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업체 부천 스타필드
오늘부터 당분간 부천스타필드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이 현장은 지원으로 간 현장이기에,
요청한팀의 분위기에 맞춰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대략 7시쯤에 만나서 식사를 한다거나 하거하지만,
듣기로는 이팀은 단종회사라 아무래도 좀 더 이르게 시작하고, 일하는 인원도 많다.
그렇게 6시까지 현장에서 작은형님, 큰형님, 나
이렇게 먼저 만나 담소를 나누고 있는 도중에
오야지(이하 희반장님으로 칭함)로 보이는 분께서 손 흔들며 우리를 가르켰다.
“안녕하세요.”
어. 왔어?
일단 교육 받기전에 저기 옆건물 안에 들어가면 조끼랑 하이바랑 몇가지 줄꺼야.
그거 가지고들 와.
그거 없으면 여기선 일 못해.
당연한 얘기지만 이곳 스타필드는 1군 신세계건설에서 짓는 프로젝트이므로,
다른 1군과 마찬가지로 작업전 교육, 혈압체크 등은 기본이고,
안전화, 하이바는 필수다.
1군업체는 까다로워
여기에 소속이랑 이름, 전화번호 적으시고 가져가시면 됩니다.
건설회사 직원께서 서류에 기입하라고 안내해주어,
3명 각각 다,
서류에 사인하고, 준비물을 가져왔다.
‘허허, 안전벨트까지 주네..’
하이바에 각반까지 하는건 그렇다 치는데,
어디 높은곳에서 작업하는것도 아닌데, 항상 안전벨트를 차야 한다고 한다.
하이바, 안전벨트, 조끼까지.
말그대로 풀셋트로 받아,
멋진 작업자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셀카 한장 찍어봤다.
「찰칵!」
‘오~ 괜찮은데? ㅎㅎ.
안전벨트 인증샷을 또…’
너도 나도 투덜투덜
「찰칵!」
벨트가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이라 마음에 들었다.
근데 내 몸매가 마음에 안드네 . 망할.
진짜 다이어트 해야지.
안전벨트가 좋은놈이라 그런지,
장착하고 나니 꾀나 무겁다.
풀장비 받을때나 좋았지,
조금 있다보니, 무거움에 어깨가 슬슬 무거워지는게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아~ 난 무거운거 딱 질색인데…’
난 몸이 무거운게 싫다.
그래서 회사 다닐때도,
가방은 절대 메지 않았다.
가방이 필요할때가 있으면,
그냥 쇼핑백에 담아서 가고.
무언가를 어깨에 메는게 참 부담스럽고 걸리적 거렸다.
“형님, 이거 차고 일해야 하는거죠?”
“어, 차라고 하니까 해야겠지.”
“후우… 허허..”
나는 크게 한숨쉬며,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허탈한 마음을 위로했다.
나비 엠알오 쇼핑몰에서 퍼온사진입니다.
*위법시 삭제 하겠습니다.
으아~ 이거 각반 진짜…
내가 하이바는 계속 쓸수 있거든?
근데 각반은 진짜 싫어.
큰형님은 각반을 무지하게 싫어하는 모양이시다.
“저는 하이바가 제일 쓰기 싫던데.
각반이야 뭐 그냥 차고 다녀도 아무 거리낌없더라고요.”
“아우~ 난 그래도 각반이 최악이야.
하이바?! 하이바는 하루종일 쓰고 다니라고 해도 써!
근데 각반은 진짜!
이거 계속 이렇게 하고다니면,
나중에 자국남고 게다가 거기에 또 땀나면 간지럽고.. 아우.”
나와 큰형님이 서로 불평불만 말하고 있는데,
작은형님만은 유일하게 아무렇지 않아 하셨다.
그렇게 준비물을 꾸역꾸역 챙겨,
희반장님을 찾아간다.
“아?! 맞다. 그거 있어?
그 교육증? 건설교육증 그거 없으면 여기서 일 못해.”
“네, 그거 다 있습니다.”
“어, 그럼 저기 교육장에서 교육받고 전화해.”
일단 땜빵부터
안전교육을 받고,
희반장님을 따라 작업할곳을 갔다.
“일단 여기 기둥 파벽돌 붙여야할거 있잖아?
요거 땜빵을 해야돼.
한명은 요거 땜방하고,
한명은 여기 파벽돌 붙이고.”
“네.
반장님, 여기 파벽돌 자르다 보면 먼지 많이 날거 같은데.”
“아! 그거!
여기 내가 집진기 가져오라고 말할테니까.
일단 하고 있어.
금방 가져오라고 할게.”
1군에서 일하면 좋은게,
자재나 장비등의 양중등을 하는 인력을 별도로 배치 해놓는다.
보통 팀에서 맡은 현장의 경우 개인집이 대부분이라,
왠만한건 우리가 직접 올리거나 하는데,
이런 큰 공사는 청소, 자재정리등 다 알아서 해주는사람이 있어 이부분만큼은 편하다.
중간 관리는 힘들어
「띠리리~」
우리 작업사항을 알려주신 희반장님의 전화벨이 울린다.
“어.
.
어.
야! 그걸 왜 지금 나한테 말하냐?”
작업자한테 전화가 온 모양인데,
희반장님 음성 살짝 격앙되어 가는게 좋은소식은 아닌가 보다.
“야! 그거 이제와서 작업이 안된다고 말해버리면,
뭐 나는 어쩌란 말이냐? 어?!
일하는사람은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안된다 하지,
사장은「왜 그랬냐!?」 하면서 나한테 뭐라 하고,
뭐 대체 나한테 어쩌라고 하는거야? 어?”
희반장님은 분을 삭히며 통화하다가,
결국 작업지시를 내리시고 문제 해결하러 가셨다.
“형님, 저분이 오야지 인줄 알았는데,
아닌가요?”
“희반장님은 오야지는 아니고,
따로 사장이 있어.
근데 희반장님이 이 회사에 오래있었어.”
일하는 사람들 관리하고 작업지시하고 하는거 보고 오야지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따로 사장이 있었다.
희반장님이 중간책임자 역할을 하시는거 같은데,
저렇게 화를 내시고 하시는거 보곤,
문뜩 예전 회사다닐때 생각이 났다.
중간에서 치이는 사람
“저거 뭐야?
10201번 메이저라고 뜬거 이슈 뭐야?
이번 업데이트 이슈 다 처리된거 아니였어요?”
“… 다른 프로젝트 긴급업데이트 있다고,
그거 작업부터 해야 된다고 해서,
아직이요…”
”
..
.
.
”
‘후~ ,아 진짜… 씨발!
내일 모레가 업데이트구만 아직도…
너무 하네 진짜. ‘
입을 꽉 닫고, 차오를 분을 겨우겨우 삭이며,
나는 진정한다.
“알았어요.
이거 회의 끝나고 가서 같이 봅시다.
또 다른거 뭐, 다른 이슈사항 있어요?”
한참 회사 다닐때,
프로젝트를 맡아서 내가 관리를 하기 시작하며 주간 회의 진행할때,
당시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뭔가 모를 책임감이 내 등에 업혀져있고,
팀원들은 열심히 일해주지만,
뭔가 모르게 신경을 덜 써준다는 느낌.
네, 알겠습니다.
일개 팀원으로서 일할때는
항상 나에게 주어진 일감에 대해 분석하고 생각하고,
처리해 낸후 보고를 하면 끝이지만,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주임님, 그거 기능 언제까지 될까요?”
“내쪽파트는 3일안으로 되겠고, 앞쪽파트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이따 내가 그 담당자랑 얘기해보고 말씀드릴게요.”
“아! 아까 저희팀회의중에 본부장님께서,
이번에 제품 출시되는거에 데모신청가능할수 있게 서둘러 만들라고 하셨는데…”
“그거 이제와서 급하게 하라고 하셔도…”
모든 일이 나를 거쳐 간다.
거쳐가면서 나에게 책임이라는 것이 묻어져 지나친다.
같이 일하는사람들의 스케쥴을 봐가면서 일감을 던져주고,
처리 못했을경우 내가 같이 나서서 처리해야 하고..
정말 괴로운 위치.
시간 걸리는 고소작업
“잠깐 아시바좀 같이 옮기자. “
“네, 형님”
몇층 높이의 기둥에서 붙였다 떼어낸 부분과
아애 붙이지 않은 부분 두군데 붙이는거라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될거 같았다.
어떤 작업이든 자신의 발이 자연스럽게 닿지 않은곳에서 일을 하게되면,
일반 땅바닥에서 작업하는것보다도 적어도 2~3배이상은 시간이 걸리지 않나 싶다.
아시바를 옮기고,
파벽돌과 본드를 위에 올려주고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커팅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내가 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받아서 자르고.
붙이는건 많지 않은데,
작업 환경이 까다로워 시간이 걸리게 되는 현장이다.
게다가 기둥이라는게 동그란 모양이기에,
조금 붙이다 보면 BT 아시바를 옆으로 이동해야 하고 해서,
정말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연장이 있음에도…
이 사이즈로 25장 잘라와
“네.”
파벽돌의 특성상 타일 커터기로는 커팅하기 어렵기에,
그라인더로 일일히 하나씩 다 자른다.
파벽돌 하나 주어서 긋고,
옆쪽 어딘가에 두고,
또 다시 파벽돌 하나 주어서 긋고..
‘하아….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파벽돌 작업할때 쓰려고 둔 연장이 집에 있는데,
연장만 가지고 왔으면 한방에 쭉쭉 잘라서 금새 다 끝나는데…
가뜩이나 작업이동하는데도 번거러운데,
이런 커팅까지 하나하나 다 일일이 재서 그리고, 자르고 해야 하니..
작업이 더뎌도 너무 더디다.
오늘 파벽돌 작업이라는걸 알았으면 이런 사사로운 일거리는 줄어들텐데..
결국 시간이 지나,
힘들지는 않지만 잔손이 많이 가는 파벽돌 기둥작업이 완료 되었다.
딱 보니 여긴 극장이 들어올거 같은데,
나중에 시간되면 한번 놀러와봐야지.
모자이크 타일과 쪽타일
파벽돌 작업이 끝나고,
이번엔 타일작업을 하게 되었다.
“둘이니까 한명은 여기 라운드진거 모자이크 타일 붙이면 돼.
그리고 한명은 저기 주방 들어가는 쪽벽면에 쪽타일 붙이면 되고.”
희반장님의 작업내용을 듣고서
형님두분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더니,
라운드진면(파란색)을 작은형님이 하시게 되었고,
주방 입구 벽면(빨간색)을 큰형님께서 하시게 되었다.
“어, 그리고 자네는 나 따라와봐.”
“네.”
“여기 본드 있어,
이걸로 붙이면 돼.”
“네.”
처음봤을때 석고로 면이 되어있길래,
그냥 세라픽스 정도로 붙이겠구나 했는데,
의외로 고성능 압착을 쓰게 되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 작업해놓은거 보니까 타일가지고 패턴을 맞춰서 붙이기도 하고,
비싸보이는 타일로 이쁘게 꾸미고 그러던데,
역시 이런 1군 업체는 이런 부분에서는 비용에 대해 크게 부담을 갖지 않는 모양이다.
말안해도 당연히 신경 써야된다
“여기, 이게 여기 도면이야.
이거보고 붙이면 돼.
하다가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보고.”
“네.”
희반장님의 작업지시가 끝나고 형님들은 각자 알아서
자기위치에서 자신이 할곳을 보며 도면과 맞는지 측정했다.
큰형님이 도면을 보시고 자질을 몇번해보시더니,
희반장님을 불러 물어보기 시작했다.
“반장님, 이거 도면상에서는 여기서부터 길이가 xxx 인데
지금 이렇게 자로 재보니까 달라요.”
“봐봐.”
희반장님도 큰형님과 도면을 본후 줄자로 치수가 다르걸 확인한후,
레이아웃을 다시 잡아준다.
“지금 이렇게 되면 여기서 타일이 이렇게 되버리니까.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가.”
“네.”
그렇게 희반장님께 확인을 받고 큰형님은 작업을 시작하셨다.
모자이크 타일 작은형님
작은형님은 모자이크 타일을 붙이시게 되었는데,
이 타일은 딱 봐도 비싸보였다.
작은형님은 타일을 보시곤,
레이아웃 체크등의 작업이 아닌 면을 고르게 맞추고 계셨다.
안그래도 모자이크 타일이고 게다가 면이 라운드진 형태라서,
석고면이 파손되어 있거나, 홈이 많이 벌어져 있다거나 하면
아무래도 결과물에 영향을 주기에 기초적인 부분부터 작업을 하셨다.
비싼타일은 다르다
그렇게 신경써가며 큰형님 작은형님이 작업을 마무리 하셨다.
큰형님이 작업하신 주방입구 벽면 쪽타일붙인 결과물인데,
만약 저 지그재그 포인트가 없으면 되게 밋밋해보였을거 같은데,
저 포인트가 마음에 들게 하는거 같다.
타일도 울퉁불퉁하게 생긴 거라 작업시에 다소 성가셨겠지만,
막상 붙이고나니까 뭔가 좀 빈티지 해보이는게 느낌이 일반 쪽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이게 일반적으로 쓰이는 주방 벽타일.
그리고 이게 이번현장에 쓰인 벽타일.
확실히 타일이 비싼거에는 이유가 있는거다.
느낌 자체가 다르다.
벌집모양의 이쁜 모자이크 타일
그리고 작은형님이 신경써서 작업하신
벌집모양의 모자이크 타일도 완성되었다.
라운드진 면이라,
신경써서 작업하지 않으면 타일이 울퉁불퉁 단차가 나기 쉬었을거 같은데,
세심하게 신경쓰신티가 팍팍 난다.
이런 메쉬 달린 모자이크 타일은
메쉬에 달려있는 타일들끼리 너무 붙어있거나 너무 떨어져있거나 해서,
메지 틈사이가 뒤죽박죽이 되는경우가 많은데,
작은형님이 그런부분까지 세세히 신경쓰신 덕분에
메지 간격도 일정하게 잘 나온거 같아,
결과물이 생각한거 보다도 더 이쁘게 나온거 같다.
마음에 드는 타일의 기준
전체적인 결과물 샷이다.
요즘 시장에서 타일의 대형화를 추구하는거 같아,
이런 이쁜 작은 타일들을 자주 못봤는데,
막상 이렇게 보니까,
나는 작은타일들이 더 마음에 든다.
물론 사람의 취향에 따라 타일을 선호하는것도 다르겠지만,
일단 최우선으로
「타일을 이쁘게 붙였느냐」
가 전제로 붙은후,
다음 「타일이 마음에 든다 안든다 」라고 평가기준을 세울수 있겠지.
나는 이 타일들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이 들었으니,
이번 작업물은 분명 잘 붙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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