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지만 누구는 작업한창중
오늘 현장은 가산디지털단지 근처에 있는 아울렛의 매장이다.
거리가 꾀 있으므로,
오늘 역시 평소와 다르지 않게
새벽 4시쯤에 집에서 나와서 버스를 타러 가는도중,
도로포장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한 7명 정도 되어 같이 작업하고 있는거 같은데,
이분들은 어떻게 일을 할까?’
저 아스팔트는 지게차로 다 가지고 와서
바닥 밀어주는 걸로 쭉 펴주는거 같은데…
인력소 나가게 되면 저런 작업도 한번 해보고 싶다.
도로 만들어지는것도 신기하고,
왜 자꾸 도로가 깨지는건지도 궁금하고.
특히 새벽에 작업하니까 일당도 두배일테니 더 ^^
미세먼지도 없고 딱 좋은 타이밍
요즘 가뜩이나 미세먼지때문에 시끌벅적 한데 오늘은 「좋음」이 떠서 기분이 좋다.
비록 난 실내에서 작업하기에 크게 상관없지만
그래도 출,퇴근길에 미세먼지 걱정안하고 갈수있다는게 어디냐.
작업현장에서도 바깥에서도 그렇고 아무 걱정없이 마스크안끼고 돌아다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세상이 좋아지니 그만큼 환경도 많이 안좋아진거 같다.
과학의 힘을 빌리든, 자연의 힘으로 하든
미세먼지나 이런 대기오염 관련된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미세먼지도 없어서 기분좋은데 때마침 버스도 얼마 기다리지 않고,
딱 맞춰오는게 너무 좋다.
오늘 하루 왠지 뭔가 풀리는거 같다.
오늘 로또나 사볼까. ㅎㅎㅎ
차이나타운 인력소는 바글바글
대림, 구로 이쪽은 알다시피
한국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일것이다.
나는 마라탕을 먹으러 대림을 자주가는편인데,
거기가면 놀랄정도로 중국어가 많다.
거리서 흔하게 중국말이 들리며, 한국말쓰기가 되려 어색할정도다.
간혹 현장에 가면 중국인 노동자에 대한 얘기를 종종 듣곤한다.
지난 포스트보기 :
버스를 타고 구로를 지나치는데,
인력소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기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대부분일거다.
돈 벌라고 한국에 와서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중국인들.
다른사람보기에 나를 이상하게 볼지 모르더라도,
난 중국인들이 좋다.
“짱개새끼들 시끄러워 죽겠어.”
“그새끼들 잘 안씻고 아우 “
라며 중국인을 비하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꾀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예전에는 잘 안씻고, 엄청 시끄러웠을거다.
우리 아버지때 사람들,
한창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때
아직 시민문화가 덜 자리잡혀,
선진국가들에게 있어
그 당시 한국인이란 다소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로 보일수도 있었을거라 생각된다.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지금은 그렇지만
곧 시민문화나 생활수준이 우리나라를 초월할거라 예상한다.
가산디지털단지에 오니까 느낌이 새롭다
선생님은 이미 와계셔서 나와 반장님을 기다리고 계셨다.
“이 근처 은근 아침밥하는곳이 없더라고.
저기 김밥천국 가서 그냥 먹어야겠다.”
선생님은 항상 아침밥을 걱정하신다.
노가다하면서 아침밥만큼 중요한게 없다.
아침밥을 먹고 일하는것과 안먹고 일하는것은 느낌이다르다.
「밥심으로 일한다」 라는말은 노가다판에서 생겨난말 아닌가 추측할정도로 아침밥 든든히 먹고, 물건 날라야지
허기진 상태에서 물건 날를라고하면 그만큼 고된것도 없다.
면접보러 왓었는데
“여기 오니까 되게 새로워요, 선생님.
전에 회사 그만두고 이직할려고 할때, 여기 간간히 면접보러 왔었거든요.
IT 개발 하는회사 이 근처에 되게 많아요.
저 건물 대부분이 다 IT 회사예요.”
타일하기 전,
개발자로 이직하려고 이 근처에 면접보러 몇번왔었다.
허나 지금 개발자가 아닌 타일공으로 출근길을 가산디지털단지에 왔다는게 매우 낮설다.
밥먹으러 들어가기전,
주변에 많은 빌딩들을 고개들어보면서
’30대 개발자 여러분들 일 할만 하십니까?’
라고 속으로 물어본다.
그리고
‘저는 포기했습니다만,
여러분들은 멋진 개발자가 되어 한국IT의 멋진미래를 보여주세요.’
라고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높은 빌딩을 바라본다.
“야, 뭐하냐? 빨리와!”
“네, 갑니다. 선생님”
남 걱정 말고 밥이나 먹자. ㅎㅎ
아울렛은 공사중
지금 생각해보면 어딘가 시설들을 철거하고 매장을 확장하는거 같다.
현재 매장들이 운영중인 상태이기에
한켠에 비닐로 분진이 매장으로 안날라가게끔 철저하게 다 씌우고 작업한다.
작업장 내부에는 작업에 한창중인 곳도 있고, 철거가 한참이 곳들도 있었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장비를 현장에 내려놓고 일단 물부터 받아와야 하기에,
큰 대야통을 구루마에 싣고,
물 받을곳을 찾아본다.
쉽지 않은 환경
“안녕하세요.
오늘 작업하는데 물이 필요해서 그러는데,
어디서 받을수 있을까요?”
“글쎄요…
1층 가면 바로 옆에 은행건물 있거든요?
거기 가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1층에 가서 물어보니,
화장실에서 물받을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작업하는 3층 화장실가서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 허락을 받아 겨우 물을 받았다.
“10시 오픈이니까 그후에는 여기 장사하는 매장쪽으로 갖고 오시면 안되요.”
10시 이후에는 화장실 못가는구나..
마치 신데렐라 같이 시간이 넘으면 안되는 금지령이 생긴거 같다.
역시 아울렛이나 백화점은 쉽지 않다.
작업 한창중인 철거팀
“아니, 미치겠네 참 ㅎㅎ.
우리 지금 일해야 되는데 아직도 철거중이면 어떻게 해?”
“사장님 우리도 알고있는데,
백화점내 지시가 있어서 철거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았어요.”
아울렛내 극장이 새벽까지 상영하고 있어서,
철거하면 시끄러워 관람에 해로울까봐,
그 시간대에는 철거를 못하게 하는모양이다.
덕분에 우리는 자연스레 쉬는시간을 가졌다.
“가서, 커피 4,5개.. 아니 10 개 사와”
편의점 가서 2+1 하는 커피 있길래 싹쓸이 해왔다. ㅎㅎ
“커피 드시고 하세요.”
우리팀만이 아닌 철거팀에게도 커피를 나눠드렸다.
여기부터 할꺼니까 청소좀 해
바닥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백화점이나 아울렛등 다 그렇긴 하지만.
“여기부터 할꺼니까 청소좀 하고,
거기 노미랑 망치들고 가서 똥 때네고.”
사진 에서 보는듯이 바닥에 저렇게 시멘트가 굳은상태로 튀어난것을
똥이라고 표현한다.
타일 깔기전에 바닥상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똥 제거는 당연한것 이다.
현장이 더운편은 아닌데 내가 열이 많아 그새 땀이 축축하게 났다.
정말 이제 곧 여름인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불안하다..
작업시작
“형님, 여기가 이 윗쪽 매장이 쓴다고 하니까, 여기서 실띄워서 잡으면 돼.”
“어, 그래.
그럼 나 여기서 이렇게 쭉 나갈테니까,
너가 밑에쪽으로 붙이기 시작하면 되겠네”
이번 현장은 벽이나 칸막이로 매장을 구분짓지 않는 타입이기에
옆의 매장의 타일 고려해서 잰후,
붙여나가야 한다.
그래서 한참 선생님이 실띄우는 작업도중에도
옆 매장 인테리어 담당자가 와서
사이즈와 간격얘기를 종종하면서 서로 잡아나갔다.
그후 선생님과 반장님은 매장 인테리어 담당자가 말하는 몇가지 규칙을 듣고 어떻게 작업할지 상의한다.
“너는 일단 바닥에 타일 붙일거 대충 수량 봐가면서 박스까서 좀 옮겨 놓고.”
“네, 선생님”
벽없이 옆매장과 타일을 고려해서 작업한다 해도,
타일 붙이는 작업순서는 같다.
오늘도 역시 중심이 되는 부분 테두리를 제일먼저 잡고,
서서히 그 안을 채워나간다.
표시막이 중요해
옆매장 타일을 고려해서 작업해야 하니 반장님께서는 그 기준의 타일에 「O」 자로 표시를 해두셨다.
일단 타일 원장이 들어가고,
밑에 조금 안맞는 부분은 잘라서 길이를 똑같이 맞추고,
그밑부터 다시 원장을 계속 붙여나간다.
반장님이 고무망치로 타일을 두드려 붙이실때,
난 그 옆에 시멘트를 바닥에 퍼놓고,
고데 날을 세운채로 쭉쭉펴가는데 역시 쉽지 않다.
“아니지 아니지, 봐봐.
이 옆장 타일높이를 봐가면서 펴야지.”
다시한번 고데로 펴보는데 쉽지 않다.
“봐봐, 지금 시멘트 양이 너무 많잖어.
옆으로 덜어내.”
“네, 반장님”
내가 몇번 더 고데질을 해보는데,
결국 반장님이 다시 고데잡으셔서 펴주고, 타일을 붙이셨다.
항상 옆에서 보고 느끼는거지만,
선생님과 반장님이 고데로 시멘트나 본드 펴실때는 되게 쉽게 잘 하신던데,
난 왜 그게 그렇게 어렵고 안되는지 모르겠다.
이런생각을 하며 갸우뚱하는데
“여기 퍼놔야지”
반장님의 말씀에 정신차리고 다시 시멘트를 바닥에 다시 푸고,
고데로 쭉쭉미는데
“안돼, 시멘트가 실에 닿으면.”
“네”
실 살짝올리고 다시 쭉쭉필라고 해도 시멘트가 고데에 밀려 실을 넘어 바깥쪽 영역에 까지 묻는다.
“내가 하는거 잘 보라고”
반장님이 고데로 피시는데, 역시 나와는 달랐다.
자유자재로 날세우시면서 펴시는데,
역시 기술자다.
오늘도 보고 감탄만 할뿐이다.
앞으로는 시멘트 퍼드릴때 좀더 빨리 퍼놓고 더 펴봐야지.
“내꺼 시멘트 다 떨어졌다.”
저쪽에서 선생님이 시멘트 다시 개놓으라고 호출하신다.
“네, 갑니다. 선생님”
이직
“못보시던 분이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이번에 새로 들어온 xxx 입니다.
여기 넓이 들으셨죠?”
선생님이 처음보는 인테리어 담당자와 얘기를 나눈다.
대화하는것을 보니 신입은 아니고,
다른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이 회사로 이직하신거 같다.
이 회사에 입사하신지 얼마 안되셔서 그런지 몰라도,
작업하는 내내 주변에서 잘되가나 확인하고,
타일 붙인곳 주의깊게 살펴보고,
갓 이직해서 새로운 회사에 열정갖고 열심히 일하는모습이 눈에 띄어,
아침에 보고 느겼던 IT 일 했을 당시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
나도 이직 막했을때 스트레스 많이 받고 그랬는데…
이직..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는것..
그 압박감은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않다.
상사나 옆동료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은근히 눈치 보이고, 가만히 있으면 노는거 같이 보이고…
그러기에 그런 눈치같은거 신경쓰일일 없는 노가다판이 좋다.
하고 싶은말
땀흘려 정직하게 일하는 지금 내 직업..
앞으로는 이직같은거 할일 없을거야.
이 세상사는 내 나이 또래 30대 중반 혹은 초반
회사다니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희들 요즘 일 할만 해?
난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할만하네.
지금 너네들중에
「일도 적성에 안맞는거 같고, 이걸 계속해도 괜찮을까? 」
라고 매일 회사 출퇴근할때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친구들이 있을꺼라 생각돼.
난 운이 좋은거 같네.
처음엔 노가다 할거라 생각치도 않았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나름 즐겁게 일하고 있네 ㅎㅎ.
근데 되게 웃긴게
나 회사 다닐때 제일 듣기 싫었던 소리가
「너 이쪽일에 안맞는거 아니냐? 」
「지금 일 아닌거 같음 딴거 찾아봐라, 나중에가서 후회하지말고」
이런거 였거든.
미친새끼들 씨발.
내가 언제 지한테 내 앞걱정 해달라고 했나,
내가 일하기 싫다고 징징대기를 했나.
뭐, 근데 결국 다른일 하잖아. 웃기지 않아? ㅎㅎ
중요한건 막상 다른일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스트레스 덜받고 보람느끼고 진짜 일하면서 행복하다는걸 느끼겠더라고.
물론 전에 개발일 할때도 보람느낀적은 있지만,
그래도 솔직히 개발쪽 아는애들은 알겠지만
금방금방 치고 올라오는애들도 있고,
나이먹으면 개발 하기 쉽겠어.?
하지만 지금 하는일은 장래에 대한 걱정은 들지 않아서,
더 보람을 느끼고 재밌는거 같애.
일에 대한 스트레스나 고민을 풀려고 게임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하는것도 좋지만, 그건 잠깐 그 상황을 벗어나는 일시적 편법 아닐까?
너가 정말 즐길수 있는것을 찾아보는거 어때?
나도 지금 이렇게 타일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언제 그만둘지 몰라.
재미 없어지거나 뭔가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그래도 뭐.. 관둔다 해도,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되니까.
부담이나 스트레스 너무 갖지 말고 일을 즐겨보자.
앞으로 우리 적어도 30년가량은 더 일 해야할거 같은데,
즐기면서 할수 있도록 해보자.”
일을 즐긴다
나도 이렇게 써놨지만 사실 쉽지 않다는것 안다.
일을 즐긴다…
일을 즐긴다는게 어떨때 쓰는걸까
일할때 미소가 나오는경우?
퇴근후 다음 출근이 기다려지는거?
사실 난 둘 다 아니지만,
그래도 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 없다.
이게 일을 즐기는거 같다.
일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지않는거.
궁금해요
•12개월 ago
안녕하세요.
타일시공 일에 관심이 있어서 구글링 하다가 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30대 중반. 지금은 후반이시겠네요.ㅎ 제가 지금 30대 중반이고 개발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 할만해?’ 아뇨.ㅋㅋㅋ
개발일 하시다가 타일 쪽으로 오셨다고 해서 더 집중해서 글을 보게 되었네요.
개발일이 쉽지 않고.. 길게 가기는 힘들거 같아서 다른 일을 둘러보는 와중이라.. 몇가지 좀 여쭙고 싶은데요..
타일시공일의 접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보수를 받기까지는 얼마나 걸리셨는지.. 초반에 보수는 얼마나 되었는지 같은게 궁금하네요.
답변주시면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blog-admin
•12개월 ago
안녕하세요.
현직 개발자 시군요.
아직 개발자시절 알게된 동료와 연락을 하고 만나곤 하는데,
개발자의 대우는 점점 좋아지는거 같습니다.
임금도 올라갔다고 하던데 잘은 모르겠네요.
타일쪽이든 어느쪽이든 기술직은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자가 되기전까지 보조 생활을 하게되며
인터넷 카페나 밴드등을 통해 구직을 할수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