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라운드 많은건 처음이다
방안 원장을 싹다 붙인후,
함빠만 남은 상황.
원장붙이는것도 쉽지 않았지만,
이 방안에 남아있는 함빠는 더 만만치 않아 보였다.
건물 자체가 동그란데,
그 동그란 구조덕분에 함빠가 전부 라운드 졌다.
“너 여기 라운드져있는 함빠들 자를수 있겠냐?”
“네.”
사실 라운드 져있는 함빠를 처음 해보는것도 아니라,
나름 자신있게 큰형님에게 답변했다.
“그럼 너가 여기서 부터 함빠 다 잘라놔.”
“네.”
처음해보는것도 아니고
전에도 간간히 이런 라운드 형태의 함빠를 잘라보고 했기에,
어느정도 감은 있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비록 빠르지는 않지만,
재단하여 일일이 자리에 대보고 정확히 맞게 나오는지 확인후,
만족하면 다음함빠로 넘어간다.
너 마음에 드냐?
전에 선생님도 종종 말씀하셨고,
최근에 박판타일 붙일때도 큰형님이 물어보셨던 말.
처음으로 박판타일 붙였을때의 경험 포스트 보기:
결과물이 시공자 마음에 들어야,
소비자도 마음에 든다는 원칙.
비록 벽에 가려 잘린부분이 잘 안보일지 몰라도,
이런 고급현장에서는 인테리어 담당자의 눈도 까다로워,
작업 중간중간 상태체크를 하기에 결과물만 잘나온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라는건,
형님들과 같이 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연스레 깨달았던 규칙이다.
“이렇게 라운드 많은 현장은 처음이다.”
“하하, 저도요.”
큰형님도 외국에서 타일생활을 좀 하셨지만,
이렇게 라운드가 많은 현장은 없으셨나보다.
디자인은 자신의 얼굴이다
“아무래도 집이 동그랗다 보니 자연스레 함빠가 다 라운드네요.”
“야, 근데 이거 누가 이런집에서 살겠냐?
이거 집 팔면 돈 못받어,
딱 토지 값만 나올껄.”
“그래도 이쁘잖아요.”
“이쁘긴!
야, 너 지금 봐라,
이거 사람 살겠냐?
건물들이 왜 다 네모낳겠냐?
이유가 있는거라니까.
공간이 없잖아.”
사실 겉모습을 봤을때 너무 이쁘고 특이해서 한눈에 확들어오긴 했지만,
막상 들어와 작업을 하다보니,
공간의 활용도 측면에서는 정말 안타까운점이 많았다.
분명 건물 모양이 네모였으면 넓직넓직하게 쓸수 있었겠지.
이곳 집주인분께서 아무래도 디자인관련 작업을 하시는분인거 같아,
이런 건물디자인을 고집하셨던거 같다.
모르겠다.
분명 이 건물에 빌라나 아파트처럼 층마다 세대가 거주하게 된다면,
이집의 가치는 매우 떨어지겠지만,
이 집주인분 처럼 한 가구만 살기에는 화려하고,
본인의 이름값에 걸맞는 집이라 생각된다.
나는 일전에 명함으로도 잠깐 언급했지만,
자신의 알리는것에 있어서는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 집은 이 집 주인분과 아주 잘 어울리며,
딱 집주인분의 품위에 맞다 생각한다.
흔히 고급 아파트라고 불리는 아파트들,
예를들어 롯데캐슬이라던가, LG 자이 이런데서
엘레베이터 타고 출입하는거 보다
이런집 하나두고 있으면 다른사람이 보기에도 훨씬 더 품위있어 보일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최근에 고급 아파트쪽 가봤는데,
마감상태가 진짜 너무 엉망이였다.
‘이게 진짜 고급아파트 맞나?’
싶을정도로 아주 개판이였는데,
정말 이지….
여튼 난 돈 많으면 이 건물주분처럼 이런집 지어놓고 살거다.
진짜 5분 돌렸어?
“함빠 다 잘랐으면 붙여.
난 화장실쪽 붙일거니까,
내가 저기서 부터 자르것부터 해서 너가 자른거까지 다 붙여봐.”
“네 형님.”
“붙이기전에 나 저기 본드통에 있는거 케라플렉스 한통 개주고 하고.”
“네 형님.”
함빠를 다 재단하고,
큰형님은 화장실에 들어가 타일붙이실 준비를 하셨다.
“형님, 여기 압착 두겠습니다.”
형님이 쓰실 압착을 먼저 드리고,
이젠 내가 쓸 압착을 개기 시작한다.
“잠깐만,
야, 이거 5분동안 갠거 맞냐?
느낌이 뭔가 좀 된게 덜갠거 같은데?
5분동안 갰어?”
“… 5분은 안된거 같아요.”
“다시 개.”
“예”
큰형님은 고급접착제를 많이 써보셔서 그런지,
대충 농도를 보고 제대로 개졌는지 안개졌는지 아시는거 같다.
사실 방금 큰형님께 드린건 어림잡아 4분정도 까지 갰던거 같은데,
그정도면 보통 되게 매끈하게 잘 반죽되어나오던데…
접착력이랑 경화속도에서 다른 접착제랑 차이가 나서그런가…
여튼 큰형님은 그게 보이시나보다.
그래서 결국 내꺼 돌리던거 마저 돌려서 1차로 개놓고,
다시 큰형님꺼 5분이상 개고,
그리고 큰형님께 드린후
내꺼 재차 믹싱.
진짜 이 믹싱에대해서 쓸때마다 궁금한데,
타일 일하는사람들중에 정말 저 믹싱 메뉴얼대로 믹싱하는사람 있을까 궁금하다.
솔직히 우리팀말고 없을거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 사진의 본드통안에 있는 압착을 믹서기로 쉬지 않고 5분동안 개는거다.
큰 압착, 사모레통이 아니라,
저 세라픽스 본드통으로 5분동안 믹싱.
케라플렉스는 5분동안 논스톱으로 믹싱.
맥시S1은 1차로 전체적인 믹싱 완료후,
5분의 숙성시간을 준후,
그 이후 재믹싱.
(혹여나 우리 말고도 이렇게 믹싱 하는분 계시면
덧글로 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진심 궁금해서 물어봄.)
이렇게 큰형님이 잘라놓으신거 부터 차례대로 붙여나갔다.
항상 그렇지만,
원장도 그렇고 함빠도 그렇고,
타일뒤에 배면처리는 잊지않고 꼭 해준다.
아무리 좋은 압착시멘트로 이렇게 엄격하게 잘 믹싱해서 쓴다고 해도,
「타일 뒷면 배면처리는 꼭 해야 한다.」
는 내 나름대로의 철칙을 세우고 작업하고 있다.
「통통」
고무망치로 쳐가면서 함빠를 붙이는데,
간혹 밥의 양조절이 충분치 않거나 많아 단차가 생기거나 한다.
‘아, 망할놈의 것 너무 들어갔네.’
그렇기에 함빠작업할때는 석션을 항상 챙겨가곤 한다.
헤라나 날카로운 무언가로 억지로 빼다가 타일이 깨지거나 기스나거나 하기에,
조심히 들어올릴수있는 기구는 필수적이다.
그렇게 한장한장 함빠를 붙이며 이 바닥의 모든 함빠를 재단하며 붙였다.
미래를 위한 투자
그렇게 함빠 작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난후,
가볍게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아… 씨발.
케라 리프트 괜히 산거 같애..”
“ㅋㅋ 왜요?
박판타일 하시려면 있어야죠.”
“아니, 아직까지 박판타일 의뢰가 없네..”
“아무래도 그만한 공정이 흔치 않을테니까요.”
“하… 작은애가 그거 사서 박판하자고 꼬셔서
넘어가서 사긴했는데,
이거 본전은 뽑을수 있을라나 모르겠다.”
“이제 곧 의뢰들어오겠죠.”
“그렇겟지?
5년안에는 본전 뽑지 않을까..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ㅎㅎ”
추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형님들은 저번 박판타일 현장후,
박판타일을 재단 할수있는 커팅기 케라컷과,
그것을 들고 운반할수있는 대형프레임 석션 케라리프트를 구매하셨는데.
케라컷은 작은형님이 구매하셨고,
케라리프트는 큰형님이 구매하셨다.
이정도 금액이니 큰형님이 짜증내는데는 이유가 있는거다 ㅎㅎ.
사실 큰형님 작은형님 두분 다 연장사는것을 되게 좋아하신다.
특히 작은형님이 좀 심한편인데,
예를들어 내가 뭔가 하나 사면
어떤가 항상 주의깊게 보시고 본인도 써본후 사거나 하신다.
형님들 못지않게 나 역시 연장에 관심이 많은편이라,
연장 관련된 이야기들을 종종, 아니 자주 하는데,
새로나온 연장이 있으면 관심있게 보고 있다가,
얘기가 나오면 어떠냐고 서로 묻곤한다.
그놈의 페스툴
(영일공구 쇼핑몰에서 퍼온 제품사진입니다.
* 위법시 삭제하겠습니다.)
“이번에 청소기 새로 사려고 생각중인데,
페스툴 어떠냐?”
“형님도 「페스툴」이시군요.
선배님도 페스툴 되게 좋아하시던데.
대체 그놈의 페스툴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페스툴 페스툴 하는지 ㅎㅎ.”
“그러게,
사실 나도 궁금해서 한번 사볼라고. ㅎㅎ”
“진짜 별거 아닐거 같던데요 페스툴?
그거 그래봤자 싱글모터 잖아요?
그거 뭔 힘 있겠어요?”
“그러지 말고 너가 100 내고,
내가 50내고 해서 하나 질러보자. ㅎㅎ “
“ㅎㅎ.
아뇨 전 돈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주 가는 공구상이 페스툴 협약 대리점이라 물어봤는데,
파워는 그냥 보통 같은 출력내는 집진기랑 동급이나 그거보다 약간 센편이데요.
다만 페스툴이 좋다고 하는게,
배출구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되게 적데요.”
“그래?”
(이치고 쇼핑몰의 사무실 서류함 사진을 퍼왔습니다.
*위법시 삭제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가요.
성능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디자인이 그게 150만원짜리 디자인인가요?
완전 사무실에서 쓰는 싸구려 서랍장 같이 생겨가지고.
150만원이나 하는 제품이라면,
그런 디자인으로 나오면 안된다 생각해요 저는.”
나는 연장을 볼때 꼼꼼히 스펙체크, 디자인, AS정책, 사용자리뷰 등
여러가지를 면밀히 본 후 구매 하는편이다.
간혹 가다 사람들이 단순히 브랜드만 보고 혹해서 연장사고 그러는데,
나는 좀 아니다고 본다.
(밀워키 코리아 에서 사진을 퍼왔습니다.
*위법시 삭제 하겠습니다.)
우선 내가 원하는 기능,
원하는 퍼포먼스가 나오는지 확실히 보고,
디자인이나 여러가지 요소들을 체크한다.
이렇게 해서 구매한들 간혹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연장들이 있곤하는데,
고가의 제품은 더욱더 구매할때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최근에 킨텍스에서 열리는 건축박람회에 간적있는데,
거기서 페스툴 집진기를 체험해볼 기회가 있어,
흡입이 얼마나 센지 궁금해,
손바닥에 흡입호스 대봤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내 기준이 매우 높고 까다로운편이라 그럴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여튼 내 마음엔 전혀들지 않는다.
Piastrellista
이런저런 잡담을 끝내고, 큰형님께서 말씀하셧다.
“저기 테라스에 있는 함빠 잘라서 붙여봐.”
“예 형님.”
어제 시키셨던 함빠작업 결과물이 마음에 드셨는지,
오늘은 테라스에 있는 함빠를 붙이라고 하셨다.
이것도 라운드형태인데,
중요한건 파벽돌이 붙여져있다는거다.
어제 한건 벽이라 매끈한 면인데,
이건 파벽돌이라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어,
단순히 곡선형태로 재단했다가는 결과물이 이쁘게 나오지 않는다.
‘으아… 이거 만만치 않겠구만.’
마음을 가다듬고,
디테일하게 재가면서 재단을 시작한다.
파벽돌의 모양을 살리면서 재단하기.
인스타 그램보면 간혹 외국에 실력있는 팀들이 결과물 올린 영상들만 보곤했는데,
막상 내가 이걸하게 되다니..
처음 해보는거라 정말 쉽지않았다.
다 재서 타일에 그린후 잘라내고 대보면,
파벽돌의 모서리에 걸리거나,
돌의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안들어간다거나,
들어가는데,
밑에 파벽돌에 걸려서 다 들어가지 않는다거나.
별에 별 예외요소에 자연스럽게 입에서 욕이 나온다.
“아~ 씨발,
일하기 지랄같네 진짜.”
이렇게 재단하고 있는데,
인테리어 담당자께서 저 멀리서 내가 작업하는걸 보시더니
형님들 하는거 처럼 잘해야 되요.
라며 디테일을 촉구하셨다.
“네”
라고 하며 인테리어담당자의 말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작업에만 집중하여 디테일 하게 작업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쿠사비 꽂아가며 재단한 함빠가
이쁘게 잘 들어가는지 하나씩 다 체크해보며 작업을 진행했다.
정리 하고 가자
한참 작업중에 들려오는 큰형님의 퇴근알림.
「찰칵, 찰칵」
‘봐라, 이게 내 수준이다.
깔수 있으면 까봐라.’
핸드폰 들고 카메라를 열심히 찍어대며,
내가 해놓은 함빠에 흡족해 했다.
이게 바로 Piastrellista(타일공 의 이탈리아어) 스타일이다.
형님들 수준을 요구한 인테리어 담당자에게
한번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함빠를 아애 쿠사비 쟁여놓은채로 두고 정리를 하며 퇴근 준비를 했다.
내가 마음에 들어야 남이 마음에 들어한다
다음날 출근하여 나머지 함빠를 마저 자르고 붙였다.
함빠를 붙이는것에도 자르는것 못지않게,
정성스레 붙였다.
메지골에 밥이 튀어나오면 긁어주고,
또 스폰지로 닦아주고.
그렇게 해서 작업완료.
내가 여태까지 작업했던 함빠중에 가장난이도 높은 동시에,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역시 여러운걸 해봐야 느끼고 배우는게 많다는걸
다시 한번 느낀 현장이였다.
그렇게 다 붙인후 다시 형님들 뒷일을 도우러가
다시 이런저런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한참 일하다가 큰형님이 내가 작업한 결과물을 확인하러 다녀오시고,
내게 말하셨다.
“야, 저거 뭐 저렇게 디테일하게 잘라넣냐.
그냥 대충 잘라넣으면 되는건데.”
“인테리어 담당자분께서 잘 하라고 각별히 말씀하시더라고요.”
“인테리어 담당자랑 같이봤는데,
그러더라.
「이걸 이렇게 까지 잘라넣네…」
ㅎㅎ.
뭐, 일 시켜 놨는데 잘해놓으면 좋은거야.
잘했어.”
“진짜 빡셋어요 ㅎㅎ.
앞으로 이거만큼 어려운함빠 찾기 힘들거 같아요.
저 함빠가 타일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일거 같아요.”
“하하.
그럴거 같지?
그러다가도 또 저거보다 어려운거 걸려.
그러면서 배우는거야.”
“네, 형님.”
이 당시 작은형님은 개인적인 일때문에 이 현장에 잠시 안계셨었는데,
나중에 결과물을 보고 마음에 드셨는지,
본인 블로그에도 칭찬을 하셨다.
작은형님이 칭찬한 포스트 보기:
역시 내 마음에 들어야 다른사람도 마음에 든다는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큰형님의 타일 철칙
“잠깐 이리와봐.”
“예, 형님.”
“여기 배관 뚤려있는거랑 바로 밑에 타일 두장 떼고 긁어내야겠다.
배관 자리를 잘못 잡아놨데.
이 배관위치가 수평보고 일자로 잡아놨어야 하는데..”
“네. 알겠습니다.”
“아.. 씨 왜 이렇게 배관을 해둬가지고.
힘들게 파놨더만.”
“그러게요.”
“여기 타일 남은거 중에 이거 붙여져 있는거랑
똑같은 무늬있는지 체크하고 가지고와.
이거랑 같은 무늬여야 돼.”
“네, 형님.”
남아있는 타일을 찾아보지만 같은 무늬가 없었고,
그냥 밋밋한 표면 느낌의 타일들뿐이였다.
“형님 찾아봤는데,
저런 무늬는 없어요.
그냥 수수한 느낌들의 타일밖에 없더라고요.”
“…
그럼 일단 다른걸로 최대한 저런느낌인걸로 봐서 가지고와.”
“네.”
그렇게 나름 거친표면의 타일 두장을 찾아 큰형님께 보여드렸다.
큰형님은 아쉽지만 어쩔수없이
오케이 하시며 말씀하셨다.
“작은 애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인테리어 담당자가 이거 배관위치 때문에 다시 때서 붙여야 하는데,
붙여놓은 타일 느낌이 너무 좋다고,
그 모양 타일 찾아서 똑같이 붙이라고.
그러면서
「그거 그냥 대충 옆에꺼랑 같지만 않게 랜덤하게 붙인거지?」
라고 묻더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난 하나 하나 붙일때마다
다 타일 모양 무늬 봐가면서 이건 여기에 붙여야겠다 저쪽에 붙여야 이쁘겠다.
하면서 이쁘게 나올꺼 고려해서 붙이는구만,
무슨 대충 옆에꺼만 같지 않게 붙였네 래 ㅎㅎ.”
“아, 그러신거였어요?”
“당연하지!”
사실 나도 그냥 랜덤하게만 붙이신줄 알았는데,
큰형님은 이런 디자인적인것을 다 고려해가면서 타일 골라가면서 붙이신거였다.
어쩐지 여기 화장실 하시면서,
계속 한숨 쉬시고 욕도 하고 그러시던데.
큰형님은 그런 이유가 있으셨던거다.
어느게 답일까
그렇게 타일을 가져다 드린후,
기존에 붙여있던 타일을 제거후,
큰형님이 다시 배관자리를 뚫고 붙이셨다.
그와중에 나는 다른 함빠를 잘라 붙이고 있었는데,
큰형님이 내가 붙이는걸 보시더니,
바로 내게 지적을 하셧다.
야! 그거 왜 그렇게 붙여?
“예?”
“너 지금 붙이는거 그 모양이 아니지!
이리와봐.”
난 큰형님의 지적사항이 이해가 안가는 상태로 큰형님을 따라가,
큰형님이 가르키는것을 보았다.
“여기가 내가 한거야.
봐봐.
지금 이쪽 타일면에서 여기 꺽인 면 붙일때 메지선이 맞게 들어가지?
이렇게 붙여야 이쁜거야.”
“아…
저는 브릭패턴이니까,
당연히 여기도 메지선이 안 맞아야 되는줄 알았어요.”
“작은애도 이렇게 붙여.
여기 봐봐.
이거 보면 지금 너가 한거처럼 되있지.”
“예..
저도 이게 맞는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야. 내가 한거처럼 붙여.”
“예 알겠습니다.”
큰형님의 지시사항대로 타일이 맞는면은
메지선이 이어지게끔 다시 잘라서 붙였다.
사실 나는 지금 다시봐도,
큰형님이 작업하신 레이아웃보단
작은형님 레이아웃이 맞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하는데,
모르겠다.
일단 답은 집주인이 원하는대로 해주는게 답일거고,
이런 타일작업을 여러번 경험하면 아무래도 감이 오겠지.
어떻게 붙이는게 더 이쁜지.
붙일수 있겠냐
그렇게 수정된 배관자리에 타일을 붙인후
화장실 타일 작업까지 마무리 되었다.
“드디어 끝이군요.”
“어. 그러게 진짜 빡셋다.
자리도 좁아서 타일 들고 붙이기도 어렵고,
어떻게 다 함빠냐 원장이 거의없어.”
“ㅎㅎ.
그러고 보니까 그러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어. 그래.
너 만약에 이거 붙이라고 하면 붙일수 있겠냐?”
큰형님의 질문에 이곳저곳 살펴보았다.
“쉽지 않을거 같은데요.”
“그럼 레이아웃 잡아주면은 하겠냐?”
“아… 이정도 퀄리티는 못할거 같은데요 ㅎㅎ.”
“그래,
뭐 이건 내가 봐도 진짜 잘붙였어.
근데 다음번에 레이아웃 잡아줄테니까 너가 붙여봐.
할수있어.
해봐야 또 느는거고.”
“네. 형님.”
모든면이 도매치는거고,
원장이 거의없는 레이아웃.
형님도 여기 붙이시는데 상당한 공이 들었는데,
내가 붙이게 된다면…
그래도 솔직히 해보고 싶긴하다.
여기 함빠가 아무리 많고 도매를 친다한들.
이것만 할까 ㅎㅎ.
진짜 만약 저런거 내가 붙이게 되면,
Piastrellista 스타일로다가 또. ㅎㅎ
늘었네 많이 늘었어
“그거 다 붙였으니까,
지금 내가 여기 바닥에 함빠 다 잘라놨어.
너가 붙여봐.
난 옆에 화장실 작업할테니까.
아, 그전에 나 압착 하나 개주고.”
“예 형님.”
방안 함빠부터 밖에 테라스까지 결과물이 괜찮았는지,
큰형님은 화장실 바닥 부분을 붙여보라고 하셨다.
일단 잘라놓은 타일들을 순서에 맞게 벽에 기대놓은후,
바닥 청소후 붙여가기 시작했다.
기존에 방안에서 이어지는 부분이라,
일단 수평대를 대보면서,
단차확인후 클립 사용.
여기는 함빠 자르는게 오래 걸리는거지
붙이는건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형님이 잘 잘라두신 덕분에 큰어려움없이 금방 붙였다.
“형님 다 했습니다.”
“어. 빨리 붙였네.
보자.”
큰형님도 확인하시더니,
손볼거 없이 그냥 넘어가셨다.
“많이 늘었네.
늘었어.”
“감사합니다.”
이번 현장에서는 내가 뭔가 확실히 하고 가는게 있는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어려운 함빠도 해보고,
함빠 잘라져 있는것도 다 붙여보고,
이게 다 여태까지 보고 배운게 있기에 가능한거겠지.
어느누군가는 즐겁지만 어느누군가에게는 피곤하다
나와 큰형님이 방바닥, 화장실, 테라스
이렇게 작업할때, 작은형님은 바깥 베란다 쪽 바닥타일을 집중적으로 작업하셨다.
방안에서 이어서 나오는 입구부분부터 시작하여,
테라스쪽까지 이어지는 베란다 부분.
이 부분도 함빠가 문제다.
테라스와 마찬가지로 함빠가 라운드에 파벽돌이라
재단하기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며,
게다가 도중에는 폭도 좁아져 한명이 비좁게 겨우 일할수있는 수준이다.
진짜 품이 많이 들어갈수 밖에 없는 현장상황.
작업하는 사람들 다들 느끼는거지만,
일이 끝난후 작업량이 나온거 보고 작업 성취감도 높고 그런데,
여기는 그런것도 별로 없고,
퀄리티는 높아야 하고,
형님들의 스트레스도 많을거 같다.
“아이씨, 나도 여기 벽쪽 함빠는 그냥 대충 붙여볼라고 햇는데,
너가 저렇게 붙여놔 버려서
다 디테일하게 잘라야겠네..”
예기치 않게 내가 작업했던 결과물이
작은형님에게 부담을 주게 되었다.
사실 이런거는 신경써본적 없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까 되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힘들어도 하나하나 다 디테일하게 자르게 되었다.
게다가 바닥상태도 그리 좋은편이 아니라서
구배도 하나씩 신경써가며 일하시는데,
정말 여러가지로 피곤 하셨을거 같다.
옆에서 작은형님이 베란다쪽 작업하시는것을 보고,
보통 기술자들은 하다가 귀찮아져서
대충 눈에 거슬리지 않다 싶으면 넘어가고 그러는 경우가 많은데,
끝까지 이것저것 체크하며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고
「프로답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기에 품질이라는말을 할수 있는거겠지.
또한 나 역시 이런 모습을 자주보았기에
「형님들이랑 같이 일하면서 배워야겠구나」라고 마음을 먹은거고.
“너 이거 함빠 잘라본적 있어?”
“아니요.
이거 그냥 모양대로 동그랗게 따면 되는거 아닌가요?”
“아니야, 봐봐.”
작은형님은 일하다가도 내가 접해보지 않았을만한 상황이 있으면,
내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신다.
“지금 내가 한거처럼 이거는 이렇게 따야돼. “
“아~ 그러겠네요.
전 그냥 「요 모양대로만 따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또 생각해보니까 형님이 하신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그렇지.
주의해야돼 이런거 나오면.”
“네 형님.”
항상 형님들이랑 일하면서 느끼는거지만,
배워할게 진짜 많다.
단순히 타일 작업만이 아니라,
작업하는 마음가짐이나 작업을 할때의 태도 등
여러가지로.
나는 이렇게 배울수있는 환경이 있다는것에
감사한마음으로 열심히 배운다.
메지는 중요하다
일을 하다보니 마땅히 기술자 둘이서 같이 하긴 애매한 부분이 생겨,
작업 시작전 일감 분배를 정하고 들어간다.
“난 오늘 뭐하면 되나..”
“형은 오늘 메지해.
방안이랑 화장실 메지 하면 되겠네.”
작은형님이 베란다를 맡고
큰형님께서는 메지를 하게 되었다.
간혹 기술자들중에서 메지 하찮게 보는 분들 꾀 많다.
“메지는 메지 아줌마들 불러서 하면돼.
기술자는 타일만 붙여야지.”
“메지, 그거 빨리 후다닥 하고 가야지.
거기서 시간 잡아먹으면 안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진짜 무수히 많다.
전에 타일조공하시는 분이 댓글로 남기셧었나?
내가 그분 블로그에서 봤나 하여튼 그랬는데,
오야지가 자기한테
왜 그렇게 메지하는데 오래 걸리냐고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화장실인가 베란다 메지하는데 10분이상 걸리면 안된다고 한다.
10분이라.. 허허.
쉽지 않은 마페이 메지
아침을 먹고 형님들이 인테리어 담당자분이랑
작업전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고 계셨다.
“이야, 이 마페이 메지는 메지아줌마들 시키면 안되겠더만,
전에 한번 시켜봤는데.. 아…
타일기술자들이 해야돼.”
“후후”
인테리어 담당자께서는
일전에 한번 마페이 메지를 메지 아줌마한테 맡겼다가
크게 후회한적 있었나 보다.
물론 메지아줌마들도 스타일이 다르고 실력도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메지 기술자라고 하면 빨리 빨리 하는거에 중점을 두기에,
디테일을 매우 중시하는쪽 이라면 낭패를 볼수있다.
메지 작업
메지 작업 우리만큼 중요하게 여기면서 하는팀 없을껄?
큰형님이 간혹 메지 얘기 할때마다 하시는 말씀인데,
진짜 내가 이현장 저현장 가서 일해봐도,
우리 팀처럼 메지에 신경쓰는팀이 거의없다.
“야, 너 청소기 있지?”
“네.”
“좀 쓰자.”
“예.”
메지 작업전 일단 전체적으로 청소를 깔끔하게 한다.
청소기로 일일히 청소 싹 다하고,
메지고데로 꾹꾹 담아 넣고,
스폰지로 깨끗하게 닦아내고.
이렇게 작업.
그렇게 메지에도 타일 붙이는거 못지 않게,
정성을 다해 집중해 작업한다.
아니, 메지는 되려 타일 붙일때 보다도 더 세심하게 작업한다.
그렇게 하기에 작업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나온다.
메지 잘 나왔다.
메지 양생후,
큰형님이 전체적으로 메지 작업 결과물을 둘러본후 만족해 하신다.
나 역시 메지도 보고 전체적인 타일붙인 결과물을 다 본후,
만족스러워 이곳저곳 보면서 기뻐한다.
멋진 타일에 메지색이 잘 어울려 정말 작품이 나온거 같다.
메지는 마감이다
최근에 일 다니면서 메지때문에 고생을 한적이 있다.
메지 신경 안쓰고 빨리 일 끝낸다고 개판으로 메지 넣어놓고 작업해,
결국 메지 엉망으로 나와서
메지골 다 파고 다시 넣고.
나는 형님들이랑 일하면서 가장 많이 혼난게 메지작업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메지작업 할때만큼은 정말 신경을 많이쓰고,
어쩌면 타일 붙일때보다 보다 더 예민해지곤 하는데,
이딴식으로 메지 쳐해놓고 가는거 보면,
진짜 이 새끼가 기공인가 ?
하면서 짜증내곤 한다.
그래서 메지작업 만큼은 어느현장을 가더라도
왠만해서는 배운대로 작업한다.
1. 청소
2. 믹서기로 메지믹싱.
https://youtu.be/HuJrB299rl0
3. 메지 넣기.
https://youtu.be/I606RgRqr-E
4. 메지 사선으로 한번씩 닦기.
https://youtu.be/emEece5p1LM
5. 타일 표면닦기(시아게)
https://youtu.be/u6KEOTp1s4k
설사 2번과 5번은 시간이나 작업환경상 지키지 못하더라도,
어딜가도 3, 4번은 반드시 저렇게 하려고 한다.
교육을 받을때도 저렇게 배웠고,
실제로 작업한 결과물을 봐도 저렇게 해야 메지결과물이 잘 나온다.
칼라가 있는 메지 일수록 결과물은 확연히 차이난다.
작업종료
그렇게 베란다까지 큰형님과 메지작업을 한후,
현관과 주방에 바닥타일 뜬게 있다고 땜방작업을 한후 끝이 났다.
땜빵 작업을 하면서 떠있는 타일을 때어 내는데,
그냥 손으로 살짝 힘주니까 뚝 떨어졌다.
정말 타일 붙일때 잘 붙여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게다가 땜빵 작업하는데 주인분도 먼지나고 소음나니까
작업 하는것을 원하지 않아,
지시받은 타일을 전부 교체 할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냥 내비두고 갈수는 없어서,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타일이 완전 탈락하는것을 방지하도록
조치해두고 작업을 끝냈다.
하면서 느끼지만
진짜 이건 너무 하지 않냐..
종종 타일 해놓은곳들 보면
이렇게 쿠사비 꽂혀져 있는채로 메지 되어있는거 보는데,
볼때마다 참 그렇다.
간혹 메지아줌마들 불러서 시키면,
이렇게 꽂혀져 있음 그냥 이상태로 메지 넣어버리는 아줌마들도 많다.
힘들면 기술자한테 쿠사비 빼달라고 하던가 라도 좀 하지.
그저 한대가리 받는데에만 정신팔려서.
에휴
만족도 높은 현장
난 이번 현장에서 일하고 작업 결과물에 대해 매우 만족하는 편인데,
이 부분이 특히 눈에 띈다.
보일러 배관 있는 부분인데,
큰형님이 작업하신곳이다.
메지라인은 살리면서 뚜껑이 열리게끔.
외국애들이 이렇게 작업하는거 종종 보는데,
볼때마다 「괜찮네, 괜찮네」 했는데,
이번에 실제로 보니 더 이쁘다.
일전 현장에도 이런식으로 비슷한 작업을 한적이 있긴했는데,
타일이 이뻐서 그런지 이게 더 눈에 띄고 기억에 남을거 같다.
품격있는 건물주 분의 배려
정말 꼼꼼하게 정성스레 작업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모든 작업종료후,
연장정리 할때,
건물주께서 나와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시고 선물도 받았다.
잊지말고 우리집 꼭 다시 들러주세요.
작업 완료 된거 구경도 하시고.
사실 작업기간이 꾀 길어서,
생활하시는데 여러불편함이 많으셨을텐데,
다 이해해주시고 감수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역시 있으신분은 그릇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이지 작업하는 내내,
품격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화려한 집과 아주 잘 어울리는분 이셨다.
“형님, 역시 있으신분은 다르네요.
진짜 여기 집주인분은 뭔가 품격있는거 같아요.”
“어.
나도 한국와서 이렇게 만족하면서 일한적은 처음이야.”
큰형님도 집주인분께 감사함을 표하는 한편,
오랫만에 근사한분을 만났다고 기뻐하셨다.
이렇게 멋진분께 감사의 인사도 받고,
배운것도 많고, 멋진 경험도 쌓고.
잊을수 없는 현장이 하나 더 늘었다.
참고
기술자가 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작업일지도
당신에게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기술자가 쓴 작업일지 보기 :
피지오
•6년 이전
현장을 빠짐 없이 기록하시면서 일 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