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모르는게 천지다
오늘도 항상 그렇듯 이른새벽의 출근길.
「500 미터 전방 우회전해서 ~~」
선생님 차안에서 나오는 네비게이션 안내 목소리.
그리고 그 안내에 따라 가는 선생님.
“어? 여기를 가르쳐주네요?”
“어 뭐?”
“아니요. 여기 거기 잖아요.
왜 비 많이오면 잠긴다고 못오게 통제하는곳.”
“그래. 그게 왜?”
“저 여기 잠수되는곳있다는거 최근에서야 알았거든요.”
“그래?”
나무위키에서 퍼온 영화 괴물의 포스터 사진입니다.
*위법시 삭제하겠습니다.
“알고보니 여기 영화에서도 나온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참 모르고 있었다가 최근에서야 알았네요.”
잠수교를 처음봤을때 뭐 저런곳이 있나 했다.
“야! 너 저기 몰라?
너 뉴스도 안보냐?
비오면 맨날 저기 침수 됐다고 나오잖아.”
“아 그랬어?”
이곳이 잠수교 라고 알려준 친구녀석도 나에게 알려주면서 핀잔을 주었다.
사실 나는 무신경 한편일수도 있다.
나는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만 쭉관심을 두고 몰두해왔지,
그외 딱히 내가 흥미가 없다면 전혀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
재밌는 이야기로 나는 내 생일을 모른다.
나는 음력으로 생일이 되어있어,
매년 해마다 생일이 다르다.
너 내일 모래 너 생일이야. 알고 있어?
“아, 내일 모래 내 생일이였어?
알았어.”
그래서 매년 해마다 아버지 혹은 할머니가 꼭 내게 알림전화를 주시곤한다.
되게 웃기긴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솔직히 말해
내가 무슨 생일이라고 외국사람들처럼 무슨 큰 파티를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력 날짜까지 신경쓰면서 그거 알아봤자 뭐 기분이야 좀 색다를지 모르지만,
항상 보내는 하루마냥 별거 다른것도 없다.
이렇게 나는 무신경, 무관심 한편이다.
“그 사람은 요즘 뭐하고 있어?”
“누구?”
“그때 왜 우리 회사 단체로 여행갔을때 같이 놀았던사람있잖아.”
“아~ 걔.
걔 관뒀잖아.”
“아 그랬어?”
“야, 걔 관둔지 꾀됐어 ㅎㅎ.
너 여태 몰랐어?”
“난 몰랐지.”
사고, 사건 등만이 아닌,
이렇게 사람들에게도 꾀나 관심이 더딘편이다.
사실 나는 원래부터 이렇게 사람에게 까지 무관심한것은 아니였다.
어렸을때는 몰랐는데,
나이를 한두살 먹으면서 점점더…
20대 중후반쯤 부터..
“야, 너 그거 알고 있어?”
“뭐?”
“그때 왜 그사람이 있잖아?
글쎄 그사람이…”
“진짜?”
“어! 장난 아니지?”
“우와.”
소문이라고들 한다.
혹은 뒷담화라고도 한다.
사람의 입에서 귀로, 그리고 다시 입에서 귀로.
이렇게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며,
점점 더 정보는 이상하게 번져가며,
평범했던 이야기가 흉보는 이야기로.
어느샌가 정보라는것은 내게 불편한 이야기로 바뀌게되었다.
당사자의 밑보이는 곳을 꼬집어 비웃음거리로 만든후,
그것으로 마냥 즐거워 하는..
그러면서 그런 즐거움으로 친해져 친구가 되는..
이런 관계로 친해져 어울리게 되는건 좋지 않으며,
설령 그 상대와 코드가 잘 맞는다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하거나,
올바른 관계가 될수도 없다.
그 사람이 나 없을때는 내 얘기 한다.
라는것은 사실 내 나이쯤 되는사람들이면 이미 다 알고 있지.
이런것을 이치를 알은후에는,
내가 아닌 다른사람,
딱 지인수준의 관계라면
그 사람의 자세한 사정(事情)등은 알지 않아야 된다고
내 철칙으로 새긴후
사람들과의 교제를 시작했다.
나이를 먹으면 하나둘씩 없어진다
위의 내 철칙은 분명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근데 웃기게도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는게 쉽지 않다.
물론 사람들과의 만남도 적어지기도 했고,
어렸을때에 비교해서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서기도 하지만,
뭐랄까.
진지하게 친구가 되는사람은 극히 드물다.
내가 너무 차갑게 벽을 세우고,
사람을 대하는건가…
글쎄,
나이를 한두살 먹으면서 점점 더 주변사람들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간혹 내 핸드폰속 저장된 전화번호부를 보면 정말..
요즘은 외롭다.
계단타일 시작
깔끔반장님은 본인이 하셔야 할 욕실물량을 끝내고,
계단을 붙이시기로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남은 욕실 벽을 끝내시면
욕실바닥을 붙이시기로 하시고.
사실 나는 계단이라고 하셔서,
계단 층부분을 붙이시는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계단옆에 있는 벽부분을 붙이시는거였다.
그런데 이 현장 건물의 천고자체가 은근 있어서,
본드통 타고 붙이시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거다.
그얘기인 즉슨 이 계단타일 붙이는것도 쉽지 않고,
작업속도가 빠르지는 못할거다.
“너 가서 저기 밖에 PT아시바 매둔거 있어,
그거 좀 갖고 와서 여기다 설치해야 겠다.”
“네 사장님.”
오야지께서 이것저것 작업에 필요한 연장등을 가져오라고 하셔서
가져다드리기 시작했다.
작업준비를 하는 깔끔반장님,
그 옆에서 같이 도와주면서 이런저런 작업에 필요한 보조역할을 하시는 오야지.
사람이 없으니,
오야지께서 직접 옆에서 데모도 해주신다.
너가 일당받고 다니는 기술자가 되고싶으면 메지 안해도 돼,
곰방? 양중? 이런거 안해도 돼.
근데 오야지는 다 할줄 알아야돼.
선생님께서 종종 오야지의 고충을 토로하실때 하시는 말씀이다.
“내가 아는 오야지는 언제 한번보니까
기술자 하나 불러놓고,
자기는 타일 안붙이고 사모레 개고 곰방하고 있더라.
그러는 거야.
오야지는 어쩔수없어.
잘못되면 자기가 다 빵구나니까 그거 다 자기가 매우는거야.
그러면서 뭐
「오야지가 많이 벌지. 기술자는 일당이나 받고 다니네.」
뭐 이렇게 말하는 애들있는데.
야, 그렇게 되면 다들 오야지 할라고 하지.
누가 일당받고 다닐라고 하냐?”
주점오야지의 모습을 보니
선생님이 자주말씀하시는 오야지의 고충이 눈앞에서 보이는듯했다.
아무리 일 잘하는 기술자를 두고 일한다 한들,
주점오야지분도 쉽지 않으시겠지.
“오늘 너는 니 선생 데모도 하는거고,
나는 깔끔반장 데모도 하는거야.
1:1 이라고 알았지? ㅎㅎ”
“네 사장님.”
「띠리리~」
“예. 어 왔어?
어디?
알았어요.
야, 지금 물건왔다거든.
요 앞에 입구가봐.”
“네 사장님.”
자재 다루기는 쉽지 않다
입구를 가보니 화물차가 한대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예, 여기예요.
이 앞에 대주세요.”
항상 그렇듯 입구앞에 대고 영수증을 받으며,
물건부터 확인한다.
근데 물건이 타일이 아닌 대리석이 다였다.
인테리어 담당자가 물건내려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그냥 주점오야지께 부탁했나보다.
“네..
이거 다 온거 같은데…
이거 뭔가 운송중에 깨진거 같은데요?
반으로 딱 부러진거 같은게 있는데?”
“아니예요.
이거 내가 물건받을때 확인했는데,
공장에서 작업하다가 뭐 잘못해서 다시 하나 잘라서 더 넣었데,
혹시나 작업하다 또 모자르고 그럴수도 있으니까 잘못자른것도 넣어뒀데요.”
“예 알겠어요.”
혹여나 물건이 잘왔는지 확인하려고 하신건지 주점오야지께서 오셨다.
“물건 다 왔냐?”
“네, 사장님.
영수증보고 확인해봤는데, 제대로 왔습니다.”
“어 그래.
이거 어디 올리지 말고,
여기 입구 차대놓은곳 옆쪽에 잘 기대놔둬.
조심해서.”
“네 사장님.”
이건 두께가 그다지 두껍지 않고 돌종류가 무거운게 아니라 그런지,
나름 가벼워 들만했다.
「웃샤웃샤」
살포시 조심조심해서 세로로 세워 들며,
혹여나 기스 안나게 주위 잘살피며 운반했다.
배송 온 사장님은 돌이 처음이라 그런지
그냥 날라주기가 싫어서 그런지,
차만 세워두고 멀뚱멀뚱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주점오야지는 화가나 성질을 내셨다.
“뭐해!?
같이 날라야지?”
“아니, 내가 언제 이런걸 해봣어야지.
이거 들고가다 잘못되면 어떻게해요?”
“아니 씨발,
그럼 이거 갖다주기만 하면 끝이야?
야 참 씨발 이렇게 하고 돈버는거야?”
이렇게 오야지께서 한번 질러주시니까,
옆에서 들어주는 시늉은 하더라 ㅎㅎ.
진짜 운송, 배달하시는분들 나쁘다고 하는건 아닌데,
노동판에 배달가는거면 알아서 눈치보면서 좀 들고 합시다.
그게 싫으면 아애 이쪽배달은 하지 말던가.
혹여나 잘못되지않을까 정성스레 박스 깔아주고,
눕혀주고 세워조고 고이 모셔두었다.
돌의 값은 타일보다 훨씬 비싸다.
진짜 뭐하나 잘못 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수 있으니,
혹여나 돌 관련된 일하게 되거든 조심하자.
아니, 그냥 돌있는곳은 피하자.
선생님 조공으로
“어, 이제 됐으니까 넌 너 사장한테 가봐.”
“네 사장님.”
돌 운반후,
모처럼 선생님 옆에 달라붙어서 일했다.
옆에서 타일 자르고,
닦고 하면서 선생님의 부풀어오른 눈두덩이를 보며 마음이 안쓰러웠다.
앞이 잘안보여서 그러시는지
뭔가 평소때보단 고개를 치켜세우시면서 쳐다보곤 하셨던거 같다.
나름 선생님께 에폭시를 가까이 안두려고,
갤때만큼은 아애 화장실밖에서 개곤했다.
빨리 낳으셔야 할텐데..
작업종료
결국 오늘도 5시가 되어 작업이 끝났다.
계단타일하는건 처음봤는데,
하나 붙일라고 하면 아시바 타고 왔다갓다 하면서
정말 품이 많이 깨질거 같다는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작업환경에 대한 어려움때문이라서 그러시는지,
깔끔반장님도 본인이 생각하신거 만큼 진척도가 안나간거 같아,
아쉬워하시는 모양이시다.
주점오야지분은 계단타일은 어쩔수가 없다는걸 아시는건지,
어쩔수없지 하는 표정으로 나름 만족해하시는거 같았다.
그리고 선생님도 내일부터는 바닥을 작업하시게 되었다.
바닥은 선생님이 잘하시니까 수월하게 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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