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그 자체
“우와~”
큰형님께 현장주소를 받을때,
「분당」 에 위치했을때 부터 ‘고급일 인가 보다..’ 라고는 생각했지만,
실물로 건물을 보니 독특한 모양의 집 구조에 입이 벌어졌다.
집이 동그랗다.
보통 집들은 대부분 네모낳다.
간혹가다 삼각형 정도는 있어도 이렇게 동그란집은 없다.
게다가 이거 파벽돌 붙인것도 예술이다.
“이야~ 이거 진짜 잘붙였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잘했다
사실 나는 여태까지 일하면서,
타일을 잘 붙였다의 기준이 되게 애매하다 생각했었다.
아니 굳이 타일만이 아니라, 도장, 도배, 목공 등
어떤 것이든 마감관련된 작업중 어떤 기준으로 그게 잘된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 했다.
물론 못한거는 금새 티가 난다.
예를들어 도장 (페인트)의 경우는
칠이 벗겨졌다거나,
도장면이 거칠다거나,
혹은 이쪽에는 색이 진한데,
저쪽 끝에가보면 색이 흐릿하거나 덧칠한 흔적이 남는다거나.
이것은 굳이 인테리어 관련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조금 예민한 일반인도 금방 알아볼수있다.
하지만 잘했다는 기준이 참 애매하다는거다.
면이 매끄럽고 색이 일정하게 잘나오면 잘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해,
형님들한테 물어 보면 갸우뚱 하곤 하신다.
어떻게 하면 잘한거지..
나는 오늘 그 잘한것에 기준을 알게되었다.
수평이 잘나와야 돼.
단차가 없어야 돼.
수직이맞춰져있어야돼.
이런 단위적인것이 아니다.
바로 느낌이다.
보자마자 눈에 확들어 오는 그 느낌.
‘이야~ 이거 죽인다.’
라고 나도 모르게 감탄하며 가까이 가서 이곳저곳 살펴보며 입이 벌어지게 만드는 수준.
이게 만드는 결과물이 잘 나온것이다.
‘우와.. 진짜 장난 아니네…’
형님들은 진작 현장에 들어가 작업 준비하고 있는와중에,
나는 파벽돌에 눈이 팔려 그냥 파벽돌에만 이곳저곳 쳐다보고 있었다.
아이고 오랫만이야
그렇게 정신없이 파벽돌 보고 있는도중,
오랫만에 전에 고급현장에서 같이 일했던 현장반장님께서 인사를 걸으셨다.
“안녕하세요. 반장님.
반장님, 이거 파벽돌 누가 붙였어요?”
오랫만에 뵙게되는 현장반장님이 반가운 한편,
그보다 더 이 파벽돌 작업한사람이 누군지 되게 궁금했다.
“몰라.”
현장반장님도 모른다 하시고,
혹시나 해서 형님들에게 물어보니,
모른다고 하셧다.
그리고 나는 이 건물이
이제 막 지어진 신축건물인줄 알았는데,
리모델링이라고 하셨다.
오자마자 난장판
“어? 뭐야? “
오늘 작업할 2층 현장을 가보니,
목공팀, 페인트 팀, 전기팀, 샷시팀 이 한데 어우러져 난리가 아니였다.
“뭐야, 오늘 우리말고 작업하는 사람 없다고 하더니,
이렇게 다들 일하면 어떻게 작업해…”
작은형님은 난장판이 된 현장을 보곤 어이가 없어하셨다.
그리고 바로 인테리어 담당자분께 연락을 드렸다.
“예, 안녕하세요.
지금 현장인데,
다들 작업중인데요?
예.
.
예.
아 그래요?
.
예 알겟습니다.”
같이 멍때리고 계셧던 큰형님이 작은형님께 묻는다.
“뭐래?”
“어, 여기 작업 금방끝낸데,
2시간 안으로 다들 작업 마무리 할꺼대.”
“그럼 어차피 여기 바닥 부터 깔을꺼니까,
여기있는 타일들 싹다 베란다쪽으로 옮겨놓고 청소하고 그러면 대충 시간 맞겠네.
그거부터 하고 있자.”
결국 큰형님, 작은형님, 나
셋이서 타일운반 및 청소작업에 시작했다.
그리고 운반 작업전 작은형님께서 각 자재별로 쓰일 용도를 알려주셨다.
“여기 타일 있는게 3종류야.
지금 이거 스프트라고 써있는게 부드러운거고,
옆에꺼 내츄럴이라고 써있는게 논슬립이야.
그리고 아애 색다른거는 저기 저쪽 테라스에 사용할거니까.
따로 두고.”
“네, 형님.”
그렇게 타일을 옮기는중에 압착시멘트 배달이 왔다고 해서,
1층 대문서 부터 2층까지 운반작업을 시작했다.
‘어… 뭐야.. 압착이 두종류네..?’
“형님 이거 압착이 두가지인데요?”
“어. 저거 케라플렉스는 테라스에 쓸꺼고,
맥시S1은 여기 바닥에 쓸꺼야.
그거도 분리해서 놓고.”
“네.”
역시 고급일은 자재엄선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각 시공부분에 적합한 최고의 자재를 형님들께서 알아보고 추천 하신거겠지.
그래서 마페이를 쓰게 되는거고.
여담이지만 선배님이였으면 무조건 아덱스 였을듯.
X77 X77 X77 X77 X77 X77
참도 다릅니다
“후~”
압착 두포씩 곰방하다 보니 땀도 줄줄 나고,
목도 마르고 달달한게 땡기기 시작했다.
타일 옮기고, 청소도 하고, 압착도 옮기고 하다 보니
은근 시간도 지났길래
형님 커피 타올까요?
하며 자연스레 참타임을 가졌다.
커피 타려고 커피포트 주변에 가보니,
초코파이서 부터 컵라면, 생수, 믹스커피, 게다가 생포도까지..
“우와…”
“밥먹었어?
배고프면 컵라면 먹어.
우리가 아까 포트에 물 올려놨어.”
입이 떡벌어지는 내 옆에 페인트반장님께서 다가와,
참을 권하셨다.
밥은 먹었으니 컵라면은 사양하고,
사람수에 맞춰 초코파이, 포도한컵, 그리고 커피.
이렇게 가져갔다.
“뭐냐? 이거.”
“여기 집주인께서 먹으라고 놔두셨더라고요.”
형님들도 이정도 참은 처음이신가 보다.
이외에도 사과, 딸기, 쿠키등
진짜 노가다판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음식들이 나왔다.
정말 이 현장 일하는 내내, 참 시간만 되면 행복했다.
타일공 으로서의 다짐
이제 나는 타일공으로서 3년차를 달리고 있는데,
올해의 목표중 하나는 일할때 깔끔하게 하자 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자는 취지에서,
근사한 작업복을 구매했다.
타일하기전 인력소 나갈때부터,
어차피 막일이니까 옷은 싸구려로 사서 일하다
너무 지저분 해지거나 망가지거나 하면 새로사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엄연히 경력자로서 항상 작업복을 깔끔히 입고,
멋진 일 하는만큼 그에 맞는 외투도 필요하다 생각해서,
나름 큰돈 들여 좋은 옷 입기로 했다.
뭘로 살까고민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밀워키에 색도 좋아하는 빨간색 이라,
이거 보자마자 바로 이걸로 결정했다.
앞으로는 타일도 깔끔하게 붙이고,
옷도 깔끔하게 입어야지.
기본부터 확실하게
참 타임이 지나고,
기본 자재 운반작업 그리고 청소까지 다 완료.
“자, 이제 프라이머 바르자.
여기서 부터 저쪽으로 쭉 갈꺼니까,
이쪽 지나가지마.”
“예, 형님.”
고급일 답게 프라이머 작업은 필수다.
그렇게 롤러로 충분히 젹서준후 쓱쓱.
큰형님이 프라이머 도포작업을 하는 와중에,
작은형님은 레이아웃 설계작업에 임한다.
나는 바깥에서 타일까면서,
이제 곧 작업에 필요할 연장등을 꺼내어,
본격적으로 타일링 작업의 준비를 한다.
일은 어떻게 배우느냐 가 중요하다
괜찮어, 그만 쓸고 몰다인 발러,
그걸로 먼지 없애면 돼.
간혹 기술자분들 중에 먼지 없애는 용도로 몰다인 쓰는 분들 계시는데,
우리는 다르다.
정확히 용도에 맞게 작업을 진행한다.
깔끔한 청소가 기본이며,
그렇게 깔끔한 바닥위에 접착력을 강화하기 위해 롤러등을 사용하여 골고루 도포.
이렇게 사용해야 한다.
난 심지어 몰다인을 압착에 섞어서 개는분들도 종종 보곤 한다.
모르겠다.
어디서 그렇게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정말 일을 어떻게 배우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는 나다.
아~ 씨발 진짜!
야! 너,어디서 일 이상하게 배워가지고!
전에 홍반장님이랑 처음 일할때 먹줄에 먹이 떨어져서 잘 안나오길래,
물에 살짝 담궜다가 욕 한바가지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 배울때 제대로 배우는게 중요하다.
왕사장님의 철칙
왕사장님을 처음뵙고,
같이 일할때 이런저런 얘기하다
일을 배우는것에 대해 얘기가 나온적이 있었다.
“사장님,
저는 지금 선생님곁을 떠나고
이런저런 기술자분들을 만나면서 보고 배우고있거든요.
다른 기술자 분들도 그렇고,
한 스승밑에서만 배우지 말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이런사람 저런사람한테 여러가지 배워야 좋은거다고.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재냬들(형님들) 다른 기술자한테 안보냈어.
오로지 나랑만 일했어.
언제는 같이 일하는 기술자가
「왕사장, 이제 쟤내들도 다른기술자한테 좀 보내야 되지 않겠어?」
라고 말하길래.
「아니! 안보내!
괜히 보냈다가 이상한 새끼들 한테가서 이상한거 배워와! 」
하고 내가 딱 잘라 말했지.
일을 배울때 제대로 배우는게 중요해.
괜히 이런놈 저런놈 만나서 엉망으로 배워온다고.
넌 어떻게 생각하냐?”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왕사장님에게 나는 답했다.
“글쎄요.
저는 여러 기술자들 보면서 배우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들어 사장님 말씀대로,
제가 전에 오야지(선생님)랑만 일했다면,
지금 사장님팀에서 일해보지도 않았을테고.
이렇게 일하는것도 배우지 못했을거잖아요?
저는 이런 저런 기술자들 밑에서 일해보는게 좋은거 같아요.”
사실 나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케이스다.
선생님곁을 떠난후,
운좋게 일을 FM대로 하는 팀을 만나서 기초부터 다시 배우게 되었지.
나는 종종 일하다가 옛생각이 떠오를때가 있다.
그러면서 한켠으로
‘내가 진짜 거칠었었구나.’
하며 숙연해지고 부끄러워 반성하게 된다.
나는 이전의 내모습을 보고 떠올리며 많이 부끄러울때가 있다.
물론 지금도 많이 모자라지만,
그때에 비하면 마인드자체가 달라졌기에 이런말도 서슴없이 쓸수있는거 같다.
오해가 생길거 같아 말해두지만 선생님에게 잘못배웠다는게 아니다.
선생님에게 배운것도 많다.
간혹 일하다 보면 선생님이 하신대로 하는게 맞다라는 생각도 하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이랑 했었을때의 일하는 분야와 분위기가 다르기에,
이런현장에서는 왕사장님팀에서 배운대로 하는게 맞다.
그리고 나는 하나를 선택하자면,
품질시공 하는 인테리어쪽을 배워보고 하고 싶기에,
왕사장님팀 일하는 스타일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일은 고급에서 배워야 돼
일전에 지금 같이 일하는 도장팀 반장님들과
얘기를 잠깐한적이 있었다.
“요새 타일 데모도는 얼마나 받어?”
“글쎄요.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이랑 신축하는 사람들이랑
조금 차이는 있는거 같더라고요.”
타일 데모도 일당이 궁금하셨는지,
일당과 경력을 물어보셨다.
“그쯤 일했으면 붙이고 그러지 않아?”
“전에 오야지랑 일하면서는 함빠자르고 붙일때도 있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 팀에 와서 일한지 얼마 안돼서요.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
“사장님,
듣기로 도장은 일당이 적다고 하던데,
그런가요?”
“그래?
타일 기공은 얼마나 받는데?”
“저는 잘 모르겠는데,
보통 25만원받고 잘한다 그러면 30만원 이런식으로 받는거 같더라고요.”
(2018년 말 기준)
도장사장님은 어이없다는 웃으셨다.
“하하.
여긴 시로도(素人:실력이 미숙한자)가 25 이야.”
“되게 많이 받으시네요!?
제 친구중에 도장하는애 잇는데,
걔 말들어보면 되게 적던데?”
“어디서 일하는데?”
“모르겠어요.
그것까지는 자세히 안 물어봤거든요.”
“건축 하나보지.
건축은 원래 싸.”
여기 도장팀분들도 고급 인테리어쪽만 하셔서 그런지 일당이 되게 쎄다.
“지금 되게 잘 배우는거야.
일은 이런곳에서 배워야 돼.
괜히 이상한곳가서 배우면 거칠어서 안돼.”
도장반장님들도 왕사장님과 마찬가지로 말씀하셨다.
나도 동감한다.
배울때 어떻게 배우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오야지 말만 믿고 그대로 오야지한테 배운대로 따라가다,
기술자가 된후에 고치기는 힘들다.
본격적으로 타일 작업 시작
프라이머 도포작업과 레이아웃 설계작업까지 끝나고서야,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되었다.
형님들 두분이 같이 작업하실거니까,
두당 본드통 하나씩 압착을 갠다.
“한번 개고 5분이따가 재믹싱 하고.”
“네.”
메뉴얼 대로 개라는 큰형님의 지시에 응답하며,
한번갰다가 다른일 좀 보고 5분쯤 지날때 다시 전체적으로 돌려주면 끝.
이런 현장에서는 무조건 FM대로 하는게 답이다.
그렇게 타일무늬를 봐가며
비슷한 모양이 섞이지 않도록 타일 무늬방향을 잘 보며,
한장씩 한장씩 신중히 붙이신다.
이번현장은 유난히 수평대 확인을 더 자주 하시는거 같다.
수평대 이쪽저쪽 대보고 망치질에 여념이 없으시다.
그렇게 입구서 부터 원장 쭉이어 붙이시다 시간이 되어 연장 정리하고 퇴근했다.
커뮤니케이션의 미스가 불러온 대참사
다음날 아침밥을 먹고 다시 현장에 도착해 일을 시작하려 압착을 개려 하는데,
큰형님이 말리셨다.
“잠깐 기달려봐.
이거 떼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요?”
영문을 모른채 떼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 나.
“야, 이거 뭐 무늬가 다르다는데?”
큰형님이 작은형님에게 타일 무늬가 설계와 다르다는걸 보여주며,
인테리어 담당자분에게 다시 붙이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하셨다.
작은형님은 바로 인테리어 담당자분에게
내용 확인차 전화를 걸으셨다.
“네.
.
.
네.
아, 그럼 그렇게요?.
네… 알겠습니다.”
조용해진 분위기의 형님들.
그와중에 말씀하시는 지시사항.
이거 다 뜯어야겠다.
“…”
사실 타일 뜯는거야 땜방도 나름 꾀 다녀봤고,
기술자들이 잘못 붙였다고 다시 뜯어내라고 하는 경우도 간혹있었고 해서,
뜯는건 별 문제가 안되는데,
여기에 들어간 Cost 가…
저 마페이 압착 값만해도…
처음에는 저 비싼걸… 이라고 생각했지만,
담당자 컴펌이 확실하게 난거 같아, 알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럼 나랑 큰형이랑은 저기 테라스 붙일테니까,
본드통에 들어간거 케라플렉스 한통씩 개줘.
타일은 우리가 알아서 옮기면서 할테니까.
여기 타일 때내고, 압착 걷어내고,
타일도 다시 써야 하니까 타일 뒤에 묻어있는것도 걷어내고.”
“네, 형님.”
회사생활도 그렇고,
모든 사회생활이 그렇다.
커뮤니케이션의 실수로 이어지는 결과물의 참담함은 크다.
어떻게 보면 이정도만 깔아서 다행인거일수도 있지만,
만약 기술자가 더 있어서 말 그대로 함빠빼고 원장 싹다 붙였다고 하면
진짜 손해가 엄청 났을거다.
그러기에 어떠한 작업도 시작전
지시사항 체크등을 다시한번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 역시 회사생활 할때 무심코 넘겼다가 낭패를 본적이 있다.
회사생활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선배님 현장 지원나가서 지시사항 제대로 확인 안하고,
타일 붙이는거에만 신경쓰다가 선배님을 당황시킨적이 있다.
작업전 지시사항 체크는 필수다.
“형님, 함마드릴 있으세요?”
“… 아니, 오늘 안갖고 왔는데..”
왕사장님이 필요하셔서 가져가셨나보다.
“…”
지랄같은 마페이
자 까보자.
본격적으로 까대기 하기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다가네와 망치를 들어본다.
그러고보니 생각해보면 꾀 오랫만에 까대기하네.
이정도의 까대기는 진짜 선생님이랑 한참 일했을때 한번 했었던거 같은데.
일단 다가네를 타일과 압착사이에 두고 망치로 내리치는데,
그냥 저렴한 국내압착 같은거면 몇번 톡톡 치면 똑하고 쉽게 떨어지는데,
이 지랄같은 마페이는 잘 안떨어진다.
‘아 씨발 뭐 한장 떼는데 이리 빡세냐.’
망할놈의 고성능 압착.
타일 떼는것까지는 그렇다 해도,
바닥에 밥 긁어내는게 진짜 빡세다.
“아우! 도저히 안되겠다!”
2,3 장쯤 떼내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냉큼 내차 트렁크를 열고 연장을 꺼내들었다.
연장의 중요성
“오케이, 내 이럴때를 대비 해,
구비해두었지.
까대기가 뭔지 제대로 보여줘야지.”
바닥 땜빵이나 간혹 재수없게
이런 까대기 해야하는 현장 걸릴껄 대비해,
큰맘먹고 함마드릴을 구비해두었는데,
오늘 제대로 써먹게 생겼다.
본격적으로 전기선을 꽂고,
버튼을 눌러본다.
「이이이~잉」
‘음..
확실히 마끼다 보다는 소리도 작고 진동이 적네.
퍼포먼스도 두배이상이라고 하던데.
자~ 까볼까!’
그렇게 본격 까대기가 시작되었다.
「이이~ 따다다다닫」
확실히 함마드릴로 작업하니 망치랑 다가네로 까내는거보다
훨 수월하고 힘도 덜든다.
「따다다다닫 이잉~ 따다다다닫」
꼼꼼히 여기저기 보면서 다 까다보니 팔이 아파온다.
역시 아무리 연장이 좋다하더라도
까대기는 힘들다.
결국 하다 팔아프면 빗자루랑 쓰레받이들고 밥들 쓸어 마대자루에 담고,
다시 또 까대기하고 이렇게 반복해 붙였던 타일들 다 까냈다.
“후~ 다 끝났네.”
어이고, 수고 하십니다.
까대기가 끝나자마자 딱 인테리어 담당자께서 오셨다.
땀 범벅된 내 모습을 보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쳐다 보신다.
난 신경쓰지 않고,
옆에 있던 물 발칵발칵 들이킨다.
역시 까대기는 빡세 ㅎㅎ.
왕밤빵
힘들게 까대기를 다 하고나서 그런지,
유난히 더 목이 마르고 달달한게 땡긴다.
테라스 작업중인 형님들에게 참 드시자고 말씀드리고,
커피를 타러 내려와보니,
오늘은 왕밤빵이 준비되었다.
아메리카노도 집주인분께서 직접 원두갈아 내려주시더니,
이 왕밤빵도 비싼거겠지. ㅎ
“왕밤빵 드세요.”
“왕밤빵?? 아~ 이거”
큰형님은 왕밤빵이란 단어를 모르셧던 모양이다.
“이거 왕밤빵이라고 하지 않나요?”
“왕만쥬라고 하지 안냐? 이거?”
이야기도중 갑자기 형돈이와 대준이의 왕밤빵 노래가 문뜩 떠올랐다.
“형님 혹시 형돈이랑 데프콘 부른 「왕밤빵」 아세요?”
“왕밤빵? 그런노래가 있어?”
“예 그거 들어보세요.
저 그거 동생때문에 알게됐는데,
그거 듣다 웃고 기절할뻔했어요.
진짜 한 5분동안 웃었어요.”
“ㅎㅎ 그래?
기달려봐 왕밤빵..”
큰형님은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셨다.
“어 여기있네, 형돈이와 대준이.”
그러면서 듣는데 큰형님은 그냥 피식 웃는수준이셨다.
아~ 이걸 뮤직비디오로 보면서 들어야 자지러 지는데ㅎㅎ.
특히 2절에서 기절하게 됨.
더욱더 신중하게 다시 시작
결국 나는 까대기를 다하고 정리가 된 다음날부터
다시 바닥타일 작업을 시작하였다.
한번 데나오시가 나서 그러신지,
엊그제 했었을때보다도 더 신중하게 타일 무늬를 보시고 붙이셨다.
“잠깐! 아, 이거… 맞구나.”
혹여나 붙인타일 무늬가 다를까 붙인타일도 재차 다시보며,
신중에 신중을 더하시는 형님들.
텍스쳐가 대각선으로 된것도 있어,
무늬방향이 애매해 보이는 타일도 있는데,
이렇게 저렇게 살펴 보시더니 타일을 붙이신다.
“야, 이거 저기 한쪽으로 빼놔.
끝에 부분에 크랙 가있다.”
타일을 보시다 혹시라도 뭔가 이상이있으면 무조건 빼고,
새 타일을 다시 집어들어 확인후 붙이신다.
그렇게 조심조심 붙이시니 옆에 있던 나도 자연스레 타일을 살펴보며,
혹여나 크랙가 있거나 비슷한 무늬가 옆에 있거나 한지 살펴보게 된다.
나는 단순히 브릭패턴만으로도 해깔리고,
재수없음 잘못붙였다가 때고 그러는데,
거기에다가 무늬에 모양까지 확인을 해야하니,
정말 신경많이 써야 하는 작업이다.
입구는 무조건 붙여야 한다
그렇게 쭉붙이다 슬슬 원장을 다 붙여갈때쯤 작은형님께서 물으셧다.
“지금 몇시냐?”
“4시 20분요.”
“그래, 그럼 슬슬 정리해.”
“형님, 여기 입구쪽에 함빠 하나는 붙이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내일 여기 작업하시는 분들오신다고 하시는데
괜히 내일 붙였다가 누가 밟기라도 하면..”
“그래. 그럼 이거까지 붙이고 가자.”
바닥타일할때 중요한것중에 하나 동선파악이다.
만약 다음날 우리팀만 이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면,
굳이 오늘 안붙이고 내일 붙여도 상관없지만,
내일부터 다른팀도 이곳을 다니게 되니,
이동에 불편하지 않게 입구쪽에 미리 타일을 붙여놓는게 좋다.
안그러면 나중에 붙였다가 다른사람 모르고 밟고 지나가게 되고 해서,
떼었다가 다시 붙여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전에 선생님이랑 일할때도 항상 강조하셨지만,
「입구는 반드시 사람없을때 붙여놓고 가야 한다」
라는점을 잊어선 안된다.
작업 종료
이렇게 하나하나 봐가면서 원장을 다 붙였다.
이제 이 바닥타일에 남은 부분은 함빠인데,
봤다싶이 이 건물 자체가 원형이라 함빠가 다 라운드(곡선)다.
이 함빠 자르는것도 보통일이 아닐거 같은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물론 이 바닥 말고도 앞으로 테라스도 마저 붙여야 하고,
베란다도 붙여야 하고,
이 렇게 일이 많이 있으니
내가 이 현장에서 배우게될것도 그만큼 많을거라 확신하며,
오늘도 형님들 일하는 모습등을 잘 살펴보고 이것저것 배우고 알아간다.
작은형님이 쓰는 작업일기
오랫만에 포스팅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 현장은 진작에 끝이났는데,
요즘 이러쿵저러쿵 일도 적지 않게 있었고,
일기쓰는일도 보통일이 아니라 포스팅 하는게 쉽지않음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이 현장의 일기를
몇개의 포스팅으로 정리하게 될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지금 같이 일하시는 작은형님도
원래 블로그를 하셨었는데, 그간 소흘히 운영하셨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블로그 운영도 열심히 하시겠다고 말씀하시네요.
그래서 저도 나름대로
블로그 운영 팁등도 알려드렸습니다.
참고로 작은형님도 이 현장의 작업일지를 포스팅하셨습니다.
작은형님 시공일지 블로그 보기 : 분당 서현동 고급주택(온실) 타일 시공기2 – AT Tiler Blog
제 블로그는 타일 조공이 쓰는 작업일기 입니다만,
이 현장에서 책임을 지고 일하는 기술자혹은 오야지로서 작업일기를 쓰는 내용입니다.
제 블로그와는 느낌이 조금 다를수도 있겠습니다만,
관심있으신분들은 들러보세요.
모르고있던 정보를 알수도 있을테고,
기술자는 이런부분에서 애먹는구나 라며
기술자들의 고충등도 알수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왕사장님팀 소개
이왕 이야기가 나온김에 저희 팀 소개를 해야겠습니다.
제가 왕사장님 팀이라고 자칭하는 이 타일팀은 에이스 타일링(AT Tiler)이라고 하는 타일팀이며,
아버지(왕사장님) 계시며,
그 밑으로 아들 2명(큰형님, 작은형님)
그리고 저도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원래 아드님이 한분(둘째 형님) 더 계시는데,
둘째형님은 외국에서 타일공으로 활동중이십니다.
주로 고급주택 및 고급상가 위주로 일하며,
품질중시(Quality First) 팀 입니다.
제 블로그를 보시며 왕사장님팀 궁금해 하시는분들도 계시고,
이 사람 아니냐고 맞추시던 분들도 계시던데,
이젠 궁금증이 좀 풀리셨겠네요. ㅎㅎ
앞으로도 시간나는대로 포스팅할것이며,
작은형님도 포스팅할겁니다. ㅎㅎ
(아마도.)
그럼 현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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