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의 출근길
“어우 왠 비야. 이거?”
어제까지만해도 줄곧 화창하게 멋진 모습으로 출근길을 만끽하게 해준 하늘이
오늘은 왠일인지 비가 내린다.
차를 타고 달리는데, 비가 차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두둑 두둑」
보통은 비오는날 드라이브 하면
노래도 발라드쪽으로 틀어 비오는 날만의 그 분위기에 취해,
운전대 잡으며 노래도 따라부르고 하는데,
트럭 보조석에서 비를 보니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아침부터 찝찝하게 시리..
비가 오고 난리야..’
같은 환경이라도 노는날 드라이브 하는것과 출근길과는
확실히 다른분위기가 난다.
그래도 현장이 내부라서 다행이지,
백령도 처럼 외부에 비 무쟈게 쏟아 지면.. 허…
정말 끔찍하다.
작품 옆에 서서 커피한잔
오늘도 역시 현장에 도착후,
커피를 끓인후 작업관계자들에게 전부 나눠 드린다.
그리고 어제 나도 참여해 작업한 작품옆에 서서 커피를 마시면서
셀카를 한장 찍어본다.
사진을 보니 이제 뭔가 타일공같은 느낌이든다.
정렬된 타일옆에 여유있게 커피를 한잔하는 모습 후후.
압착 갤생각은 안하고
그저 좋다고 시공된 타일옆에서서 한껏 폼을 잡는다.
오늘따라 커피향이 좋구만.
뭐 하루에 한번쯤은 이렇게 시공한 결과물을 보고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갖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은 바닥 타일 붙이기
어제 주방 벽타일 붙인 자리쪽에 바닥타일이 아직 안붙여놔서,
일단 그쪽 몇장 부터 붙이고
어제 하다 말았던 화장실 벽타일작업을 재개 하기로 했다.
평소같았으면 압착통에 압착시멘트 개고,
거기서 퍼서 붙였을테지만,
이건 고작 7~8장 수준이니,
간단하게 본드통에 압착을 개고 거기에서 퍼다 붙이기로 한다.
이건 워낙 스케일이 작아,
그부분의 완성된 사진을 따로 찍지 않았다.
안전화 대신 발이편한 운동화
어제도 그렇고 발통증이 계속 오는 바람에,
이제부터는 그냥 발이편한 일반 운동화를 신고 작업하기로 했다.
나는 항상 「안전작업, 안전작업」하며,
글을쓸때나 실제로 일할때나 외치고 다니는데,
안전작업 하기전,
내 다리가 병이 날거 같아 도저히 못신겠다.
통증의 원인은 안전화가 아닐수도 있겠지만,
일단 신발을 바꿔 신고 일을 해보려고 한다.
안전화의 딱딱한 발판이 발의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아무래도 통증을 더 유발하는거 같다는 생각에
몇일간 이렇게 일해보고 전이랑 같으면 다시 안전화로 갈아타고,
괜찮다 싶으면 이거 보다 더 좋은 신발 신고 일해야지.
사실 이 신발도 몇년이나 신어
충격흡수기능도 거의 다 떨어진 상태인데…
뭐 일단 작업화로 신으면 더러워지니까
이렇게 버릴만한 신발로 테스트 해봐야지.
안좋은건 한꺼번에 겹쳐온다
몇장안되는 주방근처 바닥 타일을 마무리하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간다.
“일단 어제 한거 클립 싹다 뽑고,
전체적으로 다시 닦아.
메지골 파내면서.”
어제부로 쿠사비가 다 떨어졌기에
평탄클립의 클립쪼가리로 메지라인을 맞춰가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타일한장에 꽂아야 하는 부분이 많아,
쓰고 재활용용도로 쓰려고 했던 클립쪼가리도 모자랐다.
그래서 어제 썻던거 다시 뽑고,
오늘 붙이는곳에 다시 사용한다.
쿠사비가 있었으면 굳이 이렇게 안해도 될것을…
역시 자재와 공구는 항상 넉넉히 준비해놔야 한다.
“이거 타일이 메지 묻는 타일이야.
우리 지금 쓰는 본드도 접착력이 좋아서 붙인다음 바로 안닦으면 안떨어져.
그러니까 최대한 닦으면서 붙여 나가야돼.”
“네.”
“스폰지에 물묻혀서 잘 닦아.
참, 가뜩이나 발라 붙이는거라 더딘데, 타일도 이러니 돌겠네.”
쿠사비 재활용에, 타일 자주 닦아야 되고,
게다가 두번 발라서 시공하는거라 확실히 더디다.
능률이 안날정도로.
화장실이 「ㄷ」자 모양으로 되어있어 잘라야 하는부분도 많고,
어떤면은 면이 안좋아 붙이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디테일을 원하시는 팀장님
오늘도 역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확인겸 이곳저곳을 둘러보신다.
화장실을 둘러보시더니 팀장님이 만족 하시며 말씀하신다.
“캬~!
야! 진짜 나 여태까지 일하러 다니면서 타일 한다는 사람치고
배관 구멍 저렇게 파는사람한번도 못봤어.
다들 대강 그라인더로 네모 툭파고놓고 가던데.
사장님이 잘 해주시네.
아! 좋아 좋아!”
팀장님은 배관구멍을 전용도구를 써서 파낸것을 보시곤
좋아하시며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이렇게 배관이나 구멍내는 부분은 다 전용도구를 사용하여
최대한 보기 이쁘게 잘라내신다.
그런 선생님이신데 여기 팀장님이 워낙 디테일한거 따지시니까
함빠 자르거나 그라인더 커팅을 맡기실때도
선생님은 평소보다 더 침착하고 집중하시며 펜으로 체크하시고 나에게 건내주셨다.
“이거 잘 잘라와라.”
“네.
.
.
선생님 여기 잘라왔습니다.”
“야, 이거 여기 조금 덜 잘렸잖아!
너 쟤 스타일 모르냐?
이런거 보면 뭐라고 해.
여기 다시 쳐가지고 와.”
“예.”
선생님도 팀장님에게 질리셨는지,
팀장님 스타일에 맞춰 함빠도 그렇고 여러모로 되게 신경쓰셨다.
나라면 어떻게 붙였을까?
일하다 보니 금새 점심시간.
현장이 시골인 만큼 주변에 식당하나 없다.
그래서 밥먹으려면 차타고 15분정도는 가야 겨우 식당에 도착한다.
요 몇일간 아무생각없이 밥만먹고 나왔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벽타일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쪽 문 가운데 있는 타일을 잘 보면
일렬로 나란히 붙여져있다.
하지만 문틀 밑에쪽을 보면
분명 브릭패턴으로 시공되어있는 걸 볼수있다.
‘저건 저렇게 일자가 아니라 저것도 반장 원장 이런식으로
밑에꺼랑 비슷하게 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며 곰곰히 생각을 하는데,
근데 또 한켠으로는 저 타일의 길이를 보면 밑에 형태처럼
브릭패턴 대로 간다 하더라도,
저렇게 쪼가리 들어가는거 없이 일렬로 붙이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선생님께 따로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글쎄..
만약 선생님이 이 부분을 맡으셨다면 어떻게 처리하셨을까?
만약 나보고 붙이라고 했다면
그냥 반장 원장 이런식으로 붙일거 같다.
뭐 물론 저렇게 붙였다는게 잘못됐다고 생각한거는 결코 아니다.
만약 잘못붙인거라면
저기 타일 시공할때 인테리어 담당자가 데나오시(다시 작업) 놨겠지.
앞으로는 식당이나 매장등을 들어가도 타일 붙인곳 보며,
애매하거나 이상하다 싶다고 생각되는건
‘나라면 어떻게 붙였을까?’
하며 고민도 해보고 생각도 깊게 해봐야겠다.
천도복숭아도 맛있어
오늘도 어김없이 참드시라고 집주인분께서 참거리를 주셨다.
오늘은 포도와 천도복숭아.
「포도도 맛있었으니 천도복숭아도 맛있을꺼야.」
하며,
“잘먹겠습니다”
라고 인사드린후 주저없이 한입 콱 깨무는데,
역시 맛있었다.
천도 복숭아 간혹 생각날때가 있는데,
이거 먹고 천도복숭아 한박스 사갖고 집에 올라가고 싶어졌다. ㅎㅎ
근데 여긴 어떤과일이든 다 맛있네.
과일 장사하시는 지인분께서 주신건가?
진짜 거짓말처럼 맛없는 과일이 하나 없다.
그러고 보니 여기 진안은 전라도 였지.
전라도는 손맛내는 음식만이 아닌 과일도 맛있구만. ㅎㅎ
이제 부터 음식은 전라도가 아니라,
모든 먹거리는 전라도로 바꿔야겠어 ㅎㅎ.
작업종료
더디게 작업되는 화장실 한칸.
잘라야 할거 많고,
중간중간 타일닦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한면을 남기고 퇴근을 한다.
이제 내일 한면 붙이고 바닥 붙이면 이 건물 타일공정은 마무리 될거 같다.
내일까지만 하면 드디어 끝나는구나.
기쁘다.
출근길에 비가 올때는 기분이 우중충 했는데,
퇴근길에 비가 오니 기분이 나쁘진 않다.
뭔가 오늘 수고했으니까,
다른데 놀러갈 생각말고,
그냥 숙소가서 씻고 편히 쉬어라.
하며 하늘에서 내려주시는거 같다. ㅎㅎ
사람이란 간사하다.
같은 날씨인데 일끝났다고 이렇게 감정이 달라지니.
이러니 손이 나을수가 없다
숙소에 도착해 방 열쇠와 간단한 세면도구를 챙겨 들어간다.
손을 보니 피부 상태가 갈수록 안좋아지는거 같다.
빨간 두드래기 같은것들이 다시 피어 올라오는거 같고,
손을 깨끗히 닦아봐도 시멘트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
아덱스 라서 그런가 ㅎㅎ.
나같이 땀 많이 나는사람은 특히나 더 청결에 유의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만.
일 자체가 이렇게 지저분한걸 청결에 유의할수가 없다.
나름 화장실 쓰거나 식전,후 깨끗히 손을 닦아내기야 하는데.
일하다보면 이렇게 되니 말짱 도루묵이 되버린다.
여튼 내일이면 끝날테니,
집에 돌아가면 쉬는날봐서 병원에 다시 가봐야겠다.
에폭시
•7년 이전
아식스에서 나온 안전화있어요 fcp로 시작하는 제품군이었던거 같은데 저는 일본쪽 직구는 할 줄 몰라서 구매대행으로 구입했는데 봉팔님은 일본어가 되시니 ㅎㅎ
저 발등이 높고 발볼이 넓어서 왠만한 안전화는 다 불편했는데 앞으로도 쭉 신으려구여
blog-admin
•7년 이전
저도 본적이 있습니다.
근데 신발이란게 직접 신어보지 않으면 편한지 불편한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옷도 되도록이지만 신발은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구입합니다 ^^
요즘은 등산화 신고 일하는데 나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