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규모인데 3명이서
오늘은 인천시 부근에 있는 백화점에 바닥타일을 붙이러 간다.
“이 근처에서 기다리자.”
“되게 작은 현장이라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백화점안에 있는”
“어, 근데 너랑나 말고 니 선배도 올거야.”
“나나메 지고 함빠들어갈곳이 많은가 보네요.”
“아니, 10평도 안되는 백화점안에 옷매장이야.
원래 너랑나랑만 하는게 맞는데,
내가 작업현장을 단곳이랑 해깔려서 모르고 한명 더 불렀거든.
미리 오라고 다 약속해놨는데,
내 잘못으로 미안하다고 오지말라고 하는건 아니지.
뭐. 이러쿵 저러쿵 보니까 얼추 내 일당은 나올거 같고.
괜찮아.
이렇게 해서 빨리끝내고 오랫만에 빨리 집에가서 쉬고 그러는거지 뭐.”
“네.”
선생님은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으시다.
그래서 차키를 깜빡하거나 연장을 어디다두고 그냥 온다거나 하는일도 종종있다.
이정도면 그나마 다행인데,
간혹 업자와 잡아놓은 스케쥴을 깜빡하는경우도 종종있어,
일하다가 늦게나마 알아 어쩔수없이 밤새 일하는경우도 몇번있었다.
그렇게 해서 작업했던게 31시간 무중단이였고.
지난 괴로웠던 무중단 작업 포스트 보기 :
오늘같은 일이 자주있었으면 좋겠다. ㅎㅎ
기술자의 자존심
“차 좀 가서 우리 케이블 50m 짜리 좀 가져와.”
항상 그렇지만 선생님 트럭에 있는 연장을 다 내리고 뒤돌아보고 와도,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무언가가 더 필요해 꼭 연장을 찾으러 차로 또 간다.
“네.
그거 말고는 또 없으시나요?”
“어. 그것만 가져오면 될껄.”
하던걸 멈추고 다시 지하주차장을 가기위해 엘레베이터로 향한다.
“예, 현장 와요! 빨리!
이걸 보고 말을 해야지. 전화로는 모르지.”
‘오늘 저 분 현장 잘못걸렸나.’
백화점도 그렇고 여러점포가 섞인 이런 현장에서
인테리어담당자와 기술자의 말다툼,
건물안전책임자의 호된 으름장 등은
흔한 풍경이기에 뭐 그다지 놀랍거나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는다.
공구함안에 구석에 쳐박혀 있던 50m짜리 케이블을 겨우겨우 힘겹게 꺼낸다.
‘에이, 망할놈의 배선.
왜 저렇게 멀리있어서 이런거까지 쓰게끔만드는거야! ‘
애꿎은 작업환경을 욕하며 다시 현장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기다린다.
참고로 백화점에서 일할때,
특히 백화점 1층 혹은 크게 리모델링을 하는경우 엘레베이터 잡기가 정말 어렵다.
너도나도 연장들고 화물엘레베이터를 타려고 하기에,
샷시팀이나 목수팀등 이런 연장이나 자재가 큰팀들이 한번 엘레베이터 잡으면
엘레베이터 몇번은 놓치고 가는거다.
그래서 백화점에서 일할때는 왠만해서 현장을떠날일을 만들지 않는게 좋다.
일하는거 보다 물건 싣고날르는게 더 빡세다.
겨우겨우 샷시팀, 전기팀등 여러팀등 덕(?)에 엘레베이터를 2번 놓치고
겨우겨우 타서 다시 현장에 있는 층에 도착하니,
아까 엘레베이터 탈려고 기다렸던때 담당자를 찾던 기술자가
담당자에게 매우 화를내며 씩씩 거리고 있었다.
“뭐요?!
「여태까지 뭐했냐고?」
지금 장난해?!
내가 놀았어?”
“아니, 그게 아니라요.”
“됐고, 나 안해.
지금 사람 불러놓고 장난 하나!
뭐했냐고 여태까지?
참나, 그게 할소리야?”
인테리어 담당자는 미안해하며 기술자에게 사정했다.
“반장님 그러지 마시고,
현장좀 봐주세요.
아니 일하다가 나도 일이 안풀리고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미안해요. ”
“됐고 앞으로 전화하지마요.
참나!”
“반장님, 그러지마시고.”
“됐수. 나 가.”
인테리어담당자는 자신도 이제 못참겠는지 더이상 안잡았다.
“네, 가세요.”
기술자는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연장을 챙겨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인테리어담당자는 땜빵해줄 기술자를 수소문 하는거 같았다.
나는 배우지 말아야지
“어허~ 참 저 양반.
아무리 그래도 그냥 내팽겨 치고 가면 어떻게해.
저거 누가하라고. 쯧쯧”
지나가시던 다른 기술자분이 저 모습을 보고 쓴소리를 하셨다.
뭐 내가 겪은게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저거는 좀 아니라고 본다.
빈정상하는말 한마디 했다고 현장 떠나는건 조금 그렇다.
결제를 안해준다거나,
도저히 내 능력상으로 해결할수 없는 무언가를 요구하던가,
현장에 되게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거나?
이런일이 아닌이상 현장까지 와서 가는건 좀 아닌거 같다.
물론 애시당초 그런 빈정상할 말을 안듣도록 만드는게 더 중요하긴 하겠지만.
나는 기술자가 되어도 저렇게 되지는 말아야지.
아무리 그래도 노가다는 노가다다
흐음..
그러고 보면 나는 기술자가 되면 저렇게 하지 말아야 할것들이 은근 있구만.
이건 따로 무슨 노트에다가 적어놓고
다짐을 해놓거나 하던지 할정도로 말이지. ㅎㅎ
그만큼 노가다판에서는 배우지 말아야 할것들도 많다.
나는 이 노가다판에 현장일을 겪다보며 체험하는 것들을 글로 써내려가며,
좋은것등을 많이 쓰는편이다.
하지만 다들 알아두셔야 할게 실제로 현장가면
이 일기처럼 좋은일들 보람찬 일들만 있는게 아니라는거다.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은 양아치들도 있고,
입에 욕을 달고다는 사람,
도박하는 사람,
술에쩔어 하루벌고 하루쓰는사람,
위험한걸 알면서도 무시하고 그냥 하다가 다친사람들등.
오히려 좋은것보다 안좋은것이 더 많을수있다.
아무리 내가 노가다를 좋게 포장해도 어쩔수 없는것들이 있다는걸 명심하자.
오늘은 선생님과 선배님 데모도
“사장님, 여기 매장 제가 다 길이 재놓고 표시 다 해놨어요.
여기 바닥에 마킹 해놓은거 보이시죠?
거기서 부터 저기 마킹해놓은거 저기까지 해서 붙여주시면 되요.”
“예.
여기 복도에 붙여진 타일에 높이에 맞춰서 가는거지?”
“예예.
우리 항상 하던대로 하시면 되요.”
“알았어요.
너 가서 압착 좀 개고,
넌 타일좀 까놓고 여기 청소좀 하자.”
선생님은 가나방을 달기위해 일단 기준이 되는 복도에 붙여진 타일기준으로 수평을 보시고
타일들을 대 보신다.
나와 선배님은 타일 붙이는 기본준비를 하기위해
한명은 압착개고 한명은 타일박스까놓고 바닥청소를 한다.
“선생님 한통 다 갰습니다.”
“어, 그거 이리 가져오고.
얘꺼도 한통 개.”
“네.”
선배님은 오늘 함빠자르고 붙이는게 아니라 원장을 붙여야 하기에,
선배님쓰실 압착통도 꺼내서 한통 마저 갠다.
처음 가나방 한줄을 선생님이 다 붙이신후
두번째 줄부터는 선생님은 오른쪽, 선배님은 왼쪽
이렇게 양끝쪽부터 서로 붙여나갔다.
“이것 좀 잘라와라.”
“네.”
그러다가 함빠부분이 나오면
선생님이 재주신대로 나는 그라인더나 커터기를 이용해 잘라오고.
선배님은 직접 본인이 다 재고 잘라오시고 하시면서 붙이신다.
도와줘!
백화점바닥타일 붙이면 항상 나오는거지만,
밑에 전기 배선나오는 구멍 규격이 정해져있다.
보통 전기 배선나오는곳은 그냥 그라인더로 「ㅁ」모양으로 따기 마련인데,
백화점에서는 무조건 「ㅇ」모양으로 이쁘게 따야만 한다고 한다.
(신용타일공구에서 판매하는 타일용 홀쏘 날입니다.
사진 퍼왔으며, 위반시 삭제하겠습니다.
원본: http://www.sinyong09.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223&cate_no=66&display_group=1)
그래서 그라인더에 별도의 구멍을 팔수있는 날(?)을 사용하여 파곤하는데,
이게 상당히 불편하다.
일단 날 자체 무게가 크고,
구멍을 다 파면 파여진 조각이 날안으로 들어가,
그라인더 돌아가는 힘에 저 무게까지 실려 잡고있는 손이 마치 마비가 된거처럼,
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끄으으응」
다소 둔탁한 소리가 나는거 보니 선배님이 구멍파는날로 구멍을 파시는중 인거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도와줘!”
구멍을 다 판 선배님이 그라인더 전원을 끄지 못해,
도와달라 소리치신다.
“예예!”
냉큼 달려가 그라인더 전원선을 뽑았다.
「끄으…」
선배님은 그라인더를 잘 쓰시는분인데,
그럼에도 이 구멍파는거는 쉽지 않으신가보다.
항상 말하지만 공구는 편리함을 가져다 주지만 그만큼 위험한 요소들도 숨어있기에,
공구를 다룰때는 조심하고 주의해야 한다.
그냥 이어폰 꽂고 합시다
한참 일하고 있는 도중 우리 바로 옆점포 현장에 일하는 기술자 한명이
무선 스피커를 두고 핸드폰이랑 연결해 노래를 틀었다.
노래를 듣고 싶어서 듣는게 아니라,
스피커 소리가 퍼지니 자연스럽게 듣게 되는데,
저게 뭔가 싶다.
소리가 작은것도 아니고,
스피커 소리를 한껏 켜놓고, 자신 작업에 몰두한다.
간혹 작업하는사람들 보면 노래 틀어놓고 작업하는사람이 있는데,
사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좋게 보는 편이 아니다.
물론 현장일이라는게 시끄러운 소리나고,
힘도 쓰고 하니 노래라도 틀며 흥나게 일하고 싶다는 마음은 알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곳은 자신이 혼자 일하는곳이 아니다.
게다가 생판 모르는사람도 옆에서 일하는곳인데,
자신이 일할때 노래를틀어야 일이 잘되고 즐겁다면,
다른사람은 일할때 노래소리들으면 일에 집중이 안될수도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뭐 핸드폰스피커정도로 키는거야 소리가 크지 않으니,
좋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스피커까지 연결해서 주위사람까지 신경쓰일정도로 볼륨높여 트는것은 민폐다.
노래를 트는것은 반대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큰소리는 반대한다.
그리고 이사람은 노래를 트는게 아니라,
인터넷 방송 같던데,
시청자가 노래부르는거 같았는데,
되게 못불러서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더 짜증난다.
마음같으면
아저씨, 그냥 꺼!
라고 한소리 하고싶지만,
일도 거의다 마무리 되가는마당에
괜히 그런걸로 얼굴붉히고 그럼 좋을거 없으니까 넘어간다.
작업종료
결국 연장까지 다챙기고 현장을 나왔다.
“나올때 사람들 못밟게 테이프로 한번 둘러줘요.”
라고 인테리어 담당자분께서 요청하셔서,
선생님께서 우리시공한곳을 싹한바퀴 돌려주시고 현장을 나왔다.
현장을 나오는데도 우리만 엘레베이터를 쓰는게 아니라,
출근할때와 마찬가지로 엘레베이터를 몇번이나 기다렸다.
역시 백화점은 빨리와서 빨리 끝내야 해.
그래도 오늘작업한 백화점은
신세계, 롯데 이런 메이저급은 아니라 그나마 작업하기 편했다.
롯데 이런곳 들어가면 안전관리자 수시로 와서 성가시게 하고…
다음번에 또 이런 오더가 오면 그땐 선생님이랑 나랑만 하겠지.
그때 되면 내가 선배님처럼 한번 붙여보도록 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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