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었구만
오늘로 4일째 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현장은 야외작업 이기에 항상 쨍쨍내리쬐는 햇빛을 그대로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은 물론이고,
노출되어있는 피부는 전체 다 타는거 같다.
한 여름 바닷가 가야 타는줄로 알았던
내 피부가 일하다 이렇게 될줄은..
앞으로는 일하기 전 썬크림도 발라주던가 해야지 원 ㅎㅎ.
그나저나 빨리 여름이 가버렸으면 좋겠다.
아직 6월도 안됐는데 이렇게 땀이 뻘뻘나고 더우니,
앞으로 다가올 8월이 끔찍하다.
이 글 보시는분 작업시 더위 피하는 좋은 방법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아시바의 위엄
바로 옆 건물 현장이다.
딱히 다른건물에 비해 크거나 멋지거나 한건 없지만,
아시바가 눈에 띈다.
아시바를 설치하고, 가운데 파이프로 거대하게 「X」 자를 표시해두었다.
저 X 자가 무언가 지탱해주기에 저렇게 하겠지.
근데 은근 위엄있고 멋있다.
마치
「여긴 건설현장이니 함부로 들어오지 마시오.」
라며 관계자외 출입금지를 말하는거 같기도 하고.
아시바의 위엄…
으음, 대단해.
역시 고급인력이야.
평탄클립 제거부터
오늘은 어제 처음 써봣던
평탄클립을 제거하면서 일을 시작했다.
평탄클립 제거 하는건 되려 쿠사비보다 더 쉬웠다.
그냥 세워져있는 웻지를
측면방향으로 발로 툭툭 까내면 쉽게 떨어져 나간다.
여기가서 툭, 저기가서 툭
마치 어렷을때 길에 병마개 보면 발로 툭툭차며 갖고 놀듯,
웻지를 툭툭 차며 한곳으로 모은다.
남은 웻지는 재활용 가능하고,
스페이서 클립은 일회용이니
끼워져있는 스페이서 클립을 쪼가리를 버리고
웻지만 정리해서 챙겨놓는다.
고급 타일을 붙이다
“내가 저기 함빠부분 잘라놨으니까,
너가 가서 붙여.”
선생님은 내게 함빠부분을 맡겨두시고,
화장실을 가셨다.
‘올커니’ 하며 차에 있는 내 연장
푸는 고데와 바르는 고데, 그리고 고무망치 까지 다 꺼내와서
드라이픽스를 바닥에 바르고, 고데질 한후 조심조심 타일을 붙여봤다.
고급 타일이라 그래서 더 신중하게 주변 타일과의 편차를 잘 보면서 고무망치로 여러번 두드렸다.
“야, 아직도 붙이고 있냐?!”
선생님이 볼일 다보시고
돌아오시면서 한심하단듯이 말씀하셨다.
“아.. 이쯤되면 다 된거 같은데…
한번만 봐주십쇼. 선생님.”
“나와봐.
(타일을 살펴보시더니) 여기가 살짝 나왔잖아.”
선생님은 망치로 살짝 한두번 치시더니
“쿠사비 꽂고, 가에 긁고 연장챙겨.
올라가게.”
비록 선생님이 끝에 조금 더 손을 봐주셧지만,
다시 타일을 때서 시멘트를 더 넣거나 하지 않았다.
시멘트 양도 적당히 넣었고,
고데질도 나쁘지 않았고.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내가 제대로 붙여본 타일이다.
그것도 이탈리아산 고급타일 ㅎㅎ.
기쁜마음에 자연스럽게 셀카를 찍어봤다. ㅎㅎ
맘 같으면 싸인펜으로 「bong8nim」사인을 하고 셀카를 찍고 싶었지만,
괜히 비싼타일 혹여나 잘못될까봐 쫄아서 못썻다. ㅎㅎ
“뭐하고 있어? 얼른얼른 챙겨서 가자.”
“네. 갑니다!”
선생님 도움없이 끝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일단 이걸로 만족해야지.
이것으로 1층도 마무리
이것으로 1층 타일 작업은 완료하였다.
다 원장으로 붙일수 있을줄 알았는데,
나무 왼쪽부분 가에 부분이 원장으로 해결이 안돼,
그라인더로 재단할 필요가 있었다.
저 부분만 아니면 좀 더 빨리 끝날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2층에서 1층을 바라보는데,
타일도 이쁘고 가운데 이쁜 나무가 있어
벽 타일과 조화가 너무 이쁘고 잘어울린다.
여태까지 작업한 결과물중 가장 이쁘다.
이 집 다 완성되면 아마도
「집안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붙인 타일이 있어서 더. ㅎㅎ
베란다 및 땜빵
“일단 베란다 부터 해야겠다.”
난 1층, 2층,3층 야외부분만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조그마한 베란다와 땜빵부분도 작업해야 되는거였다.
이제 큰 작업은 2층 야외부분이라,
이곳은 바닥 작업하는데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서 베란다 앞에다 두었다.
“여기도 바닥 좀 잡아야겠다.”
“선생님, 레미탈 얼마나 갖고 올까요?”
“글쎄… 한 2포 3포? 일단 가져와봐.”
일단 바닥부터 다시 잡으셨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야외에서 바닥 잡을때는 물이 잘 빠져나가야 할것을 고려해
바닥을 잡아야 한다.
특히나 저런 좁은 공간에 대형타일을 붙이는데,
물이 고인곳이 있다면,
작은 화장실등에 고이는 물과는 비교가 안될거다.
그러므로 바닥 잡을때 수평을 봐가면서 잘 잡아야된다.
사실 이렇게 사진으로 봐서 그렇지,
직접 보면 그렇게 작지도 않다.
이 집 자체가 커서 이 부분이 작아 보이는거일수도 ㅎㅎ
원장은 가운데 한장뿐이고, 나머지는 다 함빠다.
함빠 부분이 들어가면
작업시간은 당연히 늦어질수 밖에 없는데,
별거 안되는 공간에 다 함빠라서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대형타일이니까 6장 정도로 끝냈지,
일반 욕실이나 주방에 쓰이는 타일 300각 짜리였으면
허허.. 몇 십장 붙여야 할거다.
사방이 이탈리이산
베란다 바닥작업을 마치고,
화장실 땜방이 있어서 마저 붙이러 갔다.
다행이 두장만 다시 붙이면 되서
선생님이 위에 물나오는 구멍부분 자르고,
나는 밑에 부분 잘랐다.
보통 같으면 두장 다 내가 자를것인데,
아무래도 이 타일 역시 이탈리아산 고급타일이기에 실수할까봐
조금이라도 난이도 있으면 선생님이 직접 하셨다.
이것도 엄청 비싸겠지.
그래도 장당 10만원은 안하겠지,
이건 600각 박스에 4장씩 들어가있는거니까.
근데 이건 진짜 실물로 봐야 한다.
저 하얀색과 검은색이 뚜렷하고 반들반들거리는게
정말 몰래 한장 집에 가져가고 싶을정도로 매력있다.
이탈리아산 끝내준다.
마무리 땜빵 문턱
화장실 땜빵까지 끝나고 마무리로 문턱을 붙이셨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기에는 대리석처럼 보이는데,
그냥 플라스틱 비스무리한거였다.
그라인더로 재단하는데,
잘리면서 나는 냄새가
고무 비스무리한 냄새가 나서 조금 역했다.
이제 진짜 2층 한다
대단하신 작업반장님.
오늘 아침에 용역 한분 붙잡고,
결국 저번에 그 넓었던 바닥 다 파셧다.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고생하셨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뒤에 자루도 그렇고,
앞에 있는 자루들도 다 반장님이 파면서 나온 돌덩어리들이다.
“이야, 진짜 다하셨구나.”
난 그저 감탄만 할뿐이였다.
대리석부터 붙이고
“대리석 붙이게 이 앞좀 정리 해봐.”
“대리석도 저희가 붙이나요?”
“붙여달라는데 어쩌냐, 해야지.”
결국 대리석도 우리가 붙였다.
다행히 대리석은 사이즈에 맞게 절단되어 있어,
우리가 재단할 필요는 없었다.
선생님은 정말 못하시는게 없는거 같다.
대리석도 붙일줄 아신다.
물론 타일처럼 공사를 할 수준까지는 안되시겠지만,
이런 땜빵수준은 문제 없으신거 같다.
이러다 선생님 좀 더 배우셔서, 대리석 하실지도 모르겠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면서
이 부분은 우리쪽에서 함마드릴로 땅 팠지만,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기에,
레미탈로 바닥을 펴줄 부분은 펴주고 작업을 하였다.
그러다가도 실을 보시면서
바닥이 지나치게 높은 부분은 함마드릴로 또 까고.
대형타일이라 바닥 한군데가 울퉁불퉁하면
더 티가 나서 더 바닥체크를 신중히 하시면서 작업하신거 같다.
게다가 평탄클립(스페이서 클립)이 다 떨어져서
더 신중에 신중을 기하신거 같다.
아~ 비싼 내 무릎보호대
2층에서 작업하는데
타일과 바닥 까고 남은 쓰레기 자루들, 장비들이 자리를 가득 차지 하고 있어,
시멘트 개기가 쉽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개다가 팍 튀어서
바지와 무릎보호대, 신발이 온통 드라이픽스로 범벅이 됐다.
아, 비싼 내 무릎보호대 하나에 10만원이 넘는건데,
주인 잘못만나서 작살나는구나.ㅎㅎ
뭐 그래도, 10만원 넘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으니 상관없다.
이깟거 또 사면 되지 뭐 ㅎㅎ.
(물론 이렇게 말했지만 또 사게 된다면, 신중하게 알아보고 사야지.)
작업종료
오늘은 그래도 1층 마무리, 땜빵, 2층 대리석부터 타일까지
나름 괜찮게 진행한거 같다.
항상 그렇지만,
갈때는 잊지 않고 장비를 깨끗히 닦고 가야지.
가뜩이나 드라이픽스라 굳으면 더 안떨어지는데,
하루라도 제끼면 장비 더러워진다.
선생님은 장비 더럽게 쓰는걸 싫어하시지만,
나 역시 만만치 않다.
선생님은 그냥 가자고 하시지만,
난 남아서 장비들을 깨끗히 하며,
오늘 작업한 내용 뭐 있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누가 밟거나 건드리지는 않았는지 다시 가서 보고,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다.
오우~ 내가 붙인 타일 굳으니까 더 이뻐 보이네. ㅎㅎ
내눈엔 너만 보여.
오늘은 집으로 오는길이 버스안에서
이 사진 보면서 실실 웃으면서 집으로 왔다.
앞으로도 이런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ㅎㅎ
경주촌넘
•8년 이전
블로그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글을 안 올리시는데
타일일 그만 두셧나요???
blog-admin
•8년 이전
요즘 바빠서 올리는게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포스트 작성일은 일한 날짜를 표기한것이지,
그날에 포스트를 작성했다는것은 아닙니다 ^^;
방금 하나 작성했습니다.
아, 타일 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