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모노타일 부터
어제 작업한후 이제 남은건 모노타일 벽 두면과 주방 바닥 타일, 그리고 주방 창문쪽 타일 한 면이다.
“어제 파벽돌은 끝냈으니까
모노타일부터 작업 해버리자고.
기술자 불렀는데, 일 안시키고 놀게하면 짜증내.”
오늘은 고데메지 기술자가
파벽돌이나 모노타일등 메지를 넣어줘야 하기에,
기술자가 작업할수 있도록 모노타일을 먼저 붙이기로 했다.
“너 일단 파벽돌 메지 넣을수 있게 PT 앞에다가 놔줘.”
“네”
내가 PT 등을 놓고
메지를 넣을수 있게 이런저런 단도리(작업준비)를 해드리는동안
선생님께서는 바로 벽에 본드를 바르시고,
모노타일을 붙이기 시작하셨다.
“반장님, 일단 여기 메지 작업하실수 있게 PT 놔드렸고,
혹시나 더 필요한거 있으시면 바로 말씀 주세요.”
“네, 그것만 놔주면 돼요.
나머진 내가 할께요.”
고데메지 기술자 반장님께서는 굳이 내 데모도 해줄필요없고,
선생님일 도와드리라고 하는 분위기로 거절하셨다.
이 반장님도 그렇지만,
고데메지 기술자분들은 다 그런거 같다.
간혹 고데메지 기술자분들을 불르면,
그분들이 레미탈 갤수있게 레미탈, 압착통, 물 등을 따로 준비해놓고
내가 믹서기로 개려고 하면,
굳이 본인들이 직접 개시겠다고들 손사레 치신다.
“네, 알겠습니다.”
하며 빠지면,
믹서기 쓰지않고, 삽이나 푸는 고데 등을 이용해 직접 개신다.
힘들텐데..
오랜시간 그렇게 습관이 되셔서
믹서기로 돌리는거 보다 이런쪽이 나으신거 같다.
그리고 굳이 데모도 등을 쓰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알아서 작업하신다.
작업하다 메지시멘트다 떨어지면 또 개서 다시 하고,
메지 넣고, 어지럽혀진 바닥 청소하고,
연장 알아서 다 닦아놓으시고.
이분들과 같이 일하다보면 뭔가 옛 노가다 기술자들의 느낌이 든다.
예전 노가다판에서 일하셨던 모든 기술자분들은
다 이렇게 혼자 알아서 무거운짐 들고 나르고,
삽질 해가면서 일하셨겠지.
그렇게 고생하시며 서서히 기술자가 되셨겠지.
그런 반면에 나나 타일 입문하려고 생각하는 많은사람들은
「얼마정도 일하면 기술자가 되나… 2년? 3년?」
이렇게 멍청한 기대감을 안은채
그저 기술자라는 칭호를 얻고 싶어 본질을 무시하고 그저 앞만 바라본다.
내가 생각하는 기술자
생각의 차이나 인식의 차이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술자란
타일을 붙이는것은 물론,
그 외에 타일관련된 주변지식들을 습득하고,
시공시 클라이언트에게 주의나 설득을 시켜줄수 있는 책임자를 뜻한다.
“기술자가 되려면 적어도 5년정도 해야 돼.
요즘 다들 2년 3년 일하다가 기술자 달고 일하는사람들 많은데,
기술자는 기술자지.
하지만 그사람들은 한계가 있는거야.
이런저런 숱한 경험을 더 해봐야 돼.
하자도 내보고 붙인거 떨어져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공부를 하는거야.
인건비도 제대로 못받고,
고생은 죽자고 하고.
그게 다 배우는 비용인거야.”
선생님께서는 기술자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이런말씀을 하신다.
기술자도 막 기술자되어 기술자 일당 받으면서 날일하러 다니는 기술자,
자신이 평당계산해서 맡아서 시공하는 기술자.
그렇게 되고싶어한 기술자가 되더라도,
그 기술자안에도 차이라는것이 존재한다.
베테랑의 고된경험과 시험착오등으로 습득한 기술은
고작 몇년의 시간으로 배우고 습득한다는것은 말도 안된다.
나는 선생님의 이런 조언등을 몇번 듣고 나서는
「몇년 일하면 기술자 되겠지」
라는 생각을 안하게되었다.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느낄수있을때 체감할수 있을때,
그리고 나보다 높은 위치나, 기술력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기술자라고 인정을 받을수 있어야만 기술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2년,3년 이든 10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모노타일, 파벽돌은 그나마 쉽다
확실히 일반 바닥타일, 벽타일등을 붙이는거에 비해,
모노타일이나 파벽돌 붙이는것은 쉬운거 같다.
한장한장씩 붙여가며 한 라인이 완성되면,
옆에서 파도가 치지 않나(라인이 일직선으로 곧지 않고 울렁울렁치는 파도의 모양처럼) 확인하며 메지간격을 잘 살려 나가면 된다.
내가 알기로는 모노타일이나 파벽돌은 쿠사비도 없어,
더 빨리 시공을 끝낼수 있다.
주방 바닥타일 시작
모노타일 두면을 끝내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왔다.
“너 들어오는 입구에 사모래 포대로 담겨져 있는거 있을꺼야.
그거 가지고 와봐.”
입구에 있는 사모래 포대를 다 들고 와서,
시멘트를 비율에 맞춰 섞어 사모래를 개기 시작했다.
“선생님, 사모래로 바닥을 잡는건 처음이네요.”
“어, 별수있냐, 주인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근데 이게 아주 지랄같애.
사모래 개는데 시간걸리고,
바닥필때도 레미탈로 잡는방법이랑은 또 달러.”
“아, 또 그런게 있었군요.”
“그래서 사모래로만 미장하던사람은
레미탈 갖다 주고 하라 그러면 못해.
레미탈도 마찬가지로 사모래 갖다 주면 못하고.”
“근데 레미탈로 그냥 바닥 잡으면 돼지,
왜 굳이 힘들게 사모래로 바닥을 잡을라고 하는건가요?”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자재비가 싸서 그러지.
근데 막상보면 그런것도 아니야.
사모래로 할라면 그거 가지고 개고 날르고 그래야 되잖아.
그거 인건비를 생각하면 되려 비쌀수도 있는거야.”
“그러게요.
여기 담당자분께서 그런점을 아셨으면 좋았을텐데요.
이렇게 삽질 안해도 되고 ㅎㅎ.”
나는 타일 작업하면서 사모래쓰는경우는 떠발이할때만 쓰는줄알았는데,
이렇게 바닥잡을때 사모래로 잡는건 처음봤다.
아! 아니다 저번 철거용역 나갔을때도 화장실에 사모래로 바닥 잡았구만.
지난 철거용역나갔던 일기 포스트 보기 :
결국 수평을 보면서 사모래로 바닥을 잡고 타일을 붙이기 시작하셨다.
항상 욕실이나 주방등 작업을 하면 바닥 잡는데 꾀많은 신경을 쓰시곤 한다.
바닥잡을때 구배를 잡고 물이 잘 빠지도록 잡아야만,
물이 넘치거나 하는일이 없기때문이 첫번째고,
바닥을 잘잡아놓으면 타일붙일때 편하게 붙일수있기에 그러함이 두번째다.
바닥타일은 200각( 200mm x 200mm ) 으로 흔히 주방이나 욕실등에 사용되는 타일이다.
“여기 트렌치가 들어가니까
함빠 잴때 트렌치 크기를 잘 가늠해보면서 재야돼. “
“네.”
항상 하시던대로 트렌치 사각 모서리를 기준으로
타일의 모서리에 맞춰 잘라놓는다.
“선생님, 간혹 다른 타일시공사진들보면 이렇게 유가나 트렌치쪽 함빠 재서 붙이는거 보면 우리랑은 다르게 하더라고요.
저희는 이렇게 유가나 트렌치 모서리와 타일모서리 기준으로
쪼개서 붙이는데,
다른 사진들 보면 가끔 유가, 트렌치 모서리에서 그냥 타일의 한면 중간쯤 정도기준으로 쪼개서 넣으시더라고요.”
“어, 그렇게 하는애들도 있어.
근데 넌 그걸보고 어떻게 생각하냐?”
“네?”
“그렇게 잘라넣는게 낳냐?
아님 지금 내가 하는 방식처럼
모서리와 모서리기준으로 잘라넣는게 낳냐?”
“저는 눈에 익어서 그런지 지금 선생님 방식이 더 좋은거 같아요.”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기술자마다 생각하는게 틀려.
나는 내 방식이 좋다고 생각해서 하는거야.”
확실히 기술자들마다 생각하고 일하는스타일이 다르다.
위의 예는 어떻게 보면 기술적으로는 크게 다른것이 없지만,
비주얼면에서 차이가 있다.
나는 선생님에게서만 보고 배워서 그런지 몰라도,
대부분 시공방식이 선생님이 하시는방법이 옳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기술자들 일하는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여태까지 보면서 일하는 방식등을 보면
선생님의 작업방식에 의문점을 느낀적이 없기에
「이것이 정도(正道) 구나.」
라고 생각하며 배우고 있다.
“너 문턱 길이 재서 스뎅잘라와.
두개 자르는거야.”
“네”
타일코너쪽으로 스뎅으로 처리하여 보기 좋게 마무리 하셨다.
이렇게 함빠를 재단해서 드리면 선생님은 붙인다.
한두장씩 계속 이렇게 붙이다 보니 크게 시간이 걸리지 않고 금방 붙였다.
메지작업후 주방안의 모든 타일작업이 종료 되었다.
주방 창문 벽
‘후~ 이제 다 끝났구만.’
라고 생각하며 한숨쉬고 연장 정리를 하려고 하던참에
“저쪽에 있는 타일 박스까서 이리 가지고와.
이제 이거 붙여야지.”
알고보니 주방창문쪽에 있는벽면도 타일을 붙여야 했다.
후~ 끝날줄 알았는데 ㅎㅎ.
“뭐야 이거? 에이씨.
무메지로 해볼라고 했는데,
타일에 메지넣게 홈이 있네.
어쩔수없이 메지 또 해야 하네.”
아마 벽타일을 해보시는분들은 알겠지만,
어떤 타일은 타일에 메지간격을 쉽게 맞출수있도록 타일옆면에 홈등이 나와있는 것들이 있다.
그게 이 타일이여서 메지없이 시공한다는건 불가능해져버렸다.
“일단 너 이거 반장을 보자…
하나,둘…
열세장 잘라.”
항상하던대로 반장부터 재단하며 작업을 시작한다.
이 타일은 메지가 힘들지 붙이는건 크게 힘들지 않은거 같다.
메지 간격을 가늠할필요없이 붙일때 그냥 옆타일에 딱 붙여서 붙이면 메지간격이 일정하게 이쁘게 잘나온다.
이렇게 크게 고민할필요없이 쭉쭉 붙이기만 하면 된다.
근데 다만 창문이 커서 함빠할게 많아 재단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거 재 준거 우선 하나만 잘라봐.”
“네.”
선생님이 타일에 마킹한대로 커터기를 사용해 쓱 자른다.
“여깄습니다.”
“어.
여기에 대보면.. 맞고.
이 다음장이..
아이씨 다르네..
쯧.. 에휴 다 재서 잘라야 되겠다.
일단 내가 계속 재서 줄테니까 하나씩 다 잘라.”
“네”
만약 창문틀이 일정하게 수평이 맞춰져서 잘 되어있다면
한장기준을 재놓고 일정하게 똑같이 자르면 다 딱맞춰 들어가지만,
수평이 맞지 않는다면, 한장씩 일일이 다 재서 잘라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일하기 편하다, 불편하다. 」 라는게 나오는거다.
작업종료
주방 창문 벽타일 메지까지 넣고 모든 작업이 완료되었다.
현장이 큰편이 아닌데,
여기에 우리 타일쓰레기와 목수들작업할수있는 연장등이 다 있어서,
치우고 청소하는데 꾀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시공한 타일들이 괜찮게 잘 붙여진거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이쁜 타일
“어, 그쪽 밑에다가 조금 삐둘게 해봐.
아니아니 반대쪽으로, 어 그렇지 좀더 좀더… 오케오케.”
현장마무리짓고 짐싸는데,
인테리어 업자 분과 이 가게 사장님되시는 분께서
디자인타일? 을 손수 벽에 붙이고 계셨다.
저게 다 타일인데, 그림이 프린팅 되있어서 되게 이쁘다.
“어, 미국을 거기위에 놓자고.”
‘오 이쁘네…
나도 방에다 저거 붙여볼까..
되게 괜찮네.’
이렇게 감탄하며 쳐다보고 있는데,
인도 국기가 잘못붙여있는거 같았다.
오른쪽 그리스 밑에위치 한건데.
세로로 붙여져있네 ㅎㅎ.
근데 저건 저거 나름대로 이쁜거 같다.
타일은 바닥면이나 벽면에 전체적으로 붙이는것만이 아니라,
이렇게 디자인적인 요소로도 쓰일수 있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타일로 꾸미고 싶다. ‘
라는 생각을 하며 이 현장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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