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영업도 틈이 필요해
오늘도 여전히 이른시간에 도착해 현장 근처를 누벼본다.
‘아.. 너무 빨리 일어났나.
1 시간이나 먼저 와버렸네..’
항상 이른새벽출근은 좋다, 낭만있다라고 노래를 부르는 나도.
간혹 가다가 이렇게까지 빨리 도착하는 경우는
부담스럽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도 번화가라 맥도날드가 근처에 있다.
‘맥모닝이나 먹어볼까.’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지금 청소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라고 죄송하다고 하셔서 아쉽게도 다시 나온다.
‘그래. 아무리 24시간 영업이라도 청소도 하고,
주방 재정비도 하고 이런저런 정산도 해야 하고 그러니 잠시의 대기시간이 있는거겠지..’
아쉬운 퇴장길을 달래며,
조금 걸어 주변을 다시 둘러보니,
24시간 영업하는 카페가 있어 들어갔다.
“지금 차 마실수 있나요?”
“네, 가능하세요.
주문 도와드릴까요?”
“네, 저…
과일주스… 포도주스로 주세요.”
카운터 주변에서 대기 했다 바로 차를 들고 2층에 올라와 창가근처 쇼파에 자리 잡고,
발을 쭉 뻗고 편한자세로 쉰다.
나 말고 2테이블정도 손님이 더 있지만,
조용조용한 편이라 딱히 신경 거슬리는것도 없고 해서,
폰으로 인터넷이나 할까하다가,
자세가 편해서인가..
졸음이 오길래 그냥 알람 맞춰놓고 잠을 다시 청한다.
시공 마지막날은 메지이모도 출근
어영부영 카페에서 설잠을 자고 일어나 현장에 도착해,
일 시작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메지이모가 현장에 도착한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 현장 타일시공의 마지막날이기에 메지이모가 메지작업을 해주시게 되었다.
“맞다! 내꺼 짐 가져왔어요?”
“네, 저기 구석쪽 짐 한군데 있는쪽에 놨어요.”
“네, 고마워요.”
우리가 타일할때 메지기술자를 부를경우 항상 이 메지이모를 부르시기에,
메지 이모도 아애 자신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연장이나 간단한 신발등은 따로 큰 봉지에 담아,
선생님 차에 아애 실어놓고 필요할때 마다 쓰신다.
“사장님, 바닥은 다 했네?”
“어, 우리 아줌마 고생 안시킬라고 내가 미리 다해놨지 ㅎ.”
“아이고~ 고마워라. ㅎㅎ”
“이 안에 주방 벽한거랑 여기 입구쪽 벽붙여놓은거,
그리고 우리 이제 주방 바닥잡고 붙일꺼니까 그거 해주면 돼. “
“네, 알겠어요.”
선생님은 메지이모에게 간단하게 오늘 작업해야 할 내용을 설명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커피한잔 마시고하자.”
“네, 선생님.”
오늘은 작업할게 크게 많지 않아, 커피한잔 마시고 시작하게 된다.
“맞다, 사장님.
나 요 몇일전에 저쪽에 메지 넣어달라고 해서,
넣으러 갔는데.
거기에 데모도 필요하다고 인력소에 사람 구했는데,
일당 얼마냐고 하니까 15만원 달라고 했다네.
어이쿠야.”
“15만원!?
그렇게나 많이줘?
보통 13만원 하던데?”
“예, 그래서 나도 거기 타일오야지 한테 물어봤어요.
「원래 15만원이나 줘요?」
라고,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그쪽 인력소에서 사람 보낼때,
타일이랑 내장목수 데모도로 나갈때는 더 받는데요.
다른일 하면 그냥 13만원받고.”
“참나, 뭐 그래?”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타일이랑 내장목수는 데모도 나가면 쉬지 않고 계속 일시켜니까 더 받아야돼요.」
라 그랬데요.”
“목수는 모르겠지만, 타일은 어쩔수가없어.
오야지들이 인력소 통해서 데모도부르거나 하는경우,
보통 평당 계산하고 작업하거나 한다고.
그러니 죽자고 붙여야 뭐 남지,
대충 설레벌레 쉬면서 할수있나.”
사실 나도 길지는 않지만 인력소 생활을 했는데,
골조현장가서 자재정리 하는게 지금 타일데모도 보다 훨씬 빡센거 같은데…
모르겠다.
사람마다 느끼는것과 현장 오야지 스타일이 각각 다르니.
여튼 쉬운일이란 없다.
메지 교육을 받다
커피 한잔씩들 마시고, 바로 작업을 진행한다.
“아줌마,
우선 여기 주방벽부터 메지 넣어,
그거 다 넣으면 바닥 작업할테니까.”
“네 알겠어요.”
메지이모는 주방 벽타일 작업부터 하기로 했고,
선배님은 주방입구 벽타일 한쪽 남은은 부분을 마저 붙이고,
선생님은 작업하지 못한 기둥벽부터 작업하시기로 했다.
“여기 아줌마 메지 넣게 우마좀 갖다줘라.”
“네.”
메지이모 일할수있게 우선적으로 우마부터 갖다드리고,
선배님이나 선생님 일할수 있게 타일이나 본드등을 까놔 드리며,
항상 하던데로 그라인더질 커터기 작업할거
옆에서 보조해드리며 작업을 진행한다.
바닥 잡기
“사장님, 여기 메지 다했어요.”
“어, 잠깐만요.
이 기둥은 바닥 하고나서 넣어야겠네.
아줌마 일단 저기 홀 끝에쪽에 메지 않은곳 있잖아?
거기 부터 해.”
“네, 알겠어요.”
“너는 저기가서 레미탈 가져와서,
저쪽 구석부터 펴야겠다.”
“네, 선생님.”
각자 정신없이 자신의 작업을 한다.
“여기 가져와서 한포 더 부워.”
“네.”
그렇게 주방바닥 온구석구석 빠짐없이 전체를 레미탈로 채워드리고,
선생님께서는 구배를 맞춰 보시면서 바닥을 잡기 시작했다.
“내가 여기 바닥 잡은거 대로 너도 이 방향으로 슬슬 잡으면서 나와.”
“네.”
선생님이 전반적으로 바닥을 잡으시면
난 남아서 바닥에 조금씩 튀어나온곳이나 들어간곳을 메꾸거나 긁어내는식으로 해서,
뒤처리를 하면서 나온다.
“어, 이제 됐다.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께.”
“예.”
괜히 있으면 작업하는데 방해만 되니,
주방을 빠져나와 혹시 다른일 해야 할게 있나 이곳저곳 본다.
메지 교육을 받다
“너…
아니다. 잠깐 아줌마”
“네 사장님.”
“메지 하는거 얘 좀 갈쳐줘.
옆에서 보면서 너 아줌마 하는거 보고 배워.”
“네 선생님.”
사실 여태까지 메지 못한다고 한소리들은게 적지 않고,
나 역시 메지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였었는데,
오늘 좋은 기회가 왔다.
메지 이모에게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적극적으로 메지이모 옆에달라붙어 이모하는걸 주시했다.
“메지 헤라 있어요?”
“아뇨, 그 헤라는 없고 고데 있어요.”
“그럼 일단 고무장갑 남는거 끼고,
고데로 하면 되겠네.”
나는 바로 어제 연장닦을때 쓰던 고무장갑을 끼고
한손에는 메지고데를 들고 이모에게 다가갔다.
“지금 바닥 타일 보면 메지 넣을자리에
시멘트 굳어있는 찌꺼기 있고 그렇잖아요?
일단 그런거 부터 없애야돼.
헤라로 타일 기스 안나게 조심스레 긁어가면서 방수빗자루로 메지골 잘 파내고.”
이모는 일단 메지작업전 청소하는 법 부터 예시를 보여주셨다.
“내가 하는거 처럼 지금 바닥쪽 메지골 청소해봐요.”
“네, 이모.”
선생님과 메지작업을하면 항상 하던 전처리 작업이지만,
오늘은 메지이모에게 처음으로 교육받는거라 유난히 더 조심스레 메지골을 파고 빗자루 질을 한다.
“다 됐으면 여기 봐봐요.
메지 시멘트가 여기는 커피색이라 벽에 쓰던거랑 달라.
그래서 새로 메지개야 돼요.
본드통 새거 하나 가져와봐요.”
“네, 이모.”
숙달된 메지이모의 시범
“메지 갤때 그냥 압착 개듯이 메지 개면 안돼요.
메지는 물 많이 필요없으니까,
처음에는 물 조금만 넣고 메지 시멘트 넣고 개면돼.
메지넣어야 할 분량도 얼마 안되고 하니까,
고무장갑 끼고 그냥 손으로 주물럭 하면서 메지 골고루 개면 돼요.
한번 개봐요.”
“네, 이모.”
항상 그렇지만 간혹 메지아줌마들 하는거 보면
항상 지금 메지이모처럼 메지를 갠다.
나는 장갑 더러워지는게 싫어서,
헤라로 갰는데,
막상 고무장갑끼고 개보니 이게 훨씬 낫다.
“지금 메지가 되게 돼(물기가 부족한 모양)잖아요.
그럴때는 스폰지에 물을 푹 적시고,
스폰지를 짜내서 물을 받는거예요.
그냥 본드통 채로 물을 주려고 하면 안돼.
그럼 물이 많아서 질어질수도 있으니까.”
“네 이모.”
이모 말씀대로 스폰지에 적셔 스폰지로 물을 조절해서 주니까,
정말 물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좋다.
혹여나 물이 많이 필요하면 스폰지를 쫘주면 물이 더 나오니 조절하기도 좋고.
역시 메지는 메지기술자한테 배워야 하는건가보다.
메지는 닦는게 중요하다
“바닥은 내가 넣을테니까, 일단 내가 넣으면 닦아봐요.”
“네.”
메지 이모는 항상 하시던대로 메지를 넣으셨고,
나는 어느정도 메지이모가 넣고 시간이 좀 지나면,
스폰지에 물을 적신후 꾹 짜서,
타일을 닦아낸다.
내가 닦아내는걸 보시곤 탐탁치 않으셨는지 내게 조언을 해주신다.
“스폰지에 물을 적시고 짤때도 이렇게 접어서 쓱 짜고,
한번 훔쳐내듯이 쓰윽 닦고.
닦았으면 다시 한번 물에 적시고, 짜내서 또 한번 쓰윽 닦고.”
“네 이모.”
다시 이모에게 스폰지를 건내 받고,
물에 젹서 쭈욱 쫘준후 바닥에 문질러 메지를 닦는다.
그러니 이모와는 다르게 내가 닦은건 시멘트가 많이 묻어있다.
“…”
“스폰지를 짤때 완전 물기를 없애야 한다는 식으로 짜면 안돼요.
너무 물기가 없어도 닦이지가 않아.
봐봐, 이렇게.”
그러면서 다시한번 스폰지 짜는걸 보여주시곤 닦는데,
이모 손을 거치니 깨끗해졌다.
“이모, 제가 해볼게요.”
어설프지만 이모하는식으로 따라하니 아까 했던거보단 많이 깨끗해진 타일모습이 보인다.
“네 그런식으로 하면돼요.”
“네, 이모.”
조금씩 메지 닦는 느낌을 알아가는 느낌이다.
전에는 메지 닦을때마다 진짜 너무 힘들고, 시멘트가 묻어나서 짜증만 났는데,
이 감각을 잃지 않고, 계속 작업해야겠다.
“메지는 닦는게 기술이예요.
이거 넣는건 금방해.
닦는게 어려워.”
메지이모의 말씀.
일전에 가로수길 미용실 작업할때도 메지오야지께서 해주셨던말이랑 똑같다.
이전 메지오야지와의 작업내용 포스트 보기 :
역시 메지는 닦는게 기술이다.
벽타일은 라인을 살려야 돼
그렇게 바닥타일이 끝나고, 이젠 벽타일을 할차례다.
“아까 내가 바닥 타일 메지 넣은거봤으니까,
여기 벽타일 메지 넣어봐요.
나는 저쪽 메지 넣을테니까.”
“네 이모.”
나는 이모가 하시는대로 메지를 넣기 시작했다.
타일과 타일사이의 메지는 쉽게 금방금방 문제없이 들어가는데,
구석쪽이 문제다.
스뎅이나 기구쪽과 맞닿은부분은 뭔가 넣어도 제대로 들어간거 같지않아,
몇번이나 더 보면서 메지를 넣었다.
“다 넣었어요?”
“네, 여기 구석부분 조금만 넣으면 돼요.”
“벽타일은 메지라인 살려야 하니까
이렇게 한번씩 긁어줘야 돼요.”
메지이모는 펜등을 이용해 메지라인을 쓰윽 긁어내시며,
내게도 하라고 건내주셨다.
확실히 펜으로 긁기전에는 메지가 볼품없이 거칠어보였는데,
긁어낸후에는 깔끔한게 메지와 타일이 깔끔하게 분리된 모양이다.
메지는 타일시공의 꽃이다
라고 쓴글을 보았는데,
메지를 해보면서 확실하게 느꼈다.
메지 없을때와 있을때의 차이.
그리고 깔끔하게 작업한것과 거칠게 작업한것의 차이.
메지가 타일을 얼마나 이쁘게꾸며주는지 오늘 제대로 체험한다.
오늘 하는건 거저
“다 넣었으면 저기서 부터 닦아요.”
“네 이모.”
회색빛깔의 어두운타일에 흰색메지를 넣어서 그런지
닦은후에 메지 시멘트들의 얼룩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모, 이것도 쉽게 안닦이네요.”
“오늘 하는 타일은 거저예요.
이거 그냥 대충 닦아도 깨끗하게 닦아지잖아.
요즘 이쁜 타일한다고 어두워가지고 울퉁불퉁한거 하면,
정말 빡세.
그건 배로 힘들어, 잘 닦이지도 않고.
붙이는사람도 힘들고 메지하는사람도 힘들어요.
이건 공짜예요 공짜.”
“맞아요. 이모 저도 그거 해봐서 알아요.”
오늘 비교적 이렇게 쉬운타일이니까 나도 배우기 쉽고 메지 넣을수있었지,
그렇게 힘든타일이였으면 메지 넣지도 못했을거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메지를 닦은후,
시아게(마무리작업) 하는법을 보여주셨다.
그러니 깔끔한게 정말 타일이 이쁘다.
작업 종료
그렇게 메지이모와 같이 작업하다,
벽타일 메지까지 하고,
다시 선생님옆에가서 주방 바닥타일 하는것을 도와드렸다.
그렇게 해서 모든 작업종료.
오늘은 거의 메지이모 옆을 졸졸 따라다니며 메지 교육을 받았다.
오늘 진짜 돈내고 받아야 할 수업 받는거야 너.
제대로 배워.
선생님께서 메지이모에게 교육받는거라며,
제대로 배우라고 하셨는데,
오늘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다.
비록 가르쳐주신만큼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여태까지 했던 메지작업보다 잘했고,
더 중요한건 이젠 자신감도 생겼다.
앞으로는 어떤 현장가서도 메지 하라고 하시면 두려워 하지않고,
메지작업 할수있을거 같다.
“아줌마, 다 했어?”
“네, 여기 바닥 다했어요.”
“이제 짐 챙겨 나가자.”
메지 이모가 주방바닥까지 다 작업해놓고,
인테리어 담당자 분께서 이곳저곳 보시면서 작업결과를 보신다.
드디어 이 현장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동생도 회사가 이 근처니까 한번 놀러와서 먹어봐야지.
오우 맛있어
사람들과 헤어지고,
지하철 타려고 가는길에, 노점상에서 꼬치를 팔길래 배도 꺼졌겠다, 사먹어봤다.
‘오, 이거 되게 맛있네?’
그냥 길거리에서 흔히 파는 꼬치수준이라 생각하고 별생각없이 먹었는데,
되게 맛있다.
그래서 결국 4꼬치 집어먹고 집으로 향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사먹어볼껄..’
하는 후회도 들지만,
뭐 어차피 세상에는 맛있는게 많고, 또 다른 현장 근처에도 이런 꼬치집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다음 현장을 기약해본다.
이희진
•6년 이전
메지 배우고 싶어요
어떻게하면 배울수 있을까요?
blog-admin
•6년 이전
글세요.
밴드에 메지 관련 밴드도 있는거 같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