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붐이 여러사람 죽이겠네..
어제 빡세게 일했던 지옥같은 31시간 무중단 노가다 를 끝내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골아 떨어져 자고
밤에 잠깐 깻다가 밥먹고 다시 또 자고 …
지친 체력때문에 무의미 하게 하루를 보낸거 같아 아쉽기만 하다.
이래서 밤에 일하는사람들은 힘들다.
출근길 버스 갈아타는곳 근처에
뽑기방이 새로 생긴모양이다.
요즘 뽑기방이 인기 아니.. 이미 한철갔을라나 벌써?
한번 인기 좋다고 소문이 나면 너도 나도 창업한다.
누군가는 피투성이가 된채
이게 문제다.
물론 뽑기방 같은경우는
인건비에 대한 비용이 적은편이라 그나마 다행인데,
그래도 저렇게 만들어놓고 인기가 식어들면
언제 그랬냐는듯 또 한꺼번에 다 망하겠지.
구조조정으로 인해,
누군가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사회에서 떠밀려 실직자가 된 중년층은
아무런 보장 없는 창업에 마지 못해 뛰어든다.
그렇게 하다 대부분 실패해서 빛더미에 앉게 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며 힘들어 한다.
나도 인력소 생활을 거쳐 지금 타일공을 하고 있지만,
인력소에서 만나신 분들중 몇몇분들은 위와 같은케이스였다.
마지못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있는돈 없는돈 끌어모으다 실패해,
피투성이가 된채 다시 사회로 떠밀려 나온 기분 어떨까..
나이가 한살두살 먹을수록
점점 더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었지만,
기술을 배우고 있는 요즘은 이런 생각할 겨를도 없으며,
생각할 필요도 없다.
비록 지금은 어둡고 캄캄한 먼지나는 철거현장에서
땀흘리며 고단한 하루를 보내지만,
십몇년즈음 지나면 내가 이렇게 한 노력의 댓가로
클라이언트들을 웃음짓게 만들수 있는
작업결과물이 나올거라 생각하기에
난 항상 파이팅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다.
강남반장님과 함께
“오늘 강남반장 불렀어.
얜 아직 멀었나.”
집합시간 전쯤에 도착해 강남반장님을 기다린다.
“어? 어디야?
아, 다왓어?
알았어 빨리와.”
오늘 현장은 일산에 위치한 백화점 내 매장인데,
거리가 있어 늦나싶었지만,
역시 늦지 않고 집합시간 전에 도착해주신다.
오늘도 역시 후줄근한 복장에
트레이트 마크인 쓰레빠는 변함없이 그대로시다.
“어, 너 와있었구나?
저 왔습니다.
식사하러 가시죠. 형님”
오늘도 이런 개성 넘치는 강남반장님과 함께 일할수 있어 기쁘다. ㅎㅎ
오늘도 깨진다
“레미탈 갖고와서 여기 좀 부어야 겠다.”
“네, 선생님”
오늘도 역시 레미탈로 바닥잡는건 빠짐없다.
“야 이씨, 바닥 좀 보고 해!
한포 다 부어대서 뭐해? 반포면 되잖아.
바닥 봐봐.”
“다시 주어 담겠습니다.”
쓰레받기로 레미탈을 주어담을려고
서서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거린다.
“뭐 찾아?”
“쓰레받기로 담아서 넣을려고요.”
“그 옆에 있잖아!”
“어? 여깄네.”
하며 능청스럽게 웃으며 주워 담는다.
“젊은 애가 정신을 어따두고 그러냐?
참~ 정말.”
계속 꾸중듣는 모습을 보시던
강남반장님께서 보다 못해 말하신다.
“야, 너 오늘 많이 깨지는구나 ㅎㅎ.”
“뭐 그럴때도 있는거죠 ㅎㅎ”
이젠 욕먹어도 나름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법도 익힌거 같다. ㅎㅎ
“형님 일 다 봐드렸으면 내꺼 압착좀 개줄래.”
“네, 반장님”
매의 눈 강남반장님
점심 먹고나서 잠시 쉬고 있는데
강남반장님이 다른쪽 매장에서 나에게 손짓하며 날 찾으신다.
“이리와봐.”
“네, 반장님”
“너 이거 타일 봐봐. 어떠냐?”
“흐음… 글쎄요.
딱히 특이점은 못느끼겠는데요?”
강남반장님은 너스레 웃음을 지으시며
“그래?
지금 우리가 선 위치에서
맨끝에 있는 타일 메지 선 삐뚤어져 있다.”
정말 그런가 해보고 가보니
정말 메지선이 일정치 않다.
(위의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한 자료이며,
지금 상황의 시공된 타일이 아닙니다.)
600각 짜리타일에 일직선으로 장수가 15장쯤 되보였는데,
그 위치까지 보인다는것도 신기한데,
메지선이 틀어졌다는게 보인것도 믿기지않을정도 였다.
“반장님 가봤는데 진짜 삐둘어져 있네요.
어떻게 아셨어요?”
“ㅎㅎ
다 아는 방법이 있지 임마.”
그러시면서 쪼그려 앉으시더니
“저기 두번째 줄에서 맨끝에..
하나,둘..
세번째꺼 오른쪽으로 배가 불렀다.
가봐”
가서 확인해보니 타일높이가 오른쪽으로 살짝 올라와 있다.
“오 진짜네요, 반장님,
그게 보이세요?ㅎㅎ”
반장님은 별거 아니다는 식으로 웃어 넘기신다.
이 정도로 먼곳까지
타일의 상태를 알아낼정도면
많은 노력과 실패를 거듭하셔서 되신거겠지..
이거 너가 붙인거지?
바닥타일을 다 깔고 나서
벽타일 작업하기 전에
강남반장님은 바닥타일을 전체적으로 확인해보셨다.
“잠깐만.”
“네, 반장님”
사진속 가운데 길쭉한 함빠부분을 가르키시며
“이거 너가 붙인거지?”
“네, 어떻게 아셨어요?”
“딱보면 알지,
형님이 이렇게 붙이실리 있냐? ㅎ
봐봐.
데코보코(옆타일과 단차가 생긴 현상) 졌잖아.”
다시 한번 자세히 보니 그렇다.
붙일때는 잘 몰랐는데,
붙이고 나서 확인 해보니
내가 붙인게 옆에 타일보다 높다.
“괜찮아.
어차피 구석탱이고
여기 사람이 지나가지도 않는곳이야.”
“아, 전 붙여놓고 잘된거 같아
되게 좋아했는데…”
“원래 다 그런거야.
그땐 봐도 잘 몰라”
기껏 제대로 붙였나 하고 기뻐했는데..
결국 맘에 걸려서 다시 붙였다.
이런 쪼가리 타일하나도 붙일때
많이 확인해봐야 하고 붙여야 한다는걸 느꼈다.
선생님과 강남반장님
“내가 같이 벽타일 붙일테니까
넌 청소하고 다하면 장비 정리하고 있어.”
난 벽타일을 붙이는 강남반장님의 보조를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홀 바닥 타일 마무리 작업까지 다하시고
벽타일 붙이시는 강남반장님을 지원하러오셨다.
“뭐가 안돼?”
“아니요, 형님.
아, 이 바닥쪽이 이렇게 올라와서 …”
“나와봐.
이거 이렇게 올라왔으니 이렇게..”
역시 선생님이 오시니까 뭔가 쉽게풀리는거 같다.
강남반장님의 매의 눈도
선생님의 경험에서 나오는
예외상황 처리능력 앞에서는 한풀 꺽인다.
역시 경력에서 나오는 능력은
그 무엇보다도 위대하며, 함부로 흉내낼수 없다.
지랄을 해요 아주
벽타일까지 작업을 다 마치고 정리하고
나갈때쯤에
전기팀이 와서 작업을 시작했다.
전기하시는분들 천장을 통해 전기 배선작업할때
특유의 신호를 부르며 작업을 하는데,
난 몇번을 들어도
대체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선생님이 들으시더니
피식웃으시며 귀찮다는듯 말씀하신다.
“지랄을 해요 아주.”
“하하”
알아듣게라도 얘기하면 되는걸 굳이 이상한 알수없는 말로 ㅎㅎ
작업종료
장비 다 챙기고 차에 짐을 실은후 모든 작업이 종료되었다.
오늘은 함빠부분을 직접 잘라 붙여볼수 있었다.
물론 한번에 잘 붙였으면 기뻣겠지만,
강남반장님의 지적에 되려
한번에 성공한거 보다 얻은게 더 많은거 같아,
기분이 좋다.
내일도 나와라
“밥먹고 가자.”
선생님을 따라 순대국집 가서 밥을 먹었다.
“내일은 미용실 작업있거든,
내가 어제 큰방에 파벽돌 붙여놨으니까,
넌 내일 나와서 작은방에 파벽돌 붙이고
바닥 작업같이 하면 될꺼야.
내일도 나와라”
“네, 형님”
내일도 강남반장님과 함께 일할수 있게 되었다.
“넌 내일 거기갈라면….
6시까지 연신내로 와”
“네, 선생님”
내일은 어제 했던 미용실이니까
바닥 다 잡아놨고,
힘들것 없을거 같아 일을 수월하게 할수 있을거 같다.
내일 작업할 현장상황 보기:
오늘은 밤새 일 안했으니 집에가서 씻고 바로자서
내일 또 일찍 일어나야지 ㅎㅎ.
오피드라고
•7년 ago
봉팔님!!
열심히 사시니, 보기 좋습니다.
남일 같지 않고, 저도 타일시공학원 수강 후 타일일 하려합니다.
직접 현장 부딪치는 것이 두렵고 해서(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 같고해서)
기초적인 기술은 갖고 시작하여 합니다.
다행히 봉팔님을 통해 간접경험을 제대로 해서,
마음에 준비가 더욱 단단히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노가다에 뛰어 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두드리면 열리겠죠?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blog-admin
•7년 ago
두드리면 열릴것입니다.
한두번으론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노력해 두드리면 분명 원하는대로 길이 나올거라 믿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앞으로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
오피드라고
•7년 ago
봉팔님!!
요즘은 왜 뜸하시나요?
바쁘신가요?
comming Soon이 궁금합니다.
오늘도 파이팅!!
blog-admin
•7년 ago
방금 포스트 하나 작성했습니다 ^^;
빡세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