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날일인가 보다
어제 낮에 갑작스레 오늘 나오라고 일정을 잡아주셔서
‘이번에도 날일인가 보다’
라고 직감했다.
상계부터해서 동대문까지 가는 버스인데 새벽버스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적 처음이다.
버스안에서 사진찍고 싶은데, 사람이 많아 못찍을정도
마치 출근길 사당역 지하철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8시부터 시작
“8시 부터 시작이래네”
선생님은 작업을 늦게 시작하시는걸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편이다.
전에 조공으로 일하셨을때 의도치 않게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 그때 좋지 않은 경험이 아직도 남아있으시다.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고 나서보니, 벌써 해가 다 떳다.
새로 짓는 신축건물인거 같은데,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어 되게 멋있다.
“우리는 미용이 미치도록 좋다!”
공개채용 모집문구인데,
글쎄… 별로 와닿지 않는다.
예전에는 저런문구가 되게 좋고 그랬는데, 이제 나도 열정이 식었나 보다.
저런거 보면 그냥 사기로 느껴진다. ㅎㅎㅎ
저렇게 말해놓고 페이 작게 주고.. 설마 그러진 않겠지
이렇게 비관적으로 보는 나는 이미 썩어있다. ㅎㅎ
굳게 닫힌 문
아직 8시 되기전,
주차장에서 장비 챙겨 가지고 와서 문을 열고 미리 작업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문이 잠겨 있다.
선생님이 고개를 내미시며 깔려져 있는 타일을 보시고,
“뭐야 다 붙였네?”
큰 매장안 바닥에 타일들이 다 붙어져 있었다.
저 멀리 보니 한켠에는 아직 안붙여져 있는 부분이 있었다.
“저 쪽 할거 같은데요?”
하면서 가르켜드리니
“얼마 안되는구만”
하고 고개를 내밀어 남은 부분을 보셨다.
그래도 따고 들어간다
“아..
이거 뭐..
아직 시간 꾀 남았는데,
잠자코 이렇게 밖에서 안 구경할수도 없고..”
하면서 혼잣말 하고 있을무렵,
선생님께서 어디선거 키를 찾아와 출입구를 열어주셧다.
그리곤 안을 구경했다.
여태까지 했던 매장중에 가장 큰 규모
“저기 가서 불켜봐”
불을 키는 스위치만 해도 몇개는 됐었다.
막상 불을 켜보니 매장이 꾀 컸다.
여태까지 했던 매장중에 가장 큰 규모겠구나 싶었다.
“이거 100평 짜리 매장이래.”
“여태까지 제가 일했던 곳중에 가장 큰거같아요. 이야..”
“한번 재볼까.
내가 이쪽 타일 갯수 셀테니까 넌 저쪽으로 쭉 세봐 몇장인지.”
“네.”
하면서 나는 세로쪽으로 선생님은 가로쪽 타일 갯수를 세봤다.
센후 계산기를 두들기시더니
“그러면 타일평수로는 한 140평쯤 되네”
허허… 대단하다.
내가 처음 타일 일한 치과도 다합쳐서 90평 정도 되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거 여태까지 작업하는데 자재 어마어마하게 들어갔을꺼다.
그래도 치과보단 훨씬 낳은게,
잘라야 할 부분도 그렇게 많지 않고,
시착실이나 화장실등 별도의 방구조가 있는게 아니라,
단순 매장 홀만 있는 구조라 딱히 까탈스러운 작업은 없을거 같다.
그리고 이렇게 그라인딩 할수 있는 장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청소기 안켜도 되고 얼마나 좋아. ㅎㅎ
작업시작
이렇게 구경하고 있던 도중에 오늘 같이 일하게될 분들이 오셨다.
어제 새벽까지 작업해서 많이 피곤하셨는지 8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하셨다.
선생님은 오늘 오야지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시더니, 작업을 시작하셨다.
오늘 타일 일할사람은 총 5명인데,
저쪽 팀에 어려보이는 조공이 있어서
‘저 사람도 나랑 같은 상황이겠구나’
라고 생각되어, 뭔가 연민의 정? 이런게 느껴졌다. ㅎㅎ
그리고 어제 아마도 밤새 일한건지,
고되게 일을해서 인지 뭔가 되게 피곤해보였다.
압착 시멘트 개려고 하길래
“압착부터 개면 되나요?”
“네.”
이 사람 일을 거들어주면서 오늘 업무가 시작되었다.
밴드 해요?
오랫만에 일을 해서 그런지 에너지도 넘치고,
날일 하러 온거라 선생님 욕안먹게 할려고 좀 더 파이팅있게 대답하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일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하는 도중 반대쪽 한켠에서 어제 못넣은 메지를 넣으시던 오야지분 께서 호출하셨다.
“여기와서 바닥 좀 쓸어줄래요?”
“네, 반장님.”
이 오야지분은 저번 포천아울렛에서 뵀던 오야지보다 더 젊어보인다.
지난 포스팅 보기:
“혹시 밴드해요?”
“잘 하지는 않는데, 가끔 들어가 보곤 합니다.”
그러시곤 이름을 물으시더니
“어쩐지 밴드에서 본거 같더라고, 아 그랬구나. “
밴드가 확실히 이쪽 업계일하시는분들이 많이 소통하는 하나의 공간이긴 한가보다 싶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이 오야지분이 밴드 운영진중에 한분이셨다.
잘보여야겠다고 말씀드리니까,
자신은 단순히 밴드 운영에 규칙이나 회원관리하는 정도라며 손사레를 치셨다.
작업하시는 도중 조수분을 불러서,
메지 넣거나 함빠넣는 부분을 직접 지도 편달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저렇게 열정적이시니까 밴드도 운영진도 하시면서 이렇게 현장일도 책임지는 오야지라고 생각된다.
정말 대단하신분이다.
그리고 몰랐는데 밴드에서도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거 같다.
앞으로는 종종 들려서 확인을 해봐야겠다.
저 시작한지 일주일 됐어요
점심으로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배달 시켜먹었다.
맨날 점심되면 나가서 밥먹고 오는데
현장일 하면서 배달 시켜 먹은건 오늘이 처음이였다.
식사 후, 저쪽 조공분에게 물었다.
“일 할만해요?”
“저 이제 시작한지 일주일 됐거든요.”
“아 그러시구나.
저는 한달됐어요. 안힘들어요?”
“지금 이 매장이 100평 인데, 지금 거의다 붙인상태 잖아요?
이렇게 붙이는데 타일 이랑 시멘트 어마어마하게 들어갔거든요.
시멘트만해도 160포 들어갔어요.
추가로 더 시킨것도 있고요.
그거 어제 들고 날랐더니 힘들어죽겠어요. “
“어이고, 힘드셨겟네요.
그래도 여긴 엘레베이터 있고, 구루마 있으니까 다행이예요.
계단으로 들고 날르면 어우…”
이후 몇 마디 더하고 조공들의 잡담이 끝나고,
다시 작업을 재개했다.
작업하는 도중 나한테 「저건 왜 해야 하는건가요?」 라고 나한테 물어봣는데, 내가 아는 수준으로 대답해줬다.
나도 잘 모르지만 서로 도우면서 아는 부분 같이 알려주면서 일하는게 좋기도 하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같이 일해야 일하는 맛도 있는거 같고 좋다.
너 똑바로 안자르냐?
오늘은 작업 대부분을 선생님이 아닌 이쪽팀의 반장님을 거들어 드렸다.
시멘트 퍼드리고 타일 드리고, 시멘트 떨어지면 개고.
그렇게 일하다 바닥타일 마무리를 짓고 함빠 부분 몇장이 남았다.
함빠 쪽을 반장님이 작업하시게 되어 이쪽 역시 같이 따라가서 도와드리는데,
선생님 그리고 항상 같이 일하셨던 반장님과는 다른 느낌이여서 함빠자르는 부분을 내가 실수했다.
“야 이씨, 너 똑바로 안자르냐!?”
건너편에서 바닥타일 마무리 짓고 계신 선생님이 내가 카터기 자른거 빠꾸 먹는거 보시곤 한 소리 하셨다.
선생님한테 한소리 듣는거 보다,
반장님께 폐를 끼치는거 같아 내 자신이 멍청해보이고 한스러웠다.
다른 기공분들 일하는 스타일도 많이 익혀야 돼
그리고 그라인더로 자를부분도 몇장 있어서 잘라왔는데,
잘라드렸지만 그 부분도 제대로 안된 부분이 있어 반장님이 다시 자르시곤 하셨다.
혹 때려다가 혹 붙인 격이 되버렸다.
연습도 더해야겠지만 다른 기공분들 일하는 스타일도 많이 익혀야겠다.
함빠 재는 것도 선생님과 다른느낌이고,
자를때도 좀더 신중히 선이 잘 안지워지게 하던가
다시 자를 대고 더 선명하게 긋던가 해서
다른분들 조공할때도 거리낌없이 할수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안전이 최고
작업 마무리하려고 장비를 닦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쿵 하는소리가 들렸다.
에어컨 설치 해주시는 분이 작업도중 사다리 타다가 미끄러져서 그대로 떨어진거다.
다행히도 몸이 먼저 떨어져서 딱히 다친곳은 없어보였다.
혹여나 머리부터 바닥에 닿았으면
비록 저 정도 사다리 높이지만 안전모 썻다고해도 해도 안심할수 없었을거다.
항상 강조하지만 안전이 최고다.
오늘 작업도 그라인더 쓰는데 여기 오야지분도 가더를 안끼고 사용하셔서,
오야지꺼 쓰다가 타일 파편튀어서 혼났다.
결국 가더가 착용된 선생님꺼 꺼내서 잘랐다.
몸만이 아닌 사용하는 장비 역시 안전하게 쓸수있도록 준비가 되어야 한다.
작업 종료
작업 도구까지 다 닦고, 우리쪽은 작업이 종료되었다.
오늘 타일 붙인 부분 메지넣는거만 남았는데,
이 부분은 오야지쪽께서 하시기로 하고 우리는 철수했다.
감사하게도 가는길에 드시라고 음료와 빵을 주셔서 오늘은 저녁밥을 안먹어도 될거 같다.
그라인더 작업할때 비가 좀 오더니 이제는 제법 비가 내린다.
창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게, 뭔가 낭만적이다. ㅎ
평택에서 서울까지 가는데도 퇴근시간이라 막히는데,
비까지 내리니 엄청 밀렸다.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고, 오늘도 일을 할수 있어서 참 좋았다.
끝으로 같이 일한 조공분 또 다시 현장에서 봣으면 좋겠다.
그때쯤이면 아마 그분이 날 가르킬지도 모른다. ㅎㅎ
그리고 오늘처럼 열심히 하셔서, 그분도 훌륭한 기술자가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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