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참 좋다
진주에 처음 도착했을때 다소 놀랬던게 밖에 나가보면 다 경상도 사투리만 들린다.
전에 전라도 갔을때는 그래도 표준말 간간히 들리곤 했던거 같은데, 여긴 경상도 토박이들만 있나보다.
친가 외가 다 전라도 쪽이라, 경상도 사람들 문화나 습관등을 잘모르는데 알면알수록 사람들도 좋은것 같고, 나도 이런사람들과 어울어져 살아보고 싶다.
반찬이 잘 나와서 너무 좋아
어딜가도 밑반찬이 8~9개 정도 나온다.
맛을 떠나서 정성이 느껴진다.
누가 경상도 음식이 형편없다고 했냐.
(아.. 우리 할망이 했었지..)
타지에 있지만 집밥이 생각나지 않을정도로 훌륭하다.
당연 우리 할망이 해준 음식보다 맛있다.
(모든 할머니들이 다 손맛이 있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인)
이번에는 진주 갤러리아 백화점
인테리어 과장님이 벽부터 해주셔야 한다고 해서 일단 벽부터 하기로 했다.
벽을 타일이 아닌 테라조로 붙여야 하기에 두께나 크기등을 고려하면 바닥에 차지하는 면적이 꾀 된다.
이걸 먼저 처리해야 바닥에 테라조 자재들이 없어, 타일 붙이기가 수월해서 이렇게 하자고 하셨다.
사진에 화살표 친것이 저번에 말한 테라조 자르는 커터기다.
잘보면 알겟지만 커터기 날있는곳에 그라인더가 거꾸로 세워져있는것을 알수 있다.
이걸쓰면 두꺼운 테라조도 편하게 잘라낼수있다.
지난 포스트 보기:
사이즈가 다른 테라조 작업
벽면을 다 테라조로 붙이기에,
붙이는 양이 저번 천안때 칸막이 벽에 했던것과는 레벨이 달랐다.
게다가 코너가 있어서 이 코너에 맞춰 테라조 다 잘라내고 해야하는데,
사이즈 쟤보고 커터기로 잘르고 하는 시간 생각하니,
이거 벽만해도 장난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반장님과 용역 한분 그리고 나와 선생님 이렇게 짜서 작업을 진행했다.
골치아픈 문제 발생
테라조는 자갈과 시멘트를 믹스시켜서 만들어 놓은 것이기때문에, 자를때 먼지가 어마어마하게 날린다.
그래서 기공들이 테라조 작업을 잘 안할려고들 한다고 한다.
한참 자르고 있는데, 선생님깨서 놀래시면서 명령하셨다.
“야, 타는 냄새 난다. 잠깐 꺼봐 “
시끄러운 커터기를 끄고 코를 킁킁거리며 확인해보니 확실히 탄냄새가 나긴 했다. 자르는데 집중해서 별 냄새를 못느꼈었다.
“집진기 안에 열어봐서 확인해봐.”
옆에있는 클립들 제꺼내고 안을 보니 모터쪽에 타는 냄새가 났다.
오랫동안 테라조에서 나오는 먼지들 빨아 대다보니 모터가 제대로 작동을 못한 탓이다.
일단 잠시 자르는 작업을 멈추고, 조금 있다가 다시 집진기를 켜보니 작동하다가 곧 모터가 안돌아갔다.
“아 씨발, 어떻게 하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급한대로 우리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청소기로 작업했다.
근데 이것도 참 답이 없는게 모터가 금방 작살난다. ㅎㅎ
저 큰 집진기도 먼지먹다 모터가 작살나는데 이 조그마한게 별수 있으랴..
고장나면 공장까지 가져가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고, 선생님이 항상 먼지 잘 털어내라고 신신당부 하셨다.
수리비 보다 수리를 받으러가는게 어려워서 조심해야 하다니. ㅎㅎㅎ
그래도 어찌하리 백화점에는 흙먼지 날리면 무조건 쫒겨나는데..
엎친데 덮친격
두장정도 자르면 청소기 뚜껑열어 먼지 털어내고 하다보니 엄청 작업이 더뎌졌다.
그런데 이와중에 백화점 영업관리자가 와서
“죄송한데, 10시 반부터 매장들이 영업을 시작합니다.
그 이후부터는 이렇게 큰소리 나게 하시면 고객에서 클레임 들어와서요.
큰소리가 나는 작업은 하지말아주세요.”
시간을 보니 10시 20분… ㅎㅎㅎㅎ
엎친데 덮친격이다.
“아, 네. 이거 이제 몇장만 더 잘르고 시간되면 그라인더 쓰겟습니다.
그거는 소리가 이거 보다 작거든요. “
“아, 그렇습니까. 그럼 부탁좀 드리겠습니다.”
망가진 집진기와 매정한 오픈시간이 야속했지만,
공사 상황을 이해해주신 진주 갤러리아백화점 영업관계자 분들과 그 주변 매장관리자 분들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
이 포스트를 빌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진주 사람들 최고!
정수기 통 저거 테라조 위에 대고, 그라인더로 잘라내는데…
카터기도 못써서 그어진 선 보면서 천천히 잘라내야 하고, 집진기도 못써서 한두장 자르면 모터탈까 뚜껑열고 먼지 털고 다시 청소하고…
아.. 그나마 아침에 자를거 많이 잘라놔서 그나마 다행이였다.
실례를 하다
정신없이 일하다 화장실 들리려고 나와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모르는 전화번호로 부재중전화가 한통 와있었다.
뒷자리 네자리를 보고 아는거 같긴한데 기억이 나질 않아 일단 전화를 걸어봤다
“죄송합니다. 부재중 전화가 와있어서요, 혹시 택배기사님 이신가요?”
“아, 저 XX 인력소 입니다.”
이런 실례를 하다니, 내가 미쳤나 보다. ㅎ
당황하면서 소장님께 사과를 드렸다.
“아! 소장님 죄송합니다. 소장님 전화번호를 제가 모르고 있어서 오해했습니다.”
“아니, 내일 혹시 나와줄수 있나 해서. 사람이 없어서”
“아..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일이 조금 있어서 나가기가 어려울거 같습니다.”
“아. 알겠어요.”
그러고보니, 인력소를 안간지 3주정도가 되간다.
확실히 인력소는 일이 있을때와 없을때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겨울철에는 공사판 자체가 일이 없으니 데마 맞고 하는데, 이렇게 조금 일이 있을때 싶다보면 데마는 커녕, 되려 나와줄수 없냐고 전화를 먼저 걸어준다.
저번에 데마 이틀연속으로 맞을땐 살짝 서운한 감도 있었는데, 막상 전화를 받고나니 소장님께도 죄송하고, 인력소 식구들도 보고 싶다.
지난 포스트 보기:
오랫만에 참 먹는다.
선생님이 진주 내려오시기전 집에서 싸오신 바나나와 모텔에서 챙겨온 음료수들로 참을 먹었다. ㅎㅎㅎ
역시 노동할때 참은 무조건 달아야 돼.
오늘은 힘쓰는 일도 별로 안했는데 달달한게 유난히 맛있다.
아 테라조 좀 들긴 했네. ㅎㅎㅎ
장비가 있으니까 편하게 하는거야
“집진기 저거 어떻게 하냐..”
“그러게요, 아 진짜 답이 없네요. 왜 저게 고장나냐.. 되게 편하고 좋았는데.”
“그만큼 테라조 먼지가 장난 아니게 나온다는거야, 테라조 작업해달라고 업자가 기술자한테 말하면 안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정도 인가요? 선생님”
“그럼, 솔직히 누가 하고 먼지 많이 먹으면서 까지 하고 싶겠냐. 그래도 나는 장비가 있으니까 편하게 하는거야.”
하긴 여태껏 옆에서 다른 타일업체팀이 작업하는거 보면 청소기도 그렇고, 우리처럼 가지고 다니는 팀을 못봤다.
그렇게 소소한 잡담을 하다 다시 작업을 진행했다.
역시 바닥이 중요해
바닥을 먼저 안잡아놔서 그런지 벽에 붙인 테라조들의 맨 밑 수평이 안맞아 애를 먹었다.
게다가 에폭시로 접착 시키는것이라 금방 굳기에, 굳어버린 다음은 위치를 옮기는게 쉽지 않다.
선생님과 반장님은 수평이 무너질까 계속 신경쓰면서, 쟤 보시면서 밑장 테라조 부터 다 붙이셨다.
다 붙이실때쯤 혹시나 또 차이가 있을까 레벨기로 다시 확인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역시 경력 많은 경력자도 절대 한번에 넘어가는게 없구나..’
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배웠다.
내일도 테라조 작업은 계속된다
수평도 잡기도 그렇고, 기계 고장난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악조건 상황에서도 선생님과 반장님은 많이 붙이신거 같다.
역시 붙여할 면적도 꾀 있기에 오늘은 다 붙이지 못하고,
내일도 이어서 붙이기로 하고 오늘은 숙소로 돌아갔다.
오늘 그라인더로 테라조를 많이 잘라내서 그런지,
이젠 테라조를 별로 보고 싶지가 않다.
무겁고 별로 이쁘지도 않고 ㅎ.
하지만 내일까지 하면 다시 타일을 볼수 있으니, 이쁜 600 이를 볼수 있다는 마음으로 모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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