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호출
「띠리리~」
“네, 여보세요.”
“어. 지금 일하니?”
“아닙니다. 형님.”
반가운 큰형님의 목소리.
오랫만이라 그런지 더 반갑다.
“너 저번에 일정 겹쳐서 못한다고 했었던 현장있잖아?
그게 딜레이되서..
어.. 한… 3일쯤? 후에나 시작할거 같거든”
“아! 그때 그 박판타일 하신다고 하셨던 현장이요?”
“어. 그게 미뤄져서 이제서야 할거 같거든.
그래서 혹시나 해서 더 되나 다시한번 확인해볼겸 전화했어.”
“네. 하겠습니다. 형님.”
“어, 그래!?
그럼 위치가..”
위치를 받은곳이 재밌게도 지금 적극오야지 현장이였다.
이 현장이 큰 건물이라 혹시나 햇는데, 맞았다.
“형님, 거기 지금 제가 일하는곳인거 같은데요?”
“어? 요즘 거기에서 일하고 있어?”
“네.”
“그럼 잘됐네.”
그렇게 다시 형님들과 일할수있게 되었다.
적극오야지 현장에서 빠지다
“앞으로 한 2주정도는 이 현장에서 쭉 있을거 같은데,
일정 괜찮으세요?”
“아 예,
아직 따로 잡힌일정은 없어서요.
그런데 저를 자주 불러주시는 팀이 있어서, 불러주시면 꼭가고 그러거든요.”
“아, 네. 그러세요.
일 없으시면 우리랑 해요.
일하다가도 없으면 연락주시고요.”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적극오야지는 날일다니는 내 입장을 이해해주신다.
사실 전에 큰형님이 같이 일하자고 했을때 거절을 했었는데
그때 적극오야지 일이 한창 하던때이기 때문이였다.
적극오야지 팀원분들도 나에게 다 잘해주시고,
특히 양사장님께서도 너무 잘해주셔서 일하는 도중에 나가기가 상당히 곤란했다.
하지만,
이제 거의 마무리 되는 단계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빠지는게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적극오야지에게 현장에서 빠지겠다고 말했다.
사실 적극오야지팀에 합류하는것도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다」라는 확신이 서서,
그냥 날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럼 거기 일정은 언제까지 하시는거예요?”
“글쎄요..
이팀은 한번하면 어느정도 기간이 걸리는팀이라서요.
확실히 답변을 못드릴거 같아요.”
“아.. 그래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세요.
끝나면 연락 주시고요.”
“네 사장님.”
그렇게 적극오야지 현장에서 빠지게 되었다.
안내하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잘있었냐?”
오랫만에 뵙는 왕사장님팀.
오늘은 현장 첫날이라 그런지 왕사장님도 나오셨다.
“요즘은 무슨일 했냐?”
“네, 최근에는 이 현장에서 쭉 일했습니다.”
“아? 그래?
맞다, 우리 교육부터 받아야 하는데 어딘줄 아냐?”
“네.
교육받는곳은 이쪽건물에서 받으실거예요.”
나는 능숙하게 왕사장님팀을 안내했다.
“여기 엘레베이터중에 뒷쪽에 있는게 전층 다 가고,
이 앞에 두대중에 하나는 홀수, 하나는 짝수만 이렇게 설정되있더라고요.”
“그래?
화장실은 어디있냐?”
“화장실은 무조건 5층에서만 쓰게끔 되어있더라고요.”
“이야~ ㅎㅎ
얼마나 오래있었길래 이렇게 빠삭하게 알냐?”
“그러게요. ㅎㅎ
지금 거의 한 한달쯤 여기에서 일하는거 같아요.”
그렇게 왕사장님팀을 모시고, 안전교육을 받으러 갔다.
은근 재미있고 유익한 안전교육
안녕하세요.
여러분 수고들이 많으십니다.
항상 그렇지만 안전교육하면 사고관련 동영상을 틀어주며,
사람들에게 안전에 관한 상식및 주의사항에 대해 상기시킨다.
아시바타다 떨어져 불구가 된 사람.
보호도구 미착용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사람.
사실 타일의 경우는 거진 실내의 경우에서 작업하는경우가 많아,
심각한 안전사고가 나는 경우는 흔치는 않지만,
되도록이면 안전장비및 보호도구는 착용하는게 좋다.
그렇게 동영상이 끝나고,
안전 책임 담당자분이 나오셔서,
이런저런 안전작업에 대한 규칙과 위반사항등을 알려주고,
전세계적으로 안전사고가 일어나 피해입은사건등의 자료및 통계등을 보여주며 이것저것 설명한다.
나는 전에 기초안전보건교육 들을때도 그렇지만,
은근 받을만하다.
듣다보면
「아, 저렇게 사고들이 많이 나는구나.」
하고 알게되는점도 있고 꾀 유익하다.
“자 안전교육에 대한부분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린 A4용지에 기입하셔야 할부분 있으니까 거기에 써주시고,
그거 다 쓰시면 이 앞에나와서 혈압체크 하셔야 합니다.”
다들 A4용지에 작성하고,
잠바등을 벗고 혈압체크를 하려고 준비를 하는데,
작은형님이 꺼려하신다.
“…아… 나 저거 싫은데.”
작은형님도 몸집이 있으신분이셔서,
혈압이 높을거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런가 보다.
예, 나오셔서 받으세요.
앞자리서 부터 사람들이 차례대로 혈압체크를 다 받고,
내차례가 될때쯤 담당자분이 나를 가르켰다.
‘아… 저번에 한번 빠꾸먹었는데…
한번에 되야 하는데…’
「삐삐~~삑삑」
네 되셨어요.
통과했다는 담당자분의 목소리.
한시름 놓았다.
그렇게 왕사장님, 큰형님도 차례대로 혈압체크를 하시고,
나오세요
담당자의 작은형님 지목.
「삐삐~~삑삑」
“…”
음.. 잠시 쉬셨다가 다시 받을께요.
자, 다음분
결국 작은형님은 한번 퇴짜맞은후,
다시 체크해서 통과되었다.
원활하게 노동일을 하려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점을 잊지말도록 하자.
셀프 레벨링의 함정
그렇게 길었던 안전교육과 혈압체크를 받고,
또 한번의 안전교육을 받고나서야 현장에 도착할수있었다.
“연장을 이쪽 방 구석에 놓자.”
“네, 형님.”
다들 양손에 바리바리 들고 온 연장을 한 구석에 쟁여둔다.
그리고 나서야 현장을 둘러보며 상태를 체크한다.
“아… 바닥 상태가… 별론데..”
큰형님께서 바닥상태를 보시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씀하셨다.
“그러네요.
하지만 이정도면 압착으로 밥 좀 더 채우고 하면,
괜찮지 않나요?”
“아니야.
박판타일은 밥 많이주는거 아니야.”
“아, 벽만 하시는게 아니라
바닥도 박판타일인가요?”
“어, 바닥도 같이 하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바닥 여기 되게 잘되어있어야 한다고 그랬거든.
「자동수평몰탈로 저희가 잡아놓을겁니다.」
라고 했었는데.”
“아 그거.
자기가 알아서 수평잡아주는 몰탈요?
해외 동영상보니까 그냥 질게 개서 바닥에 쏟아만 부으면
알아서 자동으로 수평맞춰져서 양생되던데,
그게 아닌가 봐요?”
“야, ㅎㅎ
그렇게 몰탈만 부어서 수평 정확히 나오는거는 공간이 되게 좁은데서나 하는거야.
이 방 크기로는 절대 그냥 붓기만 하면 안돼.
어느정도 펴주고 해야돼.”
타일공들이 아는 아덱스나 마페이등 고급자재브랜드에서
자동수평몰탈들이 개발되어 사용을 권하는데,
사실 나는 그 제품들을 볼때마다.
「진짜 손하나 까딱 안하고,
바닥에 붓기만 하면 알아서 수평이 딱 이쁘게 나온다는건가…」
라며 의심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역시 정교하게 해야 하는것은 무조건 사람손이 들어가야 한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자동 수평몰탈과 AI로봇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수평바닥을 잡게 될수도 있을지 모르지.
“지금 시간도 어정쩡 하니까 밥먹으러 가자.”
안전교육 두번받고 연장챙겨 현장올라오고 하니까,
벌써 애매하게 점심시간이 되어버려,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박판타일을 접하다
점심을 먹고,
다시 현장에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던 도중 작은형님의 벨소리가 울린다.
「띠리리」
“예, 여보세요.
.
예.
.
아~ 네.
.
네. 알겠습니다.
.
그럼1층 그 입구쪽에 계시는거죠?
.
예.
네. 지금 갈께요.”
전화받으시는걸 보니,
박판타일 운반작업 준비가 다 된거 같다.
“여긴 나랑 큰형이랑 받을테니까,
너 밑에 내려가서 박판타일 스카이차에 싣는것좀 도와줘.”
“네, 형님.
싣고 다시 올라오겠습니다.”
“아니야, 여긴 나랑 큰형이랑 둘이만 있으면 돼.”
작업내용은 1층에 타일이 준비되어 스카이차에 타일을 실어 올리면,
3층에 창문 샷시를 때어는 공간을 통해
스카이차에 올라타 실내로 옮기는 작업을 하게된다.
바로 1층으로 내려가 보니,
떡하니 거대한 박판타일 파레트가 오픈되어있었다.
우 와…
거대한 크기.
1000(mm) x 3000(mm) 사이즈의 타일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엄청난 사이즈.
말 그대로 Big slab 이였다.
‘진짜 초 대형이네..’
1200 사이즈까지는 봤는데. 우와… 3000… 3미터짜리.
사진으로만 봐도 엄청 크다는걸 느낄수있다.
사이즈에 놀라고 두께에 한번 더 놀라다
타일보면서 놀라는 나에게
인테리어 담당자가 나에게 말을건낸다.
“타일 도와주시로 온거죠?”
“네.”
“지금 용역반장님 두분이랑 같이 스카이차에 옮겨주시면 되요.
잠깐 이거 한번 올릴때 얼마나 올리지…”
“일단 한번 올려보고 정해야 할거 같은데요.”
“네 그래요.
자~ 이거 좀 옮길께요.”
담당자의 신호가 떨어지자 나와 용역반장님 둘이서 들기 시작했다.
오오~ 잠깐잠깐!!
내가 가운데서 타일가운데를 받치면서, 들어올리려고 하는데
타일 두께가 너무 얇아서 잘못 받쳤다가는 가운데서 딱 쪼개질거 같았다.
3T (mm)짜리 박판사이즈.
사이즈도 큰데 두께는 매우얇다.
“두분이서 들때 제가 조심조심히 들테니까,
천천히 들어 올려보세요.”
“예 알았어요.
자, 하나, 둘~”
“어~어~ 천천히 천천히.
.
오케. 오케.”
어떻게나 두께가 얇은지 들면서 휘청 거리는데
혹시나 깨질까봐 온신경을 손끝에 집중하여 운반했다.
그렇게 셋이서 천천히 한장씩 한장씩 하다보니,
감을 잡아 조금씩 운반속도도 빨라졌다.
“잠깐, 이거 몇장이나 올리지..
이거 한빠레트에 몇장이나 있어요?”
주변을 살펴보던 용역반장님이
“잠깐 ..
아. 여기 파레트옆에 써있네.
14로 써있고, 그 밑에는 20 또 밑에는..”
“음.. 일단 한 10장정도 씩 실어보죠?”
스카이차도 올릴수있는 무게가 제한되어있어,
한꺼번에 왕창 올릴려고 하면 안된다.
그래서 일단 박판 타일 10장을 싣고 스카이차 사장님에게 물었다.
“사장님, 지금 이정도 무게 괜찮아요?”
“예, 올릴수있어요.”
역시 사다리차가 비싼장비라 그런지,
현재 올려져있는 중량이 표시창에 뜬다.
표시창에 나온 무게에 다가,
큰형님이 올라타서 받을꺼까지 생각하니 10장씩 올리면 딱맞다.
“예, 반장님들 10장씩 하면 될거 같아요.”
“예. 묶읍시다.”
오늘은 특히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바람에 흔들릴까봐,
아이스핑크조각들을 만들어 타일에 상처나지않게 곳곳에 두고 쟁여매어 올렸다.
「지이잉~」
왠지모르게 긴장되는 스카이차 운반작업.
딱봐도 비싸보이는 저 타일…
“기사님 저거 타일 한장에 얼마예요?”
“글쎄요.. 저도 잘은 모르는데,
적어도 장당 50만원은 넘는거 같아요.”
“.. 허허.
역시 .. 박판타일.”
가격얘기들으니 침이 꼴깍… ㅎㅎ
조심조심 스카이차가 3층까지 올라가니,
형님들이 조심조심히 타일을 운반하시는지 꾀 시간이 걸렸다.
자연 재해를 입다
「지이잉~」
형님들이 타일을 다 옮기셨는지 스카이차 짐받이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울리는 내 핸드폰 벨소리.
「띠리리」
“예, 형님.”
“어. 거기 사람들 너 말고 둘있지?”
“네.”
“둘이서도 들수있지?”
“네. 어렵지 않을거 같아요.”
“어. 그럼 너 여기와서 같이 받자.”
“예. 형님.”
그렇게 작은형님의 호출로 다시 3층으로 올라와보니,
끔찍한 모습이 보였다.
“오… 이거.. 어떻게..”
“어. 아까 받는데 갑자기 바람이 「횡~ 」부는데 바로 와그작하면서
아주 박살이 나버리더라고.
그래서 우리 둘만은 안될거 같아서 너가 같이 들어야 돼.”
“네… 아이고…”
“내가 스카이차에 올라타서 석션으로 찝어서 넘기기만 할테니까,
큰형이랑 둘이 바닥에 잘 눕혀놔.”
“예 형님.”
그렇게 결국 셋이서 받아치기를 했다.
점심 먹고 2시쯤에서야 시작된 박판타일 운반작업.
스카이차로 1층에서 3층으로 옮기는 작업만 몇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타일을 쌓아둔곳에서,
붙일 장소까지 이동하는데 이시간 역시 오래걸렸다.
다 옮기고 나니 저녁 8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
결국 하루를 아애 타일 양중하는데 보냈다.
박판타일은 커팅도 다르다
이틀날 부터 본격적으로 박판타일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단 이쪽방 가장 큰 함빠부터 치수재고 잘라서 붙이면서 나가자.”
“네. 형님.”
벽면 프레임안에 타일을 붙이는거라,
하나씩 다 치수를 재서 자르기로 했다.
그렇게 들어갈 치수를 하나하나 다 잰후,
여기 현장에서 준비한 박판타일용 커팅기를 꺼내어 자른다.
일단 큰형님이 먼저 자르는 시범을 보여주셨다.
“너가 밑에서 봐봐.
내가 위에서 맞춰볼테니까.”
“네 형님.”
타일에 마킹한대로 커팅기 날을 보며 조종해서 자르는 형태다.
형님이 위쪽을 조절하고,
내가 아래쪽을 조절하고,
서로 맞다는 싸인을 보내다가 정확히 마킹된대로 날이 맞춰지면
그때서야 쭉 그어서 자르는 방식이다.
“거기 맞어?”
“네, 형님.”
“잠깐 기다려봐.
오케, 자 너 다시 봐봐.”
“어.. 잠시만요.”
이렇게 한쪽에 맞춰놓고 다시 한쪽에서 맞추다보면,
전에 맞춰놨던쪽이 틀어지는경우가 생기곤한다.
그래서 고정도 잘시켜놓는게 중요하다.
“네, 다시 맞췄어요.”
“어, 다시 줘봐.
오케. 맞어.
다시 확인해봐.”
“예 맞아요.”
“오케. 커터기줘.”
「그으~~으윽」
그리고 집게로 집어 조심조심 타일을 잘라내 분리한다.
“야, 조심조심.
남은거는 저쪽벽에 기대놔.
윗쪽함빠에 써야 하니까.”
“예, 형님.”
이렇게 한장 자르는데도 많은수고와 시간이 걸린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시공하기에,
작업인원이 한명 더 늘었다.
왕사장님은 본인현장에 일이있으셔서 불참하시게 되고,
조공반장님(이하 늦둥이형님)이 투입되어,
형님들 두분과 나, 늦둥이형님 이렇게 넷이서 일하게 되었다.
온 신경을 집중해 커팅
처음에는 예를 보여주느라 큰형님이 커팅하셨지만,
이후로 늦둥이형님과 같이 커팅을 하였다.
“형님 다음꺼 할께요.”
“어, 몇이야?”
“1620 이요 형님.”
“천 육백…”
“예, 천 육백 이십이요.”
“오케.”
타일 크기가 크니까,
한사람당 한쪽씩 줄자들고 서로 마킹한다.
그리고 커팅기를 들고 서로 마킹부분확인하여 커팅지점을 셋팅을 확인.
“어. 여기도 됐어.”
“예, 갈께요 형님.”
커팅지점 까지 셋팅되면 내가 손잡이를 잡고 커팅을 쓱 한다.
그리고 다시 조심조심 타일집게로 집고 들어올려 타일을 분리.
그렇게 한장씩 한장씩
처음뵙는 늦둥이 형님과 호흡을 맞춰 작업이 진행된다.
“형님 여기 집을게요.”
“어.”
「딱!」
기분나쁜 딱딱한 소리.
타일이 잘못 부려졌다.
아악!
내 탄성에 놀라 형님들이 나를 주목한다.
“왜 그래?”
놀란 작은형님이 나를 쳐다 보신다.
“아.. 이거 부러졌어요…
아… 죄송합니다.”
“…
괜찮아.
그거 부러진거봐봐.
어…
.
이정도면 양쪽 다 다른곳에서 쓸수있겠네.
한쪽에 잘 놔둬.”
“네. 죄송합니다.”
타일집는것도 그렇고,
커터기로 긋는것도 그렇고,
분리해 떼어내는것도 그렇고,
모든면에서 신경을 곤두세워 집중해야 한다.
박판타일 커팅.
「한번 잘못하면 못해도 50만원은 날라가는거다.」
라는걸 마음에 새겼다.
Big slab 장인
“형님, 잠깐 이쪽으로 와서 좀 도와주셔야겠어요.”
“어 알았어.”
같이 일하던 늦둥이 형님이 큰형님의 호출로 빠져 나혼자 남게되었다.
‘… 흐음..
이거 혼자서도 충분히 할거 같은데..’
사실 타일 커팅이야,
내 커터기 역시 레이저없이 사용하기도 해서,
커팅지점 맞추는데 크게 애먹거나 하지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50만원짜리… 라는거..
‘ 아니야. 난 자신있어.
한번 해봐야겠다.’
결국 혼자 해봤는데,
전혀 문제없이 커팅되었다.
게다가 혼자하는게 더 시간도 빠르고,
일하기도 수월한거 같았다.
물론 타일들어서 분리하는데에서 조금 애먹긴하지만.
여튼 이렇게 내가 커팅이 가능해지니,
커팅은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내가 혼자 커팅하는걸 지켜보신 큰형님께서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야, 너 이제 박판타일 전문가다. ㅎㅎ”
“네, Big slab 장인되야죠 ㅎㅎ.”
새로운 체험을 하며,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때 느껴지는 뿌듯함.
어떻게보면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나는 참 기쁘다.
게다가 이 비싼걸로 작업할수있다는 기회.
지금 이 글을 보는 사람들중
박판타일 작업하는사람 몇이나 있을까…
「나는 그 몇 안되는 사람중에 하나다.」
이런 생각을 하니 더 프라이드가 느껴지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너 블로그를 한번 봐야 하는데…
“맞다.
내가 너 블로그를 한번 봐야지 봐야지 하는데,
깜빡하네.”
“아, 그러세요.. ㅎㅎ”
큰형님은 내 블로그를 못보신 모양이다.
하지만 작은형님은 진작에 내 블로그를 보셨었다.
“너 블로그 봤어.
글 잘쓰더라. 재미있어.”
“감사합니다.”
“큰형 마스크 ㅎㅎㅎ”
“네. ㅎㅎ”
이렇게 글이 올라오면 종종 보시는거 같다.
큰형님은.. 글쎄..
큰형님은 안보시는게 좋을거 같은데…
큰형님의 에피소드 포스팅 보기 :
작은형님은 블로그에 나오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꾀 있으신거 같다.
“그 홍반장이란 사람, 그 사람 잘해?”
“예, 잘 하시더라고요.”
“아.. 그래?
그사람도 고급만 하는사람이야?”
“아니요,
고급은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기는 그냥 일할때 디테일하게 하시는거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어.. 그래?”
“네. 보니까,
정밀한부분.. 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걸 되게 잘하세요.
측정해서 맞춰나가고 이런거”
“아..”
사실 형님들은 홍반장님을 실제로 한번 뵌적이있다.
그때는 홍반장님이 그냥 평탄클립을 만드는사람인줄만 아셨었나 보다.
박판타일을 붙이다
몇일간 형님들이 박판타일 붙이는걸 옆에서 쭉지켜봤다.
박판타일이라고 크게 다른건 없었다.
항상 형님들 벽타일하실때 했던거처럼 하셨고,
나 역시 여태까지 형님들과 같이 일하면서 형님들이 하시는걸 봐오고,
그렇게 따라 붙였기에 박판타일 시공도 타일이 새롭고 신기할뿐이지,
시공에 특별히 놀랍거나 하지 않았다.
(물론 보통 폴리싱타일 할때보다 유난히 더 주의를 많이하시고 신경쓰셨다.)
“압착 남은게… 어디…
여기 남은거 두장만 붙이고,
이제 정리하자.”
퇴근을 알리는 작은형님.
슬슬 어떻게 붙일지 감도왔겠다,
작은형님에게 말씀드렸다.
“형님, 저 이쪽 붙여봐도 되나요?”
“어, 그럼.
붙여봐도 돼지.
그대신 잘 붙여야 돼.”
“네, 신경 쓰겠습니다.”
“야, 너 여기 붙일거라고 했으면,
정리하기전에 여기 함빠 재단하게 내비둘껄 그랬다.
이거 또 자르고 할라면 시간걸리잖아.”
“아니예요.
이건 작은거라 자르는데 크게 시간 안걸릴거 같아요.”
“그래,
너무 늦게까지 하지 말고.”
그리고 형님들은 정리하고 떠나시고,
나는 홀로 남아 타일을 붙이기 시작했다.
위치도 그렇고 작은사이즈라 벽에 갈갈이질 하기도 쉽지않다.
붙이면서 최대한 더럽히지 않으려,
스폰지로 자주닦고,
접착이 잘되게 더 신경써서 때려주고.
어떤건 사이즈가 안맞아 다시 그라인더 질해서 맞추기도 하고.
그렇게 밑단 함빠를 쭉 붙여나아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날 역시,
남아서 붙여보기로 했다.
오늘은 이거보다 큰 중간단계 사이즈급인 함빠를 붙여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전날 붙였던 작은함빠 결과물을 보신 형님들이
딱히 피드백을 주시지 않았기에,
나름 자신이 생겨
「오늘은 어디 붙이겠다」
라고 정하지 않고 붙인다고만 말씀드렸다.
“잘 붙여봐.”
“네, 형님.”
전날 밑단으로 워밍업을 했다고 해야할까(?),
붙이는데 크게 애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곳저곳 신경써가며 신중하게 한장한장 붙였다.
사이즈도 넓직해서 붙이는 맛이있는데,
계속 우마에서 내렸다가 올라갔다가 해야하는게 꾀 불편했다.
오늘은 진짜 Big Slab 이다
그렇게 중간사이즈급 함빠 까지 붙이고,
퇴근할때쯔음 마침 큰사이즈의 함빠를 붙일 기회가 생겼다.
“형님..
제가 이거 붙여봐도 되나요.”
“어.. 붙여도 되지.
근데 잘 붙여야 돼.
이 밑에랑 위에꺼랑 다른거 알지?
이건 커.
잘 봐가면서 붙여야 돼.”
“네.”
큰형님은 붙일때의 주의할부분 및 팁등을 가르쳐주시며,
퇴근하셨다.
“그럼 먼저갈테니까,
하다 들어가.
정 하다 못할거 같음 그냥 정리하고 가도 돼.
내일 하면 되니까.”
“예, 알겠습니다.”
‘이게 진짜다.
이걸 하면 박판타일 붙여봤다고 말할수있는거야.
이걸 잘해야 돼.’
크게 심호흡을 한번하고,
본격적으로 압착을 개고 작업에 몰입한다.
역시 타일이 커서,
타일 뒷면에 갈갈이질하고, 벽에 갈갈이질 하는것만으로도 시간이 꾀 걸린다.
그렇게 신중히 한장한장 붙이고,
창문 샷시 있는쪽 타일을 붙이려 타일, 벽면 에 갈갈이질을 싹하고,
타일을 옮겨 들었다.
“우욱!
으 씨발 존나 무겁네.
아자차차”
타일을 프레임으로 넣어 붙이는거라,
일반 타일붙일때 보다 유난히 애를 먹게된다.
“아우! 씨발 좀 들어가자.
읏차차차”
「딱」
기분나쁜 가벼운 소리.
“뭐야 씨발.”
아 씨발 진짜!
프레임에 맞춰 타일넣다가 샷시에 부딪혀서 타일가에 이가 나갔다.
“아 짜증나네.
진짜 씨발..”
갑자기 혈압이 팍 올라오는것을 느꼈다.
아.. 이거 타일 뒤에 압착 싹다 긁고,
벽에 있는거 긁고,
다시 함빠 재서 자르고,
또 벽에 갈갈이질 하고,
타일에 하고..
다 다시 해야 돼잖아…
“하아…
니미 커피나 한잔 마시고 하자.”
이리하여 강제 휴식이 찾아왔다.
바람도 쐴겸,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를 한잔 뽑아,
차가운 바깥공기와 함께 잠시 여유를 가져본다.
‘후~ 한방에 안되는구만..’
모든일이 그렇지만,
사람이 하는일이 모든 다 뜻대로 잘되는건 아니다.
예상치못하게 실패 할때도 있고,
좌절을 느낄때도 있고.
여태까지 타일하면서 이렇게 느껴본적이 한두번인것도 아니고,
항상 말하지만,
모든 고통과 괴로움은 시간이 지나면 다 잊게 된다.
마치 가루약 처럼.
삼켜 털어마실때는 너무 쓰고 뱉고 싶지만,
그걸 참고 먹어내면 건강하게 잘 지낼수있게 되지.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아까 타일 이나간거는 진짜 괴롭고 힘든것도 아니고,
단순히 타일만 다시 잘라서 붙이면 되는건데,
너무 짜증을 낸거 아닌지..
괜히 내 자신이 이상하게 보인다.
커피도 다 마셨고,
미세먼지 주의네 뭐네 하는데 얼른 들어가서 빨리 끝내야지.
너 마음에 드냐?
그렇게 마음을 다시 잡고 타일을 자르고 붙이고 날때쯤,
큰형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네 형님.”
“어, 아직 하고 있는거야?”
“예, 아직 좀더 해야 할거 같아요.”
“얼마나 햇는데?”
“원장은 다 끝났고요.
압착도 좀 남고 시간도 그래서,
밑에 함빠부분 좀 몇장 더 붙이고 정리하려고요.”
“아.. 그래.
원래 전화하거나 그러지 않지만,
아무래도 오늘 너가 붙이는거는 사이즈도 크고 처음해보는거잖아.
그래서 한번 걸어본거야.”
“네.”
“그래..
어때..?
너 마음에는 들어?”
“아.. 예…
뭐.. 크게 나쁘거나 하지는 않은거 같아요.”
전에 선생님이 자주 하셨던 말이다.
너 마음에는 드냐?
내가 타일을 붙이면 어김없이 물어보셧던 한마디.
“너 마음에는 드냐?”
“…
나쁘지는 않은거 같아요..”
“너 마음에 들어야 돼.
너 마음에 안들잖아?
그럼 소비자도 마음에 안들어해.
붙였다 해서 끝나는게 아니야.
너 마음에 들어야 되는거야.”
“…네”
항상 자신이 한결과물을 다시 한번 봐보라고 주의시키는 선생님이셨다.
큰형님이 마음에 드냐고 물으셨을때,
갑자기 예전 생각이 문뜩 떠올라 잠시 옛 추억을 회상했던 나.
큰형님과의 통화가 끝난후,
잠시 전화기를 내려두고,
내가 붙인것을 다시 보았다.
그리고 내가 너무 들 떠있었던건 아닌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참고
기술자가 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작업일지도
당신에게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기술자가 쓴 작업일지 보기 :
빅슬랩타일/3T/1000×3000/이태리타일/6T/박판타일1200×2400/3T/박판/990×990/아덱스/에폭시줄눈/타일시공전문/고급타일시공전문/박판타일시공업체/대형타일시공전문
장안순
•6년 이전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위트있는 말도 재밌고… 점점 더 기술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보기 좋습니다.
타일 장인이 될 때까지 계속 힘내시고…화이팅입니다. ^^
blog-admin
•6년 이전
응원 감사합니다.
장인되려 일하고 있는데,
가는길이 순탄치많은 않네요.
장안순님도 화이팅입니다. ^^
ㅎㅎ
•6년 이전
우와 이게 벌써 2년이나 됬나요?
저 1년전 이맘때쯤 봤는데
시간 정말 빨리 가네요
저는 예전 봉팔님과 비슷하게 그냥 회사 다니고 있는데
미래가 뻔해서 기술 배울려고 하거든요
타일 배워보고 싶은데
잘 안될까봐 밍기적 거리고만 있네요
가끔 봉팔님 블로그와서 눈팅만 하는데 ㅎㅎ
배우는데 끝이 없나봐요
그래도 이제는 회사다니실때보다 많이 버시겠어요
저도 요번년도에는 퇴사 할껀데
도배나 타일 해볼라구요
나중에 봉팔님 보면 정말 신기할듯해요 ㅎㅎ
blog-admin
•6년 이전
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글쓰면서 사진 찍어놓은거 보면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후회도 하고 새삼스레 내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곤 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시려고 하시는거 같은데,
잘 되시길 바라며 나중에 현장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
쭈원
•6년 이전
포스팅 정주행 중입니다!! 저는 아직 한 달 조금 안된 타일 조공인데요!!
조공을 하시면서 일이 없었던 적도 꽤 있으셧나요???(이번 처음으로 3일정도 일정이 비네요.)(오야지분은 주말에는 격주로 쉬는편이라 이번이 격주날이라서 쉬는날이 더 길게 느껴지네요. )
이제 60일째 일기 보는중이라서. 흨흨
항상 구독 하고 있습니다!!
박혜영
•4년 이전
장인의 마음에 들어야 소비자의 마음에도 든다는 말이 감동이에요~~
멋지십니다~~!!
언젠가는 빅슬랩 전문가로 모시고 싶네욥
blog-admin
•4년 이전
기술직 어느누구도 다 저런 마인드를 갖고 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