘하는사람한테 보내야죠.”
“나는 굳이 떠발이가 필요한가 싶을때도 있고 그러네.
인테리어 하는데 떠발이 할일도 없고. 그거 신축들어갈때나 하고”
“그래도 다 이것저것 배워야 기술자인거죠. 안한다고 안하면 그렇잔아요.”
다른 사람들 얘기도 그렇고,
오야지들은 조공들을 가르키면서 자신이 어느정도 가르켜줬다고 생각되면,
다른사람 오야지에게 추천을해서 보내던가, 아니면 조공 자신이 스스로 떠나는거 같다.
나도 언젠가는 선생님을 떠나겠지만, 그전에 더 잘배우고 많이 일해야 겠다는생각이 든다.
그리고 7개월…
나도 저 오야지 조공분의 수준이 될수 있을까..
4대 1
식사를 하고 마친후 다시 현장으로 와 돌아보니 매장이 꾀 컷다.
듣기로는 40평 정도라고 한다.
오늘은 평소 옷매장했던거 처럼 바닥만 한다.
밥먹고 와서 다시 일할사람들을 보니 조공은 나 혼자고 나머지 분들은 다 기공이였다.
흔히 데모도 작업할때 말하는 몇대몇이 오늘은 4대 1이다.
이러고보면 난 여태까지 1대1 아니면 간혹 반장님까지 2대1 정도 였는데,
4명이니 바쁘겟구나 싶었다.
오히려 좋은 찬스다
4명의 기술자의 기술을 옆에서 볼수 있는 기회다.
난 여태까지 선생님 아니면 반장님 하는거만 봤는데,
오늘은 다른 기술자들 붙이는것을 아무 눈치 볼 필요없이 자연스레 볼수 있다는것에 오히려 좋은 찬스라고 느낀다.
게다가 오늘 다행히 바닥이 이미 잡혀져 있어 바닥잡을 필요가 없으므로,
큰작업 하나는 먹고 들어갔다.
평수 크기 듣고
‘바닥 잡을라면 죽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재밌는건 아침에 미리와 계셨던 분은 인테리어 담당자가 아니라 타일 기술자였다. 허허..
나이가 되게 젊으시다.
“제꺼까지 다해줄라면 힘드니까, 제꺼는 제가 시멘트개고 할께요.”
하시면서 도와주셨다.
물론 일하는 도중 틈나면 간간히 봐드리면서 시멘트 다시 개드리거나 조금씩 도와드리긴 했지만 거의 혼자 다하셨다.
평소와는 달라
선생님도 오늘 오야지분과만 같이 일해본적 있지, 나머지 두분과는 처음 일해보시는거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 스타일을 모르니, 손발이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쪽 밑으로 이렇게 쭉 내려갈테니까 둘이서 양쪽으로 가면 되겠네.”
선생님이 제일 경력이 많으시니, 어느정도 주도를 하시면서 같이 작업해 나갔다.
확실히 바쁘긴하네
저 3통 번갈아가면서 압착 개는데 확실히 평소때보단 훨씬 바쁘긴했다.
그리고 오야지분은 따로 본드통에 한가득 담아서 가져다 드리고 하니까, 압착푸고 만드는것만으로도 다른거 할 겨를 없었다.
게다가 화장실에 물이 너무 조금씩 나와, 물 받아오는것도 다소 애먹었다.
기술자 4명이서 붙이니까 확실히 금방금방 붙여나갔다.
붙이다 보니 여기에 있는 시멘트를 옮겨야 되, 바깥으로 다시 다 옮겼다.
그리고 바닥도 다시 잡아야 되는 부분이 있어서 미장용 시멘트 옮겨 붓고,
바닥 타일도 계속 옮기 다 보니 확실히 평소때 보다 더 힘들긴했다.
손마디에 힘이 안들어가
“여기 타일좀 더 갖다 놔야겠다.
한… 10박스만 여기다가 타일좀 갖다놔.”
“네, 선생님”
원래 화살표 친곳에 타일이랑 시멘트로 한가득 했었는데,
오늘 작업하느라 저렇게 다 썻다.
(게다가 도중에 비와서 나무 판지 몇겹으로 해서 시멘트들 다 덮고 다시 빼고 하느라 상당히 귀찮았다. ㅎ)
타일 6박스 옮기고 7박스째 드는데, 손가락 마디에 힘이 안들어갔다.
들고 옮기려고 하는데,
금방이라도 타일이 손에서 미끄러질거 같았다.
노가다 하면서 이런 느낌은 처음받았다.
허리좀 아프고 무릎이 시렵고 한적은있었는데,
물건을 못잡겠는건 처음이다.
압착갤때 믹서기 꽉잡고,
오야지분께 본드통 가득 압착갠거 가져다 드리고,
미장시멘트 잡아나르고,
압착시멘트 잡아나르고,
타일 나르고
이러다 보니 손가락 힘이 다 풀렸나 보다..
인력소에서 타일데모도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래서 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손가락에 힘이 안들어가질뿐 나머지는 멀쩡하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허리 삐끗햇네. 발목 꺽였네.」 이런거에 비하면 어리광 부리는 수준이다. ㅎ
아쉽지만 다 붙이지 못하고 종료
아쉽게도 오늘 다 붙이지는 못했다.
남은 작업은 겉에 함빠부분이랑 메지만 넣으면 된다.
오늘 타일팀만 작업한게 아니라, 페인트팀, 유리팀, 간판팀(?) 까지 여럿이서 일하는가운데 바쁜와중에도 이만큼 다 한게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야.. 진짜 다 붙이긴 하는구나.”
라며 인테리어 현장담당자분께서 타일 작업진행 상황보고 감탄해 하셨다.
다음에 또 봐요
슬슬 날도 어두워 지고,
통안에 씻어낼 장비를 넣고 구루마에 실어 마무리를 한다.
물받아서 수세미로 장비들 씻고 있는데,
오야지분께서 오셔서 「일 잘해줘서 고맙고 다음에 또 보자고」 말씀해주셔서 기뻣다.
오늘 일 못하고 삽질하면 선생님도 욕먹이는 꼴되는거라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욕먹을 짓은 안했나 보다. ㅎ
나와 선생님 그리고 기공분 한분은 먼저 퇴근하는데,
오야지분과 다른 기공분 한분은 남아서 작업하시는거 같았다.
아무래도 타일 남은 부분 다 붙이시고 퇴근하시려는거 같았다.
오늘 하루 정말 열심히 일했고,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
당분간 일이 없을거 같기도 한데, 어디서 일을 구하지.. 에휴..
일단 사우나가서 몸좀 풀고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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