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의 이별
5월 31일.
선생님께 마지막으로 자동차키와 결제카드를 돌려 드릴겸,
마지막날이니 인사도 드려야 하고 해서 선생님댁에 들렀다.
선생님댁 가서 인사도 드리고 마지막날이니 셋이서 식사 하였다.
간혹 왜 나왔느냐고 궁금해 하시는분,
그리고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선생님에 대해 안좋게 말씀하시는분들이 계시곤한다.
물론 내가 그려왔던 선생님과의 마지막 내 모습이 지금 수준일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더 높은 수준에 달했을때 선생님밑에서 나오려 했지만,
여러가지 생각과 이런저런 상황들이 겹쳐 「나오는게 좋다」라는 판단이 확고해져서 나왔다.
일기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 오로지 자신만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적는것이지만.
이것은 웹상에 개재되는 포스팅이기에,
일기의 본연의 모습 그대로 올린다면 큰 오해가 생길수도 있으며,
크게는 그 오해로 인해 그분에게 큰 피해가 갈수도 있기에.
굳이
「 왜 선생님을 떠낫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적지 않도록 하기로 하였으며,
앞으로도 언급하지 않을예정이다.
선생님 밑에서 배운건 분명하다
선생님의 조수를 그만두고 일용직 조공이 된 6월.
집에 있어서 그런지 인터넷등을 통해 은근 몇일만 조공을 구하는 글이 올라오곤해
가서 일을 해보았다.
처음 일당 조공일 하러간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막상 선생님곁을 떠난후 조공일하러 가니 긴장되었다.
처음보는 기술자.
그리고 처음맞이 하는 그 사람들과의 작업환경.
또한 처음 맞이하는 기술자의 마인드, 스타일.
일하다보면 자연스레 질문이 오게 된다.
“이거 한지 얼마나 됐어요?”
그러면
“네. 지금 1년 하고 2개월 넘었습니다.”
라고 답하면, 명확하게 두가지 반응이 나온다.
기본적인
“그라인더질 할줄 알죠?”
“압착통으로 압착 개봤어요?”
사실 저런 질문을 하실때 분명 이런 마음이셨겠지..
‘설마 못하진 않겠지…
그래도 일단 물어나 보자.’
난 당연히
“네.
이거 자를까요?”
‘”네, 압착통 털고 바로 갤까요?”
라는 답변을 한다.
그와 반면
반면 또하나의 반응은
“그럼 본드바리는 하겠네?”
“그쯤 되면 화장실 한칸은 다 치지 않나?”
라는 반응이다.
그럼 난 머리를 긁적이며
“전에 사장님이 바닥만 하시는 분이셔서…”
“전에 사장님이 화장실은 왠만해서는 안하셨거든요…”
솔직하게 말한다.
그럼 기술자는 약간은 실망한 어조로 반응한다.
기술자마다 자신의 조수와 같이일하면서,
일하는 스타일, 가르키는 마인드등 각각 자신만의 고집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랬든 저랬든,
기술자의 질문에 기가 살든 기가 죽든
선생님밑에서 일했던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일했다.
묻지 말고 그냥 니가 알아서 해?
아직까지 데모도를 나한테 물어보냐?
선생님 밑에서 일했던 1년 2개월간의 조공생활.
헛되지는 않았던거 같다.
처음보는 다른 기술자의 데모도를 하러을 가서도
그냥 선생님과 함께한다는 느낌으로,
굳이
“이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까요?”
묻지 않고 내가 알아서 진행상황보고 해왔던대로 데모도를 했다.
그 결과,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내 자신이 평가하긴 어렵지만,
괜찮게 보였나 보다.
일 끝나면 어떤 기술자던가에 십중팔구 마지막엔 똑같이 하는말이 있었다.
또 보자고.
처음 포천오야지분을 뵈었을때도 들었던 말이다.
이 말을 하신분들은 또 연락을 주시곤해서 일하러 가곤한다.
일기를 쓰는 오늘도 전에 일했던 기술자분이 또 불러주셔서 일하고
퇴근한후 쓰고 있는것이다.
선생님 밑에서 일하니까,
다른건 몰라도 부지런한건 몸에 베인거 같다.
하긴 그렇게 볶이고,
욕먹고 하면 어떤사람이라도 ㅎㅎ.
새로운 경험
사실 선생님의 조수로서 일하면서도,
다른 기술자의 날일을 가 같이 일하기도 하며,
다른기술자가 선생님보다 나은것들도 많이 봤으며, 그 반대로 선생님보다 못한것도 많이 봐왔다.
선생님을 일하는 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품질보다 속도 우선이다.
“우리나라에서 타일한다고 하면,
일단 물량죽일줄 알아야돼.
백날잘붙여도 몇장 못붙여봐라.
「저게 기술자 맞나?!」 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돈떼이고 그래.”
선생님이 자주하시는 말씀중 하나다.
그런 선생님 밑에서 일하다보니, 빨리빨리 가 몸에 배였는데.
선생님곁을 떠나 날일 하러 가다보니,
우연치 않게 고급 인테리어쪽만 하시는 곳에 일하게 되었다.
일하시는거 보고 되게 놀랐다.
전혀 서두르지 않으시고,
꼼꼼하게, 자신만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하시는것에
「이렇게 일 하시는분들도 있구나..」
하며, 내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에 절로 멍때리곤 했다.
언젠간 너도 형한테 떠나서 다른 기술자 밑에서 일하게 되겠지.
그때 넌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꺼다.
「오야지 세번바뀌면 기술자 된다.」라고 말씀해주신 강남반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이시다.
난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같은 타일기술자인데, 완전히 다르다.
선생님이 더 잘하고 더못하고 가 아니라,
느낌 자체가 아애 다르다.
앞으로의 예정
일단 당분간은 이렇게 처음보는 기술자분들과 같이 일하고 싶어,
계속 날일 구하며 떠돌이 생활을 할 예정이다.
이와중에
「일 없으면 우리현장에서 일해.」라고 먼저 연락주시는 기술자분도 계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며,
한켠으로는
「이렇게 까지 생각해주시는데 …」
도움이 필요할때 스케쥴이 꼬여 못가서 죄송한 마음도 든다.
이렇게 조공 날일로 다니면서,
기술자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하나하나 곁에서 잘 보고 정말 어깨너머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되면
다시 구직을 공개적으로 해볼예정이다.
이번엔 아애 구직글을 블로그에 써볼까도 한다.
물론 별볼일 없겠지만,
진짜 조공을 구하시는 기술자분에게는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실수 있도록.
이번에는 이전처럼 되지 않게.
기술자가 될수있게.
여담
제 블로그를 통해 저를 아시고,
같이 일해보자고 제의 해주시는 분들이 몇분계셨는데,
알림을 받지 못하거나 상황이 안되어 답변을 제대로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타일 그만두시는건가요?
라고도 물으시는분들이 계시는데,
타일은 계속합니다.
잠시 떠돌이 생활을 할뿐입니다.
그리고 포스팅 업데이트 늦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곁을 떠나면 자주 올리겠지 했는데. ㅎㅎ
여튼 저는 계속 타일할꺼고, 일기도 계속 써갈겁니다.
현장에서 뵈요 ~
안철수
•6년 ago
열심히사는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홧팅!
blog-admin
•6년 ago
감사합니다.
좀 더 열심히 살려고 떠돌이생활도 즐기고 있습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파이팅입니다 ^^
곽동규
•6년 ago
안녕하세요 저도 현재 개발자일을 하고있지만 .. 항상 다른일을 꿈꿔오고 있는데
혹시 따로 연락좀 가능할까요..?
blog-admin
•6년 ago
죄송합니다만,
개인정보는 노출하지 않습니다.
메일 bong8nim@gmail.com 으로 보내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곽동규
•6년 ago
왜 댓글이 안달리죠…?
blog-admin
•6년 ago
워드프레스 기본 정책이 관리자가 댓글을 승인해야 뜹니다.
들렸다가요
•6년 ago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생각날때 마다 들렸는데
드디어 글이 올라왔군요
날씨도 덥고 장마인데 열심히하세요~
blog-admin
•6년 ago
간간히 들러보시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니, 넋두리등 조금이나마 소소한 재미를 드릴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들렸다가요 님도 더위 조심하시고, 파이팅입니다 ^^
서재원
•6년 ago
건강히 무탈하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고급인테리어 현장 마무리하시면 경험도 한번 나누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blog-admin
•6년 ago
네 그건에 대한 경험담도 올릴려고 합니다만,
그게 언제나 될지는… ^^;
늦게 올려서 항상 죄송합니다.
민민
•6년 ago
멋있으시네요 블로그 좀 더 키우신 후에 애드센스 달면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것 같네요 힘내세요 화잇팅!
blog-admin
•6년 ago
감사합니다.
에드센스등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Yongt
•6년 ago
오늘건설기술교육원 면접보러 갑니다.
꼭 합격해서 기술 배웠으면 좋겠네요..
blog-admin
•6년 ago
지금 쯤이면 면접결과가 나왔을거라 생각됩니다.
좋은결과로 지금쯤 땀흘려 배우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나중에 기술자가되어 현장에서 뵙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운날씨 수고하세요 ^^
JD
•6년 ago
우연히 검색하다가 보게 되었네요
저는 한국에서 2년 호주에서 2년 타일 경력을 쌓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호주로 가서 타일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위에 쓴 글중에 “우리나라에서 기술자 대우 받으려면 물량죽일줄 알아야 되” 라는 글이 있는데
정말 잘못된 말이에요.
속도는 자연스럽게 빨라 집니다. 하지만 퀄리티는 처음부터 습관화 하지 않으면 절대 못 고칩니다.
퀄리티 신경 안쓰고 물량만 빼는 사람이 나중에 고급현장에서 퀄리티 시공하려고 하면 퀄리티 절대 안나옵니다.
무조건 처음엔 퀄리티 시공하려고 신경 쓰셔야 해요. 속도는 결국엔 빨라 집니다.
blog-admin
•6년 ago
네 맞습니다.
하지만 물량을 죽여야 한다고 말씀하신 부분은,
단순히 빨리빨리 붙이는것만이 아니라,
품질이 나오되, 물량을 쳐낼수있는 그런 뜻이셧씁니다.
선생님께서 항상 하셧던 말씀과 동일합니다.
처음에 잘못 배우면 나중에 못고친다고 하셨는데.
JD님의 말씀과 같은거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호주에서 일해보고 싶긴합니다만,
나이도 30대 중반이고 쉽지 않은거 같아.
호주에서 하시는분들 이야기들으면 부럽기만 할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