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놈들
「삐삐~」
“아~ 읏차차”
오늘도 어김없이 울리는 새벽 알람소리.
딱히 다를것없이 몸을 쭉펴 기지개하며 일어나,
방불을 키고 출근준비를 하는데,
환해지는 불빛에 보란듯이 보이는 통통한 모기 두마리가,
천장에 달라붙어있다.
“아 니미럴것들. 진짜”
아침부터 재수없게 두마리나 보게되니 짜증이 확난다.
정말 지구온난화가 맞긴 맞나보다.
지금 10월인데 모기가 잉잉거리는거 보니,
여름에 너무더워 모기가 활동을 못해,
지금에서야 모기들이 날라다니는거겠지.
환경이 달라질지 언정 어차피 똑같다
“아우~ 덥네 더워 진짜.
후 ~ 더워 미치겠구만.”
「이잉~」
“아 옘병.
더운날씨에 무슨 모기까지 날라다녀서 사람 짜증나게 하는거야?
하나씩만 해라 진짜.”
나는 예전부터 여름에 모기들이 활동하는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날이더우니 자연스럽게 불쾌지수는 높아지고,
게다가 모기한테 물리면 긁게 되,
더 짜증나니 이런 상황자체를 싫어했다.
불리한 상황 두가지를 동시에 맞닥들이는 이런상황.
하지만 제작년쯤인가? 서 부터 우리나라 여름날씨가 너무 더워,
모기가 활동하기 힘들어져,
가을날씨나 되서야 모기가 활동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낙엽이 떨어지고 낭만적인 가을.
「이잉~」
“아니 망할놈의것,
무슨 이런 날씨에 모기가 날라다니고 지랄이야?
아 진ㅉ .. 어! 이것들이 진짜!”
낭만적인 이런 환경에서도 모기가 날라다니는것은 여전히 짜증나고 불쾌하다.
사실 그렇다.
어떻게보면 나는 짜증을 잘내는거 일수도 있다.
여름에 모기가 날라다니든,
가을에 모기가 날라다니든,
어차피 짜증나고 싫은건 매한가지다.
한계에 맞서지 못하다
힘든상황을 맞이 했다고 해서,
그상황을 모면하려고만 생각을 하지.
그것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생각해보지 않았던거 같다.
선생님, 여기 있는건 잠깐만 쉬었다 해도 될까요?
항상 그랬다.
너무나 불행, 수고스러운것은 내가 해결할수 있을만큼씩만,
한꺼번에 닥쳐서 다 처리하려면 너무 힘드니까.
「차례대로 하나씩 해결하자.」
라는 마인드.
어떻게보면 이건 결코 나쁜행동, 습관이 아닐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종종 그런생각들을 하곤 한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이라는.
나는 여지껏 노동일을 하면서,
쓰러진적도 있고, 힘들었던 적도 있다.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에 나말고도 노동일 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똑같이 쓰러지거나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힘든상황이 겹칠때,
어쩔수없이 그 상황에서 내빼지않고 반드시 처리해야할때.
이런 상황을 맞닥들이려면,
「차례대로 하나씩 해결하자.」
이 마인드로는 해결할수없다.
보다 더 현실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힘든것을 피하려고만 하지말고,
맞서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어떻게하면 될까..
조금씩 힘든상황들을 참고이겨내면
언젠가는 어떤최악의 환경에서도 꿋꿋히 해낼수있는 사람이 될수있을까.
만약,
내가 지금과 달리 힘든상황에서도 맞설수있는 그런 사람이였더라면,
나는 지금 어떻게 되어있을까…
이 노동판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겠지… 아마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개발을 하고 있었겠지… 분명…
아니..
훨씬 그전에 했던 외국어 공부를 더 하고 해서,
무역업쪽으로 방향을틀고,
일본, 중국등 아시아쪽을 향한 무역사업등을 할수도 있었겠지.
괜시리 나약한 내자신을 새삼느끼게 되,
지나간날들을 떠올리며 후회 아닌 후회를 해본다.
그때 이런저런 계획,
아니.. 계획이라기엔 너무 현실적이고, 소망이 있었는데.
그 소망을 이루기엔 너무나도 나약한 나.
에폭시 독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 눈 괜찮으세요?”
“어.. 아이씨.. 앞이 안보일라고 하네.”
집합장소에 도착해 선생님 차에 올라타는데,
선생님 얼굴을 보고 깜짝놀랐다.
어제 까지만 해도,
눈두덩이가 살짝 부은수준이라.
크게 신경안썼는데.
오늘 보니 무슨 몇라운드 동안
흠껏 두들겨 맞은 복싱선수마냥 눈두덩이가 크게 부어있었다.
“아니, 그정도면 앞이 안보이실거 같은데요?
왜 그렇게 된거예요?”
“에폭시 독이야.”
“그것도 독이 있나요?”
“어.
우리 지금하는 화장실이 작잖아.
그 좁은공간에서 에폭시개면서 할라고 하니까
이렇게 오른거지.”
“그런 상태로 일하실수있겠어요?”
“뭐 어쩌냐.. 해야지.”
가뜩이나 에폭시작업 하시는경우도 흔치 않으신데,
그런 비좁은 환경에서 또 하실려니까 일이 더 커지신거 같다.
선생님 얼굴을 볼때마다,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에 나 역시 몹시마음이 아프다.
아메리칸스탠다드
현장에 도착해,
항상 그렇듯 밥먹고 커피를 타러 1층 방을 가보니,
식기도구등 거실이나 화장실에기본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물건들이 들어와 있었다.
‘오우 역시 비싼동네라 다르구먼.
아메리칸 스탠다드.’
이거 하나에 되게 비쌀텐데.
몇십만원 하겠지?
이걸보니 전에 회사다녔을때 친하게 지낸 형중 한명이,
전세방 얻은 화장실에 아메리칸 스탠다드 사서 달아놨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형, 근데 형 집도 아닌데,
그거 전세 끝나면 어쩔라고?”
“떼서 다시 가져가야지.”
사실 그때는 인테리어나 식기도구등에 대한 지식이 전혀없어 몰랐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되게 웃기네 ㅎㅎ.
뭐, 그만큼 좋은물건으로 자신의 주거지를 꾸미고 싶다는 사람의 욕구겠지.
아메리칸 스탠다드 보니 그형 생각나서 살짝 웃음이 났다.
글쓰다보니,
그 형한테 연락안한지도 꾀 됐네.
그 양반 완전 독거노인 스타일인데 ㅎㅎ.
나라도 전화 종종 해줘야지.
대인원의 타일작업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일하고 있는도중,
갑자기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해서 봤더니,
외장타일 작업자들이 와서 작업을 준비하는데 시끌벅적 한거였다.
‘건물입구에 보니까 자재들 파래트채로 있더만,
오늘 다 끝낼모양인가..’
작업자들을 보는데, 꾀많은 숫자였다.
한 20명가량쯤으로 보이는데,
한쪽에서는 아시바 타고 우인치 설치 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압착통 털고 압착갤 준비를 하고 있고.
“야! 여기 하나씩들 가져가.”
이 작업팀의 오야지로 되어보이는 사장님이,
작업자들에게 연장을 나눠준다.
2인 1조로 짝지어서 여기저기 붙이는거 같은데,
이정도 인원이 한꺼번에 들어와 외장타일 붙이는걸 본적 없어서 되게 신기했다.
“이거 써도 되나요?”
외장타일팀중에 압착만 개는 데모도로 보이는사람이
나한테 우리 물받는 대야좀 써도 되냐고 물어봐서,
사실 싫었는데,
또 같은현장에 일하는입장에서 그러긴 뭐해서 그러라고 했다.
“네. 대신 깨끗하게 쓰시고 돌려만 놓으세요.
저도 써야 하니까.”
“예. 고마워요.”
“야! 빨리 개서 줘.”
“예예.”
빨리 압착개라는 기술자의 호출에
본드통 열몇개 정도를 가지고, 큰 압착통에 갠 압착을 분배한다.
그리고 그 본드통을 우인치에 실어 아시바 탄 작업자들에게 나눠주고.
정말 공정 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작업환경이였다.
작업종료
오늘도 이런저런 잡일을 찾아 데모도 했다.
오늘은 선생님과 깔끔반장님이 작업하셧던거 보다,
외장타일팀의 작업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아무래도 저렇게까지 많은인원에 속해 일해본적이 없어서겠지.
참고로 외장타일팀은 한 3시쯤인가? 아마 그전이였던거 같은데,
다 붙이고 퇴근했다.
분명 빨리끝내야 했기에,
많은인원들을 동원해 작업하셨겠지.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많은 동료와 함께 같이 작업할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
오늘 봤던것을 잘 기억해두고 상황이오면 나역시 저렇게 작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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