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엉망 사우나
어제 퇴근후,
오랫만에 현장에서 그리멀지 않은 친구네 놀러가 술마시며 놀다 자고,
이른 아침 그 근처 사우나에서 씻고 출근을 한다.
그런데 사우나에서 깜짝놀란게 바닥 상태였다.
물이 고이지 말라고 구베를 주려고 했던거 같은데,
마치 윗사진 분화구 처럼 저렇게 몇군데가 치솟아 있다.
‘이거 정말 너무 한거 아닌가.
아무리 물 잘빠져 나가라고 해도 그렇지.
저렇게까지 치솟은 바닥은 …’
탕안에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진 촬영금지기 때문에 못찍었다.
정말 저 목욕탕 가보신분은 나랑 똑같은 생각하시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계곡에 물이 왜 고이겠냐?
“무조건 구베를 준다고 해서 물이 안고이는게 아니야.
계곡에도 물이 고여.
계곡에 물이 왜 고이겠냐?
거기에도 웅덩이가 있어서 그런거야.
마찬가지야.
화장실이나 주방에 바닥 잡을때도 있잖아,
물이 고이지 않게 평평하면서도 비스듬히 주는게 기술이야.
무조건 꺽는다고 다 되는게 아니라고.”
타일 기술자들에게는 타일을 잘 붙여야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그 타일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게 바닥을 만드는 미장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백날 타일을 잘붙여봐야,
화장실에 물이 고여서 물이 빠져나가지 않으면 그 타일 시공은 잘못된거다.
그러므로 타일기술자가 되려면,
단순 타일만이 아닌 바닥 미장, 조적, 철거등(설비쪽도 알아두는게 좋지 않나 생각됨)도 두루두루 알아 두어야 한다.
하나만 잘하면 돼
회사를 다닐때 난 웹개발쪽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다니던 회사 웹 개발은 두가지로 나눠서 개발했는데,
앞쪽 화면 UI쪽관련 개발을 하는 프론트엔드쪽(HTML, JS, CSS)과
보이지 않는 뒷쪽 서버 부분담당 하는 백엔드쪽(Server Programming, Database).
‘난 백엔드 개발이니까,
프론트엔드 관련된 부분은 굳이 내가 알지 않아도 돼.’
‘난 화면쪽 UI 개발하는데
굳이 뒷쪽 서버가 뭘 하는지 백엔드 까지 알필요는 없잖아.’
이런식으로 내 할일에만 집중해 같이 협업 혹은
하나의 서비스가 이루어지는데
필요한 종합적인 지식등을 무관심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모르겠다.
어떤사람들은 자신이 하는쪽에만 제대로 집중적으로 파서,
업무를 진행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비록 내가 맡지 않은 일이더라도,
내가 하는일에 엮여있거나,
그 부분도 같이 포함되어야 내가 하는일이 완성될수 있는 일이라면
알아두고 배워두고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그렇게 생각해서 일 끝나고 집에오면
이것저것 참고서나 해외사이트를 뒤져보면서
새로운 웹디자인 이라던지 UX(사용자 경험), 프로그래밍 언어등
여러면으로 두루두루 가리지 않고 봐왔다.
뭐 물론 이렇게 했지만 지금 난 알다시피 …
하지만 이렇게 했기에 그나마 5년이나 버틸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마저도 이렇게 안했으면, 그 5년도 쉽지 않았겠지..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도 이런저런 일을 두루두루 어느정도 다 알기에
내장목수가 어떻게 작업을 해서 타일 바닥 기준을 어느정도에 둘지,
방수를 이렇게 하면 타일을 위에 깔아도 물이 세니까 하면 안된다던지
다 사전예측이 가능하다.
이런 종합적인 인테리어 지식을 모르고,
단순히 타일만 붙였다간,
나중에 클레임걸려서 클라이언트들에게 돈을 못받는다거나,
땜빵 처리하기에 바쁘다던가..
푸른하늘을 보며
출근시작 전부터 예상치 못하게
사우나 바닥미장에 때문에 별생각을 다했네.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니 이쁜 구름모양이 그려져있다.
다른 생각은 그만하고, 오늘 하루를 집중하자.
어제까지 일한거를 생각하면 오늘은 별로 할게 없으니 금방 끝날거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현장을 향해~
너가 붙여봐
“난 홀에 함빠 잘라놓은거 붙여넣을테니까,
넌 어제 너가 보일러실에 잘라놓은 함빠들 너가 붙여봐.”
“네, 선생님.”
드디어 내가 방하나를 맡아서 붙여보게 되었다.
비록 함빠만이지만,
여기 보일러실은 함빠가 대부분이기에
이것만 다 붙여도 충분히 타일붙이는 연습과 실습에는 큰 도움이 될거 같다.
그리고 더 좋은건,
보일러 실은 가구등이 잔뜩 들어오기에
홀처럼 평평하고 이쁘게 깔지 못해도 큰 상관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그냥 대충 깐다는게 아니다.
되려 이전에 몇번 붙여봤던
그때보다 더 훨씬 더 진지하고 집중해서 붙일것이다.
압착시멘트를 통에서 퍼 바닥에 피고,
고데질을 충분히 해준후, 함빠를 붙여본다.
“퉁퉁퉁”
고무망치로 타일을 때리면서
타일의 4각을 손으로 슥슥 문질러보며
옆타일과 단차 가 나나 신경쓰며 때려본다.
‘아 씨발 여기 왜이렇게 나온거야.’
“퉁퉁퉁”
나온곳을 망치로 치니까 나온곳은 들어가는데,
되려 그 맞은편이 올라와버린다.
“아 진짜!”
쯧 소리를 내리며 괜시리 죄없는 타일을 보며 짜증을 낸다.
다시 올라온곳을 쳐도 마찬가지로 친곳의 맞은편이 되려 떠버린다.
‘아, 개씨발 진짜.
어쩌라는거야.
여기치면 저기가 나오고, 저기치면 여기가나오고.
아우.’
그렇게 왔다리갔다리 치다,
선생님께서 잘하고 있나 보려고 오셨다.
“야 뭐하는데 쭈물덕 거리고 있어?!
뭐해 너?”
“아니, 이게 여기가 나와서 치면 반대가 올라오고,
거길치면 또 저쪽에서 올라오고.
아, 진짜.”
“지금 이쪽 밥(압착시멘트)이 많구만.
까서 퍼내.”
“네.”
결국 고데로 다시 타일 떼낸후 안에 압착을 퍼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다시 붙여주셨다.
“이러면 돼잖아.”
“네.”
“생각을 하고 붙여야지.
그저 올라왔다고 여기때리고 저기때리고 그럼 돼냐?”
“네.”
“빨리 다음꺼 붙여”
“네.”
수평도 봐야지
압착을 바닥에 퍼놓고,
고데질을 한다.
‘압착 너무 많나?
오른쪽이 조금 높은거 같은데..’
고데질한 압착시멘트를 다시 통에 덜어 담고
재차 고데질 하고 높이가 괜찮은지 재차 확인하며 살펴본다.
‘오케이, 이정도면 되겠지.’
그리고 함빠를 올려놓고 고무망치로 다시 두드려 본다.
“통통통”
타일 모서리부분을 다시 손가락으로 문질러
옆타일과 수평을 비교한후 조심스레 고무망치로 살짝씩 쳐본다.
‘어!? 이정도면 잘 한거 같은데.’
옆에서 봐도 위에서 정면으로 봐도 문제가 없는거 같다.
‘아! 그렇지! 수평대 눈금 봐야지.’
혹여나 수평대 바닥에 시멘트등이 묻어있을까
헤라로 싹다 긁어내고
타일 틈 가운데에 수평대를 올려 확인을 해본다.
‘굿! 딱 가운데다.’
기쁜마음에 타일 틈새 메지골을 헤라로 긁어내고,
쿠사비를 꽂아두어 마무리 한다.
이 한장을 붙이는데 몇분 걸렸는지 기억도 안난다.
수평 맞춰가며 타일을 붙이는데 걸리는시간이
고작 함빠 한장인데도 이렇게나 많이 걸리는데,
기술자들이 붙이는 양을 보면 …
후.. 역시 기술자의 길은 쉽지 않다.
“얼마나 했냐?”
“지금 하고 있는 중…”
“야이씨, 뭐 그렇게 오래걸려?
후딱후딱 해야지.”
“네, 선생님.
이거 원장을 붙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아서…”
“야 그렇게 쪼물딱 거리면 안돼지.
봐봐.
지금 이쪽이 높네.
다시 압착 덜어내고 붙여야지.”
결국 화살표 타일쪽 부터 사진 보이는 부분까지 선생님이 붙여주시고,
반대쪽 부분 나머지는 내가 붙였다.
함빠도 쉽지 않은데,
원장을 붙이려고 하니까 훨씬 어려웠다.
앞으로는 함빠부분 잘라놓은거 틈나면
그냥 내가 붙여보고 그래야지.
단순히 잘라놓기만 하니까 붙일때 감이 안 온다.
구멍 매워
보일러실 타일작업 다 끝나고,
선생님은 보일러실 벽타일 작업을 진행하셨고,
난 샴푸실에 구멍을 메웠다.
이번 미용실 현장도 어김없이 이 구멍이 있다.
고데통한 반통정도 되는 양의 시멘트를 푹푹 넣어 구멍을 메운다.
“거기 CD(호스같이 생긴거) 134 주고 나오게 해야돼.”
“네, 선생님.”
구멍을 시멘트로 거의 다 메우고,
CD를 당겨 옆면의 134mm 거리를 주고 나오게 꺽어 놓은다.
그리고 쓰다 버려진 나무 조가리로 면을 맨들맨들하게 긁어준다.
이렇게 하면 구멍 매우기 끝.
그리고 남은 시멘트는 쓰다 남은 페인트통에 덜어 담는다.
그리고 고데로 압착통을 싹 긁어
다음번에 털어내기 편하게 관리 한다.
구멍을 매우기 시작할때쯤 전기팀과 금속팀이 오셔서
작업을 시작하시기 시작했다.
구멍을 매우고 나니 벌써 우리 짐과 다른팀의 장비들이 어울려
발딛을 팀이 없을 정도로 꽉꽉 매워져있었다.
역시 인테리어는 빨리 일하는사람들이 제일 좋다.
섞여서 일하기 시작하면 정신없고, 장비 잃어버리기도 쉽고,
여러모로 불편하다.
금속팀에서 용접을 하는거 같은데,
자동차 배터리 나갔을대 쓰는 집게를 집고 항상 저렇게 작업하신다.
저기 가스통에는 알곤 이라고 써있는거 같은데,
알곤용접할때는 저 가스통을 꼭 써야 하나보다.
작업 종료
모든 작업이 종료되고 시간을 보니 3시가 아직 되지 않았다.
메지 아줌마는 먼저 퇴근하시고,
선생님과 나는 장비들을 챙기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장비를 챙기면서 두고온게 없나 하고 여기저기 확인하다
보일러실을 다시 찾았다.
바닥 타일붙인게 나쁜거 같지 않아서 나름 뿌듯하고,
벽타일도 깔끔하게 된거 같다.
“아, 맞다. 너 요근처 철물점 가서 본드좀 사와라.”
“네.”
철물점을 다녀오면서 하늘을 보니
정말 이쁘게 구름이 떠다니고 있다.
큰 도로옆에 초록색 나무들
그리고 그 위를 이쁘게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퇴근하는 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시원한 설빙 빙수
이왕 방이동 온김에 근처에 사는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설빙가서 빙수를 먹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설빙빙수는 정말 맛있다.
여름만 되면 꼭 생각날정도로.
사르르 녹는 우유빙수 맛이 정말 내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원한 빙수 한입에 달달한 인절미 토스트를 먹으면
오늘 하루 고생했던거 싹다 잊고 행복해진다.
이렇게 맛을 음미하면서,
친구와 그간 못했던 얘기나 경험담등을 털어놓으며,
좋은 시간을 보낸다.
화장실을 들리는데, 바닥을 보니 헤링본 패턴으로 되어있었다.
타일 사이즈가 꾀 큰편이라 그런지,
작은 타일로 했을때랑은 느낌이 전혀다르다.
근데 이것도 보다보니 난 되려 이 큰 사이즈가 더 낳은거 같다.
굵직굵직 한게 뭔가 되려 더 아기자기? 하다고 할까.
간혹 이런 괜찮은 가게들 오면 인테리어 역시 상당히 신경을 써서 공사하는데,
이런곳에서 배우고 새롭게 보는것들이 많다.
나도 언젠가 이런 헤링본 타일을 시공할수 있는 그날이 오겠지.
그날이 오기전까지 꾸준히 연습해봐야지.
오늘처럼 헤메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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