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지지 않는 손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출근을 한다.
아침만 되면 이러지만,
손이 쥐어지지 않는다.
딱 이상태까지만 오므릴수 있고,
더 오므릴려고 하면 매우 아프다.
지금 셰프하는 친구,
예전에 한 8년전쯤 봣을때,
과일을 하도 깍아서
오른쪽 검지손가락이 접혀있는걸 보고 충격적이였는데,
이젠 내가 그 꼴이됐다.
지금 그 친구는 주방장이며, 어엿한 기술자다.
나도 그 친구 처럼
기술자가 되기위해 겪는 한순간의 통증일거라 생각하며,
매일 아침 아파도 참고,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간혹 새벽에 잠결에 그런건지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접히는경우가 있는데,
그럴땐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깨 소리를 지르곤 한다.
정말 …
지금 포스트 쓰는것도
손가락에 힘을 줘 자판을 치는건데,
내 키보드는 타감이 좋은 키보드인데도 불구하고,
손이 저리거나 아픈걸보니
확실히 내가 엄살피는건 아닌것 같다.
빨리 좀 이 통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제 노가다 5개월 차면 없어질때도 된거같은데…
매일 새벽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분
오늘도 변함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편의점 부터 들른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새벽타임에 일해주시는 이 직원분은 정말 친절하다.
어젠 공구를 들고 편의점을 들렀는데,
“오늘은 멀리 일하러 가시나봐요?
공구가 많으시네요.”
하며 정겹게 안부를 물어주시곤 한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
요즘같은 차가운 세상에 이런 안부라도
정겹게 물어봐 주시는 직원분에게 감사하다.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항상 듣는 말이지만,
글쎄..
이분이 말씀 하셔서 그런가.. 뭔가 정이 있는거 같아.
어느날은 아메리카노가 땡기지 않아도,
빠짐없이 들리게 된다.
누구를 기다리시는걸까
시원한 아메리카노는 빨대로 쭈욱 한모금 빨아들이며,
언제나 가는 버스정류장 앞에 왠 노년부부가
누군가를 기다리는듯하게 앞에서 서 계시다.
‘…
아드님 있나.
이 이른새벽에 두분이 같이 나오셔서…’
뭐..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큰일 없이 잘 풀렸으면 바램으로 지켜보다, 버스에 올라탄다.
뭔가 달라진거 같다
간간히 말하지만 「요즘 난 뭔가 달라진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회사 다닐때는
「이렇게 누가 날 반겨주는거 같네.」
「저 사람은 왜 저기 있을까? 」
「바깥 풍경이 좋네~」
이런 감탄이나 다른곳을 쳐다보며 궁금해 하지 않고.
오늘 해야 할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슨일부터 보고 해야 할지,
회의에 이슈정리해야 할것은 무엇인지
귀에 이어폰 꼽고,
생각 정리 하거나 새로나온 기술에 대해 공부 혹은 조사하기 바빳는데.
전직을 하게되면서,
생활 패턴도 바뀌고,
몸도 건겅해지고,
내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진거 같다.
아니다 싶은 일은 쉽게 포기하는법도 알며,
고되거나 힘든일을 즐길줄도 알게된거 같다.
「사람은 변한다」 는 말을 요즘 체감하는 나다.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건전하게 건강하게
계속 살아갔으면 좋겠다.
잘 구성된 시스템 비계
버스를 환승하러 가는길에
잘 짜여진 시스템비계가 있어서 찍어보았다.
뭐..
내가 봐서 잘 구성했네, 못했네 를 알수는 없지만,
뭔가 보기에 되게 깔끔하게 잘 된거 같다.
틈도 적당히 벌어져있고,
발판갯수도 덧방이나 억지로 구겨넣은거 없이 높이나 위치등도 잘 구성된거 같다.
이런 아시바라면 타도 안 쫄거 같다. ㅎㅎ
물론 실제로 타라고 하면 싫겠지만..
역시 일군에서 작업하는거라 그런지
깔끔한 시스템비계 조립에 우인치가 달려있다.
그래 곰방같은건 최대한 없애는게 좋아.
멋져 멋져.
끝내주는 은평 뉴타운 한옥마을
오늘 작업할 현장은
은평 뉴타운 한옥마을에 위치한 개인주택이다.
이 근처에는 밥먹을곳이 없을거 같아.
연신내 근처서 밥 먹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감탄사가 나왔다.
멋지고 넓은 북한산을 등지고 한옥 한채가 떡 하니 있다.
“죽이네요. 진짜. 우와”
“이게 다 개인주택이야.
봐. 한옥이 최고라니까, 난 기와집이 최고야.”
“저게 개인 주택이요?
우와~ 엄청 비싸겠네요…”
뉴타운이라 땅값도 비쌀텐데,
저거 짓는 비용은 또 얼마나 더 들었을까..
진짜 감을 못잡겠다.
작업 할 현장
“네비에는 길이 안찍히네.. 이 근처 인거 같은데,
전화 좀 걸어봐야겠다.”
하며, 선생님은 현장소장님께 전화걸어 찾아내 도착했다.
오늘 작업할 현장도 개인주택인데,
윗 한옥집 만만치 않게 멋있다.
‘여긴 정말 갑부들만 살겠구나…’
다소 젊어보이시는 분께서 다가오시더니 선생님께 말을 걸으셨다.
“안녕하세요.
오늘 타일 작업하러 오셧죠?
방금 전화주신..”
“네, 아우, 여기 네비 찍어도 주소가 안나와요.
진작 도착할수있는걸 헤맷네.”
“원래 그래요.
아직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주소도 제대로 등록안되어 있고 그러더라고요.
일단 차 대시고,
저기 사무실에서 잠깐 얘기좀 할까요?”
“네, 알겟어요.
일단 우리 장비 내리자.”
“네, 선생님”
뒤에 있는 장비를 내린후 소장님을 따라 사무실에 따라 들어갔다.
빵구
“죄송한데, 사장님
원래 이미 도착해서 옮겼어야
할 타일이 아직 도착 안했어요.”
“아니,
일시키려고 온사람들한테 자재없다고 말하면,
우리가 일을 어떻게 해요.”
“아 죄송해요.
아니, 어제까지 온다고 했는데,
아 진짜, 아우..
여튼 죄송하게 됐어요.”
“아니,
이게 어떤곳은 이렇게 딜레이시켜놓고 막상 일하면
「왜 아직도 안끝났냐?, 멀었냐?」
이런식으로 따져요.
그럼.. 참,
뭐 우리 잘못인가?
자기들이 준비 안해놓고
비싼돈 주고 우리 놀게 한 자기네들 잘못이지.”
“아, 진짜 미안하게됐어요.
아 진짜 .”
“그럼 아직 타일 안 와있겠네요?”
“네, 아우.. 정말”
소장님은 이 상황을 맞이한것에 대해 매우 답답해 하며
짜증을 내시는 한켠,
우리에겐 미안해 하셨다.
“그럼 우리 일단 현장부터 가서
어떻게 생겼는지 좀 볼게요.”
선생님은 일단 현장부터 보기로 하셨다.
사이즈가 크다
안에서 들어와보니
집 크기가 꾀 커 보였다.
“일단 1층 가운데 정원 있는쪽하고 바로 그옆에 깔아주시고,
2층은 여기.
이렇게 우리가 다 바닥 잡아놨어요.
원장기준으로 해놨으니까,
원장대로 치고 나가시면 되요.”
“3층은 보시다 시피 여기 야외부분쪽 해주시면 되요.”
선생님은 이곳저곳 둘러보시더니,
“일단 이 3층부터 치고 나가야겠다.”
“네, 그렇게 하세요.”
“타일은 언제와요?”
“잠깐만요, 지금 오는 중일텐데…”
“넌 일단 가서 우리 압착 통이랑, 물통 큰거, 그리고 물 호스연결해서 올리고,
전기선 따서 여기서 그라인더 질 해야 하니까…”
“네, 선생님”
맞은편은 더 대박
‘타일 좋고 집도 좋고~’
하며 감탄에 빠져들다 자연스레 그 앞집을 보는데,
진짜 「뜨아」 소리가 났다.
이건 뭐 대통령 사저 급 주택이다.
이 사진으로는 구분못하는데,
저 잔디정원에 자동으로 물 돌아가면서 분무해주는 기계도 설치 되어있어
진짜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나오는 주택같다.
“선생님,
저 저 집에서 살수 있다면, 몽촌토성 필요없을거 같아요. ㅎㅎ
진짜 최고네요. 우와. 끝내줘요.
로또 1등되면 진짜 저 집 살거예요.”
“야, 로또 1등되도 저기서 못살어.
너 저기 집값도 그렇지만 세금도 어마어마해.
로또 1등되면 다 될줄 아냐?”
진짜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본 집 중에 가장 멋진거 같다.
저런곳에서 살려면
돈을 몇대에 걸쳐서 모으는것도 안되겠지…
작업 시작
장비를 챙겨오고 정리 한후,
시간이 남아 주변 구경하며
북한산의 멋진풍경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쉬고 있다보니,
타일이 도착했다.
“타일 왔어요!”
밑에서 타일을 실은 봉고차가 오자마자
소장님과 여기서 일하시는 작업반장님께서 분주하게 움직이셨다.
다행히도 스카이차가 있어서,
스카이차로 3층까지 타일을 옮겼다.
스카이차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저 큰타일을 곰방할려면 끔찍하다.
힘든건 둘째치고,
저 크기를 옮기다가 저게 깨지거나 흠집이라도 나면
정말 답이 안나올거 같다.
한 30분정도 가량 타일 옮기는 작업을 하고나서야
타일 운반작업이 종료 되었다.
고급 타일
타일은 1500 x 750 사이즈의 대형 타일 이다.
이탈리아산.
당연한 얘기지만 이정도 크기에 커터기는 엄두도 못낸다.
자를사이즈의 커터기가 없다.
한 장 무게가 27.5 키로그램이다.
보통 흔히 우리가 흔히 작업하는
폴리싱 타일 600각 짜리 한박스가
30키로 약간 안됐던거 같은데,
이거 한장이 그 타일 한 박스 무게 맘먹는 수준이다. 허허
역시 이정도 집에는 이런 고급타일을 써야지
아껴써야 돼
“2층 창틀 옆에 보면 전에 작업하다 쓰고 남은 타일들 있어요.
무조건 새거가지고 하려고 하지마시고,
봐서 쓸수있는거면 최대한 아껴써주세요.”
“네”
우리가 들어오기전에 이 타일로 벽을 붙이기도 한거 같다.
1500 x 750 사이즈의 타일을
벽에 붙일정도니 대략 집 수준이 어느정도 공감가실거라 생각한다.
선생님도 초 집중
“저기 방안에 몰다인(바닥 접착제) 있더라,
그거랑 그거 바를 롤 가지고오고
압착개고,
남은압착을 이 문앞쪽에다 다 쌓아놔.”
압착을 다 개고,
본격적으로 타일을 붙이려고 하는데,
여태까지 본것과는 다르게,
압착을 바로 바닥에 바르지 않고,
우선 바닥에 몰다인을 골고루 발라준후,
그 위에 압착시멘트를 발라준다.
그리고 선생님과 나 둘이서 타일을 「영차 영차」 하며 들어,
조심조심 붙인다.
“자 천천히 천천히, 수평잡고!
먼저 훅 놔버리면 안돼.
서로 수평봐가면서 바르게 붙도록,
아니! 아니!
너 쪽으로 쏠려있잖아!
다시 들어! 살짝살짝~
오케오케 됐어.”
이렇게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한장을 붙인다.
“됐어, 나와봐.”
선생님은 망치로 통통 치시면서 옆타일과 수평이 맞나 확인하신다.
“아이씨, 떼야겠네.”
오른쪽구석쪽에 압착이 좀 부족해 타일을 떼서
다시 압착을 넣어줘야 할거 같다.
기존에 600각 타일을 붙였다 땔떼도 사실 힘좀 드는데,
이거는 오우 급이 다르다.
“아우 씨발 드럽게 안떨어지네 으으~.
(타일이 떨어지고) 야! 잡아봐.”
“네, 선생님.
오우, 되게 무겁네.”
타일 한장의 무게도 꾀 나가는데,
여기에 압착시멘트 무게까지 더해지니,
상당하다.
압착을 다시 넣어 충분히 고데질을 하시곤
“됐어, 다시 천천히 놔봐.”
결국 이렇게 힘들게 뗏다 붙이고 나서야
제대로 수평이 맞춰져 붙어졌다.
그라인더 질은 나중에
가운데 원장을 다 붙이고, 겉에 함빠 부분이 남았다.
선생님은 줄자로 사이즈를 재시면서,
타일원장을 대고 눈금 그려가며 잘라야 할 직선을
먹줄로 튕겨서 표시를 하셨다.
보통 T 자 대고 싸인펜으로 쭉긋는데,
이건 워낙 크니 맞는 자가 없다. ㅎㅎ
“어? 뭐야 나 잘못잿나?
아 환장하겠네…”
재단한 타일을 사이즈 확인해보니,
붙여야 할 사이즈보다 많이 잘려져있다.
“안되겠다. 대고 잘라야지.
일단 붙이자.”
결국 함빠부분도 일단 원장으로 붙인후
붙인상태에서 그라인더로 잘라내셨다.
확실히 크니까 빨리빨리 되네
“확실히 크니까 빨리빨리 되네,
몇장 붙이지도 않았는데 평수로는 꾀 나오잖아. ㅎㅎ”
선생님은 확실히 큰사이즈 타일을 선호하시는거 같다.
만약 300각 짜리 타일이였으면,
많이 붙여봤자 평수로는 얼마 나오지도 않고 번거롭고.
확실히 큰사이즈를 붙여야
금방금방 공간이 채워지니 일한 보람도 느끼고,
많이 붙였구나 라는 느낌도 더 받는거 같다.
나도 선생님과 같이 일해서 그런지 큰사이즈 타일이 좋다.
600각 타일이 제일 좋은거 같다.
사이즈도 적당히 크고, 들기도 무난하고,
요즘은 화장실 타일도 크게 쓰는 추세라
화장실 바닥에 600각 타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600각 만세 ㅎㅎ
작업 종료
아쉽지만 늦게 오늘 3층을 다 끝내지 못하고 작업종료 되었다.
타일이 미리 도착해있던 상태라면
분명 다 끝낼수 있었을텐데,
다소 아쉬운 부분이였다.
하지만 이렇게 고급타일을 시공하는데
나도 같이 참여할수 있어서 영광이었으며,
선생님의 시도하시는 다른 방법을 보는것도 신선했다.
거의 600각 타일을 주로 시공하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큰타일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앞으로 라고 썻지만 당분간 여기에서 일할거 같으니,
신물나게 대형타일 작업해보겠지 ㅎㅎ
궁궐목수(한옥목수)가 최고야
퇴근하고 가는길 한옥을 다시 보는데,
정말 멋지다.
웅장 그 자체다.
“선생님 전 몰랐는데,
이제 나이먹고 보니까
한옥 진짜 너무 멋진거 같아요.
근데 저거 만들려면 목수들 되게 힘들겠네요.”
“궁궐목수(한옥목수) 가 목수중에 최고야.
저거 배우면 서로 데려가.
일당도 무지센걸로 알고 있는데.”
“근데 주변에 궁궐목수 하는사람도 한다는사람도
못본거 같아요.”
“글쎄..
어렵고 힘들어서 그렇겠지,
여튼 저게 목수중엔 최고지”
인테리어 목수(내장목수)도 되게 어렵다고 하던데,
궁궐목수는 어느정도일까…
언제 타일시공할때 한옥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
정말 궁금한게 많다. 한옥목수
No Comments