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시골에서 아침을 맞다
어제 맛있게 캠핑장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캠핑장 근처에 있는 숙소에서 1박을 했다.
말이 숙소지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다.
들어가자 마자 거주하지 않은지 오래돼서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예전에 내방에 곰팡이가 껴 고생한 적이 있어
잠을 못잘정도로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쌓인 피곤함에 곰팡이는 신경쓰지 않고,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시골 특유의 풀냄새와 쨍쨍한 햇볕이 나를 반겼다.
저럴려면 왜 지어가지고
다들 눈을 비비고 간단히 세수한후 현장을 나가려 하니,
주민 할머니가 인사했다.
“요 근처 일하러 오셨어요?”
“네, 지금 가려고요.”
“그래요.”
“저 위에 짓다 만거 같은데..”
“아, 저거요?
저거 짓다가 회사 부도나서 저 상태로 그대로 지금 계속 방치 된거예요.
저럴려면 왜 지어가지고..”
3동이 외관만 지어진 상태로 있다.
이쪽이 시골 산동네라도
땅값이랑 짓는 공사비용을 생각하면 거액이 들어갔을거다.
저거 지을라고 한 회사는
공사하기전 비용계산을 안했는지 어떻게 된건지
저 시공단계에서 부도가 났다는게 좀 의아했다.
아마도 부동산투기(?)로 한몫 벌어보려고하다 크게 손해본거라고 생각된다.
일단 자금 끌어당겨 쓰다가 땅사고 공사하고 하다가,
도중에 막상 돈 나올때가 없으니 빛 못갚으면서 회사가 부도나고,
하던 공사 올스톱되는 그런 스토리..
역시 땀흘려 버는 돈이 최고다.
이런경우들을 볼때마다
「역시 땀 흘려 버는 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주식 투자, 부동산 등 있는 돈으로 어딘가에 투자하여
더 큰돈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이것을 하려면 이것에 대해도 역시 공부해야 하고
하는 도중에도 혹여나 잘못되지는 않을까 항상 고심하고 망설인다.
이렇게 버는 돈…
글쎄,
물론 나도 나중엔 할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땀흘려 벌고 싶다.
돈도 벌면서 내 능력도 높아지고,
값진 경험도 할수 있고.
이래서 내가 돈을 못 모으나 보다 ㅎㅎ
오늘은 바닥 타일 작업
오늘도 방수작업을 하지만 딱히 내가 옆에서 보조해야 할것이 없어,
조금 도와드리다가 반장님을 도와드리기로 했다.
반장님은 어제 주방벽 헥사곤타일 다 붙이시고
바닥 타일을 어느정도 작업해 놓으시고 가셨다.
그리고 내가 도와드리러 갈때쯤 함빠부분 몇개 남은 정도였다.
“왜? 위에 작업은 다 끝났어?”
“아니요.
선생님께서 지금 딱히 제가 도와드릴게 없어서,
반장님께 가라고 하셔서요.”
“아 그래?
일단 여기 함빠부분 좀 남았으니까,
그럼 이거부터 마저 처리해야겠구만.
이거 재줄테니까 잘라오고”
반장님이 재주신 타일을 들고 재단을 도와드렸다.
메지작업은 깔끔히
타일을 다 붙이고 나서 반장님은 메지 작업을 하기위한 준비를 하셨다.
내가 여태까지 반장님이랑 같이 일해보면서,
반장님이 메지 하시는건 오늘 처음본다.
“메지 할때는 깨끗히 해야돼.”
라고 하시며 콤프레셔에 달린 바람 부는걸로 신발을 싹 터신후,
타일 메지골에도 바람을 불어 시멘트 찌꺼기등을 다 불어내신다.
“자 내가 메지 넣은곳 있지?
거기서부터 한줄씩 스폰지에 물적셔서 닦아봐.”
항상 하던대로 메지 틈새에 신경쓰며 쓱쓱닦아 냈다.
그렇게 반장님 메지하는쪽을 따라가며 순서에 맞춰 계속 닦았다.
“이제 한번 다 닦았으니까,
새물로 갈아오고, 새물써서 깨끗하게 다시 닦어.
타일에 하얗게 자국들 있지?
이게 다 깨끗하게 닦이지 않아서 그런거야.
스폰지 꾹짜서 한번씩 쓰윽 문지르고, 스폰지 빨고 다시 닦고.
이렇게 반복해서 닦으면 돼.”
“네, 반장님”
“나는 저쪽부터 이렇게 올테니까,
자네는 이쪽에서 아까 하던대로 쭉 닦으면 돼.”
그러면서 반장님과 메지작업 마무리를 같이 작업했다.
「인테리어의 꽃은 마감」이라고 했던가.
타일을 평평하게 잘 붙이는것도 중요하지만,
메지 넣고 메지가 뚜렷하게 잘 나오고
깨끗한 타일 상태로 마무리 짓는것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날에 문뜩
“화장실에 드라이픽스랑 타일좀 더 필요할거 같은데?
저기 파레트 위에 비닐로 덮어놓은거 자재들 갖고와라.”
“네, 선생님”
화장실 들어갈 자재를 찾으시는거 보니,
이제 화장실 방수는 다 끝낫나 보다.
찌는 햇볕에 자재 올릴라고 하니,
뭔가 평소보다 더 무겁고 힘든거 같다.
「웃차 웃차」 하며 이층까지 다 자재를 올리고,
물을 한잔 마신후, 믹서기를 잡고 드라이픽스를 개기 시작한다.
“자재 왔대 가봐라.”
“네, 선생님”
땀 뻘뻘흘리면서 추가로 들어온 자재를 들어 올리다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다.
마음이 아팠던 이유 보기:
작업 종료
“자 여기까지 하고 퇴근하자고.”
반장님의 퇴근 알림이다.
옷갈아 입으려 바지를 걷어 보니,
무릎보호대가 꽉껴서 이렇게 자국이 나있다.
사실 난 다리가 굵은편이라
무릎보호대를 사이즈에 맞게 사서 찼는데도,
꽉껴서 저렇게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다.
일할때 계속 저렇게 마찰이 생겨서 쓰라리긴 한데,
그래도 무릎에 무리가 덜가니까 참고 쓰고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쓰는건 무리인거 같고,
앞으로는 덜 쓰라리게 맨살이 아닌 바지 위에다가 착용해야지.
그럼 저렇게 자국이 심하게 나지는 않겠지.
빨래해야지
“선생님,
이거 아무리 봐도 오늘안으로는 어려울거 같은데요..”
“글쎄, 나도 내현장이 아니라 몰랐지 이렇게 일이 많을줄..
음… 한 이틀 정도 더 하면 끝날거 같기도 하고..”
1박할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바지랑 티, 속옷 한벌씩만 더 챙겨왔는데,
허허…
그냥 어쩔수 없다 생각하고 어제 입은옷 손빨래하기로 했다.
다행히 반장님이 피존이랑 퐁퐁이 있어
빨래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확실히 피존을 뿌리니까 더 좋다.
게다가 손으로 빨으니까 세탁기보다 더 깔끔하게 잘빨은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ㅎㅎ
그깟 곰팡이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오늘은 괜찮을꺼야.
내가 아까 나올때 집에 있는 창문들 다 열고 나왔거든,
곰팡이냄새가 어제보단 덜할껄 ㅎㅎ”
곰팡이 냄새..
물론 좀 역하긴 하지만,
이런 공기 좋은 산속에서 하루 반나절 이상을 숨쉬고 마셨는데,
그깟 곰팡이 냄새 쯤이야 좀 마셔줄수도 있다.
미세먼지 보다 되려 곰팡이가 나은거 같기도 하고 ㅎㅎ
내일안으로 끝나고 집에가길 기대하며
오늘도 숙소로 다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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