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데마
오늘은 토요일인데도, 인력소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노가다 판에서 월급제가 아닌 하루하루 일당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주5일 근무는 사치일수도 있다.
보통 내가 가는 현장에는 많을때는 8명이고, 일반적으로 6명 정도 파견되어 나가는데, 오늘은 4명만 오면 된다고 어제 일 다녀온 사람들이 말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제 현장나간 사람들 대부분 다 오늘도 나와있고, 오늘도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같이 일하는 내 나이 또래 친구가 이 현장을 전문적으로 나가시는 아저씨께
“오늘 누구누구 가요?”
“너하고 나 그리고 저기 하고, 요 옆에”
하면서 손가락은 나를 가르키지 않았다.
항상 나가는 시간 5:50분 즈음… 그 친구는 나를 보면서 다소 미안해 하며
“다녀오겠습니다.”
라며 하는 인사에 난 애써 호탕하게 웃으며 다녀오시라고 인사했다.
6시가 다되가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6시까지 지명이 없으면, 그날은 데마 맞는거다.
막내는 오늘 어디가냐?
일 잘하시는 큰형님급 아저씨가 사무소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내 모습을 보시곤
“막내는 오늘 어디가냐?”
“일 없으니 집에 가야죠. ㅎㅎ”
넉살좋게 웃으면서 말했지만 조금 씁쓸했다.
꾸준히 매일 나와야 돼
“소장님, 오늘 일 없으면 들어가보겠습니다.”
소장님은 다소 미안하단 뉘앙스로
“그래. 들어가봐.”
라고 말씀하시면서 충고하셨다.
“기술이 없으면 꾸준히 매일 나와야 돼, 그래야 계속 불려갈수 있어”
“네, 알겟습니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이렇게 하고, 목요일 몸이 좀 안좋아 하루 쉬었는데, 아무래도 영향이 좀 있었나보다.
꾸준함이 가장 중요해
하루하루 일당으로 보수를 주는 인력사무소에서는 매일매일 빠짐없이 꾸준히 일할수 있는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하루 빡세게 열심히 인정받고 일 한다 한들, 다음날 그 사람 일시켜야 하는데,
‘몸이 안좋아서 …’
‘오늘 사정이 있어서…’
이래서 못나와버리면 어제는 어찌됐던 빵꾸내는 거다.
어쩔수 없이 다른사람으로 대체했는데 그 사람이 거기서 일잘하면, 그 현장은 그후부터 그사람한테 맡길 확률이 높다.
지금 다니는 인력소에서도 일은 잘하는데, 출근이 일정치 못하는 분들이 데마맞는경우를 자주봤다.
나도 앞으로는 회사생활 했던거처럼 왠만한 사정없으면 매일 나가야 겠다.
나는 일용직 잡부
이렇게 데마를 맞고 집에 돌아오면, 그날은 수입이 없는거다.
‘겨울은 원래 일이 별로 없으니…’
를 떠나서, 나는 하루하루 벌어 먹고사는 일용직 잡부 라는 사실을 잊은거 같다.
난 더 이상 월급쟁이 직장인이 아닌 일용직 잡부다.
그렇다고 기술을 갖고 있는것도 아닌,
가장 하찮은 일을 도맡아서 해야 하는 일용직잡부.
이렇게 하루 이틀 데마 맞으면서 놀바에, 얼른 기술을 배울수 있는 자리를 알아보는게 좋을거 같다.
일단 데모도, 곰방 이런쪽도 한번씩 해봐야 할거 같은데, 오늘부터 알아봐야 겠다.
심각한 얘기는 여기까지, 상큼한 노래로 토요일 시작~
난 토요일에 심각하거나 울쩍해지는게 싫다.
그 다음 날 일요일도 토요일에 이어 컨디션이 별로 안좋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월요일도 짜증나고, 노가다 일하면서 심리적으로 까지 힘들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심각해지거나 마음이 괴롭거나 하면, 헤드폰끼고 소리 크게 틀어놓고 노래에 집중한다.
나도 아재 인가봐. 이쁜 목소리만 찾게 되네
저번에 타이완여행할때 차 이동중에 귀에 이어폰 꽃고 잠들다 깻는데, 우연치 않게 이 노래가 틀어져있었다.
‘우주를 줄께’ 라는 노래는 길거리나 카페에서 종종 흘러 나오길래 간간히 찾아서 들었는데, 이 노래는 처음듣고 꽂혔다.
노래가 좋은 거 보다도 그냥 이 보컬 목소리가 좋다.
나도 아재 다 됐다. 이젠 이쁜 목소리만 찾는다. 어떤 장르의 노래든 ㅎㅎㅎ
보면서 들으니 더 좋아 부러
예전엔 안 이랫는데…
락, 발라드 이런 노래만 들었는데…
얼마 안있다간 뽕만 찾게 생겼다. ㅎㅎㅎ
조태영
•5년 이전
프렌차이즈(식당) 인테리어를 하는 회사입니다. 그 외 일도 하지만 이 일이 꾸준히 하는 기본 프로젝트입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사람을 구하는 건 일회성이기도 하고, 인력사무소에 주는 수수료를 모두 일당으로 지급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으로 메모를 남깁니다.
하루 이틀 일하다 마는 게 아니라 꾸준히 일을 해야 하며, 쉬는 텀은 길어야 일주일 정도이며 가급적 일요일은 쉬려고 하나 프렌차이즈의 특성 상 공기가 짧아 한 매장(보통 3~4주가 걸려요)을 하는 동안은 2, 3일 정도 쉬는 날을 만들 수 밖에 없어요.
일당은 13만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시급으로 따져도 최저시급의 두배인 14,000원 정도고 점심 제공하지, 칼퇴하지,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웬만한 중소기업보단 낫지 않을까요?
목공이든 도장공이든 미장, 조적이든 여러 공종을 보조하며 1~2년쯤 기술을 익히다보면 기능공으로 일 할 수도 있고 서로가 잘 맞으면 우리 회사의 기술잡부(당연히 일당은 더 올라가겠죠?)로 일할 수도 있어요. 이정도면 이 일로 미래를 만들 수도 있죠.
무엇보다 성실하셔야 합니다.
생각 있으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