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빵 하러가야지
“내일 건대입구 땜빵하러 가야돼니까 그리로 와”
끝난줄로만 알았던 건대입구 미용실 작업.
알고보니 마지막날 하다가 못붙인 방안 입구부분 타일을 붙여야 한다고 하셔서,
오늘도 쉬지 않고 건대입구로 출발했다.
요몇일 지방에서 쭉일하다 다시 버스타고 출근하니까 너무 좋다.
커피 한잔 마시며
새벽출근길에 오르는 사람들과 같이 출근하는거 같아 동료가 생긴느낌도 들고.
「이럴땐 조직생활이 좋은건가」 라는 그리움도 든다.
이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구나
도착해보니 간판이 달려 있었다.
물론 완성된 간판은 아니지만,
이렇게 보니 「이제 곧 오픈이겠다」 라는 생각이든다.
항상 있었던 쓰레기들도 어느정도 정리 되어있고,
방안에 들여 놓아있던 침구등도 밖에 놓여져 있다.
요근래에 방안의 인테리어 작업에 한참 인가 보다.
방안에는 어떻게 됐나 해서 들어가보니 방안 바닥은 타일이 아닌
장판? 같은걸로 깔려있다.
이것도 괜찮은거 같다.
근데 저 장판은 뭐 하나 때묻거나 음식물 쓰레기 같은거 묻으면,
지워내기 힘들던데…
정기적으로 청소용역을 쓰실생각이신가…
한 대가리 받는게 쉬운게 아니야
가평가서 일하기 전날 거의 다 끝내놓은 상태이기에,
사실 붙일것도 몇장 없었다.
최근 건대입구 미용실 현장 포스트 보기:
방 하나 들어가는 쪽에 타일 몇장이랑 함빠부분 2, 3장쯤?
“너가 좀 붙일줄 알면,
이런 땜빵은 너가 가서 혼자 처리해도 되는거야”
선생님은 전에 이런땜빵이 생기면,
본인대신 조수를 시켜서 조수가 처리하게끔 했다고 하셨다.
나도 어느정도 타일을 붙일줄 알면,
굳이 선생님이 동행할 필요 없이 나만 와서 붙이면 되는데,
이 몇장 붙일라고 선생님과 나 둘이 왔다는게,
내가 생각해도 조금 석연치 않았다.
“한 대가리 받는게 쉬운게 아니야.”
선생님은 종종 오야지의 고충을 토로하곤 하신다.
오늘도 아침식사할때도 이런 땜빵은 일당받기 쉽지 않다고 토로하셨다.
하루에 몇십평도 붙이시는 선생님이신데,
이거 몇장 붙이고 일당 달라고 계산서 끊을때,
자신도 애매한 구석이 있어서,
이러기도 저러기도 모호하다고 하신다.
‘내가 좀 더 빨리 배워,
이런 땜빵은 나 혼자서도 가능케끔 해야지..’
라는 아쉬움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아슬아슬 하구먼
“타일은 저쪽방에 있으니까, 그거 가지고 오고.
압착이랑 레미탈좀 가져와.
화장실쪽에 베란다 있잖아?
거기에 있을거야 찾아봐.”
오랫만에 베란다를 보니 청소하고 난 쓰레기를 여기다 다 모아놓았다.
어디에 있나 쓰레기를 뒤져보면서 찾아보니 건너편쪽에 있었다.
“용역 양반들 이왕이면 레미탈을 문 앞에다 놓지.
가뜩이나 무거운 레미탈을 건너편에 놔가지고,
난간 타고 가야되게 만드네.”
정신을 집중하고,
서커스의 외줄타는 사람 마냥 난간을 타고 건너편을 이동한다.
‘아, 쓰벌.
이거 아시바보다 더 위험하네 ‘
평소 하던대로 레미탈을 어깨에 짊어지고 난간을 탈수는 없어서,
문 앞쪽에다 훅 던지고
다시 건너편 문 앞에서 들고 가는식으로 옮겼다.
역시 인력소 다닐때 아시바를 몇번 타보는게 큰도움이 된다.
예전같았으면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못해,못해’ 했을텐데 ㅎㅎ.
필요 없으니까 내려놔야겠다
“됐어됐어.
이정도만 있으면 돼겠다.
남은 몰탈이랑 레미탈, 압착 주차장에다가 내려놔.”
“네, 선생님”
일단 베란다에 있던 것들 다 가지고 왔는데,
하다 보니 다 필요는없을거 같아 주차장 자재내려놓은 곳에 다시 내려놓으라고 하셔서 3층에서 다시 1층 주차장으로 내려놓는다.
무거운 자재들고 계단 곰방하는건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은 금방 끝날거 같아, 웃음이 절로 난다.
그래서 이렇게 즐거워 하는 모습도 셀카로 찍어봤다.
일감 추가
선생님이 땜빵으로 붙여야 할 타일들을 다 붙일때쯤,
인테리어 과장님께서 오시더니
“사장님,
우리 저기 데스크 바닥에 붙였던 타일 작업하다 깨졌더라고요.
저거 붙여주세요.”
“네, 알겠어요.”
“아, 그리고 저쪽방에 세탁기 놓는다고 해서,
그 부분도 만들어주셔야 할거 같아요.
지금 자재 남은걸로 될까요?”
“글쎄… 레미탈이랑 압착은 충분히 있고,
타일은 주문 해야 돼.
어떻게 둘건데?”
그리곤 사이즈와 위치를 정해주시고는 가셨다.
혼자 땜빵하러 왓었으면 큰일 날뻔했다.
“야, 오늘 너 혼자 땜빵하러 왔었으면 큰일 날뻔했다. ㅎㅎ”
“네, 이정도면 하루 일당 되겠어요. ㅎㅎ”
“넌 내가 아까 타일 붙인곳 메지 넣고 있어,
내가 가서 세탁기쪽 붙일테니까.”
“네, 선생님.”
메지 시멘트 개놓고, 메지를 넣어봣다.
선생님도 안계시고 해서 영상으로 찍어봤다.
메지넣는게 익숙치 않아,
선생님께 핀잔을 듣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메지넣으니 시간도 잘가고 좋다.
어! 그게 아니죠.
선생님이 세탁기 부분을 만들고 메지를 넣으실때쯤,
미용실 주인이 오시더니,
“어! 이거 15키로 짜리 들어갈껀데 너무 작지 않아요?
잠깐만요, 줄자 좀..”
줄자로 재보시더니
“700 사이즈로 만들어 달라고 말씀 드렸었는데?”
“맞아요. 700. ”
“아니죠, 여기 배관띄어놓고 700 말씀드린거예요.”
“아! 역시, 어쩐지 해보면서 「작네, 작네」 했었는데.
에이, 알았어요.
그렇게 다시 만들께요.
너 메지 다 넣었으면,
이거 타일 재줄테니까 잘라와.”
결국 다시 만들었다.
하지만 이미 만든거에서 크게 손이 더가거나 하는부분이 없어서,
금방 끝났다.
작업종료
세탁기 다이 다 만들고 나서,
짐 정리하고 차에 실은후 작업이 종료 되었다.
원래 하기로 했던 방입구부분 땜빵만 했더라면 훨씬 빨리 끝낫을텐데,
예상치 못한 오더가 더 있어서 조금 시간이 더 걸리긴 했다.
하지만 덕분에 선생님도 계산서 올리기 편해져서,
어떻게 보면 되려 더 좋은거 같다.
빨리 끝났으니 연장이나 사보러 갈까
3시 쯤에 일이 끝나서 그간 사러가고 싶었던 연장을 사러 갔다.
을지로 상가갔는데 내가 찾는 그라인더가 없어서,
어떻게 하다보니 상왕십리까지 오게 되었다.
덕분에 그라인더 직접 만져보고 살수 있어서 더 좋은거 같긴하다.
구입한 연장들 보기 :
그리고 돌아오는길에 달달한 딸기 쉐이크를 마시면서,
집에 왔다.
정말 시원하면서 달달한게 피로에 쌓여있던 내 몸이 싹 풀리는거 같다.
달달한 이 음료처럼
앞으로 내 노가다 생활도 더 달달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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