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연습
어제 선생님께 차를 가져와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음으로,
오늘은 아무 꺼리낌없이 차를 몰고 현장으로 도착한다.
항상 일어나는 시각 3:30 이지만 차로 다이렉트로 오니까,
역시 도착하는 시간은 평소때보다 훨씬이르다.
“좋아, 그럼 계획을 실행에 옮겨볼까.”
당연한 얘기지만,
차를 가져오려고 하는것은 출근길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잠을 좀더 자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찍 도착하거나 퇴근시간이후 타일 붙여보는 연습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현장은 오피스텔이나 주택건물이 아닌,
일반 상가용 건물이라,
아침에 압착개고 고무망치 두드린다 하더라도,
전혀 상관 없을거라는거 까지 파악을 했기에,
아무 부담없이 속편하게 타일 붙일 준비를 한다.
일단 압착통을 털어놓은후,
새롭게 압착을 한통 개놓는다.
평소같으면 압착 한통 개고나서
압착통 털고남은 찌꺼기등을 쓸어담아 버리지만,
지금은 한장이라도 더 붙여봐야하기에,
그럴 시간도 아깝다.
바로 바닥상태를 보며,
국자로 압착을 바닥에 퍼놓는다.
그리고 고데질을 한다.
‘… 밥(압착)이 좀 많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니,
감이 잘 안와,
몸을 옆드린채로 비틀어 수평기준으로 시선을 두고 밥 두께를 본다.
“으아 씨발, 아주 생각없이 발랐구만!”
내가 퍼서 내가 고데질 했지만서도,
이런 광경을 보니 욕이 절로 나온다.
이런데 선생님이 보면 오죽하실까.
야! 넌 아직도 밥하나 제대로 못주냐?
이거 봐, 바닥깊이를 보라고,
생각하면서 밥을 놔야 할거 아니야?!
종종 선생님께서 내가 밥푸고 고데질할때 하시는 말씀이시다.
“후… 그랬겠구만…”
내가 해놓은 걸 보고 실망해, 타일붙이는건 잠시잊고
실망과 허탈함에 잠시 이런저런 생각이나 골똘이 바닥을 보며,
멍때린다.
붙여본다
몇분간 실망에 멍때리다,
정신차리고 헤라로 바닥에 있는 밥을 긁어내기 시작한다.
‘이정도면 될거 같은데.’
신중하게 밥의 양과 고데질한 모양새를 보며,
혹여나 타일에 단차가 생기지는 않을지 유심히 이곳저곳 본다.
‘아니다,
옆에쪽에 밥이 좀 많은거 같은데..
좀 퍼내야지.’
다시 고데질한것을 퍼내고 또 고데질로 바르게 문질러주고,
다시한번 이곳저곳 사방을 보며 한참 생각한다.
‘오케이, 됐다.’
수차례의 확인끝에 확신이 생기니,
타일을 들고 조심스레 밥위로 올려놓는다.
그리고 망치로 두들겨 패본다.
「퉁퉁퉁」
한참을 보고 몇번의 고데질을 해서 그런지 다행히,
한번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아, 고데질한거를 생각하면 한번이 아니구나..
벌어지는 틈
그렇게 이곳저곳 보며 두장을 붙인후 세장때쯤 옆의 타일과 단차를 확인해보며,
망치를 두들기는데,
타일이 움직인다.
“아, 왜이래.. 또”
이전 붙여진 메지길이 맞춰,
똑같이 나오게 하려 옆으로 타일을 밀어보지만,
타일에서 손을 떼면 다시 메지사이로 타일이 벌어진다.
‘… 아, 메지사이에 압착이 묻어있어서 그런가..’
헤라로 조심스레 타일가에 묻어있는 압착을 슥슥 긁어낸다.
그리고 다시 타일을 밀어 메지간격을 맞춰놓으면,
다시 타일메지간격이 벌어지며 메지사이에 틈이 생긴다.
아 씨발! 대체 어쩌자는거야!
가뜩이나 땀뻘뻘 흘리며 붙이는것도 고작 두장정도인데,
이런걸로 시간잡아먹고,
시간만 보내는게 아니라 해결이 안되니,
짜증이 폭발한다.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고…
“아… 니미 진짜..”
아랫입술을 꾹깨물고,
바닥에 털석 주저 앉았다.
‘.. 아니, 메지 사이 압착 묻어 놓은거 싹다 긁고,
타일을 밀어도 왜 이지랄이야 진짜.’
다시 한번 메지골 사이 압착을 깔끔하게 다시 한번 싹다 긁어내고,
타일을 틈이난 메지골 사이로 다시 한번 밀어본다.
‘이렇게 타일을 민채로 고정을 시켜놓다가,
조금시간이 지나면 이제 움직이지 않겠지?’
그렇게 잠시 손으로 타일을 고정시켜놓은후,
됐다 싶어, 손을 때네니,
안움직이는거 같은데,
잠시후 다시 또 메지사이는 벌어진다.
아우! 진짜 개씨발
짜증이 폭발해 들고있던 고데를 집어던졌다.
될거 같은데 안되니, 마치 날 놀리는거 같은 느낌까지 받는다.
결국 이렇게 해서는 하루종일가도 안될거 같아,
일자쿠사비를 맞은편 메지쪽에 쑤셔넣어 아애 고정을 시켜놨다.
이렇게 하니 벌어질틈이 아애 없어,
타일이 움직이지 않는다.
‘옘병, 진작 이럴껄..’
다 다시 떼네
압착을 놓는 양의 미숙함과,
타일 붙이는 경험부족으로 인해 고작 함빠 몇장붙이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그렇게 붙이는 와중에,
선생님과 강남반장님이 현장에 도착하셨다.
“어, 와있었냐?”
“예.”
선생님과 강남반장님은 내가 붙이는걸 보고 어떻게 하고 있나 잠시 쳐다보셨다.
그러시더니 선생님께 말씀하신다.
“야, 넌 뭘 보고 붙이냐?”
“네?”
“지금 주저 앉았잖아?”
“네?”
“지금 너가 붙인거,
구석 부분이 주저 앉았다고.
모르겠어?”
“네”
선생님은 한쪽부분이 가라앉은것도 모르고
붙이는 내 모습을 보시곤 한심해 하셨다.
옆에 계시던 강남반장님은 옆에 타일 쪼가리를 들고 오시며 내게 보여주셨다.
“봐봐.
지금 너가 붙인거를 수평볼때, 수평대가 없으면,
이렇게 볼수도 있어.”
“봐봐.
여기 이렇게 틈이 벌어지잖아.
이러면 이쪽이 가라앉았다는게 보이지.”
“네. 그러네요.”
“이제 알겠지?”
“네”
수평을 확인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한편,
망연자실한 나.
크게 한숨을 푹쉰다.
“붙인거 다 뜯어.”
“네.”
선생님께서는 내가 붙인 타일을 다 다시 뜯어내라고 하셔서,
결국 다시 다 뜯어냈다.
“다 그렇게 붙였다 뗐다 하는거야.”
“뭐 그래도 오늘 하나 알아낸건 있어서 다행이네요. 하하.”
강남반장님께서는 새벽일찍 나와 붙여보는 내모습이 기특해보이셨는지 위로 해주셨다.
“야, 옆에 다 묻히고 아주 난리를 쳤구만.”
선생님께서는 호통 일색이시고 ㅎㅎ.
비록 함빠 몇장붙여본거지만 나름 배운게 있는거 같아 조금은 기쁘다.
떼는 일없이 그냥 통과 되었으면 더 기뻣을것을…
안타깝긴 하다.
근무시작
뒤이어 선배님이 현장에 도착하시고,
본격적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강남반장님과 선생님께서는
어제 미장했던 샴푸실에 들어가 타일을 붙이기 시작하셨고,
내가 붙이다 떼어낸 함빠등은 선배님이 다시 붙이기로 하셨다.
이것저것 너저분한게 있어,
타일들을 붙이실때 나는 현장 정리를 시작했다.
타일쪼가리, 압착시멘트 포장지, 레미탈 포장지등
마대자루들고 이것저것 분리하여 다 쓰레기버리는곳에 한곳으로 모아두었다.
“이제 1층은 다 끝나가니까,
밑에층 단도리 해야겠다.
너 밑에층에 타일이랑 압착, 레미탈도 한 .. 10포 정도만 일단 내려놔.”
“네 알겠습니다.”
장비를 활용하는 데모도
선생님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일단 타일한박스를 들고 내려간후,
타일붙일 장소를 물색한다.
‘오케이…
여기 다 붙인다고 했지 분명…
아, 창고는 빼고..’
들어가는 입구통로서 부터 방 두개가 바닥타일 붙일 장소가 된다.
‘그러면 어디 한번 볼까.’
일단 작은방 부터 들어간다.
그리고 몇일전에 구매한 레이저거리측정기를 켜놓고,
타일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계산을 한다.
편리하게도 이 레이저거리 측정기는 거리를 지정해
몇을 곱하게 되는지 계산하는 기능이있어,
간단하게 몇장 나오는지 측정이 가능하다.
“가로로 7장 정도고,
세로로 12장이니까..
곱하면 84장…
그럼 4개로 나누면 21 박스네.”
일단 잊어 버리지 않게,
표시를 해둔다.
‘그 다음 복도 볼까.
그냥 계단쪽도 대충 포함해서..’
여기도 표시.
이렇게 작은방, 큰방, 복도 다 측정한후,
잊어먹지 않게 기록한후,
본격적으로 운반작업에 돌입한다.
운반작업에 앞서,
불편하니 공구벨트를 풀고,
방진마스크도 풀으니,
한결 몸이 가벼워 진거 같은 느낌이다.
“오케.
물 한잔 들이키고, 곰빵 시작해볼까.”
커터칼로 끈과 비닐등을 뜯어내고 본격적으로 곰방을 시작한다.
간혹 느끼는거지만,
사실 데모도 하다보면,
청소나 잔일처리등 보다,
「차라리 곰방이나 양중하는게 낫겠다.」 라고 생각할때가 있다.
적어도 이때는 누가 아무 터치 안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문제없이 운반해주면 되는거라,
어떻게보면 참 편하다고도 할수있다.
“나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타일을 뒤에 엎고 지하1층으로 운반한다.
어느정도 타일을 옮기니 슬슬 타일이 쓰러질걸 대비해 균형을 잡아,
이쁜 바람개비 모양을 만들어 한박스씩 빼내 갔다.
“오케이, 타일 끝.
이제 압착~”
계산된 타일양에 맞춰 각 방에 배치해두고,
이젠 압착을 나르기로 한다.
아무래도 곰방이 좀 힘이 필요로 해서 그런지,
당이 땡겨서 음료수한잔하고 해야지 라는 생각에,
음료주문을 받는다.
“음료좀 사오려고 하는데,
뭐 드시겠어요?”
“아무거나 사와.”
딱히 음료에 별 관심이 없으신 선생님은,
굳이 이것저것 가리시지도 않고 선호하시지도 않는다.
“난 세상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는거.”
주문받을때 제일싫어하는 멘트 1위 를 날리시는 강남반장님.
“난 스타벅스 더블샷.”
이 시멘트 먼지에도 고급음료를 선호하시는 선배님.
다 각자 개성이 넘치신다.
마치 서로 타일붙이고 일하는방식이 다른것처럼 선호하는 음료도 제각각이다.
그렇게 음료를 사오고 마신후,
본격적으로 압착과 레미탈을 곰방했다.
최신시스템에 적응하시지 못한 선생님
딱 곰방이 다 끝날쯤,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선생님께서 일을 다 끝내고,
지하작업을 시작하려 하신다.
“다 옮겼냐?”
“네.
다 방에 옮겨놨습니다.”
“어”
선생님은 방에 놓여진 타일을 보시더니 화들짝 놀래며,
내게 한소리하셨다.
“야!
타일을 생각없이 이렇게 많이 까놓으면 어떻게해?”
“아니예요, 선생님.
제가 그거 다 계산해서 놓은거예요.
혹시나 타일에 이나간거랑 깨진거 고려해서,
일단 두박스정도는 아애 입구쪽 바깥에 따로 뒀어요.”
“아 그래?”
선생님은 항상 자재를 들여놓을때,
대략 눈짐작으로「한 xx박스만 일단 가져와봐.」라고 주문을 하신다.
오늘 내가 처음으로 보여드린 단도리를 보고 살짝 놀라신 기색이다.
후훗.
데모도는 이렇게 하는겁니다.
라며 은근 선생님께
「나는 잡일도 머리쓰면서 합니다」고 우쭐거리며 말하고 싶었다. ㅎㅎ
하스리는 진짜 싫어
점심 먹고 지하1층 작업을 진행하는데,
입구쪽부터 가나방을 달고 나오시면서 이어지는 큰방을 붙이시다가 바닥꺼진게 좀 심하셧는지,
레미탈로 꺼진부분은 잡고 가야한다고 하셔서,
가볍게 레미탈 10포 정도가량을 바닥에 들어놨다.
“이정도면 될까요? 선생님.”
“어.
그건 그러면 됐고,
너 함마드릴가져와서 저기 내가 체크해놓은곳 있어.
그부분좀 까놔.”
“네.”
일단 바닥 까야할곳을 살펴본다.
‘아. 이건 노미로 까서 되는수준이 아니구만..
함마드릴로 까야겠네.’
왠만해서는 함마드릴잡기 싫은데,
이곳저곳 튀어나온곳이 있고, 두께도 있어서 그냥 함마드릴잡고 작업했다.
「드드득 드드드」
함마드릴 특유의 소리.
먼지도 나고..
항상 느끼지만 하스리는 싫다.
하스리 작업끝나고 얼굴씻으러 화장실와보니 이런얼굴이 되어있다.
무슨 맹구도 아니고 ㅎㅎ.
작업 종료
결국 오늘은 지하1층 타일을 붙이다가 작업이 종료되었다.
“다들 수고했다.
내일 보자.”
“예 선생님.
..선생님.”
“왜?”
“저 남아서 지하1층 좀 붙이다 가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그래?
그럼 문입구쪽 붙여.”
선생님은 붙여보라고 문입구쪽에 실을 달아주셨다.
“이 실에 맞춰서 붙여.”
“네.”
“그래,
그럼 나 간다.”
“네 들어가세요.”
그렇게 선생님을 보내고,
아직 여유있으니 저녁밥부터 먹기로했다.
한번 더 힘을 내야하니 맛있는 치즈닭갈비로
점심에 먹었던 근처 닭갈비집이 괜찮아서,
여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치즈 닭갈비 2인분이요.”
오호호, 지금 내 상황에 딱 맞는 멋진 음식이 내 앞에 나왔다.
“이모, 치즈 이빠이 뿌려주세요.
이빠이.”
오호호~
닭갈비 느므느므 좋아.
신중하게 원장 4장
밥을 먹고 본격적으로 자리로 돌아와 붙일준비를 한다.
옆에 쿠사비통, 헤라 고데, 압착이 담긴 본드통.
일단 압착을 퍼 고르게 바른후 밥두께가 알맞는지
옆으로 기대어 시선을 바꾸어서 본다.
확실히 실을 걸어놓으니,
실 기준으로 압착 양을 보면 되는거라 맞추기 비교적 편했다.
그리고 타일을 놓고 망치로 치면서 실보다 내려가거나 뜨지않게,
옆 타일의 단차도 확인하며, 유심히 이곳 저곳 보며 타일을 붙여나가기 시작했다.
땟다 붙였다하며 어느새 마지막 장.
레미탈로 바닥잡은 상태에서 붙이는거라 그냥 바닥에 붙이는거보다 좀 더 애로 사항이 많았다.
이 3장을 붙이고 나서 시간을 보니 7시 40분.
1장 붙이는데 30분 걸린격.
‘후~ 진짜 심각하구만.’
함빠에 이어 원장붙이는것도 만만치 않게 오래걸린다.
「지금 타일 기술자로 일하는사람들도 나처럼 이렇게 오래걸렸을까..」하는 생각에
사뭇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띠리리~」
선생님께서 걸려오는 전화.
“네. 선생님.”
“집이냐?”
“아뇨, 아직 붙이고 있어요.”
“아직도 붙들고 있냐?”
“네. 마지막이예요. 이것만 붙이면 끝이예요.”
“어 그래. 알았어.
내일보자.”
그래 너무 오래 붙들고 있는다고 답도 안나오고,
타일 살짝 올려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떼서 밥조정하고.
이렇게 일해야 될거 같아,
고데질한 바닥에 타일을 올려보며 실위치를 확인한다.
“아니네 씨발. ㅋㅋ”
바로 포기하고 타일을 들어낸상태에서 고데로 살짝 긁어내고,
다시 타일을 슬그머니 올린다.
“… 아, 저기구석이.. 조금 맘에 걸리는데..
후~ 다시 때자.
저기만 다시 손보면돼.”
이렇게 두번더 타일 들어내서 고데질하고 해서 결국 끝이났다.
힘들게 기지개를 한번 펴고,
나오는길에 문단속, 그리고 혹여나 비가오면 안되니
자재도 비닐로 싹다 덮어놓고 나온다.
연습종료
집에가려 차타려고 하는순간.
시원한게 땡겨 급하게 편의점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집어들고,
차에 올라탔다.
오랫만에 먹는 쭈쭈바는 참 시원하고 맛있네. ㅎㅎ
지금 집에가면 몇시간 못자고 또 나와야 하는데.
내일은 그냥 제시간에 나와야지.
너무 빨리 나와봤자 내가 붙일수있는곳이 있는것도 아니고 ㅎㅎ.
너무 잠 안자면 일도 못할테니.
이렇게 오늘은 시원하고 편안한 세단에 올라타 운전하며,
퇴근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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