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기술이야
“봐라, 저게 기술이야.”
숙소로 잡고 있는 모텔의 입구에 대리석을 보시고 말씀하신다.
입구 땅바닥과 출입문의 단차를 계단으로 만들지 않고
이렇게 곡선으로 비스듬히 꺽어서 만들어놓았다.
딱히 어딘가가 삐둘어진 모습없이,
이쁘게 둥그란 모습이 멋지다.
그옆에 큰 돌덩이들의 함빠도 이쁘게 잘 잘라놓으셨고,
뭐하나 나무랄것 없는 멋진 입구다.
누군가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배려
이 일 하고 나서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난 계단이 싫고,
있다하면 돌아가거나 엘레비어터 등의 기구를 이용한다.
이렇게 입구를 곡선으로 층없이 해놓은 길들.
휠체어 타신 분들은 물론
나같이 계단이 싫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길이다.
내가 한참 IT 쪽에서 일할때 장차법(장애인차별 금지법)이라는게 생겨서,
굳이 이쁘게 잘 작동하는 웹사이트를
시각 장애인들도 편히 이용할수 있게 다 뜯어 고치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것으로 인해 간단한 일도 복잡해지고,
손이 많이 가게 되었다.
회사측 입장에서 봣을때,
여러가지 인력 비용이 너무 들어가는데,
그래도 어거지로 다른팀과 상의해서 뜯어 고쳤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때는
‘아 씨발 그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 얼마나 온다고,
이거 다 뜯어고치고..
아 진짜 어떻게 하라고 답이 안나오네 망할!’
하며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냈었다.
아마 지금 웹개발하시는분들
이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곳(대기업 혹은 관공서)에서
근무하시는 UI 관련개발자는 이것때문에
지금도 여러가지로 짜증이 날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결과물..
일 끝내놓고는
‘후~ 이제 좀 저 잔소리 안들어도 되겠네, 으 짜증나.’
라고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쉴정도로 귀찮아했는데,
막상 사용하는 사람이 되보니,
이런 배려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나는 고작 무릎이 좋지 않은사람인데도,
이렇게 느낄정도니,
장애우분들은 어느정도 일까..
혹시라도 위와같이 많은사람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몇몇의 소수를 위해 힘들어도 고생하시면서 만들어주시는 여러 근무자 분들에게 대신해서 감사를 표한다.
그들 혹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 그까짓거 일지 모르지만,
극소수의 몇명은 당신의 노동, 근로로 인해 삶이 편해졌다.
감사합니다.
품질은 나와야 돼
“이리와서 이거 좀 까라.”
선생님께서 일 시작하시기 전에
어제 작업했던 타일들을 한번 쭉 둘러보시더니,
맘에 안드는 타일이 있으셨나보다.
“노미랑 망치 가져와서 이거 까,
꺼졌다. 다시 붙여야돼.”
“네.”
일단 노미와 망치로 타일을 깔끔히 떼어내고,
다시 쓸수 있게 옆에 세워둔후,
바닥에 굳은 압착시멘트를 싹다 긁어낸다.
“빨리 깐다고 다 되는게 아니야.
품질이 나와줘야 의미가 있는거야.”
“네, 선생님”
정신없이 타일을 붙이시다 보면,
선생님도 간혹 타일 붙인후 상태를 못보실때가 간간히 있으시다.
이번 현장같이 몇일동안 일하는 경우라면
붙이고 다음날 전체적으로 한번씩 다 살펴보신다.
그러다 어딘가 꺼지고, 높고 하면 이렇게 다시 깔곤한다.
붙이는거 보다 까내는게 더 힘들어
간혹 시공의뢰 하시는 클라이언트분들이 종종 말씀하신다.
“사장님, 지금 현장에서 한 부분은 전에 다른사람이 깔고 갔는데,
맘에 별로 안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을 다시 깔고 싶은데.”
“위에 다 덧방 쳐야지.”
“그냥 그거 까내고 깔끔하게 다시 붙이면 안돼요?”
“야이, 사람아!
붙이는건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
까내는게 일이야.
그거 까내는게 쉬운줄 알어?
그거 바닥에 들러붙은 시멘트 다 때네야 돼.
긁어 내야 된다고.”
지난 개고생하며 까낸 현장 포스트 보기 :
지금 나처럼 타일 데모도 하신분들 적어도 한번쯤은
저렇게 타일 까내고 다시 붙인 경험은 있지 않을까 싶다.
항상 그렇지만 모든지 한번에 완벽하게 다 되면 좋지만,
결코 쉽지 않다.
시공을 하는도중 깜빡하고 잊고 확인을 못했다던가,
잘 해놨는데도 다른사람이 모르고 밟고 간다거나.
특히 다른사람이 밟은 모습을 실제로 봣는데,
열받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열받게 한 포스트 보기 :
이렇게 까고 다시 붙이는게 쉽지 않으니,
스승 혹은 기술자분이 붙이신 타일이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넌지시 알려 드리는게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좋다. ㅎㅎ
너도 나도 함빠 재기
타일을 까내는 사이,
선생님과 강남반장님은 함빠를 재기 시작하셨다.
확실히 기술자 두명이서 함빠를 재시니 함빠 나오는 속도가 달랐다.
나와 강남반장님 조수분은
타일을 나르고 재단하기에 정신 없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함빠 물량이 나오니,
선생님과 강남반장님은 함빠작업 그만하시고,
본격적으로 붙이기 시작하셨다.
“선생님, 물좀 드릴까요?”
“어.”
선생님의 대답을 들으신 강남반장님이 저쪽 건너편에서
“야, 시원한물 있냐?
여기도 좀 줘라.”
“네, 알겠습니다.”
타일위에 물통 올려 구루마로 배달간다.
“여기, 물 가져왔습니다.”
“땡큐 땡큐, 아우 더워 죽겠네.”
다들 더운현장에서 쭈그리며 함빠 재고, 타일 날르고,
먼지 먹어가면서 그라인더 질하고..
정말 고생많이 하고 있다.
대리석 작업 끝
‘이 더운날 대리석하시는 분들은 아주 죽어나겠구나. ‘
라고 생각하며 밖을 보니,
이미 작업이 끝나서 한분은 점심시간에 누워
낮잠을 주무시고 있었다.
멀리 위에서 보니 시공 결과가 어떤지 잘은 볼수 없지만,
일단 창문사이로 본 2층의 야외 대리석 작업은 멋졌다.
체스 무늬로 알록달록하게 깔려진게
너무 튀지도 않고 깔끔한게 보기 좋다.
첫날 일할때 곰방하는사람부터
데모도와 기술자분들 작업하시는거 까지 봐왔는데,
저기 대리석 작업하신 관계자 모든분들이
이 현장에서 제일 고생 많이하신분들 일거다.
“더운날씨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날 좀 시원해지면 저도 좀 갈쳐주세요. ㅎㅎ”
라고 그분들께 누군가 말씀 해주실분 계시면 부탁좀 드린다. ㅎㅎ
작업종료
이렇게 나머지 함빠까지 해서
2틀간 6층 복도타일 작업이 다 끝났다.
7층과는 다르게 6층은 「ㄱ」 자가 아니라 「ㄷ」 자로 되어있어서,
작업량이 더 많았는데,
선생님의 초집중과 강남반장님의 지원이 있었기에,
오늘 끝날수 있었던거 같다.
6층에서 다시 계단 타고 장비를 싹다 내려가지고 오는데,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이 현장을 떠날수 있다는 마음에 들떠 웃으며
몇번을 왔다 갔다 했다. ㅎㅎ
“수고하셨어요. 형님.”
“어, 그래 너도 수고 많이했어.
내일도 일 나가냐?”
“네, 저희 바로 그 현장으로 가려고요 지금.”
“그래, 바빠서 좋네.
사람 더 필요없냐?
나 아직 잡힌일 없는데.”
“거긴 사람 더 올게 없고…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릴게요.”
하시고 강남반장님은 장비를 챙겨 떠나시려 하던참에,
다시 선생님께 오셨다.
“형님, 내일 PC방 바닥 까는 현장인데 한 60평쯤 되나봐요.
일단 연락처 갈쳐드릴테니까 한번 해보세요.”
“그래? ㅎㅎ
고맙다.”
강남반장님 일만 도와주신게 아니라,
일거리도 주시고.
정말 강남반장님께 선생님과 나는 여러모로 도움 받는다.
커피 한잔 사와라
“수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어, 그래.
너도 수고 많이 했다.
야 우리 커피한잔씩 마시면서 가자.”
“네. 제가 사오겠습니다.”
근처에 있는 롯데리아 에서 선생님 드실 아이스커피와 팥빙수를 샀다.
“선생님 팥빙수 사왔는데, 드시겠어요?
제가 커피 마실께요.”
“아니야, 난 배불러.”
“네, 그럼 전 더워서 팥빙수를 ㅎㅎ”
“그래 먹어라 먹어 ㅎㅎ”
양보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래도 혹시나해서
“선생님 여기 한입 드셔보세요.”
“됐다니까 ㅎㅎ”
^^
네, 제가 다먹을께요.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그녀의 목소리
“여기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 충청남도.
충청남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홍성을 빠져나올때쯤 네비게이션의 안내목소리가 나왔다.
“크아~ 목소리 이쁜게, 기분 죽인다!”
“하하하하”
내가 네비게이션 안내여성 목소리를 듣고 기분 좋다고 하시니,
선생님은 폭소하셨다.
“이 지긋지긋한 현장을 떠나니,
저 목소리마저 아름답네요. 아 정말 기분 끝내줍니다 선생님 ㅎㅎ.”
“그렇게 기쁘냐? ㅎㅎ”
“그럼요! 드디어 집으로 컴백하는거 잖아요.”
나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시원한 에어컨바람에 푸른 하늘.
일 끝나고 돌아오는길에 이렇게 멋진 환경이 내게 있으면,
난 정말 이 일을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행복해진다.
행복 1+1
“휴게소 들려서 저녁 먹고 가자”
“네 선생님”
“뭐 먹을래?”
“휴게소에서는 무조건 우동만 먹습니다 ㅎㅎ.
전 휴게소에서 먹는 우동이 제일 맛있어요.”
“ㅎㅎ.
그래 두개 시켜.”
오는길에 휴게소에서 우동까지 먹어서
더할나위 없이 행복해졌다.
비록 쉬지 않고 내일 또 일하러 가지만,
홍성을 탈출했다는것으로도 세상 만사가 즐거운 오늘이다.
매일 7층 6층 계단타고 왔다갔다 하고..
덕분에 내 무릎과 종아리는 매일 고생하고..
집에가자마자 동생한테 좀 주물러 달라고 하고
바로 뻗어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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