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들어왔어
오늘도 시골의 향기로운 풀향기와 멋진 산구경을 하며,
현장에 도착해 마저남은 방수작업을 하러 3층에 올라갔더니,
목수 기공님이
“새 들어 왔어, 저기 봐봐.”
새 종류 이름은 모르겠지만
이쁘장하게 생긴 참새만한 새가
인슐레이션 조각위에 자기집마냥 고개를 바짝 내밀고 서있다.
‘한번 가까이 가볼까’
하고 다가가니
방금전만 해도 내집처럼 꿈쩍안한 녀석이 파다닥 하며 날아가버렸다.
얄미운놈, 좀 있어보지.
나 외로운데 ㅎ
바쁘게 움직여야 외로움도 못느끼지
“이거 재고 좀 잘라 와봐라.”
“네, 선생님”
바쁘게 움직여야 외로움도 못느끼지 ㅎㅎ.
방수시트 재단하러 가자.
재단할때는 줄자가 참 유용한거 같다.
내 공구파우치에 줄자도 꼽게 되어있으니까,
좋은 줄자 하나사서 항상 꼽고 다녀야겠다.
틈새 재보니 이정도면 되겟지.
“야, 그걸 그렇게 조각내서 잘라오면 어떻게 하냐?
이쪽 라인에 쭉 붙이게 길게 잘라냈어야지.
아우, 진짜 내가 너 때매 못살어.”
역시 오늘도 한소리를 듣는다.
“죄송합니다,
그럼 이거 뺀 나머지 길이 재서 옆에다가 붙일까요?”
“아니야,
아까 긴거 남았더만. 쪼가리?”
“그거 아까 재단 잘못해서…”
“야, 진짜 어쩔려고 그러냐.
이제 남는것도 없는데, 아.. 정말”
한소리 더듣고,
가만히있으면 욕만 더 먹을거 같아,
찾아보는 시늉이라도 할려고 2층가보니,
전에 쓰다 남은게 있어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선생님, 여기 이걸로 자르면 될거같습니다.”
“잘라 갖고와.”
후~ 한고비 넘겼다.
쉽게 포기했던 나
모든일은 항상 그렇다.
정말 답이 없다고 생각할때,
큰 실수를 저질러 몸 둘바를 모를때.
한번 깨지고 나서
어떻게 할까 골똘히 생각해보거나
애써 변명거리라도 찾거나 하다보면
자의나 타의로 인해 뭔가의 해결책이 나오게 된다.
그 순간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수 없으며,
그간 받았던 마음의 고통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하지만 그 고통을 자주 맞이하게 되다보면,
사람은 무기력해지며,
그 일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나는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정말 싫증도 잘내고,
포기도 아주 잘하는 성격이였다.
난 지금 많이 달라졌어
아버지가 일손이 딸려,
내게 심부름을 시키시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정말 조금이라도 힘들거나 하기 싫은 일이였으면 너무 싫었다.
온갖 불만 짜증 다내며,
“앞으론 나 안할거예요.”
우쒸우쒸하며 짜증내고 집에 돌아오기 일쑤였다.
그때 내 나이가 20대 초반이였을거다.
너무 오래돼서 까마득하네. ㅎㅎㅎ
이런 성격이라 알바를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길어봤자 두달?
그러고 보면 난 지금 많이 달라진거 같다.
최근 쓰고 있는 블로그 포스트에
코멘트 달아주시는 분들이 열심히 사신다고 하시기도 하고,
멋지다고 하시기도 하고 ㅎㅎㅎ
관련 포스트 보기 :
사실 처음에 이 노가다 일기를 쓰게된 이유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되게 웃긴 얘기긴 하지만 사실이다.
지금 이 포스트에 쓸까 했는데,
아무래도 내용도 길어지고 현재 포스트와도 거리가 있는거 같아,
「노가다 일기를 쓰게된 이유」는 별도의 포스트로 써볼예정이다.
나는 영어를 못한다
카페 EKLIM .
EKLIM 이라..
사람 이름 같은데
카페 임은경?
예전 SK 광고로 확뜬 TTL 소녀!?
얘가 카페 낸곳인가 이야~
이런 쓰벌
나는 영어를 못한다.
영어 잘했으면 아마 지금 이 일 안했을지도 모르지. ㅎㅎ
로또 이야기
“아, 깜빡할뻔했네. 오늘 로또 사러가야지.”
이번주도 역시 선생님은 로또를 사신다.
이 얘기를 들으신 도장(페인트) 기공님이 이야기를 꺼내놓으신다.
“로또 좋죠.
내가 아시는 분이 2등 된적 있어요.”
나는 놀라서
“오! 2등이요?
우와 그거면 그래도 몇천만원 되지 않나요? ”
“아니야.
너가 몰라서 그래 그거 얼마 안돼, 세금빼고 하면 몇백 될라나?”
“그 사람이 2등된 사연이 되게 웃겨요.
로또 사기전날밤 꿈에 아버지가 나와서 번호를 다 얘기 했다는거예요.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그 번호 다 적어놓고
와이프한테 번호 다 말해주고, 사오라고 시켰데요.
그렇게 하고 당첨날 번호를 딱 본거야.
아니 근데 글쎄!
그게 딱 맞는거예요!
1등!”
“오 대박이네요!
진짜 그런게 있구나.
장난 아니다. 우와!”
“그래서 그 남편이 그 번호보자마자 갑자기 미친거야.
너무 좋아서!
그래서 그때 화장실에서 일 보다가
바로 마누라한테 전화를 걸었지 ㅎㅎ.
「야! 일등이다. 그치? 봐봐」
「아니… 2등됐어.」
「왜, 번호 맞구만 나도 확인했어.」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모르고 끝자리번호를 잘못적었어…」
그말 듣자마자 그 양반 눈깔이 땡그래지더니,
전화기들고 마누라한테 쌍욕을 쌍욕을 ㅋㅋㅋ.
진짜 한 몇분간 쉬지 않고 했데 ㅎㅎㅎ”
“ㅋㅋㅋㅋ”
선생님은 듣고 계시다가
“난 매번 해도 되지를 않아요.
4등 한번하고 끝이야. 에휴”
역시 사람은 땀흘려 돈을 버는게 가장좋고 확실하다. ㅎㅎ
바람아 멈추어다오
점심 먹고 로또얘기로 한바탕 웃고
다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했다.
“아이 씨발, 바람때문에 뭐 하질 못하겠네.”
자재 날르러 나왔는데 밖에서 스치로폼(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 으로 외관 공사를 하고 계시던 도장기공께서 짜증을 내셨다.
“휘잉~”
하며 세차게 부는 바람에 붙어있던 스치로폼도 날라가고,
부러지고 엉망이 되버렸다.
“오늘 여기까지 합시다. 아, 도저히 안되겠네.”
역시 외관작업은 날씨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비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눈이오거나 하면 일을 못하고,
그날은 놀게된다.
그런걸 보면 인테리어 내부작업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 참 좋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실내에서 하니,
일만 있으면 일을 할수 있다.
저번에 시스템비계 하러간날 이 말씀을 시스템비계 반장님께 드렸더니,
“근데 이쪽은 갇히지 않고 일할수 있어서 좋아요.
인테리어쪽은 방안에서 계속 일하잔아요.
답답하더 라고요.
이건 바깥에서 일하니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 좋고,
더군다나 시스템비계는 터치 하는것도 거의없고.”
일하는사람 스타일이 다르니,
뭐가 좋고 나쁘다 할수 없겠지.
하긴 나도 이런 좋은 풍경을 보니,
방안에 갖혀있기가 싫긴 하다. ㅎㅎ
작업종료
“선생님 옷이 없고,
약을 먹어야 되는데 1박만 하신다고 하셔서,
제가 챙겨오질 않아서요.
근처 버스정류장 세워주시면 제가 알아서 갔다가,
내일 시간맞춰 오겠습니다.”
“아니야, 올라가자.”
3일간 시골 생활하면서 세탁도 제대로 못하고,
약도 빠뜨리고 와서 못먹고 해서,
말씀드렸더니 그냥 서울 올라가기로 했다.
역시 지방생활..
아니, 집이 아닌 타지 생활은 쉽지 않다.
오는길이 막히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 온다는 맘에 너무 기뻣다.
오랫만에 서울 올라왔으니 먹고 싶던거를
올라와서 집에 들어가기전
홍콩반점 가서 탕수육과 짜장 곱빼기를 먹었다.
작업할때도 짜장 시켜먹은적이 있긴한데,
왜그런지 몰라도 짜장이 너무 땡겼다.
게다가 부드러운 탕수육과 먹으면 끝내준다는 생각에
마음보다도 몸이 홍콩반점을 찾았다. ㅎㅎ
역시 짜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어렷을때 이렇게 까지 짜장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나이먹어서 좋아지게 된거 같다.
몸에 좋은건 아니니 적당히 먹어야 하는데,
오늘같은 날은 그런 걱정 말고 일단 먹어야지.
그리고 힘내서 내일도 파이팅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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