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가는 버스가 있었구나
어제 가평에서 작업을 하고,
오늘은 새로운 현장으로 일하러 가게되었다.
가평 작업이 끝난것이 아닌데,
나머지 작업은 반장님께서 다 하실예정 이신지
더 이상 가평작업을 안나가도 될거같다.
강남에서 작업을 하는것이 이번이 처음인데,
‘우리집서 강남가는 차편이 있나..’
라고 생각하며 검색해보니,
조금 걸어나와 압구정까지 가는 차가 있었다.
역시 서울 교통은 편리하다.
길을 찾아라. 아니면 만들어라
환승해야할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
탁 트인 도로와 함께 정면에는 작지만 현대오일뱅크 위에 명언이 써있어졌다.
길을 찾아라.
아니면 만들어라– 아산 정주영
멋진 말이다.
고 정주영회장이 한말이라
더 와닿고 무슨뜻인지 확실하게 알수있다.
선생님은 간혹가다가 말씀하신다.
“너 옛날에 정주영 회장있지?
그 분이 어떤사람이였는줄 알아?“
지금의 어르신들 아니 중년층 이상에게 있어서,
정주영회장은 동경을 넘어선
거의 신격화 되고있는 사람중에 한명이다.
물론 끝이 안타깝긴 했지만,
그가 사회에 공헌한것과
많은 사람들을 깨우친 일화, 이력등은
자수성가 가 무엇인지 알게 해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나도 한때는 「저런 훌륭한사람이 되자.」 라고 목표세우고 살았었는데,
지금은 먹고 살기 급급하다. ㅎㅎ
강남은 확실히 다르구먼!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갈아타는 버스를 타려면 조금 대기해야 된다.
벤치에 앉아 여유를 갖고 기다리고 있는데,
벤치가 따뜻하다.
‘전에 앉아있던 사람 있었나.. ‘
하고 팔을 옆쪽에 괴어 보니 다른쪽도 따뜻하다.
벤치를 이곳저곳 살펴보니 난방이 되는 벤치 였다.
역시 잘사는 동네는 다르구먼..이런거에도 돈을 쓰고.
솔직히 난 이정도면 사치라고 생각한다.
이제 날씨도 조금씩 더워지고 있고,
이런때 새벽에 추워봤자 얼마나 춥다고….
하여튼 돈 쓸때 참없다.
버스를 타고 현장 근처에 버스정류장 에서 하차하니,
바로 앞에 이렇게 물을 무료제공하는 자판기 같은게 있다.
역시 강남은 다르구먼
아까 난방벤치같은거 깔바에
돈더 보태서 이런거나 더 생기면 좋겠다.
난 기름 넣을때 S-OIL 만 쓰는데,
우리동네에도 이런거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ㅎㅎ
현장도착
버스정류장 머지 않아 현장이 위치해있다.
이 빌딩 2층인데, 건물이 오래되서 엘리베이터가 없다.
문도 다시 달아야 되서 그런지 문을 떼어버리고,
합판으로다가 문을 대신 해놓은 상태였다.
안을 보니 꾀 넓다.
여기 가뜩이나 땅값 비싼곳인데,
임대료 엄청나겠구먼…
여기에도 화장실이 있을거고,
머리감기는곳이 있을거고…
적어도 3일은 걸리겠다.
작업 준비
다행히도 자재는 이미 다 와 있었다.
“왔냐?”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어, 야 여기 너무 어둡다.
일단 우리꺼 전등 좀 달고 시작해야 겠다.”
“네, 선생님.
옷갈아 입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상가 리모델링 현장에는
조명등이 대부분없는 상태에서 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밝은 대낮인데도 어두운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생님은 전구등을 갖고다니시며,
어두운 경우 달아서 쓰신다.
여태까지 항상 맨살에 무릎 보호대를 찼는데,
이제는 바지입고 그 위에다가 차려고 한다.
맨살에 차니까 이렇게 멍?같은 자국 이 들며,
쓰라리기 때문에 조금 효과가 덜해도
이제부터는 저렇게 찰예정이다.
바닥 잡는것이 최우선
“저기 물 받는곳 있더라.
물 받아놓고”
전등을 설치하고 난 후,
항상 했던대로 물을 받았다.
미용실 작업할때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물 받는것에 있어서 미용실만큼 좋은것이 없다.’
미용실은 머리 감기는곳이 필수기에 저런 수도관이 꼭 있다.
그래서 물받을때 준비해놓은 호스로 저렇게 연결만 하면
신경하나 안쓰고 물을 편하게 받을수 있다.
이거 장난 아니네
어김없이 선생님은 입구부터 홀 전체 구석구석 바닥 상태를 확인하신다.
“아, 이거 장난 아니네.
너무 튀어나왔는데…”
입구부분과 홀 내부 바닥 편차가 지나치게 커,
어떻게 매워야 할지 고민하시며 심각해 하셨다.
“아저씨,
일단 바닥 높이 맞춰야 하니까,
레미탈 여기다가 날라서 부워요.”
용역반장님은 레미탈 들고 날르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자대로 바닥을 잡으시고,
그걸 잡으면 용역반장님이 조루로 물을 부어
바닥을 굳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행하다가 선생님은 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네, 과장님.
지금 바빠요?
….
아니, 여기 지금 와서 작업중이긴 한데,
이거 한번 와서 봐봐야 할거 같은데?
바닥 차이가 너무나.
이거 다 레미탈로 잡기에는 힘도 들고
레미탈도 엄청 쏟아부어야돼.
이걸론 택도 없어.”
그냥 나나메 치죠
결국 통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테리어 과장님이 도착하셨다.
“과장님, 여기 입구쪽 이거봐봐.
지금 이 홀이랑 차이가 너무 나.
지금 이거 맞출라고 작업하고 있는데,
오우 이거 할라면 사람 힘도 드는거 거지만,
시간도 엄청걸리고..”
인테리어 과장님은 바닥 편차를 유심히 살펴보고,
선생님과 몇번 의견을 나누시더니
“그럼 나나메 치면 안돼요?
요 입구가 높으니까,
입구에서 홀쪽으로 이렇게 나나메로.”
“…”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인테리어 과장님의 의견에 따랐다.
Rollback
“아저씨랑 너랑 여기 바닥 잡은거 파 통에 담아서,
옆에 머리감기는곳 두군데에다가 퍼놔. “
결국 용역반장님과 나는 잡았던 바닥 레미탈을 퍼서,
다른곳에 퍼다가 날랐다.
그나마 다행히 타일붙이기 전,
이정도쯤에서 수정되서 다행이지,
다 작업해놓고 데나오시(처음부터 다시 작업) 나면 정말 괴로울뻔 했다.
선생님, 마실것 드시지 않겠어요?
홀바닥을 다 잡고, 다른 방 바닥도 레미탈을 펴서 다 잡았다.
이쯤 되니 선생님의 얼굴은 힘이들어 붉그스레 지셨고,
난 땀 범벅이 되었다.
거친 호흡을 거르며
“선생님, 혹시 마실거 드시지 않겠어요?”
“어, 그래. 편의점 가서 사와”
여태까지 일하면서
내가 먼저 먹자고 말씀드린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종일 레미탈 날르고 부으면서 먼지 날리고,
머리서 부터 발끝까지 땀이 범벅이 되버렸다.
이렇게 되니
정말 시원하면서 달달한 음료가 너무 땡기더라. ㅎㅎ
편의점을 가는데 비가오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편의점까지 가는데,
마치 비가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 마냥
시원하게 내 몸을 적셔주었다.
감사합니다. 하늘이시여.
용역 반장님과 대화
“드시고 하시죠.”
참거리를 꺼내고,
다들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음료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거 얼마나 받아?”
용역 반장님이 물었다.
“인력소 나갈때랑 별 차이 없어요.”
“난 하루에 15개 받어,
17개 받을때도 있고.”
“아, 기공이세요?”
“어, 나 원래는 철거해.
철거일 없으면 이렇게 다른일도 하러 나오고 그러지.”
모르겠다.
나는 철거쪽은 대부분 인력소에서만 본거같다.
타일이나 대리석, 내장목수 처럼 오야지가 직접 일감 따오는걸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한거 같다.
철거쪽도 일이 많을거 같은데,
이 용역반장님도 철거일을 인력소에서 받아서 하시는거 같았다.
그러고 보면 인력소 안거치고
이렇게 오야지따라 다니며 일하는게 좋은거 같다.
인력소 거치면 수수료 때야되고,
아침마다 거기 들려야 할수도 있는거고 (인력소에서 인정받지 않는 사람이라면).
드디어 타일 붙인다
바닥 잡을곳을 다 잡고,
드디어 타일붙이기 작업을 시작했다.
“압착 개라”
“네, 선생님.”
이미 시간은 6시를 넘기고,
용역반장님은 진작 퇴근하셨다.
선생님은 실띄우는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입구부터 통로를 만들기 시작하셨다.
“그놈의 바닥작업 때문에 이제서야 붙이네. 에휴”
바닥이 나나메로 수정된게
결정적으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거 같다.
이것만 아니엿으면 오늘 작업진행이 훨씬 더 많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작업 종료
“여기까지 하고 내일 또 하자.”
작업 종료를 알리는 선생님의 말씀이셨다.
몇일간 여기서 계속 일해야 될거 같기에,
안전화, 장비, 파우치등 여기다 두고 가기로 햇다.
이런 것들 다 빼고 가방을 들어보니,
가방이 엄청 가볍다. ㅎㅎ
매번 이렇게 몇일간 하는 현장에 왔으면 좋겠다.
내일은 기술자 한명 오기로 했어
“반장님이 같이 하셨으면 진행이 더 많이 되었을텐데..”
“어쩔수 있나,
형님은 지금 가평하던거 본인이 맡으신거니 그거 해야지.”
매번 그랬던거 처럼
반장님이 오늘 같이 일해주셨으면 선생님도 편하고,
진행이 더 많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내일은 기술자 한명 오기로 했어.”
“포천오야지 분이요?”
“아니, 그 사람도 요즘 바쁘다네.
인터넷으로 구했어.”
이로서 내일은 새로운 기공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 분은 어떤식으로 일할지
어떻게 타일을 붙일지 기대가 된다.
오늘 힘든일 다 끝냈으니,
내일 파이팅 할수있게 집에 가자마자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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