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게 시작하는 시골 아침
“으아아~”
아침에 일어나 힘껏 기지개를 펴본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는길.
다행히 이근처에 식당 두군데가 조식을 해서 아침밥 걱정은 없다.
“후~ 역시 시골에서 맞는 아침공기는 다르구먼.”
항상 맞는 이른아침의 거리.
도시에서 맞는 아침과는 확연히 다르다.
높고 빽빽한 아파트 및 건물들이 즐비하고, 거기서 나오는 네온간판의 불빛.
반면 시골아침은 이렇게 낮은 곳에서 쳐오르는 해와 그 주변 구름,
그리고 마치 그 두개를 떠받치는듯한 느낌의 산.
이 얼마나 멋진 풍경 아닌가.
바로 이전 현장이 백령도 였는데,
거기엔 바다가 앞이라 산 대신
드넓은 푸른 바다와과 짠내로 아침을 맞이 해서 그런지 사뭇 느낌이 다르다.
같은 시골이라도 나는 이런느낌이 좋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번두리의 느낌.
이런 한적한 길거리 모습이더라도,
막상 아침이 지나가면 서로 일들 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이겠지.
이 모습이 딱 좋다.
이래야 뭔가 나도 시골에서 열심히 일하는거 같고.
백령도 현장 근처는 정말 너무 번화가 안됐어.
이런 가게들 보려면 백령도 숙소에서 한참 나가야 하고,
주변엔 오로지 해녀 몇명뿐.
이런 일하기 좋은 분위기의 현장이니까 오늘도 잘 해보자고,
아침밥 두그릇 먹고 현장으로 간다.
자재는 안전 하군
혹시나 해서 덮어놓은 덮개가 어디 날라가지 않고 잘 덮여져있다.
어젯밤에 비가 좀 왔던거 같은데,
이거 없었으면 그 비싼 아덱스 다 못쓰게 됐겠지.
역시 일 끝났다고 좋다고 빨리빨리 집에가는거 보다.
자재 및 쓰던 연장은 정리하고 잊은거 없는지 재차 확인하고 가야 한다.
사실 이런건 조공이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이지만,
간혹 현장에 가서 일하는사람들 보면
이걸 그닥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공만이 아니라, 기술자, 오야지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는 퇴근전 이것저것 사소하게
주변정리나 뒷정리를 꾀 챙기는 편이다.
그래서 일끝나고 나서 정리 및 마무리 하는데 시간이 자연스레 꾀 걸리는데,
선생님은 그런 나를 보고 항상 뭐라고 하신다.
“수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야! 아 진짜,
너 뭘 자꾸 꾸물덕 거려?
일 끝났으면 후딱 연장챙기고 그냥 와야지!”
“헤헤. 그래도 한번 현장 둘러보고 오는거죠.”
연장닦고 이것저곳 현장을 재차 둘러보며
잊은게 없는지 한번씩 훑어보는 습관.
난 이 습관은 누가 뭐라고 나한테 손가락질 하고 욕하고 한다 한들
절대 버리지 않을거다.
선생님도 항상 일 끝나고 이렇게 나한테 뭐라고 하시지만,
간혹 자신도 잘못했다는듯 말씀하실때도 있다.
“야, 우리저번에 쓰던거 노미 있잖아.
그거 안보이더라.”
“그거 연장공구함에 넣어 뒀는데?
혹시 어디 가셔서 쓰다 놓고 오신거 아닌가요?”
“아 저번에 산에 갔다가 필요해서 잠깐 꺼내썻는데,
그때 그냥 잊고 온건가..”
연장을 어느때 어느곳에서 쓰던 상관없다.
연장을 꺼내든 이상 반드시 그 현장에서 나올때 재차 확인하는 습관을 두자.
비록 가격이 얼마 안하는 연장일지라도
그 연장이 없으면 일하는데 얼마나 큰 불편함을 초래하는지
그것은 말로 표현할수 없다.
오늘은 홀 바닥
일단 어제 하다 마무리 못지은 화장실을 먼저 마무리 하고,
바로 홀바닥을 깔 준비를 한다.
“혹시 뭐 필요하신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우리 이제부터 여기 홀바닥 작업할거니까,
타일이랑 시멘트좀 갔다줘요.”
선생님께서 주문하자 팀장님과 반장님은 바로 자재 곰방을 시작하셨다.
“형, 타일 나르자.”
“어.ㅎㅎ”
팀장님이 반장님을 부를때 형이라고 하시는거 보니,
반장님보다 나이가 적은거 같다.
모든일이 다 그렇겠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높은사람이 내 밑에 있으면
일하기 조금 껄끄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 두분은 호흡이 잘 맞는가 보다.
타일 날르시면서도 뭔가 되게 즐거워 보이는듯히 나르신다.
“ㅋㅋㅋ”
이런 느낌으로 나르다가도 서로 보며 웃으며 마냥 즐기며 일을한다.
나도 전에 회사에서는 저런분위기로 일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형한테 많이 의지도 하고 웃고 떠들고,
먹고 놀고.
진짜 좋았지 그 형이랑 있으면.
문뜩 팀장님과 반장님을 보며 예전 생각이 떠올라 부러워 해본다.
“일단 압착 부터 개라.”
“네”
현재는 다르다.
과거는 과거일뿐 ㅎㅎ.
뭐, 저 팀장님과 반장님의 저처럼 화기 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일하지는 않지만,
나는 나 나름대로 즐겁게 일하는 방식이 있지.
‘이렇게 고급 자재 쓰면서
일하고 있다고 블로그에 자랑질 해야지. ㅎㅎ’
하며 셀카를 찍어보려 하는데,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네.
‘이런 니미!
위에서 얼짱각도로 찍어야 하나.’
‘아이 씨발, 또 왜 이지랄이야.’
얼굴에 잡티가 다 나오네,
평소에는 셀카모드네 뭐네 하면서
카메라가 알아서 잘 잡티 없애주고 이쁘게 나오더만 오늘따라 말을 안듣는다.
‘옘병! 일이나 하자.’
쯧,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네.
압착이나 개야지. ㅎ
고급 주택 답게 평탄클립 사용
항상 그렇듯 일단 입구에서부터 기준이 될 가나방을 한줄 붙인다.
오랫만에 평탄클립 사용하는거라 감이 무뎌진다.
평소와 같이 압착을 바닥에 발라 고데질을 하고
타일을 그위에 살포시 딱 얹는다.
그리고 망치로 쳐서 수평을 잡으려 하는데,
“아, 맞다! 클립 꽂아야지.”
망할 오랫만에 하다보니
스페이서 클립 꽂고 타일을 올려놔야 한다는걸 깜빡한다.
올려놓은 타일을 다시 들어내고 스페이서 클립을 끼우고
다시 헝클어진 압착을 고데질한후 타일을 올려놓고 망치질 한다.
그리고 웻지를 클립구멍사이에 넣고 뺀찌로다가 충분히 쪼여준다.
‘오케, 좋앗어.
단차도 없고 딱좋은 상태야.’
이런 확신이 들면 다음장을 이어간다.
이래서 평탄클립 쓰면
평소 일하는거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는가보다 ㅎㅎ.
그래도 이렇게 시간이 걸려도 딱 해놓고 나면
뭔가 있어보이는거 같아 기분이 좋다.
저게 발전기구나
압착이 슬슬 떨어져 다시 압착을 개려고
통에다가 압착시멘트와 물을 넣고 믹서기로 돌리려고 하는데
믹서기가 안돌아간다.
‘뭐야 이거?’
고장났는지 해서 혹시나 다른 콘센트 구찌에
그라인더 연결해보고 해도 안된다.
“선생님, 이거 전기가 안들어오는데요?”
“그럼 팀장한테 말해봐.”
팀장님을 찾으려고
방에서 나오는데 하는데 마침 반장님이 계셔서 말씀을 드렸다.
“반장님, 저희 지금 작업하는데,
전기가 안들어오는거 같아서요.”
“아, 발전기 기름떨어졌나 보다.
죄송해요. 바로 넣어드릴게요.”
그러시더니 저 네모난 발전기에 기름을 채워 넣어주시고는
시동을 다시 걸어주셨다.
「부우웅~ 당당당」
시끄러운 엔진소리를 내며 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간다.
“아, 저거 기름으로 전기를 만드는거군요.”
“네, 저거 기름으로 돌아가는거예요.”
“간혹 현장에 저거 있길래 어떻게 돌아가나 했더니 기름이였구나…”
나는 저게 전기나오게 하는 발전기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기름을 넣어 나오는거인지는 몰랐다.
그냥 핸드폰 보조배터리 처럼,
어딘가에서 미리 전기로 충전해놓고
저렇게 전기 쓰게끔 만들어주는건가 했는데.
역시 이래서 살아가는데 기름이 없으면 안되는구만.
귀한 타일 깔끔하게
“여기 음료수 드시고 하세요.”
쉬면서 하시라고 팀장님께서 음료수를 가지고 오셨다.
“아까 발전기 위에 냉장고에 참거리 있으니까,
드시고 싶으실때 그냥 꺼내 드시면 돼요.”
“네.”
음료로 목을 살짝 축이고 다시 작업을 재개한다.
“내가 알아서 붙일테니까 넌 붙이던거
스폰지로 닦으면서 나와.”
“네.”
항상 그렇지만 타일붙일때는
최대한 깔끔하게 붙이는게 여러모로 좋다.
그래야 타일 닦을때도 편하고 큰일이 없어서
잔손가는일이 없기때문이다.
타일이 유광코팅된 폴리싱 타일이라면 사실 이렇게 큰공들여가며 닦지 않고,
다 붙인후 한번에 닦으면 되는데,
이 타일은 표면이 거친 포세린 타일이라
바로 닦지 않으면 나중에 닦이지가 않아,
압착시멘트가 굳지않았을때 빨리 닦아야 한다.
다 닦았으니 다시 선생님 옆에가서 압착 바르고 고데질 해야지.
아 그전에 파우치에 스페이서 클립을 한가득 넣어두고,
꽂을때마다 바로 파우치에서 꺼내써야지.
원래 이건 쿠사비통으로 쓰려고 산건데,
지금 현장은 스페이서클립을 많이 써야 하니
스페이서클립을 넣어두기로 한다.
이렇게 파우치에 넣고다니면
굳이 스페이서 클립 통이나 봉지 따로 왔다갔다 하면서 들고 다니지 않고
바로 내 몸에 있으니 꺼내쓰기도 쉬워,
이런 습관을 들이려 요즘 노력 하고있다.
근데 스페이스 클립 크기 자체도 크고,
타일 한장 붙이는데 4개나 들어가게 되서 금방금방 바닥 난다.
흐음…
뭔가 대책이 없나…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들어오려면 창문으로
입구부터 타일을 붙이기에,
들어올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어서 창문을 통해 들어간다.
근처에 있는 사다리를 놓고 창문틀을 밟고 넘어가려 하는데,
팀장님이 창문틀이 충격이나 무게가 있는걸 놓으면 손상될 위험이 있으니,
주의 해달라고 하셔서,
혹시나 모르니 일단 창문쪽에 마대자루를 한장 깔고
밟고 지나갈때 창문틈이 아니라
홀안쪽에도 의자를 하나 두고 창문틀을 밟지 않고 지나간다.
무슨 도둑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ㅎㅎ.
그래도 어쩔수없지 귀한타일 밟지 않고 고히 모셔두리리 ㅎㅎ.
평탄클립 소진
“이야, 이거 금방 떨어지네…”
홀바닥의 2/3 정도쯤 깔았을까?
그때 되니 현장에서 준비해주신 평탄클립이 다 소진되었다.
시공전에는 충분히 쓰고 남을거 같았는데,
막상 깔다보니 금방 금방 떨어진다.
“이거 클립 한봉지에 6천원쯤 하니까
한장에 4개 끼운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이야~ 이거 자재비 만만치 않네…
참..”
“그래도 이거 사용하므로 인해서 품질이 나와주니까,
어쩔수없죠.”
“아, 그럼 그건 그런데,
오우, 근데 너무 많이 먹힌다 비용이..
여기 현장들어오기전에 내가 포천오야지한테 물어봤는데,
평탄클립써야 되는 현장은 단가 더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럴만 하네.”
결국 우리가 갖고 있던 클립을 써서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오늘 원장이 들어갈부분을 다 쳐내기 위해
5시가 넘었는데도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작업하다가 배가고파 혹시나 대비해
컵라면을 좀 사왔던걸 끓여 먹었다.
“왜 세개야?”
“선생님 하나, 전 두개요.”
“잘먹는다 잘먹어. ㅎ”
그렇게 라면을 먹고, 다시 압착개고 붙이고. ㅎ
작업 종료
어느정도 원장을 다 붙일때쯤 보니,
뒤에 움직일수있는 공간이 없어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하고 나서 보니 창문밖이 깜깜하구만.
그래도 뭔가 가지런히 잘 되어있는거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ㅎ
도망치듯 창문밖으로
“자, 집에 가자.”
하며 선생님이 먼저 창문밖으로 나가신다. ㅎㅎ
여태까지 일하면서 나갈때
까치발로 문틈사이 비집고 들어가는경우는 종종 있었어도,
이렇게 창문통해서 나간적은 없었다. ㅎㅎ
뭐 그래도 고생해서 붙인타일인데 그 만큼 취급해줘야지.
뒤이어 나도 선생님따라 창문밖으로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숙소로 돌아가는길,
오늘도 역시 뿌듯하게 하루를 마치고 돌아간다.
몸은 피곤하지만,
시골 공기와 만족스러운 결과물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볍다.
앞으로도 남은 일정이 오늘같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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